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let의 여성들인 Gertrude와 Ophelia는 주인공이 아닐 뿐 아니라 흔히 드라마에서 인물의 비중과 비례하는 대사의 양에서도 조연도 못된다. Ophelia가 177행이고 Gertrude는 그보다 더 적어 159행이어서 Claudius의 599행의 1/3 밖에 안되며 심지어는 Polonius의 386행에도 절반에도 못 미친다.Hamlet이 이 극의 주인공이자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Hamlet이 Hamlet다울 수 있는 것은 덴마크의 세계가 있기 때문이며 특히 Hamlet의 두 여성 Gertrude와 Ophelia가 주인공 Hamlet에게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이들 두 여성은 대사의 양에 있어서는 조연급도 될 수 없고 덴마크의 정치 현실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거나 강력한 인물도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적어도 Hamlet에게는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고, 따라서 Hamlet의 의견과 생각이 가장 중요한 이 극에서도 현실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들이다.먼저 Gertrude를 보자. Gertrude의 비평가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극 중에 실제로 나타난 Gertrude의 모습과 Hamlet이 생각하는 Gertrude의 이미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극 속에 나타난 Gertrude의 대사에서 알 수 있는 첫번째는 그녀가 아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아들을 잃을까 노심초사하는 어머니라는 사실이다. 1막과 2막에서 Gertrude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들 Hamlet의 안녕이어서 Claudius의 표현에 따르자면 "그의 어머니인 왕비는 거의 그를 보는 낙으로 산다"고 할 만큼 Gertrude는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3막의 closet scene이후에는 아들의 각본대로 충실히 따르며 Polonius 살해 사건 이후에도 Hamlet을 보호하려 애를 쓴다. 그리고 마지막에 독배를 대신 마시고 죽어갈 때에 그녀의 마지막 대사는 "아니, 술음을 한 것이고 Claudius의 형제 살인은 왕권에 대한 욕망 못지않게 Gertrude와의 간음을 숨기기 위한 것이 그 동기였다. 반면에 Hamlet에서는 Gertrude가 Hamlet의 광기에 대해 자신의 "지나치게 성급했던 결혼"(our o'er hasty marriage, 2. 2. 57)이 책임이 있을 것이라는 자책은 보이지만 실제로 Gertrude가 구체적인 죄를 범했다는 증거는 없다.그녀의 유명한 성욕에 있어서도 그녀의 실제 모습과 Hamlet의 인식은 차이를 보인다. Hamlet이 유령을 만나기 전에 이미 1막 2장의 첫 등장에서 염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Gertrude의 성급한 재혼과 이 재혼이 의미하는 그녀의 "성욕"(appetite, 1. 2. 144)에 대한 혐오 때문이었다. 물론 성급한 재혼이라는 상황 자체가 Hamlet이 가진 그녀의 성에 대한 혐오를 어느 정도 정당화시켜주기는 하지만, 실제로 극 중에서 Gertrude와 Claudius가 함께 나오는 장면에서 그녀의 모습은 성욕이 넘치는 여성이라기 보다는 Claudius가 나가라면 나가고 들어오라면 들어오며, "그렇게 하겠습니다."(I shall obey you. 3. 1. 37)라고 대답하는 복종하는 아내의 모습이고, Claudius와 Hamlet 사이에 끼어서 양쪽의 비위를 다 맞추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혹시 그녀가 Claudius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장면이 있다면 그것은 4막 5장에서 왕의 근위병들조차 막지 못했던 용맹한 Laertes로부터 왕을 보호하기 위해 Laertes를 몸소 붙잡을 때로 이는 그녀의 성욕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단지 남편을 위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처럼 극 중에 실제로 나타나는 Gertrude의 모습은 아들을 극진히 사랑하면서도 서로 사이가 나쁜 아들과 재혼한 남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마음 약한 여성이다. 그런데 Hamlet이 인식하는 Gertrude는 이와 다르다. 1막 2장에서 처음 등장할 때 Hamlet은 이 세상에 대한 혐오를 토 대해 갖게 된 비관적인 예감을 토로한다.복수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Hamlet을 실제로 사로잡고 있는 문제가 Claudius가 아닌 Gertrude라는 것은 극중 극에서 Hamlet의 반응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Hamlet은 극중 극을 통해 "왕의 양심을 잡을 것"(I'll catch the conscience of the King. 2. 2. 601)이라고 하면서도 극중 극이 진행되는 동안 Claudius에게 보다는 Gertrude에게 "이 극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how like you this play? 3. 2. 224) 라고 물으며 Gertrude에게 더 신경을 쓴다. 또한 그는 극중 극을 통해 바라던 증거를 잡았고 그래서 "뜨거운 피라도 마실 수 있고, 대낮이 보면 무서워 떨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수도 있다."