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화의 소설,「시인의 별」 분석 보고서1.작품 개관(소설적 장치)이인화의 소설,「시인의 별」은 2000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몇 가지 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작품 외적인 기존 해석이나 본 작품과 관련된 참고 문헌을 배제하고 어설프게나마 나름대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이 소설은 작가(혹은 주석을 다는 사람)가 편집자적 논평(주석2.부분)에서 밝히고 있듯 고려 충렬왕 때의 사람인 안현에 대한 역사적 기록과 1997년 8월 앙카라대학 교수가 발견한 17세기 필사본에 실린 ‘고려인 비칙치(서기) 안의 이야기’에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안현과 비칙치 안을 동일 인물로 상정하고 한 편의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 토대는 안현이 1280년 대청도의 역참 관리가 되었을 때 쿠빌라이 칸의 여섯 째 아들이었던 이아치도 대청도로 유배되었다는 고려사 29권 충렬 왕 6년 8월조의 역사서이다. 작가는 채련기에서 안 서기가 이아치가 유배되었을 때 대청도에 역참 관리로 있었고 실제 인물 안현도 그랬다는 사실과 안 서기의 성격과 나이, 이력이 안현과 무척 비슷하다는 것을 증거로 들며 이런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드넓은 초원을 무대로 사랑을 찾아 헤매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문헌적인 주석, 즉‘말 끼워 넣기’라는 특이한 기법과 함께 시간순서에 따라 전개 되고 있는 것이다.모두 일곱 개의 삽화를, 마치 옛 문헌에 긴 주석을 달듯이 풀어 가고 있는데 그 문체는 사마천의 사기 열전의 사전체를 표방하고 있다. 인물에 대한 유려한 전기적 기술을 통해 인간 삶을 통찰력 있게 그려낸 사마천의 문체를 따라한 것은 이 작품이 단순한 상상적 주석에 그치지 않고 확연히 소설화 될 수 있었던 점과 어쩌면 진부한 소재로 그칠 수도 있었던 작품의 내용을 오늘날의 독자에게 진지하게 각인시켜 주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열전은 제왕과 제후를 둘러싸고 역사를 이끌어 나는‘개인’(및 이민족)의 생활을 기록한 것이다. 사마천의 문장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은 시대 정신 또는 그 시대의 없어 관직에 오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혼담이 오고가자 예쁘고 착한 아내를 맞이하게 된다. 원나라에 빌붙어 권세를 구하는 일은 천한 것이라 여기고, 시와 삶이 하나가 되는 이상적 출세의 길만을 찾던 안현은 결국 기울어 가는 집안사정과 아내를 위해 대청도의 역참 관리라는 낮은 관직을 택한다. 가장이 된 안현은 그 책임감으로 자존심을 버리고 멀리 대청도의 역참 관리로 가게 된다.‘주석 2.안서기’ 는 편집자적 논평으로 주석을 다는 사람 혹은 작가의 직접적인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적 기록에서 안현이 뛰어난 시인이란 말은 있지만 그의 시는 어느 곳에서 찾아볼 수도 없었다는 의문과 함께 비칙지 서기 안 이라는 고려인에 대한 역사적 기록과 설명이 나온다. 안서기라는 사람은 이스탄불에서 발견된 제목 없는 책에서 발견되는데, 그 내용은 안서기의 아내를 살해하고 처형되기까지의 사연과 처형되기 직전에 지었다는 채련기 라는 시를 설명한 것이었다. 작가는 여기서 안현과 안서기라는 인물을 동일 인물로 간주함을 밝힌다. 아마도 작가는 역사적 기록에 간략히 등장하는 두 사람을 동일 인물로 연결하면서 그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 채련기(안서기가 죽기 전 그의 사연을 적었다는 글)에 대한 상상적 모티브를 얻었을 것이다. 또 이런 엉뚱한 모티브에서부터 주석을 통한 소설의 재구성이라는 독특한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 아닌가 한다. 존재하지 않는 시에 얽힌 사연을 적기 위해서라는 단순한 생각에서부터 시작해서 우연히 소설로 완성하는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되기도 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사건이지만 작가의 특별한 상상력은 에 대한 특별한 주석을 만들어 낸 것이다.“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도 불우한 식자들은 있다. 갑자기 열린 새시대속에 전통적인 문인집단들이 소멸되고 그들을 대신할 신흥사대부들은 아직 출현하지 않았던 과도기. 낡은 교육제도의 관성에 의해 만들어졌으되 새 시대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고 익사에 버렸던 무수한 지식인들, 그러나 그뿐이었을까 어쩌면 안현은 그렇게성격에 대한 설명은 주석 3에서의 안현의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 크게 대비되면서 불길한 암시를 주고 있다. 내용 전개상의 복선구조가 드러나는 것인데.이는 이 글이 한낱 상상의 주석으로 남지 않고 소설로 재구성되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소설적 장치들로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있다. 서해의 투명한 공기 속에 먼 하늘을 물들이는 낙조가 점점 짧아 갈 무렵 그 일은 일어났다. 빨래를 하고 돌아가던 아내가 이아치의 눈에 띄고 말았던 것이다.”안현은 결국 이아치의 호색함 때문에 아내를 빼앗기게 되고 자신은 철퇴에 맞아 바다에 버려지는 불행을 당하게 된다.‘주석5. 황야’ 는 안현이 구사일생으로 다시 살아나면서 주석치고는 꽤 복잡해진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안현은 거의 죽다가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아내를 찾아 북쪽으로 나선다. ‘주석 5’는 드넓은 중원 황야를 배경으로 사건이 벌어진다. 