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최근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빈발함에 따라 경제위기에 관한 연구가 크게 늘어났으나 경제위기의 원인이나 발생과정에 대한 규명이 아직도 충분한 것은 아니다. 경제위기의 원인이나 발생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 경제위기 대책을 효과적으로 마련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유사한 형태의 위기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로 몇몇 나라에서는 경제위기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근절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1997년 한국경제위기의 원인에 관하여 학자들의 많은 연구가 있었고 정책당국도 자체적인 원인 진단을 바탕으로 경제위기 재발 방지 수단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으나 경제위기 재발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우려를 배경으로 1997년 한국경제위기의 원인에 관한 진단이 부족한 면은 없지 않았나 하는 점을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경제위기가 자본주의 초기부터 끊임없이 나타나는 경제현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유는 경제위기의 특이하고 이례적인 특성과 경제학의 이론적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경제위기는 상호 모순되는 경제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 예컨대 경제위기를 거품의 붕괴 과정으로 보는 경우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거품이 붕괴되는 이유뿐만 아니라 거품이 형성된 배경까지도 규명해야 한다. 사실 거품의 형성과 붕괴는 상호 이율배반적인 현상으로서 이를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모형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다.그리고 경제위기는 복잡한 경제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경제현실은 원시사회에 가까운 자유방임적 상태(laissez-faire)도 아닐 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균형상태(equilibrium)도 아니라 하겠다. 이에 비해 경제학에서는 이론적 완결성 등을 추구하기 위하여 경제현실을 단순화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경제위기의 특성과 기존 경제학의 한계를 감안하여 본 연구는 1997년 한국경제위기의 원인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즉 기존의 .1. 1997년 경제위기의 발생과정한국경제는 1994~95년 중 9%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후 1996년 들어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구조적 비효율 문제의 심화로 대외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였는데(한국은행 1999) 수출증가율은 1995년 30% 이상의 높은 수준에서 1996년에는 4% 미만으로 낮아졌다. 그리고 주요 산업이 장치산업의 성격을 띰에 따라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생산지속이 불가피하여 재고가 급증하면서 기업의 자금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한편 수입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교역조건의 악화(한국은행 1999)로 경상수지 적자가 GDP(경상가격 기준)의 4.7%에 달하는 230억달러에 이르렀다. 다행히 자본도입이 원활하여 경상수지 적자를 충당할 수 있었으나 외채잔액(총대외지불부담)은 1995년말의 1,272억달러에서 1996년말 1,643억달러로 급증하였다. 특히 외채규모가 큰 가운데서도 단기외채의 비중이 높아 1996년말 현재 56.6%에 달하였다.1997년 들어 경기하강이 이어진 데다 한보철강의 부도를 계기로 대기업부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였다. 당시 부도를 낸 기업들은 1994~95년의 경기호황시 확장투자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기업들이 부도가 남으로써 이 기업들에게 자금을 공급한 금융기관들도 급격히 부실화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이 상황에서 외국금융기관들이 1997년초부터 국내금융기관에 대해 단기여신한도를 축소함에 따라 금융위기(엄밀하게는 은행위기, banking crisis) 징후가 나타났다.정책당국은 대기업 부도가 이어짐에 따라 “부도유예협약”을 체결토록 하였지만 채권금융기관간의 이해상충 등의 문제로 그 효과는 미약하였다. 그리고 위기상황에서 시장원리를 강조하면서 협조융자를 시행하는 등 일관성 없고 상호 모순적인 입장을 보임으로써 금융시장에서 혼란이 가중되는 측면도 있었다. 기아 부도 이후에도 신속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데다 동남아 국가들이 외MF총재 방한, IMF 구제금융신청을 권고11. 17환율방어 포기, 외환시장 마비, 주가 500선 붕괴(외국인 투매 지속)11. 18정부, IMF 구제금융신청을 부인11. 19신임부총리, 외환위기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을 천명,「금융시장 안정 및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종합대책」발표 : 환율변동폭 확대, 부실채권정리기금 10조원 조성, 종금사 외환업무 정지11. 20Roubin 미재무장관, 한국의 외환위기에 대해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의 필요성 강조Fischer IMF 전무이사 등 내한, IMF 구제금융신청을 종용11. 21재경원 공보관, IMF 구제금융신청 검토부인, 밤 10시, 부총리, IMF 구제금융신청 발표11. 23정부, 종금사에 대해 외화난 해결 명령, IMF 대표단 입국11. 28Moody's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A1→A3)12. 1정부, IMF의 종금사 폐쇄요구를 부인, 종금사에게 Call자금을 지원토록 은행들을 종용12. 29개종금사 영업정지12. 3IMF 구제금융 협상 타결12. 6고려증권 영업정지 명령12. 