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94년 9월 온보현(당시 37세)은 훔친 택시를 이용해 부녀자 6명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이 중 2명을 살해했다. 그는 범행일지에 "세계 제일의 살인마가 되겠다"고 적어 놓기도 하고, 경찰조사에선 "내 나이만큼 사람을 죽이려 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계획적이고 허술한 범행으로 인해 여러 차례 온보현을 검거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온보현의 자수로 사건이 마감됨으로써 한국 사회와 경찰의 무방비한 치안상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되는 연쇄 살인 사건이다.본론1. 사건의 개요전라북도 김제군 금구면 선암리에서 5남1녀중 둘째로 태어나 초등학교롤 완전히 졸업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 올라왔다고 한다. 어릴 때는 성격도 온순하고 착해서 마을 사람들로 부터 이쁨도 많이 받았으나 음주벽과 외도가 심한 아버지 밑에서 성격와 충동조절에 큰 장애를 안고 성장한다. 초등학교 5학년때 반복되는 아버지의 폭력과 외도로 학교 교육마저 받지 못하고 사회 밑바닥에서 이런저런 일거리를 찾아 용돈벌이를 하며 살던 중 어머니가 음독자살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24살의 온보현은 이미 늙어서 힘이 빠진 아버지에게 심한 폭력을 휘두른 후 가출한 이후 조금만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폭력을 휘둘러 전과 13범이 된다.그러다 유일하게 사귀어본 여자친구마저 자신을 떠나자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자살을 결심하나 용기가 없어 자살도 못하고 보니 그냥 죽기에는 너무 아쉽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이(38)만큼 여성들을 살해함으로써 존재를 알린 다음에 자살하겠다' 고 마음을 고쳐먹는다..2. 사건의 내용살인일기와 택시 절도연쇄살인을 삶의 의미로 삼은 온보현은 '거사' 를 위한 의식으로 1994년 8월 13일.13년전 어머니가 음독자살한 바로 그날, '온씨 집성촌'을 찾아 숙부에게 인사한후 조상묘에 벌초를 하고 그 옆에 자신이 들어갈 구덩이를 파서 목표로 하는 38명의 여성을 다 살해하고 나면 이 구덩이에 들어가 스스로 죽겠다고 다짐한다.살인해 나가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겠다 맘먹은 온보현은 '살인일기'를 쓸 수첩을 구입하는 것으로 연쇄살인 준비작업 시작하고, 잠시 동안 택시기사로 일했던 온보현은 여성들이 쉽게 믿고 승차할 거라고 판단하여 일단 택시를 훔치기로 마음먹고는 8월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k운수' 차고가 경비원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열려있는것을 보고 손쉽게 낡은 '스텔라' 택시를 훔쳐서 트렁크에 칼. 삽. 낫. 노끈. 포장용테이프등 범죄도구들을 가득 싣는것으로 범행준비를 마친다.일차 범행 미수8월28일 아침7시. 인적이 드문 강동구 암사동 길가에서 젊은 여성을 발견하고 차에 태운다.얼마쯤 가다가 차를 세우고 흉기로 위협하여 주민등록증과 학생증을 빼앗은다음 영동고속도로의 이천부근 갓길에 차를 세우고 야산으로 끌고가기 위해 안전벨트를 푸는순간, 여성은 차문을 열고 마구 달아나면서 양손을 흔들어 댔고, 온보현을 차량 통행이 많은 아침 시간이라 검거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래도 차를 몰고 도주한다.권여인 강간 후 살인 미수9월1일 새벽1시. 송파구 잠실동 길가에 영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노래방 주인 권씨(43)를 차에 태운 온보현은 역시 인적이 없는 곳에 차를 세우고 택시 안에서 권여인을 강간한 후 반항하면 죽인다고 협박하여 고향선산으로 납치하고 미리 파놓은 구덩이 옆에서 권여인을 다시 강간하고는 몸을 결박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한후 1미터 깊이의 구덩이로 밀어넣는다.그리고는 권여인을 생매장하기 위해 삽 등 도구를 챙기러 택시로 돌아왔고, 뒷자리에 남겨둔 권여인의 가방을 뒤져 현금과 수표등 1200만원을 찾아낸다. 그 사이 권여인은 젖 먹던 힘을 다해 몸을 움직여 구덩이를 빠져나와 결박을 풀어내고 범인이 올라온 곳과 반대방향으로 도망가 근처의 공사장인부들에게 구출된다. 한편 온보현은 돈과 삽을 챙겨 구덩이로 돌아왔으나, 피해자는 이미 도주한 후였다. 근처 덤불에 몸을 숨긴 온보현은 경찰이 자신의 택시를 견인해 간 것까지 지켜본 후 자리를 떴다.-> 전북 김제 경찰서는 택시에서 지문을 찾아내어 전과13범의 온보현임을 확인.그러나 떠돌이었던 온보현의 종적을 찾아내지는 못함.-> 9월 9일 저녁5시. 온보현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 경기장' 부근 식당 주차장에서 열쇠가 꽂힌 채 주차되어 있는 택시를 훔쳐 달아남.