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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묘제례악 감상평 평가A+최고예요
    종묘제례악을 듣고 있는 동안, 하얗고 긴 천을 팔 끝에 감고 끊어질 듯이 끊어질 듯이 하다가 ‘탁’ 하며 다시 치고 올라가는, 한국 여인들이 옛 춤사위가 떠올랐다. 한 음이 길게 이어지다가 다시 그 음을 끌고 올라가는 형식으로 이어지는 이 종묘제례악의 흐름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듯 하다. 이러한 것은 종묘제례악이 단순한 감상 위주의 음악이 아니라, 제사를 위한 음악이어서 그런 듯 하다. 즉 음악 자체로서가 아니라 그 음악이 제사라는 행위를 이끌어 가는 장식, 혹은 신호로써의 역할까지 같이 하기 때문에, 행동이 이어지는 것과 다시 다른 행동으로 바뀌는 순간들의 모습을 음악이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형태를 이룬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제례악의 박자구조는 사실 음악 자체로 듣기에는 뭔가 어색한 점이 있는데, 정확한 박자구조가 아니라, ‘박’을 늘여서 연주하는 유연성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앞에서의 이야기들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이러한 종묘제례악은 종묘제례에서 쓰이는 음악인데, 종묘제례란 종묘에서 행하는 제향의식으로, 조선시대의 나라 제사중 규모가 크고 중요한 제사였기 때문에 종묘대제라고도 한다. 종묘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 그리고 나라에 공적이 있는 공신들의 신주를 모셔 놓은 사당으로, 사직과 더불어 국가의 근본을 상징하는 가장 정제되고 장엄한 건축물이다. 종묘 정전의 19개 신실에는 태조를 비롯한 왕과 왕비의 신주(49위)가 모셔져 있으며, 영녕전 16실에는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34위)를 봉안하고 있다. 종묘제례는 최고의 품격을 갖추고 유교절차에 따라 거행되는 왕실의례이며, 이를 통해 동양의 기본이념인 '효'를 국가차원에서 실천함으로써 민족공동체의 유대감과 질서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와 함께 종묘라는 조형적인 건축공간에서 진행되는 종묘제례의 장엄하고 정제된 아름다움은 자연과 어우러진 동양적 종합예술의 정수이며, 500년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우리의 소중한 정신적 문화유산이다.이러한 종묘제례에 쓰이는 종묘 제례악은, 국가적으로 큰 제사에 쓰이는 음악인만큼 다른 것들에 비하여 훨씬 중후한 멋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종묘제례악에 대하여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조선 세종때 궁중희례연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보태평(保太平)과 정대업에 연원을 두고 있으며, 세조10년(1464) 제례에 필요한 악곡이 첨가되면서 종묘제례악으로 정식 채택되었다. 종묘제례악은 이후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일시적으로 약화되었으나 광해군때 점차 복구되어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종묘제례악은 제례가 진행되는 동안 각각의 절차에 따라 보태평과 정대업 11곡이 서로 다른 악기로 연주된다. 정전 앞 계단 위(상월대)에서 노랫말이 없는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은 등가(登歌)라 하고, 계단 아래 뜰(하월대)에서 노랫말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은 헌가(軒架)라고 부른다. 악기편성은 시기에 따라 변화를 보이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종묘제례악은 편종, 편경, 방향(方響)과 같은 타악기가 주선율이 되고, 여기에 당피리, 대금, 해금, 아쟁 등 현악기의 장식적인 선율이 부가된다. 이 위에 장구, 징, 태평소, 절고, 진고 등의 악기가 더욱 다양한 가락을 구사하고 노래가 중첩된다. 이 종묘제례악을 이루는 악기 중 유난히 눈에 띄었던 것은 편종과 편경인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음들은 종묘제례악을 좀더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이끄는데 일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독후감/창작| 2004.06.09| 2페이지| 1,000원| 조회(2,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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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유의 종류와 그 예들
