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의 {국가론}I. 머리말대학생이 읽어야 할 필수 고전 중의 하나가 플라톤의 [국가론]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책을 읽지는 못했었다. 그러던 중에 이번 서양 철학사 수업을 통해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맨 처음에는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간의 대화법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조금씩 읽어 나가면서 읽기가 결코 쉽지 않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플라톤의 국가론」은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산파법으로 기술한 책이지만, 여기에는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플라톤 자신의 사상으로 발전시킨 것이 수록된 것 같다. 소크라테스는 현실주의자인 소피스트에 반대하면서 이상주의적 정치관을 정립했다. 그리고, 플라톤은 자신의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부당한 죄목으로 처형되는 것에 환멸을 느껴, 정치가를 철학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입장을 굳히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플라톤의 국가관이 형성되었고, 현대에까지 우리에게 말해주는 바가 많이 있다.II. 본론먼저, '2장 국가의 수호자'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소크라테스는 수호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용기라고 말한다. 좋은 천성을 지닌 강아지와 같이, 육체적으로는 적을 발견하고, 일단 발견했으면 잡는데도 민첩하며, 적과 싸울 때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적인 기개에 있어서도 우리 측 사람들에게는 온유하지만, 적에 대해서는 사나워야 한다.수호자는 본성이 철학자이기도 해야 한다는 것의 예로,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개는 자기편과 적을 구별하는 데 있어서 다만 한 쪽은 안면이 있고 다른 쪽은 안면이 없다는 것으로 가려내고 있으니 말일세. 즉,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지와 무지라는 기준에 의해 결정하는 셈이니까. 어찌 애지자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식을 사랑하는 것, 즉 학문을 사랑하는 것이 곧 철학이 아니겠나?" 이 대목에서 지식을 사랑하는 것, 즉 학문을 사랑하는 것이 철학적인 요소에는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참다운 철학이란 지식뿐만 아니라 그 지식이 정신안 시민들 사이에는 싸움 같은 것은 구경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해 주어야 하네." 라는 말을 통해 정신적으로 윤리적인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우리가 바라는 이상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이상적인 것만 강조하기보다는 현실 생활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이상에 근접해 나가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3장 위정자의 생활'에서 소크라테스는 넓은 의미의 수호자라는 말은 밖으로 나라를 적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으로 국민 상호간의 평화를 유지하는 한층 높은 계급에만 주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만일 자기의 아들이 동 혹은 철이 혼합된 자로서 태어났을 경우에는 가엾게 여길 것 없이 그 천성에 알맞는 영예를 나누어 준 다음에 직공이나 농부로 신분을 떨어뜨려야 하며, 금이나 혹은 은이 혼합된 아들이 태어났을 경우에는 혹자는 수호자나 보조자로서 세워야 한다. 그리고 철이나 동의 수호자들이 나라를 지키면 곧 그 나라가 망한다는 신화가 있으므로 반드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실시하도록 하라고 말이네." 그런데, 이 내용은 다분히 계급적인 성격이 강하다. 계급의 갈등론적 구조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기능적인 차별에 중점을 두었다. 플라톤의 정치강령의 요소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계급을 엄격히 구 분한다. 둘째, 국가의 운명과 지배계급의 운명을 동일시한다. 셋째, 지배계급은 무기 휴대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있어서 독점권을 갖는다. 넷째, 지배계급의 모든 지적 행위에 대한 검열과 그들의 의견을 통일하기 위한 계속적인 선전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국가는 자급 자족적이고 반인도주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4장 정치의 길잡이'에서는 세 가지 영혼의 능력에 대응하는 세 가지의 계급에 대해서 말한다. 첫째, 욕구적인 것에 상응하는 것은 '서민'이다. 즉, 일상 생활의 여러 가지 수요에 대한 배려를 하는 농민, 수공업자 및 상인이다. 그들은 다른 두 계급의 보수와 영양을 공급하는 자이며 국가의 토대를 이루고 있지만, 통치에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 그리 입법과 그 실시, 특히 교육의 감독이다. 그들은 순번대로 최고의 관직에 취임하고 나머지 시간은 철학적 고찰에 소모한다. 즉, 학문과 선의 이데아에 받치는 것이다. 선의 이데아는 플라톤 윤리학의 정상이다. 그 본질적인 특성에서 보면, 플라톤의 국가는 최고의 도덕적 이상에의 인간 사회의 교육 기관이다. 물론, 이 교육은 상류층에만 요구되며, 하류층에도 예문이나 체육은 실시한다. 통치자 계급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지혜이다. 이 세 계급에서 요구되는 절제와 용기, 지혜는 정의에서 출발하고, 정의는 이 능력들을 보존해 준다. 여기에서 정의란 각자 자기가 맡은 일을 올바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플라톤의 정의에 대한 관념은 우리들의 일반적 관념과는 다르다. 플라톤은 계급 특권을 정의라 부르는 반면, 우리는 보통 그런 특권이 없는 것을 정의라 부른다. 우리는 정의를 개인을 취급할 때의 어떤 종류의 평등을 의미하는 반면, 그는 정의를 개인들 사이의 관계로써가 아니라 계급 사이의 관계에 근거한 전체국가의 한 성질로 간주한다. 