Ⅰ. 서론(序論)이번 학기에 평소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았던 동의보감에 대해 강의를 듣게 되어 매우 흥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예로부터 동양에서 나온 책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이라는 점에서 그 위상을 느낄 수 있었으며 직접강의를 들으며 400여년 전에 쓰여진 의학서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이나 정교한 표현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동의보감은 1613년(광해군 5) 허준이 저술한 의서.개주 갑인자본.25권25책으로서 1569년(선조 29) 왕명에 의해 내의원(內醫院)에 편찬국을 두고 허준. 양예수(楊禮壽), 이명원(李命源), 정작, 김응탁(金應鐸), 정예남(鄭禮男), 등이 한(漢)나라 때에 이미 체계화를 이룬 한의학을 중심으로 동방의학의 총집성과 더불어 민족의학을 정립시키는 대역사(大役事)에 착수하였다. 그러나 1년 후 정유재란(丁酉再亂)으로 일시 중단되는 곡절이 있었지만, 허준만은 자신의 일생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결심하고 집념으로 저술에 임하였다.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실증적 학구의 자세와 명민한 관찰력, 그리고 고전에 대한 해박한 학식을 토대로, 풍부한 임상실험을 살려 기본학리가 임상에 직결되기까지 일관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의술의 구체화가 이룩하였다. 그 결과 14년 후인 1610년(광해군 2) 8월 6일 마침내 25권이라는 방대한 의서가 완성되었고 《동의보감》이라 이름하여 1613년 11월에 개주갑인자로 인쇄, 간행되었다. 이 책은 내과에 관계되는 내경편(內徑篇) 4권, 외과에 관한 외형편(外形篇) 4권, 유행성병, 급성병, 부인과 소아과 등을 합한 잡병편 11권, 약제학, 약물 학에 관한 탕액편(湯液篇) 3권, 침구편(鍼灸篇) 1권, 목차편 2권, 계 25권으로 되어있다.동의보감의 분류를 현대의 임상 각과의 분류체계와 짝지어 보면 다음과 같다.『동의보감』 현대 임상의학적 분류1. 내경편(內景篇) : 내과. 신경정신과2. 외형편(外形篇) :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기과3. 잡병편(雜病篇) : 병리학, 진단학, 대제어하는 원리가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신(神)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신(神)의 근원인 인간의 7정을 관장하는 기관을 심장으로 말하고 심장의 기운이 충실하면 웃고 심장의 기운이 허하면 슬퍼한다고 말한다. 이 7정은 오행에 따라 각기 간, 심장, 비, 폐, 신 등 오장과 관련되었다고 쓰여있다. 즉 기쁨은 심장이요 노여움은 간이고 근심과 슬픔은 폐이며 생각은 비(脾)와 관련된다. 또한 무서움은 신(腎)이고 놀람은 혈(血)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건망증에 대해 쓰여있는 부분이었다. 건망증은 오장가운데 사색을 관장하는 두 기관인 심장과 비장의 작용으로 건망증이 생긴다고 말하고 있다. 즉,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하여 심장이 상하고 따라서 혈이 줄어들어 흩어지고 신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되며, 비장이 상하면 기운이 쇠약해 무엇을 잘 잊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는 할 수 없었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신적인 증상도 동의보감에서는 우리의 배속에 있는 오장의 기운을 통해 그 질환의 근원을 찾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혈(血)- 혈(血)은 사람의 몸에서 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운행과정, 몸 속에서 피가 나는 여러 경우에 대한 원인과 치료방법을 말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혈(血)은 오장의 흐르는 기운과 같아서 혈이 풍부하면 몸이 튼튼해지고 부족하면 쇠약해 진다고 말한다. 열은 혈(血)의 활동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특히 찬 기운을 받아 엉겨서 걸쭉해진 것을 어혈(瘀血)이라 한다. 우리가 발이 삐었을 때 한방에서 침을 통해 피를 빼내는 것을 보면 이러한 증상을 알 수 있었다. 동의보감에서는 여러 가지 혈병을 설명하는데 특히 피똥의 경우는 음기가 속에 몰려서 겉으로 나가지 못하여 피가 갈 곳이 없어져 장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피가 대변에 섞여 나오는 경우라고 말한다.제2장 몸 상태의 표현본 장에서는 밖으로 드러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토대로 몸 안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 흔히 생), 연(涎), 음(飮) 등 세 가지로 나눈다. 담은 폐에서 나오며 연은 비(脾)에 있다가 입가로 흘러나오며 음(飮)은 위부에서 생겨서 토할 때 나온다고 말한다.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우리가 그냥 알고 있는 담(痰)에 대한 생각과는 너무나도 어렵게 쓰여져 있었다. 결론적으로 담(痰)은 어떠한 통증을 유발하는 체액이라고 생각한다. 서양의학에서 하는 액체병리학’과 상통하는 개념 이상으로는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제3장 몸을 다스리는 중심 기관◎ 오장육부(五臟六腑)몸을 구성하는 운용보다는 구체적인 단위들인 오장육부를 설명한다. 정(精), 기(氣), 신(神), 혈(血)에 대한 것이 몸 전체의 원리적이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라면, 오장육부는 인체를 실체적인 구성의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다. 오장육부는 줄여서 장부(臟腑)라고 말을 한다. 