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ouis Pasteur 의 업적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는 근대 과학의 발전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프랑스의 화학자이면서 미생물 학자이다. 그는 19세기 후반에 농학, 의학, 발효, 약학, 화학 그리고 위생학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그의 최초의 연구는 1848년 타르타르산(酒石酸)에 관한 것으로 그는 26살이 되던 해에 타르타르산염과 파라타르타르산의 구조상의 차이를 광회전성의 차이를 이용하여 밝혀냈다. 타르타르산에 의한 광회전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분자내 원자 배열의 문제에 도달, 화학조성 · 결정구조 · 광학활성의 관계를 연구하여 J.H.반트호프 입체화학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파리의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물리 화학을 공부한 뒤에 그는 1849년 스트라스부르크 대학의 교수가 되어 화학조성, 결정구조, 광학활성의 관계를 연구하여 현대 입체 화학의 기초를 확립했으며, 이때 생물이 입체 이성질체 중 비대칭 분자들을 이용하여 생명을 합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우주의 비대칭성을 논함과 동시에 생명의 화학적 연구에 흥미를 가졌다.1861년에 프랑스 북부 도시 릴의 양조업자 비고(Bigo)의 의뢰를 받고 발효와 부패에 관해 연구를 하여 젖산 발효는 젖산균에 의해 그리고 알콜 발효는 효모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발효는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이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1862년 알코올에서 아세트산으로 변하는 것과 아세트산 발효에 대해 연구하여 식초의 새로운 공업적 제법을 확립하였다. 또한 당시의 프랑스 포도주 산업계는 포도주의 품질 변화로 매년 수천만 프랑의 심한 경제적인 손실을 보고 있었다. 이에 나폴레옹 3세의 요구로 포도주 산패(酸敗)에 관한 연구도 했다. 1864년 아르보아(Arbois)에 위치한 포도 농장을 방문한 파스퇴르는 포도주의 맛을 변질시키는 원인은 미생물이며 이 균은 55도( C)로 가열하면 죽는다는 사실로 저온살균법(pasteurization)을 산업자연발생설을 무너뜨리고 생명은 생명에 의해 탄생된다는 위대한 사실을 실증해 보였다.1865년부터 J.A.뒤마의 의뢰를 받고 누에의 미립자병(微粒子病)과 연화병(軟化病)에 대한 연구를 계속한 끝에 누에병의 원인이 되는 두 가지 박테리아를 분리하는 데 성공하고, 감염된 병충의 알에 의한 전염예방법 등을 발표하여 양잠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공헌하였다. 1867년 소르본대학의 화학교수가 되었으나 에콜 노르말에서 연구를 계속하여 그 뒤 1877년 탄저병, 패혈병, 그리고 산욕열 등의 병원체를 규명했다. 이 연구의 영향을 받은 영국의 외과의사 J.리스터는 외과수술에서 방부법(防腐法)의 응용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 1879년 닭콜레라의 독력을 약화시킨 배양균을 닭에 주사하고 면역이 된다는 것을 발견, E.제너 이래 과제로 남았던 백신 접종에 의한 전염병 예방법의 일반화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그의 최대의 업적으로 일컬어지는 광견병의 왁진 제조에 성공했다. 1880년 광견병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파스퇴르는 토끼를 이용, 개의 독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광견병은 발병 할 때까지 잠복기가 길어 미친 개에 물린 뒤에 백신 주사를 놓아도 발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인체 실험을 할 수 없었기에 자신의 확신을 증명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885년 7월 6일 미친 개에 물린 소년이 그의 연구실을 찾아 왔다. 검증 안된 백신을 위험하다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살려달라고 매달리는 소년에게 왁진을 13회 접종하여 소년 조셉마이스터의 생명을 구했다. 1973년 탄저병이 발생하여 소와 양들이 떼죽음을 당하자 파스퇴르는 탄저병의 원인이 되는 원인이 박테리아임을 밝혔다. 이와 같은 연구를 발판으로 그는 1881년 탄저병 백신을 만듬으로써 양(羊)의 면역 실험에 성공하였고, 탄저병 면역에 관한 공개 실험을 하여 그 유효성을 증명하였다.파스퇴르는 미생물이 맥주나 포도주를 상하게 하고 동물이나 사람에게 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작이다.파스퇴르는 목이 긴 유리 그릇을 만들어 S자형으로 구부렸다. 이것은 백조의 목처럼 생겨서 백조목 플라스크라고 하였다. 여기다 즙을 넣고 가열한 후, 그릇의 마개를 닫지 않고 공기중에 방치하였다. 