    1.세상의 모든 사물과 움직임들은 모두 나름의 의미와 본질을 지니고 있다. 그것들은 점묘화의 점들처럼 서로 관여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그 세계를 관통하는 끈으로 조화롭게 묶여 하나의 유기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시인은 그러한 사물과 움직임들을 관찰하며, 그 근저에 숨어있는 세계의 의미와 본질의 찾아내고, 또한 그 본질이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와 그 연결고리까지 바라보며, 작은 사물과 움직임 안에서 저 우주의 모습까지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풀잎 하나에서 우주를 본다는 것은 곧 이러한 의미일 것이다.이렇게 현상에서 본질을 찾아내고, 그것과 다른 것들이 맺고 있는 관계를 인식하고, 거기서 오는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방법이 바로 은유이다. 대개의 시들은 작은 의미에서든 큰 의미에서든 은유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서는 작은 의미에서의 은유를 중심으로, 그것을 다시 계사은유, 명사은유, 동사은유, ‘~의’ 은유, 활물변질형 은유 등 은유 형태에 것으로 나눠서, 각자에 해당하는 예들을 김소월, 한용운, 서정주, 오규원, 정현종, 황동규 의 시에서 찾아보고, 그것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알아보려 한다.2.(1) 계사 은유계사 은유는 은유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A는 B이다.’의 형태를 지닌다. 예를 보며 살펴보기로 한다.한?는 만흔날을 당신생각에밤?지 새운일도 업지안치만아직도 ?마다는 당신생각에축업는 벼개?의?은 잇지만낫모를 ?세상의 네길?리에애달피 날져무는 갓스물이요캄캄한 어둡은밤 들에헤메도당신은 니저바린 서름이외다-김소월, 「님에게」일부이 시에서 떠나버린 님을 생각하며 슬픔을 홀로 생각하는 화자의 모습이, 정작 님을 부를 땐 ‘니저바린 서름이외다’라고 부르고 있다. 여기서 ‘당신’과 ‘니저버린 서름’이 은유의 관계를 갖는데, 곧 서럽기는 하나 드러내어 슬퍼할 수 없는 화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당신’이라는, 불러도 사랑스럽기만 이 단어와, ‘니저버린 서름’이라는 단어가 만나 새로이 만들어 내는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다.지금은 율동의 방법만을 생각하는 때,생각은 없고 움직임이 온통춤의 풍미에 몰입하는영혼은 밝은 한 색채이며 대공일 때!넘쳐오는 웃음은…… 나그네인가웃음은 나그네인가, 왜냐하면孤島 세인트 헬레나 등지로 흘러가는 영웅의영광을 나는 허리에 띠고정현종, 「獨舞」 일부여기서도 ‘웃음’과 ‘나그네’라는, 언뜻 보면 전혀 상관성이 없을 것 같은 단어들이 서로 동격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웃어도 결코 그것이 즐거움이 아니라, 오히려 흘러넘쳐 슬픈, 방랑의 길 한 가운데서 슬픔에 지쳐 자기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웃음의 쓸쓸함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웃음’과 ‘나그네’가 독립적으로 쓰였을 때는 나타낼 수 없는, 훨씬 깊고 슬픈 표현이 되는 것이다.오르페우스와 윤선도(尹善道) 모두 악기를 잘 탔지만나에겐 여행이 악기이다.지방도 달리는 소형차의 진동이 정답고급커브에서 중앙선 넘어 달려오는 차를미리 짐작하고 피하며 욕 한바탕 해대면산조(散調)에 빠지듯이마음이 마음에 젖는다.-황동규, 「지방도에서」 일부여기서도 ‘여행’ 과 ‘악기’라는, 전혀 상관되지 않는 두 단어가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 내면서,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와 ‘윤선도’의 음악처럼 자유롭고 흥미 넘치는 여행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눈 내린 새벽생각이 하양-황동규, 「겨울날의 엽서2」일부보통 ‘생각이 하얗다’ 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여기서는 ‘하양’이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면서, 눈 오는 거리의 모습처럼 맑고 깨끗한 마음의 상태를 그 이미지와 어울리게 좀더 깔끔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다.