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랑'-남대현의 를 읽고1. 들어가기 전에① 작가에 대해서남대현 : 1947년 출생. 조총련 출신. 金日成대 어문학부63년 일본 도쿄 조선고급중학교 고급부 1학년때 入北, 조선문학창작사 작가(소설)89년 3월 남북작가회담 예비회담 대표조통연합 북측본부 중앙의원(現)(作)장편고설 ② 1980년대 북한 문학에 대해1960년대 이후 북한의 문학은 '유일 사상 체계하의 주체 문학'이다. 이 양상은 80년대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이고 그러한 작업으로 '수령의 형상화'와 '불멸의 역사') 김일성의 항일 혁명 활동을 연작식으로 소설화한 작품총서의 계속된 발간을 들 수 있다. 그러나 80년대 문학에도 새로운 점은 있고 이것을 '사회주의 현실 주제'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해방 후 혁명 투쟁을 형상화한 것, 역사 주제의 것, 조국 통일 주제의 것들이 이것이다. 이런 현실 주제의 문학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특징들로는 먼저 살펴보았던 이나 에서 나타난 '숨은 영웅') 60년대 중반이후 북한 소설에서 드러나는 주체형의 영웅적, 긍정적 주인공이 영웅적이고 역사적인 대사건의 핵심에서 움직이는 인물이 아니라 80년대 이후 나타난 여전히 주체적이고 영웅적이기는 하지만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 현장에서 만나는 보통사람의 형상화를 들 수 있고 도시와 농촌의 격차와 세대간의 갈등을 통해 절실하고 의의 있는 사회적 문제의 제기를 볼 수 있다. 또 세부묘사 기량의 발전과 시점의 대담한 활용을 통해 예술적 기량의 성숙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면들에서도 문제점이 나타난다. '숨은 영웅'을 통한 주인공의 성격의 변화도 긍정적 인물을 이상화하고 부정적 인물을 기형화하는 도식화를 피하지 못했다. 이런 점은 현실의 진실을 반영해 독자의 진지한 관심을 끈다는 리얼리즘 문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또 사회적 문제의 제기는 문제의 제기 정도가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고 사회적 필연이 개재되어 있으며 문제의 해결이 결국 피상적이라는 점에서 아직 미약하다.-교재 김재용 지음. 문학과 지성사. 中 부분 발췌.2. 들어가서① '일과 사랑'을 통한 내용 파악1) 일진호태수정아↔명식기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과 해야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 나 누어 볼 때 진호는 해야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고 명식과 기철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당을 위해서'라는 공통적인 목 적 아래서 진호는 최선을 얻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명식과 기철은 차선이라도 우선 자신들에게 득이 되는 쪽을 택한다. 공산주의 체제의 북한에서는 사회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진호를 긍정적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철저히 개인주의, 자본주의적인 우리 사회의 시각으로 본다면 명식이나 기철도 비난 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이 소설의 배경은 북한이고 모두가 잘살기 위해서라는 좋은 목적아래서 볼 때 진호는 그 동안 보았던 의 정진우나 의 등장인물들처럼 '숨은 영웅'이 될만하다. 대학 4년을 바치고 직장까지 바뀌어 가면서 지켜온 진호의 신념과 연구는 북한 사회가 보통의 인민들에게 바라는 당에 대한 '충성'이라고 볼 때 이것이 기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진호의 영향으로 그를 돕게 된 정아에게서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2) 사랑㉠등장인물 간의 사랑진호―현옥정아―기철: 삐걱거리는 사랑을 보여준다. 서로를 사랑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이해가 부족하다. 정아가 말했던 과일 나무의 열매를 키워 가는 노력이 필요한 사랑이다. 하지만 서로를 염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좋은 결실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태수―은심: 정아의 '바라보기'식의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그 사람의 단점도 받아들이는 자세. 이것이 진실로 사랑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진호―정아: 서로의 부족한 점을 감싸주는 그런 부부로 가장 교과서적이고 이상적인 부부상 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 진호가 진실한 사랑은 서로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바탕이 된 것으로 말했을 때 이것에 가장 적합한 부부이다.: 우정도 사랑의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다면 이들의 관계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정 이상이 것이기는 했지만.... 