다만, 목을 구부려 놓았기 때문에 미생물들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이 생각은 들어 맞았다. 공기 중에 떠돌아 다니던 미생물은 구부러지 목에 걸려서 유리 그릇 안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었으며 그릇 안의 즙에는 아무런 변화도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목을 잘라 버리니 즙은 수 시간 내에 금방 썩어버렸다. 이번에는 솜에다가 공기를 불어 넣어서 관찰해보니 솜에 곧 미생물들이 번식하였다. 그런데 이것을 즙에 넣어 보았더니 마찬가지로 금방 부패하는 것이었다. 솜을 가열한 다음 넣어보았더니 즙은 다시 상하지 않았다.이 실험으로 생물의 자연발생설은 완전히 부정되었으며 생물은 생물로부터만 발생한다는 생물발생설이 정식으로 인정받게 되었다.파스퇴르는 천연두나 여러 전염병은 예방접종을 하면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 냈다. 예방주사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우리 인류는 여러 가지 전염병으로 커다란 고통을 당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파스퇴르의 이와 같은 명성은 쉽게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가 가축들에 유행하던 무서운 탄저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였을 때 그 당시 많은 의사들가 수의사들은 그가 만든 백신을 믿지 않았다. 주로 면양과 소, 말 등의 초식 동물들에 많이 발생하는 탄저병은 다리가 몹시 약해져서 무리를 따라 다니지 못하게 되고 비틀거리다가 갑자기 죽어 버리는 병이었다. 파스퇴르는 탄저병은 이 병에 걸려 죽은 동물에서 살던 세균이 벌레 등을 통하여 주위의 풀들을 오염시켜서 이 풀을 먹는 다른 동물들이 전염된다고 했다. 파스퇴르의 업적을 시기하던 많은 과학자들은 그가 개발하였다는 백신을 믿지 않았다. 1881년 5월 5일 파스퇴르는 과학사에 있어서 유명한 공개 실험을 시작하였다. 그는 이미 실험실에서 확인하였던 이 실험이 반드시 성공하여서 큰 경제적 부담없이 . 5월 17일, 파스퇴르 일행은 다시 목장으로 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50마리의 면양들 모두에게 탄저병을 일으키는 맹독으 배양균을 오른쪽 넓적다리에 주사하였다. 6월 2일 , 목장에는 22마리의 면양들이 나란히 죽어 있었으며, 그 옆에는 2마리의 면양들이 괴로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도 한시간이 채 가기 전에 숨을 거두었고, 나머지 한 마리도 결국 그 날을 못 넘기고 죽고 말았다. 그러나 접종을 받은 면양들은 모두 살아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었다. 그 후 2년 동안 약 10만 마리의 동물이 접종을 받게 되었다. 이 중 탄저병으로 죽은 동물은 단지 6백 50마리에 불과했는데, 이것은 접종이 있기 이전에 10만 마리당 약 9천마리가 이 병으로 죽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였다. 이 실험을 통하여 예방접종의 효험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사람과 동물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백신의 개발이 점점 더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그의 여러 업적을 제외하고, 오직 이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파스퇴르는 분명 인류에게 크게 기여한 위대한 과학자임에 틀림없다.Athermal treatments비가열 (Non-thermal) 살균법이란...가열 살균은 식품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열처리하여 사멸시키는데 미생물 사멸 이외에 열처리에 의한 영양 성분의 파괴, 향미의 소실, 텍스쳐의 변화, 변색, 이취 또는 이미의 생성 등 바람직하지 않은 품질 변화를 필연적으로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가열 살균은 식품의 신선도와 품질을 낮추며 영양학적으로도 불리한 식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러한 가열 살균의 식품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열을 사용하지 않는 살균 방법을 통하여 기존의 가열 살균 공정을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 몇 가지 새로운 비가열 살균법이 개발되어 일부는 실제 제품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비가열 살균법 가운데 가장 보편화된 기술은 방사선 조사이며, 그 외에 초고압 공정과 고전장 펄스 공정이 외국의 경우 일부 제품에 실용화되고 있다. 아울러 광펄스 처리,이하의 조사는 모든 식품에서 안전하다고 WHO와 FAO에 의해 입증된 바 있다. 방사선 조사시 식품이 흡수한 에너지를 Gy (gray, 그레이) 라는 단위로 표시하는데, 1Gy 는 식품 1㎏에 1J의 에너지가 흡수된 선량으로 정의 한다. 