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시작하면서..Ⅱ.중경삼림 속 시간Ⅲ.영화 속 음악Ⅳ.기법Ⅴ.마치면서Ⅰ.시작하면서..▶영화 중경삼림 은 내용면에선 별로 할 말이 없는 영화이다. 90분이 넘는 영화임 에도 불구하고 줄거리를 말하자면 3∼4줄로도 요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동시에 중경삼림은 참으로 할 말이 많은 영화이다.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 솔직히 어이 가 없었다. 도대체 이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신적인 영화 제작 감각 을 지녔다는 왕가위 감독이 이 영화에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확실했으나 도무지 표면적 이해로는 그 심오한 뜻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몇 번의 시간을 간격을 두고 여러번 이 영화를 보고나서 또한 여러 평론가들의 글을 접하고 나니 이제야 이러 한 결론을 낼 수가 있었다. 이 영화야말로 가장 단순하 고, 가장 재미있고, 가장 슬픈 영화라는 것이다. 특히나 시간 대한 강박관념을 영화에 도입하는 왕가위 감독의 시도는 나에게 있어 신선한 충격이었고, 영 화의 이해 수업 시간에 배운 여러 영화 제작 기법, 특히 간간이 이어지는 생동감 넘치는 핸드 헬드 기법을 직접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도 이 영화를 보는 또다른 묘미였다.Ⅱ.중경삼림 속 시간▶왕가위 감독의 이전, 이후의 작품에서 시간은 즐겨 다루는소재가 되긴 했으나 이 영화에서는 거의 강박관념 수준으로 나타난다. 전 작품 아비정전 에서는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에 무엇을 했는지를 지분거리고 동사서독 에서는 아주 뒤틀린 시간의 고리를 만들어 버리고 중경삼림 에서는 노이로제 수준까지 갔다가 타락천 사 춘광사설 에서는 그나마 많이 여유를 찾게 된 듯하다.영화 중경삼림 은 시작부터 이 여자와 몇 시간 후 다시 만나게 되는니, 이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니, 사랑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만년이 되어야 하는 둥 계속 시간 타령의 연속이다. 실연에 충격 받은 경찰(금성무)은 자신의 생일인 5월 1일 까지 그녀에게 연락이 오지 않으면 영영 잊기로 결심한다. 즉 스스로 시한부 인생 을 선고한 것이다. 4월 30일 까지가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서 모으고 결국 연락은 오지 않는다. 그는 기한 지난 통조림을 먹음으로써 자신을 학대하고 한편 그 동안의 심적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놓아준다. 사랑에 기한이 있다면 만년 으로 할텐데.. 이 대사는 홍콩 시민들의 홍콩 반환 시기를 만년으로 하고픈 소망 일 수도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는 어느새 시작된다. 영 화는 처음과 끝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 또한 때 되면 잘도 바뀌는 공항의 이착륙 시간표와 배우들이 남발하는 몇 시간 후 라는 말은 사실상 별 의미가 없는 것이 다.중경삼림 이 만들어진 그 해는 홍콩 반환을 3년 앞 둔 시기였다. 1997년 7월 1 일 이라는 기한에 대한, 어쩌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홍콩 시민들 의 강박관념을 이 영화에서는 곧바로 시간의 해체로 나타낸다. 압축에 압축을 거 듭하다 폭발해버리는 시간의 잔해 속에서 떠도는 도시와 사람들, 반환 이라는 말 로 중국이라는 국가와 역사적 관점에선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홍 콩 시민들의 1997년이란 자신들이 의도하지 않은 삶의 변화와 그것에 대한 막연 한 불안감일 뿐이기 때문이다.Ⅲ.영화 속 음악▶왕가위 감독이 음악에 쏟는 정성이 어느 정도 인지는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영화 에서는 음악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영상만큼이나 분명하게 나타낸다. 두 번째 이야기에 계속 이어지는 califonia dream 은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원래 이 음악은 빠르고 경쾌한 리듬이지만 '중경삼림'의 영상과 어우러 지면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어떤 사람들은 MTV의 뮤직 비디오와 그의 영화를 비교하기도 하지만,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뮤직 비디오는 영상이 음악 에 종속되는 반면, 그의 영화는 음악과 영상이 거의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한다. 음악이 주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영화 '중경삼림' 속 음악들은 다른 것들과는 분명 다르다고 할 수 있다.Ⅳ.기법▶1핸드 헬드(Hand-Held)->이 기법은 이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몫을 한다. 손에 카메라를 들고 걸으면서 또는 달려가면서 찍는 이 기법은 이 영화의 첫 장면부 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수시로 이어진다. 이는 생동감, 현장감을 느끼게 하고 특히 영화 중경삼림 에서는 반환시기를 앞둔 홍콩 도시의 쓸쓸한 풍경을 이색 적이고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2제 멋대로 건너뛰는 점프 컷(Jump Cut)과 왜곡된 앵글->이 것은 임청하에게 주로 쓰인다. 그녀가 하고 있는 마약 밀 반출업의 근본적인 불안감과 어두움의 심리를 묘사한다.3내러티브(시,공간적으로 원인과 결과를 맺으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 영화 속 내러티브는 비선형 내러티브 이다. 이는 왕가위 감독에게 서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임청하와 왕정문 과 양조위와 금성무는 자칫 잘못하면 놓치기 쉬운 짧은 순간에 만난다. 그리 고 그들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면서 진행한다. 단순한 옴니버스 구성이 아니 다. 이 기법은 후기 산업사회를 그리는 주류적 도구가 된다.4시간의 분리-> 중경삼림 에서 편지를 받지 않은 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양조위와 그 를 지켜보는 왕정문, 그리고 그들 사이를 쉼 없이 왔다 갔다 하고 있는 타인 들 간의 속도의 차이 흘려 찍기를 이용한 사람들의 급박한 움직임 뒤에서 그 들은 정지된 시간 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후기 산업 사회의 속도전과 그것에 적응하지 못하는 마지막 로맨티스트의 부조화, 이는 뭐라 이름 붙일 수 없는 기법이지만 새롭고 신선한 시도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