사랑하는 사이보다 더 서로의 이상에 대해 공감하고 거리낌없이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남녀간의 우정과 동지애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북한 소설 속의 사랑북한 문학에 사랑이 등장하기 시작함으로써 북한 문학에도 비공식성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80년대부터의 일로 그러나 북한 문학에서의 사랑은 지배이데올로기의 첨병 구실을 했기 때문에 다음의 점들에서 비판을 받는다. 먼저 사랑으로 나타나는 김일성 신화의 허상을 들 수 있다. 그 예로 의 '당', '당과 인민'등을 들 수 있다. 남한에서 출판되면서 고쳐지게 되었다는 이 부분들이 아마 김일성에 대한 충성을 나타내는 부분으로 쓰인 것 같다. '당'을 어버이처럼 무엇이나 베풀고 은혜롭고 자애로운 모습으로 나타냄으로써 충성을 학습시킨 것이다. 또 사랑을 조국 근대화를 위한 기만적 윤활유로 사용함으로써 경제 파탄등의 지배 모순을 감추고 노동력을 끌어내고 있다. 이것은 진호의 희생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노리는 효과이다. 또한 여성을 집 안 밖의 일을 모두 잘하는 모습으로 그림으로써 만들어 낸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일과 사랑 모두를 잘 이루어 나가는 정아의 모습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북한의 사랑들은 사랑이 주체의 결핍에서 비롯되어 서로의 합일을 통해 그 결핍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주체의 믿음으로 나타나는데 '근엄한 사랑'의 모습으로 바꿈으로써 사랑을 규격화시킨다. 위와 같은 북한 소설 속의 사랑을 김일성 찬양에서 벗어나 올바르게 보기 위해서는 생각하며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명재편. 국학자료원. 中 부분 발췌② '등장 인물'을 통한 내용 파악진호(주인공, 제철소 강철 직장 기사) : 대학 시절과 그 이후의 시간들은 모두 연구와 실험에 바친 인물로 일에 대한 사랑이 강하다. 그 동안 , 등에서 보여지던 '숨은 영웅'을 나타내고 북한의 신세대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현옥(진호의 애인, 출판사 기자) : 평범한 여성으로 애인인 진호의 신념을 한때 의심하기도 하지만 후에 그를 이해하고 몰래 그의 연구를 돕는 따뜻한면을 가지고 있다. 서로 반대되는 진호와 그녀의 오빠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는다.명식(현옥의 오빠, 금속공업부 심사실장) : 진호와는 대립되는 인물로 이익이 있고 계산에 맞는 일만 한다. 이런 면에서 북한 사회의 관료주의를 볼수 있다.정아(강철 직장 기사, 진호의 보조자) : 여성 '숨은 영웅'이 아닐까? 뛰어난 판단력의 소유자로 사랑과 일을 별개로 취급할 수 있는 여성이다. 결국 정아의 도움이 있었으므로 진호의 연구 결실이 생겼다고 할 만 하다. 또 현옥과 진호의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에서 북한 사회 속이 '정'을 느낄 수 있다.
우리들의 만남- 이문열의 을 읽고이 소설을 '북한문학의 이해' 수업의 과제로 받기 전에 '민족문학론'이라는 수업에서 스치듯 들은 적이 있었다. 근래에 나타나는 북단문학의 한 모습으로 우리 나라가 아닌 제3의 공간에서의 만남! 우리와 전혀 관계가 없는 프랑스나 공산권의 대표격 이었던 중국에서의 이산 가족들의 만남이 요즘의 분단문학의 양상인 것이다. 실제로 요즘 이런 만남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가능하게 된 것이기도 하겠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교수는 그 동안 보아왔던 이산가족들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 동안의 이야기에서 감정적인 면에 치우쳐 그저 만나기만...... 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 소설에서는 좀더 이성적인 모습을 보인다. 물론 친아버지를 만나러 간 것이 아니고 이복동생을 만나러 간 것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장사꾼과 통일꾼을 등장시켜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비난하고 있다. 이런 면을 통해서 통일을 막연한 동경에서 벗어나 정치 이념이나 경제적인 문제로 보여준다는 것이 긍정적인 면으로 보여진다. 남에 어머니와 나, 그리고 형제들을 버리고 간 아버지..... 용서할 수 있을까? 아무리 돌아가셨다고 해도 말이다. 이런 내용은 작가 이문열씨의 체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겠다. 나 개인적으로는 이문열씨의 작품들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가 우리 현대문학에 끼친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얼마 전에도 이문열씨가 그의 부친의 생사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을 드나들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 체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에 감동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생전 처음 보는 이복형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오고 거짓말로 둘러대는 동생의 심정, 이복 오빠와의 만남을 피하기 위해 전화를 속이는 누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것이야말로 지금 북한의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거짓으로라도 버티고 싶은 심정....... 