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와서 책을 읽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빡빡한 학업 일정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을 것 이란 생각을 했지만 실제 그건 진짜 이유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입시를 압둔 고등학교 때도 지금 보단 많이 읽었었기 때문에 그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평소 과제가 너무 많아서 이같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과제는 별로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과제는 예전에 독후감 과제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정해져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쓰는 것이라 부담도 덜 되었고, 분량 제한도 없기 때문에 일부러 쓸 내용이 없는 데도 과대 포장하듯이 과제를 늘여 쓸 필요도 없게되었다. 이번 과제는 힘들게 작업한 후에도 머릿속에 전혀 남지 않는 과제들보다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에 모처럼 즐겁게 할 수 있었다.도서관에 들어가서 과학관련 도서가 즐비한 곳으로 가서 내가 읽을 특별한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이 바로 『브래지어에서 원자폭탄까지』란 특이한 이름의 책이다. 난 특이한 이름을 가진 책을 좋아한다. 그것은 특이함을 넘어서서 내 머릿속에 특별하게 기억될 거란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다. 나의 그런 강한 추측은 적중했다. 이 책은 빌려간 그날 다 읽어버렸다. 그만 큼 쉽게 쓰여져 있었고,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쓰여 있어서 재미있었다. 예전에 UFO와 관련된 도서를 하루에 몇 권씩이나 읽어낸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읽어서도 뭐가 뭔지 정리되지 않는 그 유명한 헤르만헤세의 소설보다 훨씬 머리에 간단하게 정리되고 남는 것이 있어서 좋다.브레지어에서 원자폭탄까지란 책의 저자가 두 명이었는데 여성 작가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작가의 성별이 궁금한 이유는 책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여성의 과학적 우수함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남성 작가가 썼다면 참 고마운 일이고, 여성 작가가 썼다면 여성으로서 너무 멋진 글을 썼다고 칭찬해 주고 싶어서다. 책의 내용을 말하자면 여성 수십명의 전기가 아주 간략하게 저술되어있고, 그들의 삶로 인해 과학분야나 여러 가지 고도의 지식이 요구되는 직업에서도 많은 업적을 남기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옛날 남성위주의 사회속에서 여성이 뭔가를 발명하고, 역사의 축이 될 만한 업적을 남긴 사실에 대해선 모르고 있었던 터라 이 책은 나의 호기심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프롤로그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최초의 발명가로 나오는 사람은 조면기, 즉 면화의 씨를 빼거나 솜을 타는 기계를 만든 일라이 위트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기계를 생각해내고 완성한 사람은 캐서린 리틀필드 그린 부인이라는 여성이었다. 이 책은 이렇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창의력은 물론 업적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해온 이들을 역사 속에서 되살린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인구의 반 이상이 이들이 쓴 책을 강력히 지지하고, 원해 왔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실로 지극히 사실이어야 할 역사기록에서 조차 여성의 업적은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인가... 같은 여성으로서 이러한 현실에 무척 분개해하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잊혀진 여성들의 다양한 발명과, 여러 분야에서의 업적을 많이 있었다.특히 사회생활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던 여성들은 특히 브래지어, 바비인형, 종이 옷본, 팬티 스타킹, 미니스커트, 종이가방, 일회용기저귀, 아이스크림콘 등과 같은 조그만 물건의 발명에 두각을 나타냈다. 그럼 그렇지 여성들은 역시 단순하고 조그만 물건들외에는 만들 수 없을 거야...란 생각을 하게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남자들은 집에서 나와 회사 건물에 들어가 일만하면 되지만 여자들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수많은 잡일에 시달려야 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우연한 기회에 일상용품을 발명해낸 여성들이 적지 않다. 여성들이 이처럼 일상용품을 특히 많이 발명하게 된 것은 사회적 진출이 거의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창의력은 집안에 필수용품이나, 디자인 분야에 머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렇다면 11세기경 의학의 혁신자가 누구였을까? 라는 의문에 여성일 다이어트. 운동, 건강 유지를 위한 스트레스 해소방법등을 처음으로 기록하였고 점성학이나 미신을 사용하지 않는 과학적인 치료방법을 환자에게 적용시킨 것도 그녀가 처음이었다. 트로툴라가 시도한 의학적 혁신은 상식적이고 실용적이며 시대에 앞서가는 의학분야의 어느 것보다도 훌륭하고 몇 세기 동안 따라 잡을 수 없는 것 으로 평가되었다. 이런 문구의 말은 많이 들어왔으므로 식상한 것일 수 도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칭송을 받은 사람이 여성이며 그 당시의 여성의 지위를 생각해 본다면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시 트로툴라는 관습에 따르지 않고 자신이 확신하는 방법대로 치료했지만 미신이 지배했던 중세시대에 사람들은 과학적인 치료를 시도한 여의사를 마녀의사 로 간주하였다. 악랄한 마녀 재판을 통해 남성이 주도하는 분야에 방해가 되는 여성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해 나갔다. 