엄지혜 강간 후 살인미수->9월 11일 저녁7시 반, 구로구 독산동 길가에서 홀로 택시를 기다리던 엄지혜(21)양을 태운뒤 인적이 없는 길가에서 흉기로 위협하여 강간후 엄양의 소지품을 뒤져 현금31만원을 갈취하고, 테이프로 결박후 강원도 횡상의 야산으로 엄양을 끌고 들어간 온보현은 나무에 엄양의 손과 발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또 다른 범행 대상을 찾아 산을 내려온다.너무 쉽게 잡혀서 반항도 하지 않는 피해자를 살해하는것은 너무 싱겁다는 자만심에서 일어난 행동이었다. 그러나 엄양을 그 사이에 혼신의 힘을 다해 손과 발을 움직였고 몇시간후 결박을 풀어내고 도망쳐 인근 횡성경찰서로 간다.->9월 12일 오전. 횡성경찰서 형사계는 엄양의 진술에 따라 현장을 답사하여 조사를 마친뒤 범인이 도주하여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으로 범행 현장에서 잠복하여 범인을 기다리는 수사 대신에 엄양이 탔던 택시를 찾아 서울소재 택시회사를 뒤지는 '지나치게 앞선 수사'에 주력하여 온보현을 검거할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림.허진아 강간 후 살인횡성 야산에 여성을 묶어두고 온 온보현은 어서 다른 희생자를 데리고 돌아가 성폭행하면서 마음대로 유린할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었다. 다음날인 12일 밤9시 반경. 서초구 서초동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허진아(26)씨를 납치한 온보현은 역시 테이프로 결박후 횡성 야산으로 데리고 갔으나, 전날 엄양은 이미 도주한 뒤였다. 벌써 세번째 피해자가 도주한 것을 안 온보현은 화가 치밀어 올라 진아씨를 강간한 후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얼굴에 비닐 봉지를 씌운 뒤 삽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여러 차례 내리쳐서 살해한다.-> 9월 13일 새벽 5시 반. 서울 풍납동 지점에서 허양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던 온보현의 모습이 cctv 에 찍혔으나, 밀수사의 폐혜로 김제경찰서에서 확보하고 있는 또 다른 cctv 화면속의 인물인 온보현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채 지나감.노영선 강간9월 13일 밤8시. 첫 번째 살인으로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태로 택시를 타고 서울 거리를 돌아다니다 강동구 천호동에서 귀가하는 노영선(19)을 납치한다. 같은방법으로 노양을 결박한 온보현은 경북김천까지 가서는 한 모텔로 노양을 데려간다. 밤늦은 시간이라 주위의 시선도 없었지만, 노양이 워낙 말을 잘 들었기 때문에 용기를 얻어 다른 여성들과 달리 안락한 침실에서 성폭행하기로 마음을 먹음. 노양을 강간한 후 신분증을 꺼내 주소등을 확인한 온보현은 왠지 노양에게는 나쁜 인상을 주기 싫어져 결국 노양을 차에 태워 집까지 데려다주는 '이상한 친절'을 베푼다.박승연 강간 후 살인온보현은 노양(강간만 하고 집에 데려다준 여자)을 강간한 다음날인 9월 14일 저녁 9시경 송파구 가락동 길가에서 아동복지학교에서 고아들을 보육하고 기르는 교사박승연(24)을 태운다. 박양은 행선지를 묻지도 않고 으슥한 곳에 차를 세우자 강하게 항의했고, 온보현은 흉기를 꺼내 위협하나, 박양은 주눅들지 않고 거세게 저항한다. 이에 온보현은 박양을 마구 찔러대다가 자신도 손에 큰상처를 입고는 온몸을 찔려 피를 흘리고 탈진한 박양을 강간했고, 반항해서 손을 다치게 만든 분풀이로 다시 박양을 마구 찔러 살해한다. 그리곤 박양의 지갑에서 현금14여만원을 꺼낸후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상북도 금능군 부근 도로변에 있는 지하통로입구에 사체를 던져 유기한다.->이후 온보현은 박양의 저항에 다친 손을 치료하느라 추가범행을 못했을뿐만아니라 박양의 저항에 적지않은 두려움을 느껴 섣불리 범행을 재개하지 못한채 보름가까이 조용히 지냄.
창극 로묘와 주리를 보고생물학과 0330107 김민성지루할 줄 알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뻔한 스토리를 보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창극을 듣는 것도.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130분의 긴 연극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처음부터 깜짝 놀랐다. 가만히 서있던 두 개의 사람모형의 인형들이 공연 시작을 알리자 취권, 팔극권 같은 무술을 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떠들썩하던 관객석은 한 순간에 무대로 집중되었다.주 무대는 남원 운봉과 경상 함양이 맞닿은 곳에 호남과 영남을 이어주는 팔량치라는 고개다. 원작에서 몬테규 가의 로미오는 경상도 함양 귀족인 문태규 대감의 아들 로묘로 캐퓰릿가의 줄리엣은 전라도 남원 귀족인 최불립 대감의 딸 주리로 한국화 된 이름이 소개될 때부터 웃음이 터져나왔다. 1장 여름에서는 희극적 인물인 봉추와 꾀수가 나온다. 그들은 ‘똑딱 똑딱’하는 단순한 리듬에 맞춰 랩 같은 창을 하는데 그 내용이 퍽이나 희극적이다. 이전에 개그콘서트에서 김수근이 하던 ‘키 컸으면’이라는 프로가 생각났다. 