(2) 명사 은유명사 은유는 계사 은유에서의 연결어를 생략하고, 각 명사가 직접 연결되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여름 산 같은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서정주, 「무등을 바라보며」 일부여기서 ‘가난’과 ‘남루’를 연결시키면서, ‘가난’ 이란 다만 하나의 불편일 뿐, 그것으로 인하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삶의 힘과 꿈까지 버릴 수는 없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언뜻 보면, ‘가난’과 ‘남루’는 서로 비슷한 듯하지만, ‘가난’으로 인한 ‘남루’이상의 포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가난’은 단지 ‘남루’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새로운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다.자동판매기를매춘부라고 불러도 되겠다- 최승호, 「자동판매기」 일부여기선 ‘자동판매기’와 ‘매춘부’를 연결시키면서, 돈에 의해서만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자본주의의 슬픈 현실을 좀더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3) 동사 은유동사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관계를 동사를 통해 좀더 역동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주춧돌이 녹아서환장한 구름이 되어서동구 밖으로 걸어나가고 있었지.-서정주, 「백일홍이 필 무렵」 일부여기에서 ‘주춧돌’과 ‘환장할 구름’은 서로 전혀 관계없는 듯하지만, ‘되어서’라는 동사가 두 관념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며 역동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러한 것은 백일홍이 필 무렵의 꽃대를 타고 오르는 새생명의 강한 역동성을 더욱 극명하게 나타내어 준다.그래 살아봐야지너도 나도 공이 되어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살아봐야지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공처럼, 탄력의 나라의왕자처럼-정현종,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일부여기서도 쉽게 삶의 탄력성을 느낄 수 있는데, 삶의 슬픔에 쉽게 지치고 무릎 꿇기 쉬운 ‘너와 나’ 라는,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한계성을 지니고 있는 이러한 존재들이, 떨어져도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다시 그 높이만큼 튀어오르는 공의 모습에 연결시키면서, 살아감의 힘을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4) ‘~의’ 은유‘~의’ 은유는 계사 은유가 ‘~의’라는 조사에 의해 압축된 것이다. 이는 압축이라는 시의 특성상 계사 은유보다 쉽게 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가을엔 이별의 앞차를 타리.길 뚫려 미리 터미널에 나가시간 채 안 찬 차 타듯.-황동규, 「가을엔」 일부여기선 ‘이별’과 ‘앞차’라는 관념을 연결시키면서, 헤어짐과 그 헤어짐에 앞서 슬픔들과 먼저 이별하는 묘한 감정을 나타내며, 가을이라는 계절의 쓸쓸함과 신비함을 더해주고 있다.우리들의 어린이들을꿈의 병신들을 잃어버리며캄캄함의 혼란 도는괴로움 사이로 인생은 새버리고,-정현종, 「사물의 정다움」일부여기서는 ‘캄캄함’과 ‘혼란’을 하나의 의미로 엮어놓고 있는데, 언뜻 보기엔 ‘캄캄함’은 어두워서 오히려 조용할 것 같지만, 그 안에서 수없이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을 나타내며 단순히 절망적인 어둠이 아닌, 이제 다시 뭔가 새로 태어날 것만 같은 느낌의 새로운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젖은 안개의 혀와街燈의 하염없는 혀가서로의 가장 작은 소리까지도빨아들이고 있는눈물겨운 욕정의 親和.-정현종, 「交感」 일부여기서는 두 개의 은유가 등장하는데, ‘안개’ 와 ‘혀’, 또 ‘가등’과 ‘혀’ 가 그것이다. 서로 홀로 존재하며 쓸쓸히 거리를 지나거나 비추고 있는 두개의 이미지가 ‘혀’라는 새로운 의미와 만나면서, 서로 끌어안아주며 관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사물간의 따스한 교류를 눈물겨운 느낌으로 전해주고 있다.나무들을 열어놓는 새소리풀잎들을 물들이는새소리의 푸른 그림자-정현종, 「감격하세요」일부여기선 ‘새소리’라는 흥겹고 생명력 넘치는 이미지가, ‘푸른 그림자’라는 다른 의미를 만나, 그 흥겨움이 홀로 머무르지 않고 온 세상의 나무들에게 그 푸르름을 더해주는 싱그러운 의미를 만들어 내고 있다.(5) 활물변질형 은유활물변질형 은유는 관념을 물질화 시켜서 문학성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높은 문학성을 얻을 수 있다.저의 잠은 많이울고 있다떠도는 것 중에는 다 스며서혼자 하품하는 사람의 외로움과호주머니 속에 가고 있는 길에도스며서-정현종, 「밝은 잠」일부여기선 ‘잠’이라는 관념을 물질화 시켜서, 여기저기 살아있는 존재의 모든 품에 묻어있는 그 한계성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즉, 생명을 가진 것이라면 누구나 죽음에 다다라야 한다는 철학적 명제를, ‘잠’이라는 관념에 형태를 부여하면서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인문/어학| 2004.06.09| 6페이지| 1,000원| 조회(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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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시경의 국어학 연구에 대하여
