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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와 관객과의 의사소통 (의사소통의 부재)
    영화와 관객과의의사소통(부제:영화에서 보여지는의사전달, 감정의 전달)"사랑한다."라는 말을 전달하는데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많은 준비를 한다. 언제 어디에서 고백할 것인가, 어떤 목소리 톤으로 말할 것인가,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 시선은 어떻게 처리하고 말하면서 어떤 행동을 같이 취할 것인가 뿐만 아니라 선물이나 배경음악까지 정말 그 고백의 순간에 모든 요소들이 도움이 되도록 준비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다 갖춰져 있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사랑한다는 말이다.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특성은 실로 다른 매체가 가진 그것보다 표현 전달에 우위를 차지한다. 영화는 이미지와 오디오를 동시에 접목시켜 만들어진 매체이기에 갖춰진 시나리오의 전달이 수월하다. 그 뿐 아니라 큰 스케일과 오랜 제작기간을 거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필요한 부분들을 적절히 연결하여 편집하는 등, 주제를 전달하기에 최적인 영상 매체이다. 대부분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TV프로그램들과 달리 영화에서의 수많은 장르들은 그 표현 기법들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를 알게 하며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를 연출했다 하여도 관객들은 장르를 후천적으로 경험했기에 그 세계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며 오히러 그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느끼게 된다.예를 들어 물랑루즈 같은 뮤지컬 영화는 이미 관객들이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대사 도중 노래를 부르며 감정전달에 치중해도 관객들은 전혀 어색하지 않아 하며 현실과 빗대어 현실가능성을 점쳐보기보다는 영화 자체 내에 더 빠져들게 된다.이렇게 영화가 관객과 대화하기에 상당히 좋은 요소들을 갖췄음에도 감독은 관객과의 의사소통에서 자신만의 길로 접근하려 하는데 때로는 의사소통에 가장 열악한 상황을 두어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기도 한다. 관객은 그런 영화들을 접하면서 타인의 의사소통을 이해하고 감독이 만들어낸 표현들을 겪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이제부터 언급할 세 영화는 감독이 시도한 관객과의 의사소통에서 실패했다고도 성공했다고도 딱히 말할 수 없는 영화들이다.영화에서 우리는 듣는 것으로 그 대체적인 의미를 이해하는데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에는 말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이 절대적이다. 대화는 의사소통의 또다른 글자로 인식되며 가장 수월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라도 그것을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그것을 배제하고 몸으로 표현하려 하는 것은 의사소통과정에서 오해나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고 그 전달도 어려워진다. 그 어려운 전달을 시도한 감독들의 다음 세 작품들을 보도록 하자.첫번째로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2001년작)의 큰 줄거리는 홍등가를 관리하는 깡패 한기가 대학생인 선화를 사랑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녀를 홍등가로 끌어들여 매춘을 시키는 동시에 그녀를 지키려 한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로 사랑에 접근한다. 여기에서 감독은 한기의 의사소통에 대사를 제하는 모험을 시도한다. 말없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그야말로 한기는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야 하는데 그마저도 직접적이지 못하고 간접적인 것에 머물러, 관객들에게는 그러한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명확하게 사실로 규정된 것이 아닌, 타인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고 가는 감정을 전달하는데 있어 감독은 신뢰도 말도 없는 처음의 만남에서부터 말 없이도 신뢰가 쌓이고 감정이 전달된 마지막 떠남의 순간까지를 선화의 말과 한기의 행동이 소통할 수 있게, 관객들 역시 그들의 의사소통을 차례대로 느낄 수 있게 제작했다. 게다가 극적요소가 최고에 치닫는 순간 내뱉은 유일한 한기의 대사 "깡패새끼가 무슨 사랑이야."는 처음부터 관객을 답답하게 이끌어 온 영화 전체의 아이러니(사랑하는 사람을 홍등가로 끌어들인 한기의 행동)를 어느 정도 해소 시키며 한기의 행동을 이해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관객과의 의사 소통이었다.이창동감독의 [오아시스](2002년작) 역시 [나쁜 남자]만큼이나 의사소통에 열악한 상황을 두었다. 교통사고를 저질러 들어가게 된 교도소를 막 출소한 종두는 미안한 마음에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의 가족을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장애인인 공주를 만난다. 처음에는 어긋났지만 그때부터 그들의 사랑이 시작되는데 이 영화에서 감독은 사회에서 외면당한 사회 부적응자들의 의사소통, 그것도 한 쪽은 말의 전달이 수월하지 않은 장애인이라는 환경을 조성한다. 장애인의 대사는 전달이 어려우므로 상대방이 다시 재차 물어 확인하면서 관객과 장애인과의 의사소통의 길을 만들었고 중간중간 공주의 환상을 삽입하여 그녀의 마음의 전달을 관객들이 더 명확하게 받을 수 있게 하였다. 