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공연을 가기 전에 먼저 구미시문화예술회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공연내용과 시간을 알아두고 혹시나 다른 볼만한 공연이 있나하고 인터넷을 살펴보니 의외로 많은 공연이 소개되어 있었다. 하지만 구미에서의 공연은 이것뿐인 것 같아 처음으로 문화예술회관을 찾아갔다.처음 와보는 회관이지만 의외로 건물이 크고 깨끗하며 상당히 멋지게 지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무료로 표와 팜플렛을 나누어주면서 여러 다른 공연에 관한 광고도 하고 있었다. 사실 별 생각 없이 공연을 보러왔고, 별 생각 없이 팜플렛을 받아 아무자리에 않았다. 공연장 안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어 놀랬다. 단체로 온 듯한 중,고등학생들과 아주머니와 어린아이,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도 많이 오신 것 같았다.별 생각 없이 들어온 공연이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나 같은 대학생이 국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며, 또한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한편의 영화감상이 훨씬 좋았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보면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물론 이 공연으로 인해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이 배로 늘어났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국악이 수준 있는 음악이라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2. 공연시작..이날 공연은 모두 7개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새악 합주 천년만세 , 삼도설장구,교방무, 최옥산류 가야금산조, 소고 춤, 판소리(춘향가 중 춘향 모친과 어사또 상봉하는 대목), 남도민요(물레타령, 새마을창), 사물선반(판 굿)이 공연되었다.처음 막이 열리자 무대에 각 파트별로 악기와 연주자들이 않아 있었다. 팜플렛에는 가야금, 거문고, 해금, 양금, 대금, 피리, 단소, 장고로 연주된다고 적혀있었다. 여하튼 평소에 듣도 보지도 못했던 악기들이라 신기하게 느껴졌다.처음이라서 그런가 여기저기서 이야기 소리가 나왔고, 공연 중에 나가는 사람도 눈에 뛰었다. 그리고 무슨 박수를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치는지... 아직도 우리 나라의 공연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 상했다.천년만세가 끝나고 다음이 삼도설장구 였다. 아마도 마지막 사물선반 과 함께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공연이었을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장구에 미친 사람들이 너무나 격정적이고 시원하며 거침없는 소리를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 공연을 보는 관객 중에 연주가의 팔을 유심히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엄청난 테크닉이란... 어떻게 사람 팔이 저토록 빨리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과 감탄이 들었다. 하지만 저토록 빠르고 완벽한 연주를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까 하고 생각하니 결코 무심코 들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음으로 공연된 것은 교방무 였다. 팜플렛에서는 살풀이의 기본장단과 춤사위를 중심으로 춤의 규범과 장단을 중요시한다, 라고 적혀있었다. 전문용어는 잘 모르나 치마폭을 살짝 들어올리며 이뤄지는 발동작에서는 뭐랄까.. 절제된 아름다움이랄까.. 묘한 분위기와 느낌이 전해졌다. 이렇게 절제된 아름다움이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는 주제넘은 생각도 잠깐 들 만큼 춤의 분위기는 멋졌으며,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이라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정작 이러한 우리것을 알고 아끼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는 생각에 약간의 안타까움도 들었다. 서양과는 확실히 다른 내면적인 무언가를 뿜어되는 우리의 공연이 보편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한국인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던, 수없이 들었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다.이 다음 공연은 가야금 산조였다. 팜플렛에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글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 우리 속담에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을 절실히 느끼면서 어쨌든 연주를 들었다. 솔직히 저 음악에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공연을 자꾸 접하다 보면 언젠가는 팜플렛의 어려운 글들도 이해하고,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5명의 연주자들이 각자의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습은 마치 화가가 자신의 그림에 섬세하게 붓 터치를 하는 듯 해 보였다. 얼마나 많은 굳은 살이 생겼을까 라고 생각하며, 연주자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 질때마다 감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가야금 산조가 끝난후 약간은 지루한 느낌을 안은채 다음 공연인 소고 춤을 보았다. 각자의 손에 작은 소고를 들고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는 누나들이 어찌나 예쁘던지..생각 같아선 공연 끝난 후 꽃이라도 들고 가서 전해주고 싶었지만, 확실히 나에겐 돈도 없고, 또 그 많은 공연자 중에 어여쁜 누나들만 꽃을 받으면 나이 많으신 할머니 연주자들이 섭섭해 할 것 같아 참았다.뭐 어쨌든 소고 춤이 끝난 후 열렬한 갈채와 함께 무대 위에 둥그런 달이 하나 떴다. 처음엔 왼 달인가 싶었지만, 알고 보니 달이 무대배경을 나타내고 있었다. 곧이어 촛불 두개를 들고 나타나는 춘향모와 향단이. 구슬진 목소리와 함께 하늘에 춘향이의 무사함을 비는 춘향모의 행동과 그 옆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신경 거슬리는 이몽룡의 행동은 묘하게도 우스웠다. 그리고 나서 이어지는 춘향모와 이몽룡의 대화, 다행히도 이대목은 책에서 본 적이 있는 대목이었다. 아주 잠깐의 판소리 였지만 뭐랄까.. 마치 내가 무대위에서 서있는 느낌이랄까..마당에서 공연하며 나와 연기자가 함께 호흡하는 한편의 연극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판소리는 서민적인 느낌과 서민적인 정서, 한을 담고 있어서 그런지 세련되고, 웅장하며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편안하고, 서글프며 한편으론 익살스러운 촌동네의 어릴적 개구쟁이 같은 느낌이었다.막간의 시간을 이어가는 막간쇼 같은 남도민요 가 곧 바로 이어졌다. 처음엔 판소리 끝나고 단체로 부르는 마무리인줄로 착각을 했었으나, 왠걸,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 아홉 분과 할아버지 한분이 나와서 뒤뚱뒤뚱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