내 부모님도 6.25 체험세대가 아니고 더욱이 나는 전쟁이나 이산에 대해 아무런 느낌이 없는 상태에서 읽는 소설은 그 내용을 다 안다고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통일꾼이나 장사꾼의 모습에서 통일 이후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통일이 되었다고 명소에 별장이나 짓고 정치 싸움이나 하고 북한 동포에게 사기를 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 되지는 않을른지...... 그런 일은 없어야겠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이교수가 생각한 것처럼 통일은 배다른 동생과의 만남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두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결국 하나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분단 비극의 깊이와 화해의 길목.- 윤흥길의 『장마』1. 윤흥길의 작품세계① 남북의 분단 현실과 그에 수반되는 모순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작품.(예) '장마'② 산업화 시대의 굴절에 의한 계층간의 갈등 문제에 주안점을 둔 작품.(예)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직선과 곡선', '창백한 중년' 등의 연작, '완장'③ 교직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순진한 어린이의 눈으로 괴기스러운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2. 「장마」의 배경① 시대적 : 6.25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어수선한 시기② 공간적 : 산에 접해 있는 작은 마을③ 시간적 : 장마 ( 천재적(天災的)인 재난인 장마와 인위적인 재난인 살육의 전쟁을 상호 병렬시킴 ; 전란의 뒷감당을 겪는 사람들이 시대 현실의 질곡을 넘어야만 하는 곤고한 과정을 장마라는 계절적 기후현상으로 상징 )3. 등장인물 : 대립적인 방향성을 지닌 두 군집① 할머니, 고모, 삼촌 : 좌익 성향② 외할머니, 작은 이모, 외삼촌 : 우익 성향※ 아버지, 어머니, 나 : 중간지대에 서 있음.그러나 이런 가족, 인척간의 구분은 정치적 이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그저 사지에 나간 아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인정적인 차원의 소망이 극대화 된 것으로 감정적인 대립이다. 이것은 6.25의 발발 배경이 우리의 의지와는 거의 무관하게 소련과 미국이라는 강대국들의 대립이 원인이 되었던 사실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대립은 구조적으로 예정되어 있었다.4. 소설의 구성에 따른 이야기Ⅰ. 장마 빗속을 뚫고 외할머니에게 외삼촌의 전사 소식이 전해짐(외할머니의 한(恨)).Ⅱ. 외할머니의 저주 - 할머니와의 대립이 시작 됨.Ⅲ. 삼촌의 귀가 - 내가 일으킨 사건으로 할머니와 '나'의 대립이 시작됨.Ⅳ. 외삼촌과 삼촌의 이야기.Ⅴ. 점쟁이의 예언 - 할머니의 기대와 준비.(이념적인 대립을 넘어 선 모성애)Ⅵ. 구렁이의 출현 - 삼촌의 현신으로 인정함(할머니의 한(恨)). 외할머니와 할머니의 '화해' (이 화해를 통해서 이 소설이 단순한 전쟁의 현실 고발 수준이 아닌 분단극복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나와 할머니 의 화해.( 역사 속에서 살아온 삶과 관찰자로서의 시각 사이에 개입되 어 있는 인식의 거리, 그 불협화음을 좁히고 해소하는 역할) 할머니의 죽음.5. 소설의 감상① 화해의 의미시대적이고 역사적인 현실의 바라보는 작가의 의식이 담겨 있다. 우리의 불행한 현대사를 어떻게 치유하고 새로운 삶의 활력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이론적인 차원이 아닌 감정적인 차원에서 준비했다. 이것이 소설에 깊은 문학적 묘미를 더해 주었다. 이런 화해는 서로가 공동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된다.② 주술적인 믿음의 역할외할머니가 꿈을 통하여 아들의 죽음을 예감하는 것이나 점쟁이의 예언을 믿고, 또 마지막에 집으로 찾아온 구렁이를 자신의 아들이 죽어서 나타난 것이라 믿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토속적인 민간신앙의 전파력이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한다. 분열된 민족이 합하려면 양쪽에서 공통적인 것을 회복해야 하는데, 그 공통적인 것 중의 하나가 민족적 보편 정서라는 것이다. 그래서 샤머니즘적인 민족적 보편 정서와 또 다른 것으로 두 할머니가 다 같이 가지게 된 피해자로서의 한(恨)을 통해서 모두가 결국은 피해자임을 느끼게 한다. 또 모성이라는 절대적인 사랑의 소재는 어느 누구도 거부감 없이 소설의 주제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구렁이'의 상징 ; 저주로 죽은 영혼은 구렁이가 된다는 민간 신앙에서 나타난 것이 다. 6.25라는 역사에 의해 상처받은 영혼을 나타내고 동족상잔이라는 비극의 구체적 상징물의 역할을 한다.'