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의 유태인 학살과 평범한 독일인의 역할을 읽고...사학과 9507025 류기영골드하겐에 의해 제기되어 독일사회를 비롯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갖게 했던 나치의 유태인 학살문제는 그가 그 동안 도외시되었던 평범한 독일인의 역할을 환기시켰다는 데에 그 가치가 있다. 그러나 나의 생각으로 그러한 골드하겐의 주장은, 당시의 정치·경제적 구조의 문제점에서 그것에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지 못한 채 정부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던 독일 민중의 역할을 기존의 연구나 조사활동이 지나치게 축소화시켰던 데에 일정 정도의 반성을 야기시키는 데에 머무른다고 생각한다.문제는 히틀러를 중심으로 한 당시의 나치당에 의한 억압적인 지배구조가 독일사회가 유태인을 학살하는 것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골드하겐의 테제처럼 평범한 독일인의 의도적인 반유태주의가 유태인 학살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이다.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은 당시 평범한 독일인의 나치정권에 대한 자세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나치당에 의해 지배되고 있던 당시의 독일인을 보면 다음과 같이 그들의 행동을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는 자신의 이성으로부터 촉발된 생각에 의한 행동 즉, 유태인을 학살하는 것은 틀림없이 잘못된 것이라거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을 학살하는 일이 옳은 일은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에 의한 행동들이 철저하게 통제되어 제대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체제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히틀러는 유태인을 탄압했고, 동성연애자를 탄압했고, 그리고 막시스트들을 탄압했다. 이러한 탄압에 뚜렷이 드러나는 히틀러의 통치는 일반적인 사회의 소수자를 구조적으로 배척하므로 자신의 통치기반을 확고히 하였다. 즉, 당시의 독일 사람들로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치즘의 유태인 학살 정책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들이 그러한 자신의 의사를 피력할 수 있는 구조적인 의사소통의 체계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 왜 목숨을 걸고 유태인 학살의 반대운동을 대대적으로 열지 못하였는가? 하는 점은 또 다른 문제이니 그것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결국 독일 사람들은 나치 정권의 유태인 학살정책에 의도적으로 동의했건 그렇지 않았건, 그들의 의견이나 생각이 어떤 것임을 서로 교환하고 또 협의하는 통로가 없었고, 그로 인해 독일 사람들이 유태인 학살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골드하겐의 핵심 테제는 홀로코스트라는 복잡한 사건을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일원론적으로 해석하였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그리고 만약 골드하겐의 주장처럼 독일인들의 유태인 학살이 의도적인 것이라면 히틀러의 잘못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어쩌면 유태인 학살에 있어 히틀러에 대한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히틀러가 당시 독일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인 측면을 그의 정치적 야심에 십분 활용하여 독일 사회를 장악했고, 2차 세계대전의 주요한 요인을 제공하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