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 신사실주의 대표작가 소설선이 책을 거의 한 달에 걸쳐서 읽었다..^^;; 소설이라서 부담 없이 읽기 시작하였는데 중간의 애정의 소용돌이 소설을 읽으면서 약간은 지루하기도 했다. 그래서 다른 소설을 다 읽은 후에 마지막에 읽었다. 책 마지막 겉 표지에 있는 내용을 빌어서 얘기하면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들어서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전반 중국의 현대소설은 다양한 변화를 경험한다. 변화 중에서도 특히 `신사실주의'라는 이름의 경향이 주목받았다. `신사실주의'는 교조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밝히던 이전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서 탈피하여, 현실의 생활을 원래 그대로 환원하여 묘사함으로써 보다 풍부한 문학 세계를 추구한 일군의 흐름이다라고 했다. 4편의 소설은 중국 작가들의 시각을 통해서 동시대의 중국인과 중국 사회의 살아 있는 모습을 접하게 해주었다.팡팡의 은 시점이 독특하다. 중국 양쯔 강 하류에 위치한 한커우의 한 부두노동자의 가족사를 그리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태어난지 보름만에 죽은 여덟 번째 아들을 화자로 내세워 자본에 물 들어가는 인간의 추악함을 부두노동자 일가족의 처절한 생존기를 통해 그린 작품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독자로 하여금 약육강식과 생존경쟁에 시달리는 이승의 모습을 저승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즉 죽으면 만사가 아무 소용이 없건만, 그런 이치를 모르고 온갖 추악한 모습으로 버둥대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부조리한 세계에 드리워져 있는 생명의 취약 산재해 있는 생존의 위기 돌연한 죽음 같은 삶의 불가해한 우연성과 돌발성 그리고 인간의 추악함 등이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더불어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다. 최하층민의 생활을 그렸다고 하는데 오히려 나는 중국의 상류층 생활이 더 궁금할 정도로 소설 속의 비참한 삶들이 낯설지가 않다. 우리 소설 속에서도 그만한 비참함 정도는 많이 찾아볼 수 있으니 문제는 비참함을 고발하는데 그치는가 그 속에서도 인간의 다양하고도 심층적인 모습을 발견하는가에 있지 않을까 한다.류형의 는 모범적인 중년 유부남의 혼외정사를 통해 성욕과 권력욕에 허물어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특히 욕망과 도덕적 자책감, 그리고 권력욕 사이에서 번민하는 중년 남자의 심리가 쾌락, 긴장감, 계산적인 속셈, 그리고 위선적인 자기 합리화 등으로 매우 실감나게 묘사되고 있다. 인간의 마음 속에 도사린 선과 악, 혹은 보여지는 자아와 감춰진 자아의 갈등을 정말 흥미롭게 풀어냈다. '인간이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중국도 사람 사는 곳임을 실감나게 한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랑'이 주제가 되어도 의아할 터인데 '간통'을 다뤘으니.. 특이하게도 이 작품은 혼외정사에 빠진 중년 남자의 행위에 대한 가치 판단을 유보한다. 그 행위에 대해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다만 현실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그것은 인간이 생존을 위한 기본적 욕망을 늘 갈구하고 있고 또 그와 같은 욕망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사실 때문일지 모른다고 생각한다.류전윈의 은 중국 사람들의 일상을 또 다른 각도에서 엿볼 수 있었다. 중국식 조직 시스템 `단위 의 감시와 압력을 통해 중국 특유의 권력 역학관계를 빗댔고 뛰어나게 묘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일반인의 심리, 행위, 언어, 규범 등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는 중국 사회의 특수한 정치문화를 잘 포착하고 있다. 오해와 질투, 화해와 용서, 저마다 제 각각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면면이 세밀하게 펼쳐진다. 우리와는 다른 사회적 특성상 적어도 겉으로는 다들 자신을 죽이고 사회조직에 착실하게 적응해 살 것이라는 짐작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사람들 각각의 뒤틀린 감정이 이리저리 꼬이고 엉키는 과정에서 그들의 인생사가 엮어지는 코미디 아닌 코미디가 마음을 쓸쓸하게 한다. '산다는 게....'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이 중국 소설이 우리 삶에서도 보편성을 얻는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