(Now I could drink hot blood, / And do such bitter business as the day / Would quake to look on. 3. 3. 381-3)고 결단에 찬 태도를 보이면서도 막상 바로 다음 장면에서 복수의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는, 기도하는 Claudius는 그냥 지나친다. 이렇게 볼 때, 3막 4장의 closet scene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 극의 climax이다. Hamlet이 복수에 관한 극이고 그의 복수는 Claudius를 상대로 한 것이지만, 3막에 이르기까지 Hamlet이 실제로 사로잡혀 있는 문제는 Claudius에 대한 복수라기 보다는 어머니 Gertrude의 재혼과 어머니의 성욕에 대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될 closet scene은 이런 의미에서 이 극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Old Hamlet의 시대에 가능했던 또 한가지는 Hamlet과 Ophelia의 사랑이었다. Gertrude가 성적으로 성숙한 기혼 여성이었음에 비해 Ophelia는 미혼의 젊은 아가씨로 Laertes에게 하는 짧은 경고(1. 3. 47-51)에서 살짝 드러나t이 복수를 결심하며 제일 먼저 떼어내는 인물이 바로 Ophelia라는 데에서 역으로 알 수 있다. 1막 5장에서 유령은 복수를 명령하며 "네 마음을 더럽히지는 말아라."(Taint not thy mind, 1. 5. 85)고 하지만, 유령과의 만남이 끝나자마자 Hamlet은 이렇게 말한다.The time is out of joint. O cursed spite,That ever I was born to set it right.(1. 5. 196-7)Hamlet이 Gertrude의 문제로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는 이 때에도 그의 복수는 "마음을 더럽히지" 않은 채, 즉 자신은 상처입지 않은 채, 복수만 하고 빠져 나올 수 있는 그런 성격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 때에도 이미 자신의 복수가 단지 아버지에 대한 사적인 복수가 아니라 "어긋나있는" 세상을 바로 잡는, 공적인 의미가 있음을 알고 있었고 자신이 그 과정에서 무사하지 못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처럼 1막의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복수에 대한 Hamlet의 무거운 독백과, 앞으로 "광기"(antic disposition, 1. 5. 180)를 보일지 모른다는 예고를 들은 후, 달라진 그의 모습을 우리가 처음 듣는 것은 Ophelia를 통해서이다.그녀는 Hamlet이 온통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마치 지금 막 지옥에서 풀려난 사람처럼, 너무나 가엾은 표정으로"(And with a look so pitious in purport / As if he had been loosed out of hell, 2. 1. 82-3) 자신에게로 왔다며, 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라 Polonius에게 달려와 상황을 전한다. Hamlet의 옷차림은 사랑에 빠져 상사병에 걸린 사람의 그것에 정확히 들어맞는 것으로, Polonius같은 인물이 "이건 바로 사랑의 광기야."(This is the very ecstasy of love, 2. 1. 102)라고 즉시 진단하도록 계산된 연기이다. 그러나 Hamlet의 이 방문은 Pah"(399)같은 것들로 이들은 여기 번역해 놓은, 문자 그대로의 뜻 이외에 성적인 이중의 의미가 숨어 있는 말들이다. 예컨대 "carrion"은 시체라는 뜻 이외에 성적인 욕구의 대상인 육체라는 의미도 갖고있고, "conception" 역시 임신이라는 이차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이 성적인 은유를 갖고 있는 이들 언어들은 Ophelia와의 작별이후 Hamlet의 생각이 여성의 성에 대한 혐오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Hamlet이 Ophelia와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었던 때는 Old Hamlet이 살아있을 때로 아직 Hamlet이 여성의 성에 대해 혐오를 보이지 않던 때이다. Hamlet이 여성 혐오를 보이는 것이 그가 느끼는 위기 의식과 비례한다고 앞에서 지적했거니와 Gertrude의 재혼으로 촉발된 여성의 성에 대한 혐오는 Gertrude 하나뿐이 아니라 여성 일반에게 확대되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Ophelia도 예외가 아니어서 3막 1장의 nunnery scene은 여성의 성에 대한 Hamlet의 혐오가 Ophelia에서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여준다.이 장면은 Hamlet에게 Ophelia가 선물을 돌려줌으로써 Polonius의 명령대로 그녀가 그를 거절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실제로 이 장면에서 일어나는 일은 Hamlet이 Ophelia를 버리는 과정이다. Hamlet은 Ophelia를 멀리서 보고 "아름다운 Ophelia!"(The fair Ophelia! 3. 1. 89)라고 중얼거리면서도 그녀에게 다가갔을 때에는 "아름다움의 힘은 정직을 원래의 모습에서 창녀로 변하게 할 것"(for the power of beauty will sooner transform honesty / from what it is to a bawd. 3. 1. 111-2)이라며 순결한 Ophelia가 필연적으로 겪게 될 성적인 타락을 예고한다. 이어서 그는 "나는 한 때는 그대를 사랑했었지."(I did love you once. 3. 1. 115)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