그들은 서로를 성적인 농담으로 비꼬며 비난하고 두 집안이 오랜 원수지간임을 나타낸다. 차례로 로묘와 주리와 주변 인물들이 소개되며, 발단 부의 중심사건이라 할 수 있는 일이 일어난다. 최불립이 가정과 마을의 안녕을 위해 백중날 재수굿판을 연 것이다. 이 때, 로묘와 주리는 서로 원수지간임을 모른 채로 만나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첫눈에 반한 그들은 두 집안이 원수임을 알게된 후, 서로의 이름을 버리기로 하고 구룡폭포 앞 무당집에서 정화수로 둘만의 혼례를 올린다. 그러나 다음날 낮 고개에서 꾀수와 봉추에 의해 벌어진 두 집안의 다툼에 말려든 로묘는 주리의 사촌오래비인 봉추를 살해하게 되고 강진으로 유배를 떠나게 된다. 둘은 슬픈 이별가를 부르며 헤어진다. 그러자 이전부터 주리와의 혼인을 원하던 개성 박도령에게서 혼담이 오고 이를 받아들인 최불립 대감에 의해 주리는 삼일 후 혼례를 올려야하는 상황에 처한다. 결국 홀로 고뇌하던 주리를 도와주려는 무당 구룡댁이 준 묘약을 먹고 죽음과 같은 잠에 빠져든다. 주리가 죽은 줄 알고 달려온 로묘는 주리 곁에서 약을 먹고 자살하고 잠에서 깨어난 주리는 옆에 있는 로묘의 시신을 보고 대성통곡하다 칼로 자결한다. 두 집안은 둘을 위한 진혼 의식을 거행하며 연극은 끝이 난다.먼저 두 집안은 대대로 원수지간으로써 전체적인 극의 흐름에서 뚜렷이 대비되는 구도를 이룬다. 문태규 부부와 최불립 부부, 희극적인 인물인 꾀수와 봉추, 주인공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주리의 유모 보절댁과 로묘의 수양 엄마인 구룡댁이 그들이다. 이러한 구도는 두 집안이 원수 지간임을 더욱 확실히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원작은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으로 각색한 이 창극에서는 희극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았다. 꾀수와 봉추가 중심적인 인물로써 웃음을 유도 하고 유모인 보절댁 또한 이에 일조하여 긴 연극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 것 같다. 연극 전반에 걸쳐 남녀의 성기를 ‘쇳대, 자물쇠’등에 비유하는 조금은 저질스러운 성적인 농담이나 대화가 많이 나오는데 정확히 어떤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초반에 로묘가 좋아한다는 ‘갑순이’를 소위 ‘쭉쭉빵빵’으로 표현하며 로묘가 애를 태운다는 설정에서 출발하여 주리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후, 둘 사이에는 그러한 대화나 장면이 연출되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둘의 육체적인 사랑보다 정신적인, 혹은 운명적인 사랑을 강조하기 위함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연극에서 설정된 경상도와 전라도라는 대립은 조금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경상도 출신인 나지만 우리들 세대는 소위 ‘지역감정’이라는 것에 대한 편견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극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설정이겠지만 이러한 연극 한 편이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볼 때, 우리 세대나 더 어린 세대들에게 ‘지역감정’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그러나 두 지역적인 설정을 통해 극에서 드러나는 사투리들은 걸쭉했으며, 이로 인해 원작에서는 느낄 수 없을 우리 창극만의 감칠맛이 나며 몰입되는 효과는 좋았다. 극 중에서 대부분의 인물들은 이러한 지역 특성에 맞는 사투리를 사용하는데 -주인공인 주리도 조금씩은- 로묘는 완전한 표준어를 구사한 점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아마도 주인공이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한다면 결국은 전체적인 비극의 흐름이 너무 희극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연출자의 의도인 듯 하면서도 몰입도는 조금 떨어지는 감이 있었다.연극을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화려한 무대 연출들 때문이었다. 주 무대는 팔량치라는 단순한 고개 이지만, 구룡폭포 앞의 무당집과 무대 뒤편의 아름답게 원근을 살린 별 빛들. 특히 슬픈 장면에서의 비오는 효과는 압권이었다. 또, 무대 앞쪽의 냇가 혹은 연못은 큰 역할을 했다. 징검다리를 뛰어다니는 주리를 천진난만하게 해주며 봉추가 죽을 때, 철퍼덕하며 빠지는 장면에서는 리얼리티가 넘쳤다. 꾀수가 이 냇물을 이용하여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는 것또한 관객과 소통하는 중요한 도구로써의 역할이 빛났다.