통상 식품에는 1~10KGy 의 흡수 선량을 갖도록 조사하여 구근류 식물의 발아 또는 발근 억제, 해충 사멸, 과실의 숙도 지연, 육류의 병원성 미생물 살균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그 외에 무균 포장을 위한 포장재 살균에도 이용되고 있다.2 초고압 살균 기술 (High pressure sterilization)초고압 살균 기술은 물리적 방법의 하나로 1899년 미국의 웨스트 버지니아의 한 대학의 농업 연구소 Hite B.H. 가 고압 처리로 식품을 대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이래, 드디어 1990년 일본에서 고압 처리에 의한 딸기 등의 잼이 시장에 출하되었고 감귤류 과즙 가공품이 이어서 판매되기 시작하였다. 가공되어진 식품을 포장할 경우 식품에 수백 MPa의 압력을 가하면 공유결합은 절단 내지 생성을 일으키지 않고 비공유 결합만이 고압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향미, 색상 등의 품질 유지를 갖는다. 식품의 초고압 살균은 식품을 플라스틱백 등 유연 포장재에 포장한 후 초고압 장치에 넣고 물을 매체로 하여 수천 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일정시간 동안 처리하여 식품내부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사멸시킨다. 초고압 처리는 미생물 사멸뿐만 아니라 식품에 존재하는 효소도 불활성화시킴으로써 저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가열 살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생물 세포는 초고압에 의해 쉽게 사멸되지만 포자는 보다 높은 압력을 처리하거나 열과 초고압을 병용하여 처리하여야 사멸된다. 즉 초고압 처리에 의하여 포자의 발아를 촉진시켜 쉽게 사멸될 수 있는 영양 세포로 변화시키고, 가열에 의하여 발아된 세포를 살균하는 병합 효과를 이용하여 사멸시킨다.현재 초고압 처리하여 향미와 영양이 우수하고 저장성 있는 우유와 주스 제품이 미국 등 일본 선진국에서 유통되고 있다 있다.
누구든지 적어도 한번쯤은 화분 하나 정도는 길러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얼마 전에 친구한테서 집에서 손쉽게 기를 수 있는 조그마한 화분 세 개를 선물 받았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내 손으로 식물을 길러 본 적이 없었는지라 행여나 귀찮아서 물이라도 주지 않아 죽이지는 않을까하여 내심 걱정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 뒤에 양화소록(養花小錄)이 화초를 손수 기르면서 쓴 책이라는 것을 듣고 바로 책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다. 과제도 과제이려니와 양화소록을 읽고 나면 내가 가지고 있는 화분을 기르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구해서 읽고 있는 양화소록은 최근에 나온 번역본이었는데 표지도 깔끔하거니와 대충 넘겨 보니 관련된 꽃과 나무에 관한 사진이 컬러로 수록되어 있어 읽는데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아 썩 마음에 들었다.이 책 표지를 보면 양화소록이라는 제목 아래에 '선비화가의 꽃 기르는 마음' 이라는 부제가 따로 달려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선비화가는 이 책의 저자인 조선 시대 초기의 선비 강희안(姜希顔)이라는 사람이다. 강희안은 옛 그림인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를 그린 사람으로 화가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희안은 그림 뿐만 아니라 시와 글씨와 그림 모두에 뛰어나 삼절(三絶)이라 불렸음을 알 수 있었다.양화소록은 강희안이 손수 화초를 기르면서 알게 된 꽃과 나무의 특성, 품종, 재배법을 정리해서 기록한 우리 나라 최초의 전문원예서이다. 이 책에는 소나무, 매화, 난, 연화, 국화 등 모두 16종류의 꽃과 나무 그리고 마지막에는 괴석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 16종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번 정도는 꼭 들어 본 적이 있는 익숙한 이름이었지만 막상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부분도 많이 알게 되었고 사진을 통해서 화초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향나무를 만년송이라 부르는 사실과 음료나 차로 많이 사용되는 매실이 매화나무의 열매라는 사실, 그리고 장미는 서양꽃인 줄로만 알았는데 우리 나라에도 장미와 똑같이 생긴 월계화라는 꽃이 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면서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양화소록의 책 내용은 대체로 간결하며 옛 문헌들에 실린 각 화초에 대한 설명이나 시, 문장을 언급하고 난 다음 강희안이 그 화초를 기르면서 알게 된 바를 적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강희안은 글 첫머리에 이렇게 쓰고 있다.