그 당시 여성으로서 열악한 지위, 죽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업적을 이루다니...과학시간에 선생님께서 책을 읽으면서 여성이 바라보는 과학적인 태도가 여성 자발적인 것이냐? 남자에 의해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냐? 란 물음에 정확히 답을 할 수 있다. 그 당시 누구도 그녀에게 의학분야에 뛰어들라고 말한 사람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그녀에게 그만둘 것을 권고 했을 것임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여성은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죽음을 겁내지 않으면서 까지 일관된 과학적인 태도를 보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선생님 물음의 답은 당연히 여성 자발적인 과학적 태도가 될 것이다. 이 사회에 남성과 여성의 위계질서가 없이 절대적 평등관계라고 한다면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어떤 분야에서든 과학적인 태도를 고수할 수 있으며, 대등한 업적을 남길 수 있다. 남성들이 여성의 자발적의지를 짓밟지 않는 다면 말이다...트로톨라외에도 여성들은 페니실린, 광견병 백신, 나스타틴, 안약 등의 발명을 통해 의학의 발전에 이바지를 했다. 의학은 더 이상 남성만의 연구분야가 아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번도 타기 힘든 노벨상을 두 번이나 타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마리 퀴리의 연구에 매료되어 또 한번 여성으로서 전세계를 놀라게 한 사람이 핵분열을 연구한 리즈 메이트너이다. 그녀가 연구한 핵분열은 후에 원자폭탄을 탄생시키게 된다. 결국에 그녀가 원자 폭탄을 만든 셈이 되는 것이다. 책 제목에 나와 있던 원자폭탄이 여성에 의해 만들어 졌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녀가 살던 당시에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어느 정도 허용되었지만 아직까지 물리학을 남성들의 분야로 인식하고 물리학에 관심을 갖는 여성들을 비웃거나 방해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즈는 1901년 비엔나 대학에 입학하고 여성최초로 물리학 분야에서 학위를 받는다. 그 후 그녀는 핵분열 연구에 전념하게 되는 데 여러 과정을 거쳐오면서 여성으로서 힘든 난관에 부딪히기도 한다. 우선 사회적 통념이 여성이 과학분야에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심지어 에밀피셔는 화학협회에 여자가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서 목수의 작업실에서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공부를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억압을 가하는 상황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원자폭탄이 인류의 역사상 비극적인 전쟁을 초래하는 살상무기로 사용되기는 하였지만 과학분야에서는 크나큰 발전이라 볼 수 있다.그녀는 자신의 연구가 무기로 사용되는 것을 끝까지 용납하지 않았으며 노벨상 조차 거부했다. 이런 사실에서 나는 여성이 과학적인 두뇌와 동시에 따뜻하고 현명한 두뇌를 갖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젠가 학문을 연구할 때는 그것을 통한 수단적 쓰임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고 말 그대로 순수하게 학문만을 연구할 때 진정한 학자가 될 수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순수하게 핵분열 그 자체에 매료되어 연구한 것은 여성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무기로 둔갑시킨 것은 남성들이다. 남성들의 냉정하고 현명치 못한 처사는 인류멸망의 길로 가는 지름길일지도 모른다.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이 책을 읽다보면 특히 의학, 과학, 공학 분야에 업적을 남긴 여성들의 공통점이 있다. 대개가 1800년 후반이후의 사람이란 것이다. 왜 그 동안 잠잠하던 갑자기 우둔한 여성들이 남성들이 주도해온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일까?... 갑자기 머리가 좋아졌을까? 하나님이 우둔하고 감성적이기만 한 여성들이 못마땅해서 남성처럼 과학적이고 냉철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제2의 이브를 만들어 탄생시킨 것인가?...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는 시작점부터 이 사회는 남녀 불평등으로 얼룩지게 되었으며 남성 홀로 독주하며 물리적으로 약한 여성을 천시하고 오로지 집안에서만 맴돌게 하여 과학 같은 분야에는 얼씬도 못하게 했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여성들이 죽음의 공포를 연구하는 의학 또는 물리학을 공부하거나 실습하는 것 을 금지했다. 중세교회에서는 여성의 지성을 반대하는 편견을 교리의 핵심으로 삼았다. 당시 권위자중 한 명은 여성들이 혼자 무언가를 생각할 때는 반드시 악한 것을 생각한다 라고 단정했다. 또 18세기의 과학자이면서 철학자인 임마누엘 칸트는 나는 경고한다. 추상적인 추론은 매우 무미건조한 지식이다. 따라서 근면하고 견실한 남성의 지성에 맡겨야 한다. 이런 이유로 여성은 결코 기하학을 배울 수 없다. 고 말했다. 자유사상가인 장 자크 루소 또한 과학의 원리와 공리를 탐구하는 일은 생각을 일반화시키는 추상적인 진리에 관한 연구이다. 이는 결코 여성의 영역이 아니다. 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던 학식 있는 유명한 학자들 마저도 여성들을 비하시키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들이 여성에게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사회에 깊숙히 만연하고 있는 일반적인 관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그저 썩힐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차츰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여성들의 권리가 신장됨으로 인해서 여성들이 남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