이윤택 연출의 햄릿을 보고생물학과 0330107 김민성한빛 극장으로 향하는 내내 ‘햄릿’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히 많이 들어보았고, 책도 언젠가 읽어본 기억이 있는데도. 그래서인지 더 커진 기대감을 안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무대는 아담했다. 햄릿 같은 유명한 연극은 웅장한 대형극장에서 공연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은 편견이었다. 아담한 극장에서의 무대와 관객과의 가까운 거리는 나를 더욱 공연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무대에서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은 것은 천마총 그림과 밑이 열리는 무덤이었다. 공연은 내내 이러한 무덤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비극인 햄릿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암시함과 동시에 이 세상이 무덤위에서 혹은 죽음위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연극과 같다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연극의 시작은 왕의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장례식은 곧 숙부와 어머니의 결혼식으로 이어지며 ‘장례식은 기쁘게, 결혼식은 슬프게’라는 햄릿의 반어적인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기뻐하는 어머니와 숙부와 달리 내내 어두운 곳에 홀로 서있는 햄릿은 ‘너무나 밝은 곳에 서있다’며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며 갈등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한다.홀로 무덤가를 지키다 잠든 햄릿에게 왕의 유령이 나타난다. 아니, 귀신이라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이 장면에서 이윤택의 전통적인 혹은 한국적인 연출이 인상적이었는데 죽은 왕의 모습은 단순한 공포인 서양의 유령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원혼’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또한, 왕이 햄릿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에서 또렷한 왕의 목소리가 아니라 귀신 곡 소리 같은 음악만 들리며 햄릿과 왕이 같은 동작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이것은 마치 전통 무당 굿에서 ‘접신’과 같이 생각되었다. 즉, 햄릿과 유령의 만남이 서구적 인식으로는 “불가시의 세계”와의 만남이지만, 우리 전통적인 의식으로는 ‘접신을 통한 의사소통’인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연출만으로도, 햄릿을 전통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왕의 메시지를 이해한 햄릿은 곧 숙부와 어머니가 아버지를 독살하는 내용의 연극을 계획하고 극단을 불러들인다. 이러한 자신의 복수를 숨기기 위해 햄릿은 겉으로 미친 사람처럼 행동한다. 사실, 그의 복수에 대한 열망과 광기는 이미 그를 미쳤다고 말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결국 어머니와 숙부 앞에서 연극은 펼쳐지고 그들은 죄책감에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이러한 연극 ‘햄릿’속에 연극, 즉 극중극 장면은 전체적인 연극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햄릿의 복수심을 여지 없이 잘 보여주면서도, “연극 만세”라는 극중극 끝의 대사는 공연 외적으로서의 연극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또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극중극 장면이 ‘탈춤’ 혹은 ‘전통가면극’의 형태로 연출되었다는 점이다. 북, 꽹과리 등과 같은 전통 악기와 함께 전통적인 느낌을 주며, 극중극의 여인이 ‘눈물을 뿌린다’라는 말을 하면서 웃는 가면을 쓴 것은 겉과 속을 뒤바꾸어 전달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장면 연출은 전통적인 가면을 이용했기에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극중극이 끝난 후, 왕비는 햄릿을 불러 자초지종을 묻고, 햄릿은 충동적으로 숨어있던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를 살해한다. 이로 인해 오필리어는 미쳐버리게 되고, 결국 절벽에서 떨어져 처절한 죽음을 맞는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두 명의 무덤지기가 나온다. 그들은 마치 중 같은 차림으로 해학적인 대화로 삶의 철학을 이야기 한다. 해골을 들고 장난을 치면서도 ‘죽음’을 해골이라는 사물로 옮겨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알렉산더 대왕이 죽어서 술통마개가 되는 과정으로 옮겨간다. 천하를 호령했던 알렉산더 대왕이 한줌 흙이 되어 술통마개가 되는 이야기는 우리의 인생이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했다. 