아! 화초는 식물이다. 지식도 없고 움직이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들을 기르는 이치와 갈무리하는 방법을 모른 채, 습한 데에 맞는 것은 마르게 하고 추위에 맞는 것은 따뜻하게 하여 그 천성을 거스른다면 반드시 시들어 말라죽게 될 것이니, 어찌 다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그 본래의 자태를 드러내겠는가. 식물조차 그러한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마음과 몸을 피곤하게 하여 천성을 헤쳐서야 되겠는가. 나는 그런 뒤에야 양생(養生)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 방법을 확충한다면 무슨 일을 하든 안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이 글을 보면 결코 조그마한 풀 하나를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화초를 기를 때, 매일 물을 주면서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르려고 하는 식물의 성질이나 기질을 잘 알고 그에 따라 식물이 잘 생장할 수 있도록 양생법을 아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필자는 말하고 있다. 강희안은 여러 종류의 화초를 직접 길러 본 후 각 화초의 양생법을 책에 기록하고 있다. 치자꽃은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 교정에 피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 꽃이다. 이 꽃은 모양도 예쁘고 하얗고 향기도 진하여 내가 좋아 했던 꽃들 중의 하나이다. 물론 정원이라는 자연 상태에서 피어 있는 것이라 이 꽃을 내가 직접 키워서 향기를 맡고 꽃의 자태를 감상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였다. 양화소록을 보면 강희안은 치자꽃을 손수 길렀는데 치자꽃이 여러 꽃 중에서 가장 갈무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치자꽃은 건조함과 따뜻함을 매우 싫어하므로 기를 때 자칫 온도를 잘 조절하지 못하면 가지와 잎이 누렇게 말라 꽃이 피지 않으며 또한 추위에 얼게 해서도 안되며 햇볕을 쬐서도 안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무작정 꽃을 기르리라 맘 먹은 사람도 막상 치자꽃의 성질을 잘 알지 못하고 가꾸므로 결국엔 말려 죽이게 되는 것이다. 결국 꽃이나 나무의 자태를 제대로 감상하고자 한다면 기르기 전에 강희안이 말하는 양생법을 세심하게 강구해 보는 것이 중요한 일일 것이다.양화소록을 읽어 보면 양생법 말고도 우리에게 의미있는 교훈을 주는 내용이 적지 않다. 양화소록의 소나무편에는 일화 하나가 실려 있는데, 어떤 사람이 주인에게 아첨하여 칭찬을 듣기 위해 주인이 애써 구해서 기르고 있는 노송의 묵은 가지와 껍질을 주인의 허락도 없이 칼로 잘라버렸다는 것이 일화의 주된 내용이다. 그 사람은 "옛 것을 제거함으로써 새 것을 자라게 하고자 그렇게 했다"고 주인에게 아첨했는데 이에 주인은 그 사람을 전혀 꾸짖지 않고 말하기를 "네모난 대지팡이를 깎아 둥글게 만들고 오래된 구리병을 씻어 희게 만든다"는 옛 말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대답한다. 이 일화는 우리에게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되새길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무조건 옛 것을 갈아 치우기보다는 온고지신, 즉 옛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강희안 역시 너나없이 옛 법을 함부로 고치고 바꿔버리는 신하들을 비판하면서 이 때문에 위태로워진 국가를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화분에서 꽃과 나무를 키우는 방법, 꽃을 빨리 피게 하는 방법, 모든 꽃이 싫어 하는 것, 꽃을 기르는 방법, 화분을 배열하는 법 등의 총체적인 양생법을 정리하고 있다. 주로 강희안 자신이 손수 가꾸면서 알게 된 경험적인 양생법과 다른 책에서 발췌한 양생법이 같이 수록되어 있다. 꽃을 빨리 피게 하는 방법에서, 어떤 꽃이든 말똥에서 우러난 물을 주면 3~4일이 지나야 꽃이 피는 것들도 다음 날 모두 꽃이 핀다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 말똥의 효과에 감탄할 정도로 신기함을 느꼈다. 그리고 더 신기하고 의문이 남는 부분은 '모든 꽃이 싫어 하는 것'에 있었는데, 꽃은 효자와 임산부를 꺼리고 효자와 임산부가 손으로 꺾으면 수년 동안 꽃이 피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꽃은 사람도 아닌데 왜 그럴까? 나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말인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누구든지 의식주(衣食住)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정도로 의식주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주(住)는 사람이 먹고 자는 공간으로써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이자 보금자리이다. 