105개 종합금융회사 추가 업무 정지12. 12업무정지 종금사로부터 콜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금융기관에 대하여 총 11조 3,000억원 자금을 한국은행이 지원12. 19신세기투자신탁 업무정지 명령12. 22제일?서울은행에 대해 경영개선조치 요구12. 29금융개혁관련 법안 국회 통과 및 이자제한법 폐지12. 31종금사 정리 방안 마련1. 13대통령 당선자?4대그룹 총수, 재벌개혁 5대 원칙에 합의1. 15제일?서울은행에 대한 정부와 예금보험공사의 출자요청 및 자본금 감소명령1. 15노사정위원회 출범2월중외국인에 대한 M&A 제한 완화, 의무공개매수제도 폐지, 출자총액한도제도 폐지, 사외이사 선임 의무화, 소수주주권 강화, 결합제무제표 조기도입2. 6정리해고 등에 과한 노사정 합의2. 13재무구조개선약정(전체금융기관여신 2,500억원이상 주기업과 주거래은행) 체결2. 20고용조정제 조기 시행, 근로자파견제 도입(98.7.1 시행)2. 24되었으며 국제금융기구로부터의 구제금융 도입과 외채만기조정과 같은 비정상적 방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결론적으로 1997년 한국경제위기는 여러 부문에서 안고 있던 구조적 문제가 표출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위기로 진행된 복합적 경제위기로 해석된다. 그리고 이 와중에는 금융부문의 취약성이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제2장에서 경제위기의 일반적인 개념으로부터 유도해낸 경제위기의 의미와 거의 유사하다 하겠다.1997년 한국경제위기의 이러한 특성을 감안할 때 1997년 사례를 연구하는 경우 다음의 사항을 특히 유의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경제위기 원인의 진단과 관련하여서는 경제위기의 징후를 원인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그 징후가 나타나게 된 배경, 즉 구조적 문제점을 경제시스템 전체를 대상으로 살펴야 할 것이다. 둘째, 그 주요 연구대상은 경제위기를 촉발하게 된 가장 핵심적인 부문이라 할 수 있는 금융부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1997년 경제위기의 원인이나 발생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인 진단 등이 종합적인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접근법에 의해 1997년 경제위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제 2장 1997년 한국경제위기의 원인 분석1. 기존의 분석1). 이론적 분석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 그 원인을 분석하고자 한 연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일일이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으나 그 연구 경향 또는 접근방법상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일반적으로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경제위기(외환위기 또는 금융위기)의 원인으로서 거시경제적 불균형, 재무구조의 취약성(정부, 기업, 금융기관 등의 과다 차입), 유동성부족(mismatch), 미숙한 환율운용, 정치적 불안정, 국제경제여건의 불안 등이 지적되고 있다(IMF 1998). 전장에서 살펴본 한국경제위기의 발생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사실 이러한 요인들은 한국의 경우에도 대부분 적용될 수 있다.1997년 한국경제위기에 관한 기의 징후를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파악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좀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즉 경제시스템의 구성과 운용(구조적 문제)의 관점에서 경제위기의 원인을 분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예컨대 1997년 경제위기의 원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관치금융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관치금융의 지속 여부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관치금융이 어떻게 1997년 경제위기를 초래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관치금융과는 반대로 느슨한 금융감독이나 금융자유화가 경제위기의 원인이 되었다는 견해도 많았다. 이에 따라 경제위기 이후 금융기관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금융감독수단들이 대폭적으로 강화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당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됨으로써 금융발전이 퇴보하였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와 같은 상호 모순적인 현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1997년 한국경제위기의 원인에 관한 진단이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이러한 문제점을 반영하여 다음 절에서는 1997년 한국경제위기의 원인을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1997년 경제위기의 원인(외환위기 직후 국내에서 제기된 요인)구 분원 인해외부문? 동남아국가의 외환위기의 전염?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와 일본식 경제운용체제에 대한 의구심 확산? 미국경제의 호조? 세계화의 진전?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서구의 비판? 한국경제의 부정적 측면 부각기업 및 실물 부문? 대기업 특히 재벌기업의 취약한 재무구조? 소유와 경영의 미분리(기업지배구조의 후진성)? 외형성장을 중시하는 기업경영풍토? 정경유착? 소수 산업 의존적 산업구조? 중소기업기반의 취약?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임금의 지속적 상승? 경기둔화? 신경제 5개년 계획에 의한 무리한 경기조절정책금융부문? 관치금융(금융기관의 자율성 부족)? 동질적 금융기관 업무? 금융권간 비대칭적 금융규제? 감독미비? 직접금융시장의 낙후? 금융기관의 기간불일치? 전근대적 금융관행? 구제금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