즉, ‘한줌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 간다’는 한국적인 정서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처절한 오필리어의 장례식 장면에서 살아있는 조문객들과 이미 죽은 오필리어와 그녀의 아버지 폴로니우스가 함께 나타난다. 산자와 죽은 자가 뒤섞인 무대 위는 음산한 느낌을 주며 죽음과 삶이 하나라는 전체적인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전달하는 듯 했다.햄릿이 돌아오고 오필리어의 오빠 레어티즈는 햄릿과 죽음을 건 결투를 하게 된다. 이 결투의 과정에서 왕비와 숙부, 햄릿, 레어티즈 모두 죽음에 이르게 되고 햄릿은 말한다. “이 비극에서 말 한마디 못하는 당신들은 살아있는 세상의 방관자 일뿐,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게 세상을 경영하라고”
와인과 막걸리의 이미지 차이와 그 원인-고급 술 ‘와인’과 저급 술 ‘막걸리’-1.서론“빠른 시간 내에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술과 음주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어느 나라에나 그 나라 고유의 술이 있고, 그 술을 마시는 음주 문화가 존재하며, 이 음주 문화는 또한 각 사회의 문화를 반영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음주 문화를 우리나라의 음주문화와 비교하여 살펴봄으로써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하는 것은 꽤나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프랑스의 대표적인 술은 역시 ‘와인’이다. 이것은 프랑스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TV나 영화 혹은 소설 등에서 한번쯤은 접해보아 어느 샌가 상식이 되어 있는 생각일 것이다. 또한, ‘와인’ 하면, 햇살 가득한 곳에서 아리따운 여인네들이 수천 개의 포도송이를 밟으며 즐겁게 포도주를 만들고,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숙성을 거친 ‘와인’이 각 지방마다, 색깔마다, 많은 종류들로 고급스런 레스토랑에서 먹음직스럽고 기름진 고기와 함께 신사와 숙녀가 조용히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마셔지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 이미지는 무엇인가. 즉, ‘고급’스런 술 ‘와인’ 이라는 것이다.그럼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소주’를 생각하겠지만, ‘소주’의 역사는 그리 깊지 않으며, 그 원료조차 이제는 거의 100퍼센트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술은 무엇인가. 삼국 시대 이전부터 널리 사랑받으며 전해져온 ‘탁주’, 즉, 쌀로 만드는 ‘막걸리’가 바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다. 그럼 이번엔 ‘막걸리’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보자. 농촌에서 힘들게 벼를 베는 농부나, 나무 그늘에 모여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걸쭉한 막걸리를 김치와 함께 쭉 들이키는 것이 그려진다. 또한, 대학생들이 잔디밭에 둘러앉아 한잔씩 하며 ‘사발식’을 하고 다음날 머리가 깨지듯이 아파하는 것 또필수적인 과정은 아니다. 쉽게 말해, 이 과정은 와인의 거친 맛과 향을 없애고 부드럽게 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기 때문이다.) 와인의 숙성기간은 대부분 1년 정도이며, 이는 오크통에 담아서 보관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1년의 기간으로 와인과 막걸리의 고급과 저급이란 이미지 차이의 모두를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오래 된 술 = 좋은 술’ 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그 예로,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 와인은 숙성 시키지 않고 바로 출하하기도 하며 레드와인이라도 숙성기간이 2년 정도 되면 맛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부패 되어버려서 못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프랑스 와인에 관한 이야기 중 화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French Paradox"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1991년에 미국의 TV에 소개된 말로써, 지방 섭취량이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거의 비슷한 프랑스인과 미국인 중, 미국인이 술도 더 적게 마시고 운동도 더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와인을 자주마시는 프랑스인일수록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이 더 낮은, 일반적인 생각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쉽게 말해 와인, 특히 레드와인을 적당히 마셔주면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이다.) 