현대인들은 급속적인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생활수준이 빠르게 향상됨으로써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면서 살아간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의식(衣食)이 충족된 사람은 '어디서' 가장 편리하고 안락하게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은 주로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시설, 문화시설, 의료기관, 백화점 등이 밀집되어 있는 대도시를 살기 좋은 곳으로 선호해 왔으나, 최근에는 신선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대도시 교외의 전원 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아무데나 아무렇게 집을 짓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 곳을 기꺼이 고르려고 하는 이유는 의식(衣食)이 두루 갖추어진 사람도 살 수 없는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과연 어떤 곳이 사람이 가장 살기에 좋은 곳인가라는 의문이 떠오른다. 오래전부터 동양 사람들은 풍수지리사상을 믿어왔고, 이 풍수지리사상에 입각하여 궁궐, 집터, 묏자리 등의 명당(明堂)자리를 찾았다. 풍수지리사상은 땅의 기운과 주변의 형세 등을 따지므로 다소 비과학적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풍수지리사상에서 말하는 명당자리는 대부분 배산임수 지형인데, 오늘날에도 이 배산임수 지형은 많은 사람들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주거지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살아가기에 적절한 자연적, 지리적 환경은 풍수지리의 기본적인 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이중환의 는 풍수 사상과 실학이념에 의거해 전국 팔도의 수많은 마을을 관찰, 평가하여 조선 시대의 살 만한 곳을 다룬 종합적인 인문지리서이다. 즉, 는 말 그대로 사람이 살 만한 마을(里)을 고르는(擇) 것에 관한 책이다. 이중환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귀양에서 풀려난 이후 30여년 간 전국을 방랑하면서 자연 환경과 인간 생활과의 관계를 연구하였는데 그 결과를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택리지이다. 이 저서는 기존의 군현별로 씌여진 백과사전식의 저술에서 벗어나 우리 나라를 인문지리적 방법을 통해 총체적으로 다룬 새로운 지리서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택리지에는 한국 전역에 걸친 지형, 풍토, 풍속, 교통 등이 자세하게 다루어져 있는데 200여년 전 조선 후기의 실학적인 사상 바탕에서 이루어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사민총론(四民總論), 팔도총론(八道總論), 복거총론(卜居總論), 총론(總論) 네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중점은 팔도총론과 복거총론에 있다.먼저 사민총론에서는 사농공상에 대해서 소개하고, 소위 사대부의 신분이 농 · 공 · 상(農工商)으로 달라지게 된 원인과 내력을 서술하였다.팔도총론에서는 8도(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를 각 도별로 나누기 전에 먼저 우리 나라 지세에 대해서 대략 서술하고 있다. 고조선에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각 나라가 흥망성쇠했던 지역을 다루고, 우리나라는 동남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산이 많고 평야가 적으며, 남북으로 삼천리, 동서로는 천리에 걸쳐있다고 말하면서 한반도 지형의 특색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형적인 영향 때문에 백성의 기질이 유순하고 조심스러우나 기개가 옹졸하다고 보았다. 가끔씩 여행을 하다보면 어떤 지역의 사람들은 인심이 후하고, 또 다른 어떤 지역의 사람들은 무색하게 인색하기도 함을 누구나 느껴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지형이 사람들의 성질, 인심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수긍이 간다. 팔도총론에서는 산줄기나 하천을 중심으로 한반도를 여덟 개의 도로 나누고 각 도의 지리적 위치와 지형, 기후, 자연환경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 마을 지명이 생겨나게 된 연혁을 다루었다. 단군시대부터 그 당시 조선까지 그 고장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들을 소개하고, 각 고장의 인심, 산업구조, 생산 유통 과정 등의 독특한 생활방식을 다루었다. 