    주시경의 국어학 연구에 대하여1. 서론주시경은 국어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국어학자로서도 많은 공적을 남겼다. 그가 활동한 시대는 19세기 말엽에서 20세기 초엽에 이르는 약 20년이었다. 당시의 정세가 안팎으로 매우 격동했던 만큼, 그의 국어운동은 특히 민족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국어학에 있어서도 초창기적 공적을 쌓았다. 그이 연구는 현대 언어학의 관점에서도 새로이 평가할만한 것이 적지 않다. 이에 관한 그의 유저로서 일찍이 출판되어 나온 것은 「국어문전음학」과 「국어문법」과 「말의 소리」등 3종인데, 여기선 이 저서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의 국어연구의 깊이를 분석해 보려 한다.2.(1) 음운연구주시경의 음운연구는 「국어문전음학」에서 일찍이 나타났고, 「국어문법」의 제 1부인 ‘국문의 소리’ 부분 기타에서 다듬어 졌으며, 마지막 「말의 소리」로 종합되었다. 이 분야에서 연구된 학사적 업적은 크게 등시적인 음운론과 계시적인 음운사와의 두 부분으로 가를 수 있다.우선 그 음운론 부분에 속하는 연구내용을 추려보기로 한다.① 국어의 음운분석에 있어서 그 기본단위가 되는 음소를 발견하여 ‘고나’라고 명명했고, 이것을 언어음의 핵이라고 규정했다.② 국어의 음운분석에 있어서 모음음소 6개, 자음음소 10개, 도합 16개를 설정했다.음소라는 단위의 발견으로, 국어음소를 구체적으로 설정해 낸 것은 학사상 최초라는 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③ 자음음소에 있어서 유기음과 경음을 중자음으로 보고 분석했다.‘ㅊ ㅋ ㅌ ㅍ ’을 ‘섞임소리’라 하여 각각 ‘ㅎ’ 이 혼합된 것으로, 'ㄲ ㄸ ㅃ ㅆ ㅉ‘ 등을 ’짝소리‘라 하여 중복된 것으로 각각 분석했다.④ 훈민정음의 ㅇ ㆁ 두 자모가 단일화된 ㅇ의 본질을 해명했다.⑤ 異音을 살피고, ‘자음초종의 형세’라 하여 국어의 두음법칙과 받침법칙 등을 발견했다.⑥ 자음동화의 현상을 고찰하고 이를 ‘자음의 접변’(닷소리의 잇어 박구임)이라 명명했다.다음으로 계시적인 音韻史 부문에 속하는 연구내용을 추려 보기로 한다.① 훈민정음의 ㆍ 는 l ㅡ의 합음이다.모음 육원소의 합음체계 및 자형의 가감체계로 보아 ㆍ 의 음가를 추정했으며, 수리적인 실증으로 논리성을 들추려고 애쓴 면이 엿보인다.② 훈민정음의 ㅿ은 ㄹ ㅎ 의 합음이다.그 자형과 훈민정음의 자모배열위치, 중국어의 북방음 등을 근거로 하여, 수리적인 음가고증을 베풀었다.③ 훈민정음의 사성에 따른 左點- 방점표시는 음의 장단을 분별한 것이다.중국어의 사성과는 달리, 最長字는 上聲 二點, 稍長字는 去聲一點, 平常字는 平聲 無點이라고 주장했다.이 밖에 구개음화 ? 자음탈락 ? 자음첨가 등에 관한 현상도 지적되고 있다. 음운사 부문에 속하는 연구는 정력적인 방법에 비하여 대체로 미미한 것들이라고 생각된다.(2) 형태연구주시경의 형태론은 구문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집합어를 기반으로 했고, 아울러 구조위주의 문법론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체계는 당시로서는 전례 없는 것이었으며, 현대언어학에 있어도 매우 새로운 방법이다.형태론적 언어분석의 극치를 다했다고 생각되는 그의 연구내용을 추려 보기로 한다.① 형태분석에 있어서 그 기본단위가 되는 어소를 발견하여 ‘늣씨’라고 명명했고, 이것을 단어의 핵이라고 보았다.최소의미단위인 어소를 형태론적 분석의 기본단위로 하는 현대 언어학이 이루어지기 20여년 전에, 이미 이것을 독자적으로 이룩해 놓았다. 현대 언어학의 제 2기본단위로 되어 있는 이 어소에 대하여, 그는 일찍이 어소단위의 분석만을 해 왔었는데, 1914년 그의 「말의 소리」에서 비로소 어소에 해당하는 용어를 ‘늣씨’-語核이라고 했다.② 품사분류는 대개 어소를 자료로 하여 9종으로 나눴으며, 뒤에 6종으로 수정했다. 그 분류기준은 대체로 형태구조상의 기능에 따랐다고 생각된다.③ 형태분석의 기본단위로서 어소인 ‘늣씨’가 있고, 품사분류의 단위로서 단어인 씨(기)와의 두 계층이 있다. 이러한 것은 현대 언어학의 체계에서 보는 바와 거의 같다.④ 품사의 하위분류에 형태론적 관점에서 여러 모로 세분되어 있다.품사의 하위분류는 라틴문법의 예에 맹종하기 쉬운 것인데, 국어의 본질에 비추어 잘 부합된다. 이는 형태분석이 정확했고, 언어구조를 투시하는 힘이 훌륭했기 때문이다.⑤ ‘토시’로 일괄되는 기능어는 조사, 접속사, 종지사로 3분되었으며, 이들에 대해서는 ‘쓰이는 곳’이라 하여 다 그 이형을 기술해 놓았다.⑥ ‘토씨’로 일괄되는 기능허의 분석과 그 범주의 설정으로 말미암아, 序分-대표현과 시간표현 등이 접속사와 종지사의 기능으로 한정되었고, 그 이형에 따른 형태적 차이를 파악하기 쉽게 했다.