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설1. e-marketplace의 등장배경2. e-marketplace의 정의Ⅱ. e-marketplace의 형태1. 구매제품의 특성과 거래형태에 따른 분류가. 수직적(vertical) e-marketplace나. 수평적(horizontal) e-marketplace2. 시장창출방식에 따른 분류가. 카탈로그형나. 경매형다. 역경매형라. 익스체인지형3. 사이트의 형태에 따른 분류가. 개별구매사이트나. 직접판매사이트다. 디지털 marketplaceⅢ. e-marketplace를 활용한 기업경쟁력의 획기적 개선 아이디어1. 기존 e-market 문제점가. emarketplace운영상의 문제점 측면나. 정부정책상의 문제점2. e-marketplace의 성공을 위한 전략가. 시장으로의 침투나. 범용화 가능성 정도다. SCM과 연계라. 인프라 구축도 필요Ⅰ. 서설1. e-marketplace의 등장배경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국제상거래의 모습은 근본적으로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즉, 전자상거래에 의한 상품매매는 시?공간의 제약없이 전세계의 시장을 단일화시켰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동시 마케팅, 주문처리, 대금결제 등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상거래와 크게 다르다. 이에 따라 인터넷으로 무역을 할 경우 기존의 신용장 발행, 수출입 승인, 보험증권 발행, 수출입신고 등 복잡한 무역절차가 변형된 형태로 새롭게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사람이 직접 서류를 들고 왔다 갔다 하지 않고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편히 앉아 전화선이나 전용선 등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여 상거래를 할 수 있다.이러한 무역이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과정은 시장이나 제품, 바이어에 대한 정보수집활동단계, 기업과 제품을 알리는 광고 마케팅 활동 단계, 발굴된 바이어와 거래조건을 협의하고, 각종 절차를 밟기 위한 의사교환활동 단계, 그리고 격지간에 있어서 상품공급에 대한 대가를 교환하는 대금결제과정 단계, 상품을 수입업자에게 보내는 물류과정 단계가 있다.인터넷을 통한 무역을 기존 국제무역 구조와 비교할 상품의 주문이나 대금결제등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고, 화물의 흐름도 인터넷을 통해 즉시 파악할 수 있다.2. emarketplace의 정의emarketplace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emarketplace를 전자 시장, electronic marketplace, Web marketplace, virtual marketplace, marketspace, market maker, exchange, E-Hub 등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학계에 따르면 emarketplace를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가격이나 제품에 대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직 간 정보시스템(IOS: inter-organizational information system)이라고 정의하기도 하고, 다수의 구매자와 판매자가 사업을 수행하도록 지원해주는 전자적 중개자(electronic intermediary)라고 정의하기도 한다.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emarketplace를 불특정 다수의 구매자와 판매자(또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인터넷 기반의 가상공간에 모여 필요한 물건을 사고팔며 정보도 교환하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가상의 시장(또는 인터넷 기반의 솔루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학계와 업계에서 정의하고 있는 내용을 총괄하여 emarketplace를 정의한다면 “다수의 거래 주체들이 참여하여 거래 관련 활동을 수행하는 인터넷 기반의 가상 시장”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이렇게 정의를 내리는 이유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다수의 거래주체들이 참가한다'에서 '거래 주체들'이란 emarketplace에 제품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급자와 이를 구매하는 구매자를 말한다.둘째, '다수의 거래 주체들'에서 '다수'란 구매자가 다수이고 공급자도 다수인 관계(M:N)를 말한다. 포괄적으로 구매자가 하나이고 공급자가 다수인(1:N), 또는 그 반대인 사설 emarketplace도 emarketplace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셋째, '거래 관련 , 철강, 자동차, 첨단산업 등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 분류에 따라 각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구성된다. 수직형 e-marketplace의 경우에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기존 공급체인의 비효율성, 풍부한 컨텐츠의 제공, 다양한 공급자의 확보와 긴밀한 유대관계, 구매자의 조기 확동 등이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ex)Band-X(통신분야), Cattle Offerings Worldwide(육류 및 낙농가공제품).