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레포트를 읽고.한 때 각종 베스트셀러(Bestseller) 차트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던 책,『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 존 그레이는 그의 저서에서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고 말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각각 화성 어와 금성 어를 쓰기 때문에 그 둘 사이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렇듯 머나먼 화성과 금성에서 지구에 온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언어로 인해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서로 만나게 되었다. 그 둘은 그렇게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남자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이 생겨남에 따라 발생하여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아마 인류가 멸종되는 그 순간까지 남자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들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 둘의 관계 등을 다룬 성(姓)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남자는 억만년이 지나도 여자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없고, 여자도 마찬가지로 억만년이 지난다 해도 남자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로운 것이다. 이런 책들 중 최근 나에게 재미를 주는 것과 동시에 감동과 깨달음을 얻게 해준 고마운 책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민용태 교수님의 『성의 문화사』이다. 이 책은 교수님이 ‘독자를 위하여’에 남기신 말처럼 “남녀 관계의 재정립, 남성성과 여성성의 자리매김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남자가 남성성을, 여자가 여성성을 강요받던 전통 개념에서 탈피”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깨달음과 더불어 편안하게 쓰인 문체로 인해 수업시간에 듣던 교수님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한 기분으로 유쾌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남녀평등(男女平等)이 가정 내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지 않았다. 아빠는 바깥 일만 하시고, 엄마는 집안 일만 하셨다. 일터에서 돌아온 아빠는 차려진 밥상에서 밥을 먹고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보다 잠이 드셨고, 집안일은 오로지 엄마의 몫이었다. 여자와 남자의 일이내용이었지 그 반대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시절 나는 왜 남자만이 씨를 뿌릴 수 있게 되어 있냐는 것이 항상 의문스러웠다. 신은 왜 남자와 여자에게 동등한 권리를 주지 않았을까? 물론 이러한 의문은 지금도 풀 수 없는 노릇이다. 남자와 여자에 대한 다름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어떻게 다른지는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간통죄’라는 법으로 결혼한 부부의 외도를 제재하고 있다. 성 관계 후 평생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여자에 비해,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 남자는 이러한 법으로 여자에 비해 더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간통죄는 남자의 성적 본능을 무시한 법이 된다. 이 책에 의하면 남자는 일부다처(一夫多妻)주의자이다. 그리고 이 일부다처성은 남자의 본성이다. 어쩌면 이러한 이야기들은 여성 해방 운동가들에게 어이없는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세상의 모든 여자는 페미니스트(Feminist)이다.’는 말처럼 여자인 나도 어쩔 수 없이 타고난 페미니스트적인 기질을 갖고 있다. 남자라면 그냥 지나칠 법한 아주 사소한 성차별적 발언에 발끈하며, 여자가 남자와 동등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 풍조에 화를 낸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의 성향의 일부분을 이해하게 되었다. 신의 재주인지, 화성과 금성의 차이 때문인지, 남자와 여자는 외모에서부터 성격까지 확실히 다르다. 남자는 확산, 전진, 개척의 본성을 가지고 되도록이면 많은 여자에게서 많은 아이를 낳게 하길 원한다. 그리고 남자는 서부 활극에서 흔히 보여지 듯 방황벽을 가지고 있다. 사건과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남자다. 이에 반해 여자는 장소와 시간의 제한을 받는다. 그리고 곡식을 보존하는 창고와 같이 남자의 씨를 보존한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의 애까지도 아무 때나 가질 수 없으며 때와 장소를 기다려야만 한다. 나는 생식적인 면에서 남자의 일부다처주의적인 면을 이해하게 되었다.남자에게 일부다처적인 기질이 있다면 여자에게는 일처다부적만, 여자는 그 때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씨를 받아 열 달 동안을 지키며 살게 된다. 임신이라는 측면 이외에도 여자의 쾌락은 남자의 그것보다 훨씬 지속적이고 강력하다. 한 때 서구 여성해방론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성과 생식의 분리’ 운동의 성공으로 피임이 일반화되었고, 지금은 누구든 간단한 방법으로 피임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여성의 쾌락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본 재미난 설(說)은 ‘역사적으로 남자가 줄곧 여자를 칠거지악(七去之惡) 따위로 억압한 것은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자의 성적 우월성으로 인해 여자의 욕망을 묵인하게 된다면 사회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아직 검증되지 않는 이유이긴 하나 조선시대에서나 나왔을 법한 문구가 세르반테스(Cervantes)의 입에서도 나온 것을 보니 여자의 기(氣)가 세긴 센 모양이다.이 책에서는 남성의 본성을 말하면서 ‘돈 환’의 이야기를 들고 있다. ‘돈 환’이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성의 여러 측면-남성의 본성, 남성의 전형, 성의 실제, 성의 방황, 성의 비극-을 살펴본 것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가 좋아했던 여성상은 그의 남성상의 반대는 아니다. 