여기서 우리는 와인과 막걸리의 이미지 차이가, 와인이나 막걸리가 우리의 건강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적당량의 와인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실제로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수천 년 전부터 전해 온 민간요법은 물론, 지난 수십 년 간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들로도 밝혀진 사실이다. 본디 와인이라는 것은 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100퍼센트 포도즙의 자연 음료이다. 따라서 와인은 당분, 비타민, 각종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는 ‘천연 영양제’인 셈이다. 그 중 특히, 와인에 들어있는 페놀화합물이며 황산화제인 타닌에 의한 피부 미용이나 철분 흡수율 증가, 위장에 대한 효 기후 등 자연적 요소와 그곳에서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의 역사, 기술, 장인정신, 엄격한 관리 등을 포함하는 ‘테루아르’)나,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깨끗한 물 혹은 누룩 등 또한 ‘맛’에 관련된 요소이므로 이것 또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다.2) 프랑스의 음주문화와 한국의 음주문화프랑스인들의 와인사랑은 그들의 ‘미식문화’에서부터 유래되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인들이 자주 인용한다는 "보잘 것 없는 네 끼의 식사보다 그럴듯한 한 끼의 식사가 더 낫다" "훌륭한 요리는 행복의 근원"이라는 말들이나, 이란 유명한 요리사의 이름을 따서 거리 이름을 붙인 것이라든지, 요리사가 저명한 예술가나 정치가보다 존경 받는 것을 보면 역시 프랑스는 ‘미식’을 중요시하는 나라이다.) 그러나, 특히 이런 미식문화 중에서도 와인이 차지하는 위치는 더욱 특별하다. 자주 인용되는 "포도주가 빠진 식사는 태양이 없는 낮과 같다"라는 말이나, 세균학자 가 포도주를 이 세상에서 가장 위생적인 음료수라 예찬하였다는 것, 파리의 흔한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벽에도 "물은 개나 마시는 것" 이라고 쓰인 광고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만 보더라도 와인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각별한 사랑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미식문화’와 연관된 ‘와인사랑’은 우리가 프랑스 음주 문화의 특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프랑스인들에게 있어 와인이란 ‘취하기 위한 음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와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음식’으로 인정받으며, 특히 다른 음식들의 맛과 더불어 그들에게 최고의 ‘미식’을 선사하는 훌륭한 소재이다. 이러한 와인에 대한 인식은 와인을 요리의 맛을 더하기 위한 ‘보조재료’로서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하나의 주인공으로서 오히려 다른 음식들이 와인의 맛을 더하기 보조재료가 되는 형태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따라서 와인을 우리가 생각하는 ‘술’의 개념이 아닌 ‘음식’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때야 비로소 우리는 프랑스의 와인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우리가 까다롭다고 말하는 프랑스인들의 급하는데서 시작되는 프랑스인들의 와인에 대한 ‘인식’은 그들의 ‘느긋함’과 ‘낙천성’과 결합되어 오랜 시간을 거쳐 비로소 현재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와인 문화로 완성된 것이다.이제 현대 한국의 음주 문화에 대해 살펴보자. 현대 한국 음주 문화의 특징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필요가 있을 때 마시고, 하던 일에서 해방되었을 때 마신다. 좋은 사람을 만날 때도 마시지만 피로할 때도 마시고 그냥 갈증이 날 때도 마신다” 라는 말속에서 드러나고 있다. 