수직형 허브의 성공가능성은 ①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시장분할이 심화되어 있을수록, ②기존 공급체인에 비효율성이 높을수록, ③최초로 필요한 주요 판매자와 구매자를 조기에 확보, ④분야 전문지식, 경험 및 관계, ⑤마스터 카탈로그와 아주 섬세한 정보탐색 기능, ⑥기존에 확보한 판매자와 구매자를 위한 인접 버티컬의 보유에 따라 높아진다.나. 수평적(horizontal) e-marketplace수평적 e-marketplace는 다양한 산업에 걸쳐 동일한 기능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말함. ex)Processors Unlimites(reverse logistics),BidCom(프로젝트 관리).수평적 e-marketplace의 성공가능성은 ①프로세스 표준화 정도, ②프로세스에 대한 지식, 작업흐름자동화 전문성, ③프로세스 자동화에 대한 보완능력, ④고객의 특별한 요구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2. 시장창출방식에 따른 분류판매자와 구매자 간 중재를 통한 시장창출 방식에 따라 크게 카탈로그형, 경매형, 역경매형, 익스체인지형 등의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가. 카탈로그형판매자가 그들 상품의 가격, 특징 등의 정보를 웹상에 올려놓고 이를 본 구매자가 웹상에서 바로 구매하는 방식. 초기 카탈로그형은 특정 산업 내의 한 기업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유형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수직적 산업 내의 대다수 공급자의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유형을 변화하고 있음. ex)e-Steel, Paper Exchange.c 주식시장의 거래방식과 같은 양방향 옥션 방식. 제2자인 중개자에 의해 매우 중립적인 시장의 형태로 이루어 짐. 이 경우는 상품의 수급관계와 가격이 매우 유동적인 시장에서 상품의 스펙(specification)이 정해진 원부자재나, 범용성이 높고 펴준화된 상품의 거래에 적합하다.3. 사이트의 형태에 따른 분류가. 개별구매사이트개별기업 또는 공동구매를 위한 기업 컨소시엄이 중심이 되어 데이터 공유 및 제품구매를 위한 사이트를 구축하게 된다. 기업이 어느 정도 bargaining power가 있어야 활용 가능. ex)GE의 초기 TPN(Trading Process Network)모델.나. 직접판매사이트직접판매사이트를 구축함으로써 기업들은 Amazon.com에서 서적을 직접 판매하는 것처럼 자신들의 제품을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다. 직접판매사이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판매업체가 구매업체들을 자신들의 웹사이트로 유인할 수 있는 차별화 역량을 구비해야 한다. 구매업체를 유인할 수 있는 역량으로는 제품의 우수성, 기술적 지원, 제품의 고객화, 신뢰성 있는 브랜드 네임 등을 들 수 있다.다. 디지털 marketplace다수의 공급업체와 구매업체가 참여하는 온라인 시장을 의미한다. 현재 B2B시장은 개별기업적 차원의 접근법보다는 업종 또는 산업부문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디지털 marketplace로 그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Ⅲ. e-marketplace를 활용한 기업경쟁력의 획기적 개선 아이디어1. 기존 e-market 문제점가. emarketplace운영상의 문제점첫째 전자상거래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신뢰성의 문제이다. emarketplace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안전하게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거래의 장이다. 따라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신뢰할 수 있는 오퍼의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성 있는 오퍼의 제공은 곧 emarketplace업체들의 수익성과도 직결되므로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신용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2B거래가 활성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emarketplace들이 처음부터 온라인 거래에 따른 수익성 확보를 해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셋째, emarketplace가 관련 업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기업들은 해외시장조사 및 거래선단계에서 emarketplace를 많이 활용하고 있으나, 운영업체들의 단순한 정보채널만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민간기업, 지자체, 무역유관기관 등 여러 사이트를 운영함으로써 정보내용의 중복성과 복잡성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넷째, 중소기업의 경우 낮은 e-Business 수준으로 전자상거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므로 emarketplace의 업체들은 전문인력의 양성을 통하여 전자상거래 수행 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나. 