이와 같은 형태연구는 학사상 현행의 어원주의 정서법을 기반으로 한 문법론의 토대를 일찍이 구축한 것이 되었다. 특히 ① 어소인 ‘늣씨’의 단위설정과 이에 따른 종극요소의 분석, ⑤ 기능어에 대한 형태론적 분석연구에서 논한 이형 등은 형태론사상 독보적인 존재로서, 그 공적이 높이 평가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이상과 같은 음운과 형태연구에서 두 기본단계의 체계를 살필 수 있다. 이것은 단계적 분석에 의한 두 기본단위의 설정과 그 배열론으로 전개한 기본체계를 표시한 것이다. 이런 뜻에서 그의 학문은 시기적으로 능히 구조언어학의 선구라고 할 수 있다.(3) 구문연구주시경의 구문연구 내용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① 언어를 그 형태구조면에서 우선 단어와 집합어로 이분했고, 진합어를 구?문?문장으로 구분했다.우선, 문에 대하여, 발화인 문장을 구별한 것이 특색이다. 문장인 ‘미’를 ‘한 일을 다 말함을 다 이름이라’고 정의했는데, 이것은 이런 뜻으로 ‘한번 말한 행동’을 발화라고 논한 블룸필드보다 앞선 주장이다.
    인문/어학| 2004.06.09| 4페이지| 1,000원| 조회(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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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해에 대하여
    1.한 시인의 작품세계를 살펴보고 그 시인을 규정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같은 시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그 가치나 의미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그 작가가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면 더더군다나 힘들 일이다. 그런 만큼 한 시인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우선 이야기의 방법과 시선을 규정짓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80년대 노동자 시인으로 알려진 박노해의 시들을, 그의 시집『노동의 새벽』을 중심으로 그의 시가 그가 겪고 있던 사회 현실과 모순들을 어떻게 고발했으며, 또한 그것들과 어떻게 관계맺고 있는 지를 살펴보려 한다.2.‘노동해방’을 뜻하는 이름을 가진 박노해는 1957년 함평에서 태어나 1983년 황지우, 김장환, 김사인 등의 동인지 『시와 경제』에 「시다의 꿈」외 6편을 발표하면서 ‘얼굴 없는 시인’으로 문단에 등장하여, 1984년 『노동의 새벽』을 발간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노동자 시인의 길로 들어섰다.『노동의 새벽』에 실린 시들은 노동 현실을 구체적 체험에 바탕을 두고 그 현실을 살하가는 근로자들의 절망과 슬픔, 원한과 분노의 정서를 생생히 담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것들이 인간다운 삶을 향한 주체적 노력 속으로 녹아들어가 민중해방의 정서를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다.먼저 노동 현장에서의 기본적 대립?갈등의 모습은 ‘미싱을 타고/ 갈라진 세상 모오든 것들을/ 하나로 연락하고 싶은 꿈’(「시다의 꿈」), ‘상쾌한 아침을 맞아/ 즐겁게 땀흘려 노동하고/ 뉘엇한 석양녘/ 동료들과 움음 터뜨리며 공장문을 나서/ 조촐한 밥상을 마주하는/ 평온한 저녁’ (「평온한 저녁을 위하여」)에서 노동자들의 염원과 저임금?장시간 노동?열악한 작업 환경 사이의 대립?갈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거대 자본의 끝없는 이윤추구 욕구와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 구조 아래서 주체적 단결조차 되어 있지 않는 근로자들은 애당초 간단히 패배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근로자들은 ‘저임금의 포승줄’(「졸음」)에 묶여 진이 빠지도록 일하다 보면 언제 손목이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는 상황 하에 놓여 있다. 이렇듯 정신적?육체적 파손을 감내하면서 ‘멍에 쓴 짐승’(「어쩌면」)이 되거나 알을 못 게 되면 켄터키 치킨이 되는 양계장의 닭‘(「어쩌면」)의 수준의 삶이 빚어내는 절망과 슬픔은 쌓이고 비벼져 원한으로 뭉쳐지고 분노의 눈동자로 치켜떠지게 된다. 결국 흩어진 힘들을 모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그 단결의 힘으로 인간다운 삶의 보장을 요구한다. 이것은 절망과 슬픔이 너무도 쌓여 이제는 원한과 분노의 눈동자로 터져 온 자연스러운 전환일 것이다.주체적인 자각과 단결을 통해 인간다운 삶에의 염원을 성취하려는 노동자의 요구와 초과이윤을 더욱 확대하려는 자본의 욕구가 맞부딪히게 됨으로써 두 번째 대립?갈등은 전개된다. 노동자들이 점차 자각하고 단결하게 됨에 따라 간단한 일방적 패배는 있을 수 없게 되었지만, 자본을 소유한 사용자측을 견디기엔 너무도 그들의 힘은 미약하다. 