장부는 음과 양으로 구분되는데 몸 깊숙이 있는 것을 음으로 보아 오장인 간, 심장, 비(脾), 폐, 신(腎)이 음에 속한다. 오장보다 바깥에 있는 것이 양으로서 육부인 쓸게, 위, 대장, 소장, 방광, 삼초(三焦)가 양에 속한다. 오장은 정기(精氣), 신기(神氣), 혈기(血氣), 혼백(魂魄)을 간직한다. 반면에 육부는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진액을 돌게 하는 기능을 한다.오장은 몸의 일곱 구멍과 연결이 된다. 즉 코는 폐와 눈은 간, 그리고 혀는 심장, 입은 비(脾)에 그리고 귀는 신(腎)과 연결되는 기관이다. 오장의 병은 동의보감에서 바깥의 사기와 결합하여 생긴다고 본다. 또한 오장과 육부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한 장부가 병들면 그와 통하는 장부를 치료하면 쉽게 낫는다고 말한다. 마치 오장육부는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등등의 담당기관을 분류하는 이치와 같은 것이라고 하겠다.◎ 오장(五臟)◆ 간장- 한의학에서 생기를 발생시키는 곳으로 간장(肝臟)을 말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눈으로 간을 볼 수는 없으나 사람의 외양을 보고 간의 크기나 상태를 판단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주로 얼굴빛이 푸르고 살결이 부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위는 오장육부의 바다와 같은데 오장육부의 기를 위에서 다 내보내기 때문이다. 주로 위장의 상태는 팔꿈치와 무릎 뒤에 뭉쳐있는 살에 나타난다. 서양의학과는 달리 위는 비장과 짝을 이루는데 우리가 주로 말하는 비위가 좋다는 말이 여기에서 연유한 듯싶다.◆ 소장부- 소장은 영양분과 찌꺼기를 가리는 곳이다. 소장은 입술의 두께와 인중의 길이로 알 수 있다. 소장의 기가 끊어지면 머리털이 꼿꼿해져 마른 삼베처럼 되고, 몸을 구부렸다 펴지 못하여 계속해서 땀이 저절로 난다.◆ 대장부- 대장은 우리 몸의 찌꺼기를 처리하는 기능을 한다. 대장의 상태는 코의 길이를 보고 알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피부를 보아도 알 수 있는데 피부가 두터우면 대장도 두텁다고 한다. 대장은 시원하고 찬 것을 싫어하고 더운 것을 좋아한다. 예로부터 배가 차가우면 설사를 하고 복통을 느끼는 것도 이러한 이치가 아닌 듯 싶다.◆ 방광부- 동의보감에서는 방광의 위에는 구멍이 있고 아래에는 구멍이 없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과는 조금 다른데 한의학에서는 방광에 저장된 오줌이 기화작용에 의해 포(?)의 겉으로 스며들게 되고, 포의 아래에 있는 빈곳에 모였다가 몸밖으로 나간다고 본다.◆ 삼초부- 삼초는 ‘결독지관(決瀆之官)’이라 하여 몸 안의 수분을 처리하는 곳으로 이해한다. 주로 상초(上焦), 중초(中蕉), 하초(下焦) 셋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다른 장부와 달리 뚜렸한 기관의 구조를 가진 것이 아니어서 한의학자들 간에도 그 위치에 있어 견해가 대립된다. 음식물을 받아들이고 소화하며, 기혈의 정미한 물질을 만들며, 영양분을 수송하며 찌꺼기를 배설하는 중요한 기관임에는 틀림없다.◎ 포(胞)비록 포(胞)가 육부에는 속해있지는 않으나 이는 여섯 기항지부 중의 하나로 새 생명이 탄생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주로 여자에게는 자궁을 말할 것이고 남자에게는 단전을 말하는 것이다. 앞에서 남자의 정(精)을 살폈으므로 여기서는 여자의 생리에 대해 자세히 논하고 있다. 생 속한다. 따라서 위에 풍열(風熱)이 들어오면 얼굴이 붓거나 코에 자줏빛이 나타난다. 또한 위(胃)에 열이 위로 솟구치므로 얼굴이 붉게 열이 차게 된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동의보감에도 여드름과 기미제거법 및 피부맛사지에 대해서 서술되어있다는 점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불문하고 인간이 피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언제나 똑같은 것 같다.◆ 눈- 눈은 간과 통하는 구멍이며, 오장의 정기가 모이는 곳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동의보감에서는 눈을 중요시한다. 눈이 여러 장부 중에서도 특히 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구체적으로 간의 작용으로 사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심장과 간의 혈이 간직한 열은 눈병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동의보감에서는 눈병에는 한증(寒證)이 없으며, 모두 화(火)기운 때문에 생긴다고 본다. 때로는 눈에서 꽃무늬 같은 것이 보이는 증상을 경험한다. 마치 꽃가루가 날리듯 눈에 어른거리는 현상을 안화(眼花)라 하는데 이는 신(腎)이 허할 때 상기는 증상이라고 한다. 눈병이 있을 때는 주색과 칠정(七情)에 상하지 않도록 충고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눈에 대한 증상들은 다른 어느 질병보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발달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귀- 귀는 오장 가운데 신(腎)의 기운과 연결되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즉 신(腎)의 기운 때문에 소리를 듣게 된다고 한다. 귀울림 현상은 신(腎)의 정(精)부족으로 인해 음이 허해져 화(火)가 동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성생활을 과도하게 하거나, 과로하거나, 중년이 지나서 중병을 앓았을 경우에도 귀울림 현상을 겪는다. 정말로 흥미로운 것은 귀에 대한 증상을 고치는 방법이 의학적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귀를 보호하는 예방책으로 거북오줌, 쥐의 쓸게, 수코양이 오줌을 사용한다는 것은 의학적 지식보다는 주술적 사상에 입각한 민간요법을 소개하는 듯 하다.◆ 코- 코를 우리의 기운을 드나드는 문으로 생각한다. 즉 코를 폐와 연결된 구멍으로 보고 폐가 순조로워야 코가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