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이 ‘삼성’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 이러한 기업에서 운영하는 우리나라 3대사립미술관, 또 국보 47점과 보물97점을 보유하여 개인이 소장한 가장 많은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리움미술관은 내 흥미를 끌었다.부모(삼성그룹의 창립자 고 호암 이병철 회장)가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뮤지엄에 전시하고 며느리(홍라희)가 관장으로 뮤지엄을 진두지휘하는 것, 이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의 사립미술관이지만 해외의 뮤지엄들과 비교해봤을 때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게다가 비싼 관람료는 ‘최고의 기업이 우리나라 시민의 미술문화 향유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비판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마음과 호기심은 리움미술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하였고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다.우리나라 고미술품 전시를 위한 뮤지엄1과 한국, 외국의 근현대미술품 전시를 위한 뮤지엄2, 아동교육문화센터로 이루어진 리움미술관은 도심과 자연이 잘 이루어져 개성이 넘치는 미술관 건축물이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입장료 받는 곳, 전시실 곳곳이 잘 정돈되어있어 발걸음 소리조차 신경 쓰게 되는 깔끔하고 정돈된 미술관이 인상적이었다. 또 센서를 이용해 작품을 자동 인식하는 디지털 가이드와 작품의 세밀한 표현까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디지털 관람 시스템은 관람객이 미술품을 편안하고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였다. 특히 디지털 가이드는 관람 순서에 상관없이 내가 관람하고 싶은 작품 앞의 센서를 자동으로 인식하여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이렇게 최첨단 시설이 되어있는 미술관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고, 인상적인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고미술품이 전시되어있는 뮤지엄1에는 조상들의 문화와 지혜가 담겨있는 다양한 문화재와 국보, 보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는 연꽃봉오리의 섬세한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는 고려청자 중 가장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식기법으로, 표주박모양의 주전자이지만 몸체를 크고 작은 연꽃봉오리를 중첩시켜 고려의 국교였던 불교를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특히 손잡이의 작은 고리 장식은 화려하면서도 생동감넘쳤고 다양한 기법이 사용되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한다.뮤지엄2에서는 미술책 등에서 많이 접했던 박수근의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예전부터 ‘아기 보는 소녀’를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를 보니 따뜻하면서도 다정하고 투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성을 잘 표현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수업시간에 많이 접했던 권진규의 테라코타 작품은 아이들 교과서에 있던 작품을 보는 듯 하여 미소가 지어졌다. 게다가 디지털가이드를 통해 알게 된 권진규 작가, 또 작가의 작품 양식은 작품을 더 인상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목을 길게 늘여 정면을 응시하는 것이 조금 어색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는 작가의 작품들(비구니, 여인흉상 등)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적인 면이며, 테라코타의 독특한 질감이나 장식이 배제된 단순한 의상을 통해 금욕적인 느낌을 주고 허공을 응시하는 듯 한 여인의 시선으로 고요한 침묵과 동양적 관조를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을 통해 작품을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기획전시는 금은보화를 주제로 한국 전통공예의 미에 대해 전시하고 있었는데 금과 은을 활용한 공예품 및 보석으로 만든 각종 장신구 등 화려하고 찬란한 예술성을 지닌 공예품들을 통해 조상들의 기술과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팜플렛에 적혀있던‘그간 한국 미술의 특징으로 꼽아왔던 순수, 여백과는 전혀 다르게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미술에 내재된 화려함과 정교함이라는 새로운 측면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전시 개요가 마음에 들었다. 연꽃 위 봉황이 꽂혀있는 특이한 형태의 화려한 ‘은제도금 주자 및 승반 은제도금주자 및 승반’은 특이하고 섬세한 표현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 화려하고 섬세한 무늬를 육안으로 확인 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360도로 확대해서 볼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