막강한 힘의 사용자측은 ‘노조를 포기하라고/ 개새끼들, 불손분자라고/ 길길이 날뛰는’(「대결」)가 하면 온갖 방법으로 노조를 파괴하려 들고 결국 이 대결에서 노동자들은 해고와 짓밟힘으로써 처절한 패배를 당하게 된다. 그러나 이 패배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일어섬과 패배의 과정에서 ‘햇살 쏟아지는 파아란 하늘/ 이슬 머금은 푸른 대지 위에/ 생명 있는 모든 것들 하나이 되어/ 춤추고 노래하는 눈부신 새날’(「사랑」)을 향한 염원과 뜨겁고 끈질긴 싸움의 의지가 깊이 새겨지게 된 것이다. 박노해는 패배의 과정에서, 동료간의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참다운 믿음과 사랑의 관계, 부부간의 참다운 믿음과 사랑의 관계(「이불을 꿰매면서」), 모자간의 참다운 믿음과 사람의 관계(「어머니」)가 사회적 모순구조에 의해 허위적인 것으로 왜곡되고 있으며, 이 모순구조를 이겨내야만 진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민중생활의 모든 절망과 슬픔, 원한과 분노는 바로 여기, 즉 인간다운 삶의 세계를 향한 싸움으로서의 사랑 속으로 여지없이 녹아들어 민중 해방의 정서로 통일되고 있다. 참된 노동의 부활, 노동의 해방, 민주주의의 실현, 민족 통일의 달성을 위해서 잘린 팔다리로라도, 아니 혼백으로라도 기어이 그날에 이르고야 말겠다는 민중해방의 정서로 이야기 되어진 것이다. 이에 입각하여 어머니에게(「어머니에게」), 사회 전체에게(「허깨비」) 그날을 향한 진군의 비장한 출사표를 보낸 것이다.박노해는 인간다운 삶의 세계를 향한 열망과 이를 가로막는 현실 간의 대립?갈등의 전개과정을 통해 근로자들이 점차 주체적 인간으로 일어서고, 그에 따라 노동현장의 대립?갈등 구조가 가정?사회?민족, 그리고 경제?정치?문화 전체에 걸친 사회적 모순 구조의 한 표출임을 똑똑히 인식하게 되며, 여기서 그 모순구조의 근원적 극복을 행한 절절한 염원과 의지가 자신의 구체적 삶 속에서 솟구쳐 오름을 충격적이고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회구조의 직접적인 표출과 선명한 인식인 구체적 현장성과 실천적 운동성의 통합에서 비롯된 것으로 모든 시들은 자기 자신의 뿌리박고 살아가는 작가 자신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일어나는 대립?갈등의 전개 과정이 그만큼 생생하고 절절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머문다면 삶의 고통스런 모습을 감상적으로 호소하거나 단순히 고발하는데 그치고 말 것인데, 『노동의 새벽』의 많은 시들은 근로자들이 자기 삶의 터전으로서의 노동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대립?갈등의 전개과정에 주체적?실천적으로 참여하여 움직여가는 운동의 흐름 가운데서 출발함으로써 실천적 운동성을 획득하고 있다. 피와 살에 뼈대를 더하듯 구체적 현장성에 실천적 운동성을 가하여 감상적 호소나 단순한 고발의 차원을 벗어나 민중 해방의 정서와 의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긴 공장의 밤/ 시린 어깨 위로/ 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 드르륵 득득/ 미싱을 타고, 꿈결같은 미싱을 타고/ 두 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시다의 언 손으로/ 장밋빛 꿈을 잘라/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을 싹쭉 달라/ 피 흐르는 가죽본을 미싱대에 올린다./ 끝도 없이 올린다./ (중략)/ 찬바람 치는 공단거리를/ 허청이며 내달리는/ 왜소한 시다의 몸짓./ 파리한 이마 위로/ 새벽별 빛나다.「시다의 꿈」 부분전쟁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아/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가지/ (중략)/ 스물아홉의 내 운명을 날아 빠질 수만 있다면/ 아 그러나/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지/ 죽음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 (중략)/ 우리들의 사람/ 우리들의 분노/ 우리들의 희망과 단결을 위하여/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줏잔을/ 돌리며 돌리며 붓는다/ 노동자의 햇새벽이/ 솟아오를 때까지「노동의 새벽」 부분올 어린이날만은/ 안사람과 아들놈 손목 잡고/ 어린이 대공원에라도 가야겠다며/ 은하수를 빨며 웃던 정형의/ 손목이 날아갔다/ (중략)/ 비닐봉지에 싼 손을 품에 넣고/ 봉천동 산동네 정형 집을 찾아/ 서글한 눈매의 그의 아내와 초롱한 아들놈을 보며/ 차마 손만은 꺼내 주질 못하였다./ 환한 대낮에 산동네 구멍가게 주저앉아 쇠주병을 비우고/ 정형이 부탁한 산재관계 책을 찾아/ 종로의 크다는 책방을 둘러봐도/ 엠병할 산더미같은 책들 중에/ 노동자가 읽을 책은 두 눈 까뒤집어도 없고/ (중략)/ 우리는 손을 소주에 씻어 들고/ 양지 바른 공장 담벼락 밑에 묻는다/ 노동자의 피땀 위에서/ 번영의 조국을 향락하는 누런 착취의 손들을/ 일 안하고 놀고 먹는 하얀 손들을/ 묻는다/ 프레스로 싹뚝싹뚝 짓짤라/ 원한의 눈물로 묻는다/ 일하는 손들이 기쁨의 손짓으로 살아날 때까지/ 묻고 또 묻는다.