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곳에는 문화 유적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어 부러웠다고 한다. 실제로 그들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적은 말할 것도 없고, 그다지 저명하지 않은 사람의 자그마한 유품조차도 소홀히 취급하지 않으며 그것을 상품화하여 적지 않은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부끄럽게도 우리 정부기관에서는 관광 입국을 내세우고 한국방문의 해를 지정하는 등 외양으로는 떠들썩하지만 정작 한국문화의 육성과 장려에는 대체로 무신경한 듯 하다. 심지어는 한국인 스스로 국내에 어떤 문화가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그래서 지금부터 한국이 자랑하는 문화 중 아리랑을 살펴보고자 한다.아리랑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전민요로서 세마치장단으로 되어있다. 이 민요는 우리 민족의 정서에 적합하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초월하여 가장 널리 애창되었으며, 한말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겨레의 울분과 감정을 토하는 더 없는 수단이 되었다. 아리랑이 오늘날 널리 불리게 된 이유는 곡이 현대적이고, 부르기 쉬울 뿐만 아니라, 일제치하에서 민족적인 감정과 울분을 토로할 수 있었던 하나의 창구였기 때문일 것이다.아리랑은 지역별 특색에 의해 나누어져 대표적으로는 강원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이 가장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우리 민족이 즐겨 부르는 아리랑도 이 네 가지가 대부분이며, 이들은 각각 특징이 있다. 강원도아리랑은 강원도의 대표적 민요로 그 형식은 5음 음계 중 가장 높은 음으로 시작하여 차차 낮아지며, 느리고 구슬픈 느낌을 준다. 그리고 밀양아리랑은 경상도의 대표적 통속 민요의 하나인데, 밀양아리랑에는 영남루에 얽힌 전설이 있다. 그 전설은 바로 밀양 부사의 딸인 아랑이 관노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을 슬퍼하여, 아랑 아랑 하고 노래를 부른 데서 비롯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정선아리랑은 강원도의 대표적인 민요로 엮음아리랑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아리랑의 별조로, 반드시 강원도아리랑 뒤에 잇대어서 부르는데, 후렴부분은 느린 세마치장단을 근간으로 늘였다 줄였다 하며, 후렴구도 계속 독창으로 부른다. 특히 느린 이 후렴구는 구슬프고도 아름다워 듣는 이로 하여금 애처로움을 자아내게 한다. 마지막으로 진도아리랑은 전라남도 진도지방의 민요의 하나로 이 또한 아리랑의 별조로 밀양아리랑과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중모리 장단으로 부른며 여성 민요이기 때문에 사설의 화자도 여자이고 내용도 여성들의 삶을 반영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또한 밀양아리랑을 소개하며 잠깐 언급했듯이 이러한 아리랑은 각 지역마다 각각의 숨은 전설이 존재한다. 그중 이번엔 진도 아리랑의 전설을 간단히 소개하겠다.진도의 한 시골에 세습 박수가 되는 것을 비관한 총각이 있었다. 총각은 사랑하는 처녀와 혼약을 약속했으나 그만 진도에서 도망쳐 버린다. 진도를 도망친 총각은 상민이었지만 덩치 좋고 훤칠하게 생긴 탓에 양반집에서 머슴을 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주인집에는 예쁜 처녀가 있었다. 그런데 이 처녀는 머슴의 사내다움을 보고 그만 반하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사랑을 나누었고, 그런 사랑 놀음은 이내 부모들에게 들통이 나서 야단이 날 수밖에 없었다.하는 수 없이 총각은 다시 쫓겨나게 되었고 여기에 처녀도 보따리를 싸서 함께 나갔다. 둘은 도로 문경고개를 넘어 다시 진도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런데 그들이 돌아와 보니 옛날의 혼약을 약속한 처녀는 턱을 고이고 기다리고 있었다. 허나 총각의 부모들은 양가집 며느리를 맞게 되었다고 야단이었고, 결국 총각을 기다렸던 처녀는 눈물의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노래가 이라고 한다.또한 아리랑은 온 국민에게 사랑받을만한 여러 가지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음의 매력인데, 아리랑이라는 어감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리랑 은 뜻이 없는 후렴이지만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음의 결정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장의 근거는 의 "얄리얄리 얄라성"과 같은 고대가요의 후렴에서부터 지금의 민요후렴까지 모두 모아 음운분석을 한 결과이다. 결과는 '아' '이'음, 그리고 'ㄹ' 'ㅇ' 음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어 우리 민족이 좋아하는 음소를 아리랑이 모두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란 장단도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박자이다. 그 예로 우리의 울음소리인 "아이고-아이고"의 곡성이 세마치장단인데 아리랑이 이를 닮아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리랑은 세마치장단, 3분박 3박자라는 장단이 우리 성깔에 잘 맞아 떨어진다는 매력을 지녔다.두 번째 매력은, 아리랑을 알게 된 과정에 대한 정감이다. 사람들에게 아리랑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저절로 알게 되었다고 답할 것이다. 이 말은 배워서 알게 된 것이 아니고 어렸을 적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이어받았다는 얘기인데, 말하자면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의 자장가 정도로 아리랑을 이어 받았다는 것일 것이다. 우리가 아리랑을 '가슴의 노래'라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그리고 또 다른 매력으로 해학성을 들 수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리차드 러트라는 기자는 김삿갓과 아리랑에 관한 기사를 즐겨 썼던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에 의하면 한국문화의 저류에는 해학성이 짙게 깔려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김삿갓의 시와 아리랑에는 온통 해학성이 뭉쳐져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리랑에 있어서 본래적인 성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저항성은 수많은 아리랑이 한결같이 시대에 저항하고 계급에 저항하고 사상에 저항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찾아볼 수 있다.그렇다면 이렇게 여러 가지 매력을 갖고 있으며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해온 아리랑을 어떻게 하면 더 크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우선, 외국인과 한국인의 아리랑에 대한 시각을 잠시 살펴보자.외국인의 아리랑에 관한 기록 중에서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기상으로나 내용면에서 가치가 있는 자료를 살펴보면, 1896년 H.B. 헐버트란 선교사가 기록한 아리랑에 대한 글이 라는 잡지에 있다. 그곳에는 아리랑의 가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H.B. 헐버트는 가사 소개와 채보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