안현의 아내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과 그로 인한 맹목적인 방황은 몽고의 사막과 초원이라는 끝 간 데 없이 넓고 황량한 공간적 배경과 유목민의 메마른 삶을 바탕으로 안현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에 대한 원초적 회의를 느끼게 해준다. 긴 시간에 묻혀 삶에 대한 목적을 잃었듯 아내를 찾는 목적도 잃어버리고 메마른 모래 톨처럼 흩날려 다니는 안현의 의식은 황야의 끝도 없는 지루함과 함께 허무한 인생을 잘 나타내고 있다.“바람이황야의 주인이엇다.......(생략)...... 늘 바람이 그 모래를 풀잎을 훑고 지나가는 것이다......(생략) 안현은 바람을 보는 일에 마음을 붙였다. 바람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보았다. 무한천공의 하늘로 불려 가는 시커먼 모래바람. 몽골의 황야는 불모위에혹한을 더한 가장 참혹한 사막이었다.”이 부분에서 나는 문득 예전에 읽었었던 소설 ‘무진기행’ 에서의 안개가 갑자기 생각났다. 소설 ‘무진기행‘ 에서의 안개처럼 이 글에서 황야의 모래바람은 안현의 목적을 상실한 인생을 잘 전달해 주고 있는 것 같았기 황야는 오직 자신의 가슴속에서만 살고 있었다. 황야를 사이에 두고 자신과 아수친은 서로를 우두커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영원처럼 보였다.”아내와 행복했었던 시간은 이미 다른 세상의 것이고 현재 아내와 안현의 관계는 안현이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릴 만큼 비참한 것이었다. 황야 속에서 삶의 목적을 잃고 방황하다 다시금 그 목적을 찾게 된 듯 했지만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자 형용할 수 없는 슬픔과 증오 속에서 결국 안현은 아내를 죽이게 된다. 안현은 아내에게 고려로 돌아가자고 말할 때, 박연 폭포가 떨어지는 고모 못에서 채련가를 부르며 연꽃을 캐던 옛날을 떠올린다. 그리고 아내를 죽이기 직전 술에 취해 오랜만에 혼곤히 잠이 드는데 꿈에서. 연꽃을 캐는 선한 얼굴을 한 장인, 장모, 어머니, 아버지를 보며 먼지에 싸여버린 그의 아내를 보고 괴로워한다. 또한 꿈에서 깨어 아내에게 가기전 황야에서 별을 발보며 두팔을 벌려 호흡을 하는 장면의 묘사는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꿈의 묘사와 함께 결국 안현이 아내와 함께 저 세상에서 깨끗하고 아름답게 살기 위해 아내를 죽이고 자신도 저 세상으로 떠나게 될 것을 암시하는 장치로 보인다.‘주석7. 채련기’에서 안현이 를 남기고 사형 당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 글은 결말을 맺고 있다. 안현과 아수친이 고려국에서 부부사이였음을 안 태후의 배려로 안현의 죽음은 몽고 귀족의 처형법과 같은 예우를 받으며 별이 빛나는 벌판에 산채로 매장된다. 이는 안현이 그의 아내를 죽이는 상황까지 만든 운명의 잔인함과 비애에 대한 안타까움을 태후의 배려를 통해 드러 낸 것으로 보인다.3. 주제1) 고전적이고 숭고한 사랑과 운명적 죽음이 소설은 이른바 ‘아내 강탈’이 주요 모티브다. 안현(安顯)은 대청도 역참관리로 파견되었다가 몽고 왕족에게 아리따운 아내를 빼앗기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다. 아내에 대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던 안현은 그 후 아내를 찾아 몽고 제국을 떠돈다. 이 소설이 소설의 골격을 형성하는 방법은 주석을 통한 텍스트의까지 승화시킬수 있지않았을까 생각해본다.2) 사랑의 허무함과 비애이 소설은 도미 설화를 떠 올리게도 한다. 가난한 젊은이가 예쁜 아내를 얻어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권력자가 나타나 젊은이들을 괴롭히고 아내를 빼앗는 내용의 전개가 유사하다. 그러나 결말은 다르다. 도미 설화에서는 도미의 아내가 부귀를 버리고 앞 못 보는 도미와 함께 다른 나라로 가서 함께 살지만 안현의 아내는 부귀와 안정적인 현실를 선택하고 결국 안현에게 죽임을 당한다. 부귀 영화 앞에서 첫 정절을 버린 안현의 아내를 욕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녀가 옳다고 생각한다. 안현이 첫 남편이기는 했지만 그 귀족도 그녀에게는 남편이었고 안현이 그녀를 고생시킨 반면 귀족은 상처 입은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안현은 이 소설에서 무척 강직하지만 생활력이 없고 비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과거는 합격했지만 벼슬을 얻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하지만 자존심만 강하여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냥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며 비판만 하고 부도덕한 조정에 대한 불신만 토로할 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강직한 인물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아내를 지키지 못했으며 이상과 현실 모두를 놓쳐버린 무기력한 인간이다. 안현과 그 아내의 삶의 방식을 이렇게 바라 볼 때 이 소설의 주제는 지난 사랑의 허무함과 삶의 비애로 볼 수 있는 것이다.3) 지극한 가부장적 의식이 작품을 감싸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것 같다. 안현은 어려서부터 총명함을 발하여 일찍 과거에 합격하지만, 미천한 출신배경과 관직이 축소되는 시대적 조류 때문에 조정 중앙에 발탁되지 못한다.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이래저래 세도가의 문을 두드리지만 그것을 이루지 못한다. 오히려 괄시만을 받을 뿐이었다. 고려시대 또한 집안의 경제력을 담당하는 가장은 남자였을 것이다. 체련기의 첫 번째 주석은 능력이 있지만, 배경과 운이 없는 안현의 불운한 모습을 우울한 어조로 그려가고 있다. 작가가 의도했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모르지만,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