「손무덤」 부분박노해의 시는 「시다의 꿈」에서처럼 저임금?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대변되는 노동 현장에서의 애환과 인간적인 삶에 대한 꿈과 좌절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의 새벽」에서 ‘노동’은 현실의 고통과 절망을 의미하며, ‘새벽’은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지피려는 절연한 의지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삶의 고통과 초월이라는 대립 구조가 우리에게 제시된 노동 현실을 벗어나지 않으며, 그 운명을 감싸안고 살아가려는 몸부림을 절실히 그려낸다는 점에 있다고 할 것이다. 「손무덤」에는 동료노동자의 절단된 손을 묻는 슬픔과 절망, 원한과 분노의 행위를 착취의 손, 놀고 먹는 더러운 손을 묻는 주체적?실천적 행위와 일치시킴으로써 슬픔?절망?원한?분노가 뒤엉킨 싸움으로서의 극적 전환을 이룩하고 있다. 노동은 단순한 절망과 슬픔의 행위, 원한과 분노의 행위가 아니라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노동의 부활, 즉 노동의 해방이 이루어지기까지 ‘누런 손’, ‘하얀 손’ 들을 묻고 또 묻는 대결의 행위로 바뀌고야 만 것이다. 이것은 시 전체에서 계속적으로 쌓이는 노동자의 일방적 패배의 과정 끝에 나온 것으로 패배를 강요하는 사회구조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최후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문/어학| 2004.06.09| 4페이지| 1,000원| 조회(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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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순원의 장편소설연구
    소설의 조직성과 해체의 구조-황순원 장편 소설의 작중 인물을 중심으로1. 서론문학 작품 속에서 다양한 계기들의 짜임을 이끌고 나가는 작가의 주제의식이 보편적이며 구체적인 실체로 형상화될 때 우리는 작중 인물과 만나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작중 인물들의 유기적 관련에 의해 드러나는 구조적 특성을 파악하여 작가의 인생관과 세계관 또는 그 사회의 성향과 시대 정신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여기에선 황순원의 작가적 기량이 원숙하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창작된 그의 대표적인 장편 소설『일월』과 『움직이는 성』을 대상으로 하여, 그 작중 인물들의 성격 유형 분석을 통해, 작품의 구조와 주제를 밝혀보려 한다.2. 인물 구성과 지향점의 확산『일월』의 인철에게 그가 백정의 후손이라는 사실은 숙명적 인간조건이다. 그에 대한 그의 인식은 그동안 그의 삶을 허위로 바꿔버리며, 새로운 자신의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이 숙명에 대해 아버지처럼 숨기거나 형처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선다. 그러나 그 마주섬의 대답은 기룡의 모습처럼 존재론적 고독의 무게가 그것을 수락하고 감당해 나갈 때 해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극적인 인물들의 모습은 『움직이는 성』에서, 현실 어디에도 안주하고 싶은 의욕이 없고 인간관계를 불신하는 준태의 모습과, 불행한 과거에 얽매여 있는 성호의 모습, 또한 유랑민의 표본처럼 상황에 따라 삶의 지표를 유동시키는 민구의 모습에서도 나타난다.이러한 소극적 인물들이 자율적인 움직임에 의해 사건 전개나 반전을 가져오기는 어려운 일이며, 따라서 그들의 내면적 성격과 주변 상황의 부딪힘에 따른 반응에 의해 소설의 추진력이 획득되고 있다.그러나 황순원 소설의 여성상은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일월』의 나미처럼 자신의 이성적 판단과 의지력을 바탕으로 생활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또한 『일월』이후 이러한 인물의 특성이 강화되는데, 이러한 것은 황순원의 보수적 세계관이 일정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음을 뜻한다.이와 함께 황순원의 인물 분석을 통해 드러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인물 설정 기법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인데, 『신들의 주사위』에 이르면 인물 설정에 있어 각 인물들의 비중이 비슷해지며, 그 각기의 움직임이 다양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물 설정 기법의 확산은 작품 구조 및 주제의 확산과 함께 이루어지며, 이 작품들이 그의 원숙미가 한층 더해진 시기에 창작된 것인 만큼, 작품의 중심 과제를 종합적으로 투시하려는 원숙한 시선에서 기인한다고 보여진다.3. 