즉,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희로애락을 나누는데 술을 마신다는 것이고, 이 말의 내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술’ 자체를 음식으로서 ‘맛’을 위해 마시기보다는 ‘취기’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를 위해 마시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국인의 사회적 모임이나 집안 모임에는 술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술자리는 1차에 끝나는 경우보다는 2차, 3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2차, 3차로 술자리가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헤어지기 아쉬워서’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라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이는 ‘정’에 끌리는 한국인의 성품과 더불어 술을 마시면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내면에 존재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와 더불어 또 두드러지는 특징이 관대한 음주문화를 가졌다는 점인데, “한국인은 모이면 마시고, 취하면 싸우고, 헤어진후 다음날은 다시 만나 웃고 함께 일한다”라는 말이 그를 입증한다. 술 마시고 다음날 출근하지 않은 회사원에 대해 미국인들의 55%가“그 사람은 알코올중독자다”라는 의견을 가졌지만 한국인들은 모두“그럴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만 한다.)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면 한국 음주 문화의 특징을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첫째, 한국인은 술을 그 자체의 맛을 위한 ‘음식’으로 여기기보다는 사람간의 대화와 관계를 매끄럽게 해주는 하나의 ‘매개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이 술을 마시는데 함께 먹는 음식은 ‘쓴 맛’을 없애거나 속을 달래기 위한 용도의 ‘안주’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마는 상대를 만드는 데에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실수를 용납 받을 수 있는 ‘음주’를 이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각종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 방법으로 택한 것이 ‘술’이고, 이러한 사회적으로 내재된 ‘억압’에 벗어나기 위해 마시던 ‘술’이 어느덧 사회 문화의 한 부분으로 굳어지면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술이 빠져서는 안된다’는 암묵적 동의의 음주 문화를 만들어낸 것, 이것이 현대 한국 음주 문화의 근간인 듯하다.위에서 살펴본 프랑스와 한국의 음주 문화 차이에 의해 와인과 막걸리의 이미지 차이의 원인을 추측해 볼 수있다. 즉, 와인은 하나의 ‘음식’으로서 취급되며 그 ‘맛’과 ‘향’을 소중히 여기며 먹는 예절과 와인에 대한 지식이 아주 중요하게 여겨진다. 반면에 한국의 음주 문화에서는 ‘막걸리’ 등의 일체 주류는 ‘취할 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맛’보다는 ‘기능’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취하기 위해서 많이 마시게 되고, 따라서 다음날 구토나 두통 등을 느끼게 되며 이것이 ‘막걸리’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형성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가 있겠다. 예를 들어, 와인을 막걸리 마시듯 한국 음주문화에 따라 벌컥벌컥 몇 병씩 마셔댄다면 와인 또한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 이기 때문에 분명히 다음날 구토나 두통을 유발할 것이고, 이것은 와인을 ‘고급’ 스런 술로 보는 것에 대해 분명히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3.결론우리는 각 사회의 문화를 반영하는 음주 문화, 그 중에서도 각 나라를 대표하는 술인 프랑스의 ‘와인’과 한국의 ‘막걸리’에 대한 이미지 차이의 원인을 찾기 위해 각 술 그 자체와 프랑스와 한국의 음주문화를 비교해봄으로써 프랑스 문화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찾아보았다.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와인과 막걸리는 같은 ‘발효주’이며 실제로 제조 과정 자체에서 커다란 차이점은 없다. 또한, "French paradox"라는 말이 생긴것처럼, 와인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에 원인을 찾아보았지만, 우리가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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