정부정책상의 문제점첫째 전자상거래 관련 산업 표준의 미비이다. B2B는 기업간에 정보와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정보처리장치를 통해 상호 교환하기 때문에 산업 표준의 확립은 B2B 확산의 기초가 되므로 매우 중요하다.둘째, 일반적으로 전자상거래의 최대 수혜자는 중소기업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emarketplace를 활용하기 위한 예산을 많이 책정하지 못한 실정이며, emarketplace업체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emarketplace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홍보와 전문인력의 양성 프로그램개발 및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셋째, 전자상거래관련 법/제도의 뒷받침이 부족한 실정이다. emarketplace는 판매자와 구매자간에 계약을 맺어야 사업의 수행이 가능하므로 많은 관련 서류가 필수적이다. 현재 전자거래기본법 제2조에서는 전자서명법에 의해 지정된 공인인증기관의 인증이 있어야 전자서명의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글로벌 emarketplace가 국내 인증기관 있다.
김성동의 ‘山蘭’을 읽고산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김성동 작가의 이력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 같다.그는 1947년 11월 8일 충청남도 보령에서 출생하였다. 서라벌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6년 출가하여 지효선사(智曉禪師)의 문하가 되었다. 1975년 주간종교의 종교소설 현상모집에 소설 목탁조(木鐸鳥)가 당선되었지만, 불교계를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전체 승려를 모욕했다는 비난으로 승적에서 제적당하기도 했다. 1976년 하산한 이후 출판사와 잡지사를 전전하다가 1978년 한국문학에 중편 만다라(曼陀羅)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후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단편 잔월(殘月),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피안(彼岸)의 새, 오막살이 집 한 채 붉은 단추, 그해 여름 등을 발표하였다. 1983년에는 해방전후사를 배경으로 하는 장편소설 풍적(風笛)을 문예중앙에 연재하였고, 중편 황야에서로 소설문학작품상을 받게 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하기도 하였다. 1985년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다. 소설집으로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 피안의 새, 오막살이 집 한 채, 하산, 붉은 단추, 집, 화려한 외출, 국수 등이 있다. 입산으로부터 10여 년의 승려생활, 그리고 환속에 이르는 자신의 불교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장편 만다라를 위시하여 산란, 등(燈), 하산 등의 작품은 불교에서 말하는 소위 `견성(見性)'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피나는 수도의 과정과 그 본질을 밝히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산란(山蘭)」은 그가 오랜 동안의 각고와 번민을 통하여 자기의 목소리에 얼마나 자신을 갖게 되었는가를 잘 보여 주고 있다.「산란」은 매우 깔끔한 작품이다. 님만이 님이 아니라 그리운 것은 다 님이라는 것은 한 용운의 말인데, 아무튼 가장 그립고 절실한 대상 그것이 부처이며 그 대상을 확연히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리는 것이 곧 견성(見性)임을「산란」은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다. 사미승 능선에게 가장 그리운 대상은 어머니이며 그 어머니는 창호지에 뚫어 놓은 바늘 구멍을 통해서만 보이게 되어 있다. 어둠 속에서 조금씩 눈이 열리고, 마침내는 그리던 그것을 보게 되고, 그러나 그것마저도 허상(虛像)임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서, 불교에서의 견성에 이르는 피나는 수도(修道)의 과정과 그 본질을 밝히고 있는데, 그러나「산란」에서 능선은 끝내 어머니를 보지 못한다. 이것은 물론 능선이 그만한 깨달음을 얻기에는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배려한 것이겠지만, 그보다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한 가지만은 아니라는 것, 다시 말해서 스스로 근기(根基) 따라 찾아 볼 일이 라는 뜻을 암시하고 있는 게 아닐까. 여래지(如來地)에 이르는 길이 수만 갈래가 있을 것인즉, 헛된 언어와 문자보다는 더럽고 냄새나는 세간의 이치를 아는 것이 더욱 훌륭한 공부일 수도 있음을, 작가는 산사(山寺)에 숨어 든 한 남녀의 정사(情事)를 능선이 목격하는 장면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박영한의 “왕룽 일가”를 읽고.- 1980년대 한국의 도농접경지대의 풍속도내가 박영한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머나먼 쏭바강”이라는 월남전을 소재로 한 소설을 읽으면서부터였을 것이다. 월남전이라는 비극적인 전쟁을 소재로 해서 이데올로기? 민족해방?