하지만 역시 말의 전달이 어려우므로 종두가 오해를 받아 궁지에 몰리는 데에서 그녀는 몸으로 그 답답함을 토로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그것은 고통의 표현으로 인식되어 결국 그 벽을 넘을 수 없게 하였다. 종두가 경찰서를 빠져 나와 공주가 무서워하는 나무 그림자를 없애느라 나무를 자르는 장면과 공주가 라디오를 크게 트는 장면은 서로의 의사소통을 전달하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말이 없거나 발음이 부정확해 전달이 어려운 경우만큼이나 열악한 상황이 있다. 송해성 감독의 [파이란](2001년작)이 그 경우인데 주인공 강재와 파이란은 전혀 국적이 다른 사람들이다. 파이란은 불법체류자의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 3류 건달 강재와 위장결혼을 하고 타지역 세탁소로 가서 일을 하게 되는데 강재를 한번도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결혼해준 강재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하지만 타지에서의 힘든 일과 열악한 환경 등으로 파이란의 약한 몸은 병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으로서 강재를 만나게 되는데 그 매개체는 파이란이 조금씩 배워서 쓰게 된 한국어로 된 편지였다. 편지를 읽으며 파이란의 주검을 확인하러 가는 과정에서 강재는 파이란에게 사랑 같은 감정과 미안함을 느낀다. 비록 살아서는 보지 못했지만 편지로 의사소통하게 된 그들은 강재에게 다시 새로운 삶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파이란이 살아생전에 자주쓰는, 정확히 말해 거의 유일하게 쓰는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그녀의 착한 마음씨를 대변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의 성격을 알 수 있게 한다.위에 언급한 세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들의 인간미, 사랑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소외되었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하는 것은 누구도 그들의 말에 귀담아 들어주지 않으며 수용하려 하지 않고 그러한 태도로 말미암아 이 계층들은 더 위축되고 사회와 어울리는 방법, 즉 사회와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고 미숙하게 굴게 되며 그것이 다시 순환되어 사회로 하여금 외면당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을 이 세 감독들은 사실적인 구도로 전개시켜 나가면서 좀더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주인공들에게 의사소통면에서 각기 다른 제한선들을 마련해 준 것이다. 굳이 다시 언급하자면 [나쁜남자]에서는 남자주인공의 대사의 부재를, [오아시스]에서는 여주인공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파이란]에서는 의사소통이 단절, 어긋나게 되는 타언어를 요소로 삼았다.영화와 관객이 소통하는 것의 경로는 듣는 것만이 아닌 보는 것, 즉 영상도 큰 역할을 좌우하므로 각 영화들이 어떻게 관객들에게 영상으로 어떤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지 알아보기 위해 다시 각 영화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도록 하자.[나쁜남자]는 우선 촬영지가 한정되어 있다. 선화와 한기의 첫만남의 장소인 벤치와 홍등가 안의 선화의 방, 한기의 사무실, 바닷가가 대표적이며 이들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홍등가의 선화 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는 바로 방안의 이중거울 때문이다. 한기는 선화를 그 이중거울을 통해 몰래 훔쳐본다. 영화의 후반부전까지는 그 이중거울의 존재에 대해 관객들이 한기와 같이 알고 있으므로 한기의 입장에서 비춰지는 일련의 영상들이 전개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기의 마음을 인식하게 되며 그를 점점 이해해나가게 된다.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상으로 인해 우리는 남자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문자상이 아닌 심적으로 소통하게 되고 그로인해 영화가 진행해가는 것을 잘 맞춰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오아시스]에서는 카메라마저 주인공들을 외면하고 왜곡하기 일쑤였다. 예를 들어 그들이 방안에서 만들어낸 환상 중에는 코끼리와 아이, 여자가 나와 꽃을 뿌리며 같이 춤을 추고 남녀주인공들도 같이 춤을 추다가 입을 맞추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서 카메라는 그들의 즐거워 하는 모습 자체를 고정된 카메라 위치로 다소 절제되고 냉소적인 태도로 촬영하였다. 이는 평소에 관객들이 사회 부적응자들이나 장애인들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과 같은 구도이며 여기에서 감독은 주인공들과 관객이 아닌, 관객들 자체의 의사소통에 치중하여 굳이 효과를 주지 않아도 냉소적으로 보고 있는 관객들에게 더 극적으로 영화를 느끼도록 영상의 구도를 잡았다. 결국 영화와 관객이 아닌 관객들이 다시 자신들과 사고에 대해 소통하게 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파이란]에서 감독은 영상을 통해 파이란이 타지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를 강재는 얼마나 초라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파이란의 힘든 타지 생활들을 가까이가 아닌 멀리에서 지켜보는 식으로 감독은 관객들과 파이란의 가련함에 대해 소통했으며 비교적 다른 두편의 영화들 보다 관객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다.
    인문/어학| 2004.11.21| 6페이지| 1,000원| 조회(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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