머리카락'의 상징 ; 할머니 자신과 그 모성애를 나타내고 인간의 숨결(情)을 느끼게 한 다.③ 사투리의 미학소설에 전반적인 인물들이 사용하고 있는 투박한 지방 사투리는 수용 미학적인 모습을 갖는다. 또 이것은 작가의 서술적 언어구사와도 관련이 있다.④ 어린아이 서술자이 소설은 소년의 관점에서 서술되고 있지만 사실은 성숙한 연륜의 회상시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순진한' 아이의 눈을 통해 소설적 효과를 얻게 되고 소설의 전모를 통해서 남북한의 이데올로기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도 그것의 부정적 실상을 잘 드러낸다. 이것은 역사의식을 내세우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신빙성 없는 화자-신빙성 없는 화자(unreliable narrator) 혹은 오류에 빠지기 쉬운(fallible) 화자자기가 서술하 는 일들에 관한 인식과 해석과 평가가 미성숙(未成熟), 무교양(無敎養), 무지(無知)로 인해 잘못되기 쉽거나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화자를 말한다. 보통 순진한 사람이거나 어린이가 나레이터로 설정되는데 이때의 화자를 말한다. 화자의 내면과 외부 세계의 차이는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는 데 효과적일 때가 있다.
박노해의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읽고대학 입시를 목표로 이루어지는 중. 고등학교의 문학 수업을 통해서 나는 시에 대해서 단편적인 지식들만을 가져왔다. 살아있지 않은, 이미 평가 내려진 시인들의 시만을 일고 외워 가며 공부한 것이었다. 하지만 문학에 관심이 있고 국문과로 내 진로를 결정 내린 이 시점에서 나는 생존해 있는 진정한 현대 시인들의 시를 읽어야할 필요성을 깨달았다. '박노해' 시인의 이름을 수업시간에 들었을 때 이름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시를 떠올려 보려 하자 내 머릿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의 첫 시집인 『노동의 새벽』을 사서 읽게 되었을 때 왜 내가 그의 시를 몰랐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의 시들은 80년대의 소위 운동권이라는 사람들이 읽고 수긍할 수 있는 시였던 것이다. 지금의 나는 사실 운동권과는 거리가 멀고 80년대 특히 그의 시집이 출간됐을 때에는 서너 살의 말 배우는 아이였기 때문에 그의 시들은 내게 큰 감동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미쳐 몰랐던 80년대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요즈음 주목받는 386세대들의 사회적 배경을 아는데도 도움이 되었다.박노해의 시집 이전에도 많은 노동문학이 있었지만 『노동의 새벽』에 실린 시들은 그 이전의 민중시들이 보여 주지 못했던 예술적 감정을 노동자의 눈에 접목시킴으로써 민중 문학의 새로운 국면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시들은 열악한 작업환경과 장시간 노동, 노동소외라는 노동자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거대한 자본의 끝없는 이윤추구와 사회구조 안에서 스스로 단결조차 되지 않은 80년대 초의 노동자들은 애초부터 싸움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일하다 보면 언제 손목이 날아갈지도 모르고('손무덤'), 폐가 콜콜거리는 ('어쩔 수 없지') '시커먼 무우짠지'('졸음')가 되어 버린다. 또 전세 값과 공공요금 고지서는 무거워지고 아내의 시장바구니는 날로 가벼워져도('모를 이야기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소주를 마시던가('포장마차') 고고장에나 가서 한판 신나게 흔들어('어디로 갈꺼나') 순간적으로나마 절망적인 현실을 잊으려 들뿐이었다.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절망의 현실에 슬퍼만 하고 있지 않는다. 이들은 뼈저린 각성으로 자신들의 절망의 이유를 알게 되고 마땅히 찾아야 할 우리 것을 위해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노동자('진짜노동자''허깨비')가 되어 노조를 결성하고, '노조를 포기하라고 / 개새끼들, 불순분자라고 / 길길이 날뛰는'('대결') 자본가에 맞서 숙명적인 대결로 들어간다. 그러나 결국 이 대결은 해고와 짓밟힘, 즉 노동자의 패배로 끝난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한 패배가 아니다. 비록 비참하게 으깨어졌을망정 그들은 다시 패배를 딛고 이를 악물고 일어서고 만다. 이들은 핏발 선 싸움이 준 뼈저린 각성으로('허깨비') 또 다시 전열을 추스리며 수 없이 불어난 동지들과 함께 탄탄한 연대위에서 노동자의 전진을 내어 딛는다.('장벽') 이 시집의 짜임새를 살펴보면 개개의 시들이 흩어지면 제각기 독립된 시가 되고, 모아지면 하나의 서사적 장시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신세한탄(슬픔) => 각성과 분노 => 싸움의 준비 => 숙명적 대결 => 노동자의 패배 => 싸움을 통한 각성 => 승리하는 싸움을 향한 준비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이 이 장시의 대략적인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