즉, 지배자는 지배하고, 노동자는 노동하고, 노예가 노예일 수 있다면 국가는 정의로운 것이다. 이렇게, 플라톤은 일반 서민들의 신분 상승에는 기회를 주지 않고, 통치 계급의 통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수직적 신분 이동이 불가능한 사회에서는 개인의 능력이 자유롭게 발휘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신분의 이동이 자유로운 상태를 전제로 한 사회에서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바 일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5장 공산사회'에서 소크라테스는 어떤 특성을 가진 부인은 그 능력이나 성격에 있어서 그와 유사한 남자의 동반자나 동료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점에서는 남녀 평등을 인정하는 입장에 찬성한다. 그러나, 여자들에게 나라의 방위를 맡기거나 전쟁에 나서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신체적 구조로 볼 때, 여성은 남성보다 약하므로 나라의 방위나 전쟁에 동원되는 일은 육체 말에 이의라도 있는가?" 소크라테스는 공산 사회를 재산의 공유뿐만 아니라, 가족의 공유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는 우생학적 측면에서 지식과 덕을 겸비한 남녀가 결합하면 2세 또한 지식과 덕을 겸비할 것이라고 본다. 이것이 우생학적 측면에서는 일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현대의 일부일처제 사회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남녀가 자신과 어울리는 배우자를 골라서 결합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2세를 낳지 않을까? 부모는 자식을 알지 못하고, 자식 또한 부모를 알 수 없다면 성적으로 문란해질 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에 있어서도 자기 자식이라는 확신이 없으면 자식에게 애착을 가지고 돌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면을 고려해 볼 때, 소크라테스는 지나치게 우생학적인 면을 강조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형제와 어떤 자매가 동서하는 일은 만일 운명이 그들의 편을 들고 퓨티아누스의 신탁에서도 그것을 허락할 경우에는 법률도 결합을 허용할 것이다." 라는 내용에서는 혈연 관계에서 자식을 양산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태생이 좋은 자식을 낳기보다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오히려 문제아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적어도 우리가 세운 나라에서는 어떤 한 개인의 불행이나 행복이 국가 전체의 행복 또는 불행으로 간주되어야 하네. 그리하여 아까 말한 바와 같이 '나는 행복하나' 든가 '불행하다' 든가 하는 말이 한결같은 표현으로 나타나야 하네." 라는 말을 통해 전체주의적 국가관을 나타내고 있다. 플라톤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동일시했다. 그가 개인주의를 비판한 철학의 근본적인 뿌리는 이원론이다. 정치적 영역에서 개인이란 플라톤에게는 악 그 자체였다. 이러한 생각이 출발점이 되어서, 국가의 이익이라는 오직 한 가지의 도덕적 기준이 등장한다. 무엇이든지 국가의 이익을 신장시키는 것은 선량하고 덕이 있으며 정의로우나, 그것을 위협하는 것은 나쁘고 사악하며 불의이다. 이것은 집단주의나 정치적 공리주의의 법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선이란 나의 집단이나 나 치 세. 벽은 마치 인형극을 조정하는 사람이 자기 앞에 올려놓은 대와 같이 쌓여 있네." 라고 말한다. 이것은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설명하고 있다. 동굴 속에 갇힌 죄수들은 그림자를 실재 존재하는 형상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이 위의 현상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플라톤은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idea가 있다고 보았으며, 이것은 현실계 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부터 초월적으로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정치 체제의 메카니즘을 군주정, 귀족정, 스파르타식 국체와 과두정, 민주정, 참주제의 여섯 가지 형태로 구분했다. 그는 국가체제의 순서대로 가장 바람직한 형태를 군주정으로,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형태를 참주제로 보았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애지자로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보호해야 한다고 강요하더라도 도리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런데 우리의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학문과 덕을 갖추고서 초야에 묻혀서 지낸 선비들이 많았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통치자 계급이 지혜로서 수호자와 서민 계층을 통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면서, 군주제를 가장 바람직한 형태로 보았다. 그러나, 500년 역사에서 성군으로 꼽히는 왕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이다. 성군보다 폭군이 훨씬 많았던 역사를 돌이켜 보면서도 한 사람의 어진 왕의 통치에만 의존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소크라테스가 살던 당시에는 군주제가 이상적인 정치체제로 간주되었을지 모르지만, 민주제가 확립된 현대에는 위의 여섯 가지 체제 중 민주제가 가장 바람직한 형태로 인정된다. 현대의 민주 정치체제하에서는 도덕주의에서 벗어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대한 구분을 분명히 할 때, 공권력의 사유화를 막을 수 있다. 공직자는 공익을 위해 봉사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공직에 나간 것이다. 신분이 세습되지 않는 민주 사회에서는 누구나 그 자리로 나가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다. 공직자들이 보통 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