전쟁으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던 그 작가가, 익살맞은 TV 인기 드라마의 원작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였고, 작가의 다양한 문학적 이력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이 소설을 논하기에 앞서 교재에 수록되어 있는 “왕룽일가”라는 한 중편만을 그 대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우묵배미 연작”이라는 일련의 작품군의 첫 작품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작품의 첫 장에 나타난 낭곡 종점 및 삼거리 등 우묵배미 근교에 대한 소개는 “왕룽 일가”라는 이 작품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우묵배미 연작” 전체를 염두에 두고 이 소설을 논해야 할 것이다.이 소설은 세태소설이다. 1980년대 우묵배미 마을이란 한 농촌 동네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소설이 진행된다. 다만 우묵배미 마을이 도시와는 단절된 완전한 농촌지역이 아니라, 서울 근교의 도시에 인접해 있는 이른바 ‘도농접경지대’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농접경지대라는 사실에서 한 농촌지역이 근대화 또는 산업화의 침윤을 받아 변화해가고 이에 따라 여러 희비극적인 사건들이 발생하리라는 점을 대강 짐작할 수 있다.우묵배미 연작의 첫 작품인 “왕룽 일가”의 주인공은 노랭이로 소문난 필용 씨이다. 펄벅의 “대지”에서 왕룽이 그랬던 것처럼 필용씨 역시 지독할 만치의 근면성을 바탕으로 노력한 결과 마을 최고의 지주가 되었다. 이러한 필용 씨의 집에 대학 교육까지 받은 서울 아가씨가 시집을 오게 되면서부터 사건은 벌어진다.우묵배미 연작에서 도시적 요소가 침투하는 첫째 사건이 바로 서울 출신 며느리를 보게 되는 일이다. 얼핏 보면 서울 며느리가 시집을 오면서 불러일으키는 사건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처음에는 구제불능일성 싶었으나 점차 며느리가 시골의 생활방식과 의식구조에 적응해나가면서 시집부모와의 갈등이 해소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커다란 사건은 수십 년을 별 탈 없이 살아온 필용씨 부부 사이에서 발생한다. 필용씨의 구타로 아내의 코뼈가 내려앉고 이가 부러지는 부부싸움은 별거에 이어 분가로까지 치닫는다.그러나 이 사건은 우발적으로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서울 며느리가 시골 마을에 시집을 온 것에서부터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시골로 시집온 서울 며느리 그 자신은 시골생활에 동화해 나가면서 시부모와의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듯이 보였으나, 서울 며느리가 반대로 시골 시어머니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면서 그 갈등이 필용씨 부부의 싸움으로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필용씨가 아내와 아들 내외를 읍내로 분가시킴으로써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 듯도 싶었다. 그러나 분가는 읍내를 자주 출입하던 필용씨의 늦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이는 필용 씨와 읍내 출신 한 여인과의 로맨스, 그리고 그녀의 야반도주로 인해 예금통장을 털리는 사건으로 결론을 맺었다. 펄벅의 “대지”에서의 왕룽 영감이 롄화라는 사창가 출신 퇴기에게 홀려 돈을 쏟아붓은 사건은 자신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그러한 것이나, 필용 씨는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여인에게 홀려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더욱 크다.결국 우묵배미 연작에서 “왕룽 일가” 부분은 서울 출신 며느리가 완고한 시골집에 시집오면서부터 발생하는 시부모와의 갈등, 그리고 이것이 평생을 살아온 노부부의 부부싸움과 별거를 불러일으키고 결국에는 필용씨가 중늙은이 꽃뱀에게 피 같은 돈을 뜯기는 사건으로 결말을 짓고 있다.재래적인 공동체에 서울 며느리가 시집오는 사건 하나만으로도 이처럼 커다란 평지풍파를 불러일으켰는데, 이 연작 소설에서 도시적 요소가 침투한 농촌마을이 앞으로 얼마나 더 커다란 변화를 겪을 것인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홍성원의 “山” 을 읽고.- 삶에 대한 관조, 체념과 달관의 미학“왜 세상은 이렇게 어려운가?” (442P)경찰관으로부터 일비 스님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도 화자는 이 한 마디만을 내뱉는다.그는 견딜 수 없는 어떤 일로 인해 교장직을 그만두었다. 이사장과의 멱살잡이 후 정년을 10년이나 남긴 상태에서 학교를 그만두고 산을 찾아왔다. 그가 산장을 운영하며 사는 것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견딜 수 없는 어려운 세상이 싫어서 산을 은둔처 내지 도피처로 삼은 것이다.그러나, “산중이라고 별 수는 없다.”(436P)세속의 더럽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피해 산으로 들어왔지만, 그러한 것들은 역시 산에도 가득차 있다.스물한 살의 학생 녀석은 숙박비를 떼어먹을 심산으로 잠자는 그의 머리를 돌로 내리쳤고, 사냥꾼들은 쓸개 값을 더 받기 위해 사육하던 곰을 야생곰처럼 풀어놓고 사냥하는 촌극을 벌인다. 자연보호와 관광사업 정비라는 명목으로 산에 자리 잡고 있는 무허가 영세점포를 모두 산 아래로 내쫓더니만 그 자리에 일급 관광호텔을 짓기도 한다. 