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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학] 가사노동보고서 평가B괜찮아요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가사노동이라는 것을 거의 경험하지 못하고 지냈었다. 물론 가사노동을 분담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공부한다는 핑계와 자신이 직접 집안일을 해야 만족하시는 할머니 때문에 경험은 극히 제로였다. 고작 해보았자 가끔 할머니 안 계실 때 한 설거지와 혼자 배고파서 끓여먹었던 라면, 방 정리하기, 청소기 밀기 등이다. 가계에 나가시는 어머니 때문에 우리 집의 가사노동은 거의 할머니의 차지셨다. 아침밥과 손주들의 도시락과 청소와 빨래 그리고 또 밥......이런 생활을 반복하시는 할머니는 힘드시다는 말 한마디 할 성 싶지만 한마디 하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어렸을 적의 나는 가사노동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일 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직접 밥 한번 안 해봤고 내 속옷조차도 직접 빨아 입었던 적 없는 내가 서울로 대학에 와서 혼자 자취를 하면서 그 가사노동의 힘듦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일단 밥을 내가 직접 해서 먹어야 한다. 물론 간단한 밑반찬은 어머니가 해주신 것으로 해결하지만 그것을 냉장고에서 꺼내서 밥상을 차리고 간단한 국이나 찌개들을 만들고 밥을 내가 하고.......밥은 물을 맞추는 것부터 어떻게 하는 줄 몰라서 맨 처음엔 퉁퉁 불은 밥이나 딱딱한 밥을 먹기 일쑤였다. 그리고 찌개역시도 찌개용으로 양념까지 다 되어있는 것을 함에도 불구하고 싱겁고 짜고 간이 잘 안맞았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해봄으로써 그것이 얼마나 힘이 들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한 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학교 가는 것에 바빠서 아침을 직접 챙겨먹지 못하고 점심이나 저녁도 거의 밖에서 해결한다. 직접 나의 입을 챙겨서 먹는다는 것도 힘든 일인데 남의 입까지 챙겨서 아침부터 고생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지 새삼스럽게 느꼈다.그리고 빨래 역시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냥 빨래라는 것이 세탁기에 집어넣고 세제한번 뿌려주고 나중에 말리기만 하면 끝이 나는 건 줄만 알았었다. 그래서 그것이 힘든 일일 것이란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 없이 이 옷 입다가 갑자기 내놓고 저 옷 입기, 더럽힌 다음 아무렇지도 않게 빨래바구니에 담아두기 등을 그냥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가 빨은 옷들은 하나같이 때가 남지 않아서 세탁기로 대충 빨아도 쉽게 때가 지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첨으로 빨래를 하게 될 때 어머니의 충고에 따라 속옷이랑 양말은 하루에 한번씩 손빨래를 해주었다. 그때 조그마한 목욕탕에서 쭈그리고 앉아 비누칠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허리 아프고 목 아프고 다리 아픈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충 비누칠을 한다고 때가 빠지는 것은 아니었다. 흰 양말을 언제나 처음처럼 때 하나없이 깨끗이 빨기는 어찌보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일 수도 있다. 그리고 세탁기는 참 민망하고 쪽팔린 일이지만 난 세탁기 사용법을 몰랐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철없이 살아왔는 지를 알게 해준 때였다. 그래서 맨 처음 빨래를 할 때 어머니에게는 차마 민망해서 말을 못하겠고 이런 일을 옛날부터 많이 해봤던 자취하는 친구에게 물어보고 버튼 하나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솔직히 세탁기에 버튼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내가 쓰는 것은 자동세탁 시작버튼 하나뿐이다. 그래서 세탁기에 빨래를 했다가 별로 깨끗하지 않아서 다시 빤 적도 많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깨끗이 입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그리고 옷에 뭐가 묻으면 바로바로 그 부분을 지워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느꼈다. 아직도 흰양말이 깨끗하질 못하다. 어떻해야 깨끗해질지 의문이다. 그리고 나의 중, 고교 시절 우리 할머니께서는 어떻게 그 많던 흰양말을 깨끗이 빨으실 수 있으셨는지, 그 노고가 얼마나 크셨겠는 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할머니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청소도 힘든 일이다. 내가 자취하는 방에 핸드용 청소기를 살려고 계획은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말만 계속 사러간다고 하고 그 것을 사러 어딘가에 간다는 것을 많이 귀찮아했기 때문에 아직도 청소기가 없다. 그리고 청소기를 살려던 계획 때문에 빗자루는 아예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내 방을 청소하기 위한 도구는 달랑 걸레 하나이다. 그 걸레로 여자방의 더러움의 최고적, 머리카락들을 훔치고 그것들을 버린 후 구석구석 닦아준다. 그다지 크지 않은 방이지만 허리와 무릎을 굽히고 걸레질을 한다는 것은 많이 힘든 일이다. 집에 있을 때 할머니께서는 내가 학교에 간 이후 계속 이렇게 걸레로 내 방을 닦으셨을 것이다. 할머니는 청소기를 잘 사용하시지 못했기 때문에 언제나 빗자루와 걸레로 청소를 하셨었다. 언제나 내방은 깨끗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것이 이렇게 할머니의 몸을 힘들게 한 후 얻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이제야 제대로 깨달은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정리정돈을 하는 것도 바로바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가 없게 된다. 처음에는 무심코 벗어놓은 옷가지들도 그게 나중에는 계속 쌓여서 정리 정돈을 포기하게 만드는 수준까지 도달하면 정말 큰일이다. 나는 원래부터 정리정돈만은 잘해왔다. 집안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정리정돈 하는 것을 좋아하고 나 역시도 그 집의 피를 이어받아서 내 주윌 정리 정돈 하는 것은 좋아하고 나름대로 잘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귀찮게 생각하는 것 역시도 내 성격 중에 하나라서 한번 어지럽히기 시작하면 귀찮아서 치울 생각을 안한다. 최근에 시험기간이라서 정리 정돈을 좀 소홀히 했었다. 시험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니 늘어져 있는 옷가지와 아무렇게나 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빨래감들, 떨어진 수건들과 책상위에 너부러진 책들과 그 사이사이의 지우개 가루, 바닥은 시험기간 중 먹었었던 음식물의 포장지와 부스러기들......사람 사는 집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더러워 보였다. 그런 것들을 한꺼번에 치울 생각을 하니 막막해졌다. 하지만 치우기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치웠다. 다른 때 집을 치우는 것과 다르게 힘이 더 들었고 시간 역시도 더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너무 집이 더러워지기 전에 제때제때 치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과학| 2002.05.23| 2페이지| 1,000원| 조회(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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