해체의 작품 구조와 질서 의식『일월』에서 등장인물들은 인철을 중심으로, 그 양 극단에 서서 서로 상대적인 구도를 그리며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이러한 가운데 서 있는 인철의 갈등이 소설적 필연성으로 자리잡고 있다.이러한 『일월』은 주인공 인철을 중심으로 씨줄과 날줄처럼 주제 표출과 구성 기법에 의한 복합 구조로 짜여져 있다. 그 교차지점에서 인철은 소설의 통일성과 조직성을 더하게 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조직성이 『움직이는 성』에 이르면 다양한 사건들을 얼기설기하게 풀어나가는 해체적 구조로 변화해 나감을 볼 수 있다. 이 작품 내에서 실질저인 전개는, 차원과 내용이 다른 무수한 에피소드의 단면들이 끊임없이 교체되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것은 언뜻 보면 개별적인 삽화들에 불과한 듯이 보이나, 각기 차원과 내용이 다른 무수한 단면들의 동시간적인 대질을 통하여 다양한 조건과 의식들 사이의 모순당착의 양상을 나타냄으로써, 우리 사회의 속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인물들의 행동과 사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일월』에서는 인철을 중심으로 통일되어 있던 것이, 『움직이는 성』에 이르면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된다.『움직이는 성』의 주요 인물인 세 사람, 즉 샤머니즘을 연구하는 민구, 기독교적 전도 사업을 하는 준태, 그리고 양 쪽 어디에도 안주할 수 없이 유랑민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성호의 개성적인 성격과 행동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면서, 주제를 부각시키는데 다각적 접근을 하고 있다. 즉, 이러한 것들은 서로가 대립하고 있는 듯해도 결국 그것이 서로를 강제하는 길이 아닌, 각자의 길을 자기의 방식으로 갈 수 있을 뿐인 인간의 숙명적 존재 양식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기도 한다.)이렇게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단락들의 관계가 함께 엮어지면서 소설이라는 조직체를 이루는 것은, 그 배면에서 유기적 통합을 감리하는 작가의 구성력을 인식하게 한다. 즉, 흩어져 있는 듯 하나 더 큰 구조 안에서는 서로 상관관계를 갖고서 커다란 망처럼 조직되었음을 인식하는 탁월할 구성력을 확인하게 된다.황순원이 후기의 장편으로 오면서 작품 구조의 확산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작품의 주제가 철학적 사고를 동반하는 것으로 되면서 여러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고찰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으리라 여겨진다.4. 인간의 존엄성과 철학적 성찰근대사의 격동기를 거쳐 오면서 생산된 우리 문학에는 패배와 반항의 군상으로 그려진 많은 지식인들 볼 수 있다.황순원의 『움직이는 성』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준태는 유랑민 근성의 허무주의자로, 당연 패배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성호는 기독교적 이상주의자이자 내면적 인격의 견실함을 잃지 않지만, 사회적 의미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또한 현실주의자인 민구는 속물적인 것으로의 전락이며 정신적인 패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이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움직이는 성』에서 한국인의 근원 심성을 유랑민 근성이라는 비판적인 측면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작가는 여기서 이러한 패배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인간을 아름답고 순수한 어떤 것으로 믿는 경향’을 보여준다. 즉 주어진 운명이나 참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작가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감당하는 삶의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신뢰를 포기하지 않는다.
    인문/어학| 2004.06.09| 3페이지| 1,000원| 조회(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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