열아홉 살 먹은 소녀는 복잡한 개인사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고, 자기 아버지뻘 되는 그에게 몸을 맡기는가 하면 제재소 사장의 아이를 가지고도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인다. 목사가 꿈인 젊은 신학도는 노스님을 돌로 내리쳐 죽이고, 딸아이는 눈에 시퍼런 멍이 들어서 이혼하겠다며 그를 찾아온다.이 소설에는 이러한 어지럽고 신산스러운 삶의 모습들이 가득차 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읽는 이의 마음이 답답해지거나 짜증나지 않고 오히려 차분해지는 것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화자의 태도 덕분이다.화자는 이러한 삶의 현실에 대해서 분노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푸근하게 이러한 삶을 관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화자가 어지러운 삶의 모습을 보면서도 이렇게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바로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산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산은 어떤 이상향이나 범접할 수 없는 고고함의 이미지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대신 넉넉하고 푸근한 모습으로, 언제라도 고개를 돌리면 바로 거기에 원래 모습 그대로 서 있다. 산은 세상과 유리된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세상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세상에서 조금 떨어져서 좀더 높은 곳에서 이를 바라보기에 세상사의 견딜 수 없는 일들을 다 넘겨버릴 수 있다. 즉 산이 갖는 푸근하고 넉넉한 이미지가 세상사의 어려움을 ‘중화’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화자 역시 이러한 산과 함께 하기에 삶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며 견디기 힘든 어려운 일에 대해서도 달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윤후명의 “원숭이는 없다”를 읽고.- 원숭이는 멀리 있지 않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할 뿐.윤후명의 소설은 항상 같은 틀을 반복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읽더라도 새로운 느낌을 받긴 어렵다.그의 문체는 언제나 몽환적이다. 며칠동안 잠을 자지 못해 머리가 멍한 상태에서 글을 읽을 때의 몽롱한 느낌. 윤후명의 소설을 읽을 때면 굳이 그런 상황 설정은 필요치 않다.윤후명의 소설은 구성이 엉성하다. 소설 특히 단편소설에 있어서 치밀한 짜임새와 탄탄한 구성이 가장 큰 미덕이라면, 그의 소설은 이런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그의 소설의 기본적인 구조만을 제시해줄 뿐이다. 무미건조하고 허무한 일상의 세계 와 이와 대비되는 관념적이고 현실 초월적인 세계 라는 두 개의 얼개만을 세워놓고 이 틀 안에서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상을 마구 쏟아낸다.“원숭이는 없다”라는 단편 역시 이러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다른 소설들이 그러하듯이 이 소설 역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여행→일상으로의 회귀’라는 기본적인 구조 속에서 사건이 진행된다.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 연출가 김형, 배우 김형은 아내에게 빌붙어 살면서 하릴없이 공원에 모여 소일하는 半실업자들이다. 이들은 아파트 소독 때문에 남게 된 시간을 어떻게 때울까 고민하다가, 원숭이를 보러 가자는 어찌 보면 기발하면서 한편으로는 서글프기까지 한 제안을 하게 된다.하지만 이들은 쉽사리 원숭이를 보러 가는 일에 동의할 수 없다. 그것은 원숭이를 보러 가야 할 “명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행동을 하려면 우선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이 소설에서 원숭이를 보러 가는데 있어서의 명분은 무엇일까. 원숭이 그 자체가 바로 명분이 아닐까 한다. 말하자면 원숭이가 부여하는 어떤 커다란 의미, 즉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상향이나 추구해야 할 가치 등등 말이다. 소설의 군데군데에서 이러한 암시가 나타나있는 것 같다.“밀림 속에서 부처의 얼굴은 원숭이들에 의해 구원하고도 생생한 삶을 영위하고도 있었다. 부처의 얼굴은 덩굴줄기에 비끌어매여 있는 처참하고 무력한 모습이 아니었다. 덩굴줄기라는 세속의 결박과 고난 속에서도 의연히 희망의 빛을 내뿜는 얼굴, 결연히 달마(達磨)를 외치는 진중하고 환한 얼굴, 그것이었다." (515P)“ (중략) 나는 엉뚱하게도 그 며칠 전에 신문에 조그맣게 났던 한 기사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것은 과학자들이 저 화성에서 50만 년 전에 이룩된 것으로 보이는 어떤 문명의 흔적을 발견했는데, 그 흔적이 홰를 타고 앉아 광활한 우주공간을 응시하는 거대한 원숭이의 얼굴모습이라는 것이었다. (중략) 내게 갑자기 다가온 것은 그 원숭이의 모습이었다. 홰를 타고 앉아 광활한 우주공간을 응시하는 거대한 원숭이.” (50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