자연 환경과 인간 생활과의 관계를 논한 과학적인 태도에서 저자의 예리하고 체계적인 관찰력이 돋보인다.나의 선친께서 계미년에 강릉 원이 되어 가셨는데 그 때 내 나이가 열 넷이었고 가마를 따라갔다. 운교에서부터 서쪽 대관령에 이르도록 그 사이는 평지거나 영이거나를 막론하고 길은 빽빽한 숲속으로만 지나게 되었다. 무릇 나흘 동안 길을 가면서 쳐다보아도 하늘과 해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수십 년 전부터 산과 들이 모두 개간되어서 농사터가 되고, 마을이 서로 잇닿아서 산에는 한 치 굵기의 나무도 없다. 이를 미루어 보면 딴 고을도 이와 같음을 알 수 있는 바, 착한 임금 밑에 인구가 점점 번성함을 알겠으나 산천은 손해가 많다. 예전에 인삼이 나는 곳은 모두 영 서쪽 깊은 두메였는데 산 사람이 화전을 일구노라 불을 질러서 인삼 산출이 점점 적게 되고, 매양 장마 때면 산이 무너져서 한강에 흘러드니 한강이 차츰 얕아진다. 이 대목은 대관령 부근의 산지 개간과 그에 따른 홍수와 침식 현상에 대해서 잘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의 뛰어난 생태학적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산지의 무자비한 남벌로 한강의 수위가 점점 변화함을 염려하고 있다. 결국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삶의 터전인 자연을 훼손시키는 꼴이 된다. 이로써 오늘날 도처에서 인간들의 손에 의해 일어나는 자연 파괴, 환경 오염 등은 우리의 삶을 도로 위협하는 결과가 되므로 무엇보다도 자연 환경에 대한 생태학적 사고와 태도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복거총론은 팔도총론과 함께 이 책의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당시 조선 시대의 취락과 거주지 등 살 만한 곳에 관해 지리, 생리. 인심, 산수 이 네가지 입지 조건을 들어 설명했다.대저 살 터를 잡는 데는 첫째, 지리(地理)가 좋아야 하고, 다음 생리(生利)가 좋아야 하며, 다음 인심이 좋아야 하고, 또 다음은 아름다운 산과 물이 있어야 한다. 이 네 가지에서 하나라도 모자라면 살기 좋은 땅이 아니다. 그런데 지리는 비록 좋아도 생리가 모자라면 오래 살 곳이 못 되고, 생리는 비록 좋더라도 지리가 나쁘면 이 또한 오래 살 곳이 못된다. 지리와 생리가 함께 좋으나 인심이 착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할 일이 있게 되고, 가까운 곳에 소풍할 만한 산수가 없으면 정서를 화창하게 하지 못한다. 지리(地理)를 볼 적에는 수구, 들형세, 산모양, 흙빛깔, 물길, 조산조수의 여섯 가지를 들었다. 저자는 지리를 말할 때 주로 풍수사상에 근거해서 언급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생리(生利)라 함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물질적 모든 재화 또는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 땅이 기름지고 배, 수레, 사람, 물자가 모여들어서 물자 교류가 잘 되는 곳을 생리의 조건으로 삼았다. 땅은 오곡 재배와 목화 재배가 잘 되어야 좋은 땅이 되고, 교통 또한 편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물자를 옮기고 바꾸는 방법은 신농(神農) 성인(聖人)이 만든 법인데, 이러한 법이 없다면 재물이 생길 수 없다. 그러나 물자를 옮기는 데 있어서 말이 수레보다 못하고, 수레는 배보다 못하다. 우리 나라는 산이 많고 들이 적어서 수레가 다니기에는 불편하므로 온 나라의 장사치는 모두 말에다 화물(貨物)을 싣는다. 그러나 목적한 곳의 길이 멀면 노자(路資)는 많이 허비되면서 소득은 적다. 이러므로 배에 물자를 길어 옮겨서 교역하는 이익보다 못하다. 우리 나라의 지세는 산악 지대가 많고 대산맥이 남북으로 뻗어 있어 교통 수단으로는 수레보다는 말에 의존하는데, 이보다는 배에 의해서 운송함이 이익이 훨씬 좋으므로 수운(水運)의 중요성을 알고 항구를 만들 필요를 역설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생리적 조건을 미루어 보아 사람이 살 만한 곳은 경제적 기초가 되는 물자의 생산에 적당하며 교역하기에 불편하지 않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인심(人心)에서는 풍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팔도 인심을 비교해서 서술하고 있다. 사람이 살 곳을 정하기 위해 풍속을 따지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사람은 혼자서 살지 않고 집단을 이뤄 모여 살기 때문에 풍속이 좋지 못하면 여러모로 혼자 사는 것만 같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대개 사대부가 사는 곳은 인심이 고약하지 않은 곳이 없다. 당파를 만들어서 죄없는 자를 거두어 들이고, 권세를 부려서 영세민을 침노하기도 한다. 자신의 행실을 단속하지 못하면서, 또 남이 자기를 논의함을 미워하고, 한 지방의 패권을 잡기를 좋아한다. 딴 당파와는 같은 시골에 함께 살지 못하며, 동리와 골목에서 서로 나무라고 헐뜯어서 뭐가 뭔지 측량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