가령 그가 미남이었으니 추녀여야 된다는 논리 말이다. 여성이 남성의 반명제가 아니듯이 돈 환의 여성상이 꼭 돈 환의 남성상의 반대일 거라는 논리는 어설프다.”라는 말에 상당히 공감했다. 흔히 여자의 반대가 남자이고 남자의 반대가 여자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여성스러운 행동을 하면 남자답지 못하다 하여 놀림을 받고, 조금만 남성스러운 행동을 하면 여자답지 못하다 하여 놀림을 받는다. 성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욱 여자같은 남자, 남자같은 여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하리수라는 연예인으로 인해 한 때 우리 사회에 큰 주목을 받았던 ‘트렌스젠더’를 생각해보자.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자신의 성(姓)에 만족하지 못하고 결국은 성 전환 수술이라는 방법을 택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들의 방법이었다. 나는 하리수가 왜 여자가 되고 싶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가 어떤 심정으로 그녀가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자신감과 그 자신감에서 비롯된 행동들로 보아 지금 그녀는 무척 행복해 보인다. 어떤 이들은 그녀를 ‘그녀’라고 부르고 또 어떤 이들은 그녀를 여전히 ‘그’라고 부른다. 아마 그들은 오늘도 당당히 자신이 선택한 성(姓)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여자가 변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서 한국 여자들 사이에서 붐(Boom)이 일고 있는 성형수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내가 가서 내가 아프고 내가 아름답고 내가 기분 좋으니까.” 한국 여인들은 성형외과를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스갯소리로 ‘여자들이 평생 동안 하는 일이 다이어트(Diet)’라는 말이 있다. 이는 겉으로 보이는 몸에 대한 사회적, 개인적 압력에 의한 것이다. 사회가, 특히 남자가 날씬하고 굴곡 있는 몸매를 원하게 되면서 여자는 거기에 맞춰 몸을 바꿔왔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도 여러 가지 이유로 다이어트 아닌 다이어트를 일 년 내내 하고 있다. 물론 여자들의 다이어트가 100% 남자를 위한 것은 아니다. 어떤 비만 클리닉에서는 이런 문구로 여자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살을 빼는 과정은 자신을 사랑하는 과정입니다.” 물론 여자들의 다이어트가 자신의 건강과 자기만족을 위해 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는 대부분 부차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사실 대다수의 여자는 남자에게, 혹은 사회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몸을 가꾼다. 성형에 대한 여자들의 관심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여성들은 왜 자신을 아름답게 꾸며 자기만족을 꾀하는 일인 성형을 감추고 부인하려고 했을까? 그리고 현대의 여성은 어떻게 그런 성형을 당당히 밝힐 수 있을까? 우리는 그 원인을 사회에서 찾을 수 있다. 외모 지상주의, 소위 루키즘(Lookism)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여성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경쟁력을 외모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 바라봤다면, 지금은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자는 여자를 잃어가고 있다. 바쁜 현대생활에서 여자가 남자와 동등하게 살아남기 위해 여자는 참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바쁜 적응에 익숙지 못한 여자는 그 와중에도 남편과 자식을 챙긴다. 아내이기 때문이고, 엄마이기 때문이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여자는 자신의 일을 챙겨야 하고, 자신의 남편 뒷바라지를 해야 하고, 자식의 교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백화점에 쇼핑을 가서는 남편 옷과 자식들 옷을 사느라 정작 자신의 옷 한 벌을 제대로 사지 못했다는 우리네 평범한 어머니의 이야기는 이미 식상한 이야기가 되었다. 이처럼 현대의 여자들은 바쁘다. 바빠도 너무 바쁘다. 그래서 여자의 위기가 왔다.여자가 변했으니 남자도 변할 수밖에……. 여자에게 위기가 왔으니 남자에게도 위기가 찾아올 수밖에……. 그리고 위기의 남자와 여자가 만난 가정에도 위기가 찾아올 수밖에……. 세계는 가족 단위의 공동체에서 벗어나 개인 단위로 재편성되고 있다. 심각한 이혼율과 결혼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로 말미암은 독신주의자들의 증가로 현대사회의 결혼 제도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주말 저녁 안방을 눈물로 젖게 만들었던 드라마 “애정의 조건”에는 이혼한 언니(강금파)와 혼전 동거 경험이 있는 동생(강은파)이 나온다. 극 중 이혼녀의 치열한 삶을 잘 그린 인물 강금파는 남편의 외도에 참지 못하고 맞바람을 피워 이혼 당하게 된다. 이혼 후 우여곡절을 겪지만 자신의 힘으로 성공한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최근 수목 저녁 아줌마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드라마 “두 번째 프러포즈”에서도 이혼녀가 나온다. 기존 드라마의 코드인 ‘사랑-결혼-외도’를 착실히 반영하면서도 살짝 뒤집어서 그린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 드라마에도 여주인공 ‘장미영’은 남편의 외도에 이혼 당하고 억척스런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혼녀가 되었지만 결국은 혼자의 힘으로 화끈하게 성공한다. 이처럼 요즘 가족 드라마의 주된 트레드는 이혼다.
가브리엘 G.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읽고중남미 문학이라고 하면 흔히들 제3세계의 문학, 비주류의 문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소개되거나 번역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일반인들에게 아직 익숙하지 못한 실정이다. 더욱이 중남미 지역의 언어인 서반아어를 공부하고 서반아어로 된 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아직은 쉽지 않다. 어쩌면 내가 이 강의를 듣게 된 계기도 여기에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나도 중남미 문학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중남미 문학이라고 하면 막연히 떠오르는 낯선 발음의 언어인 서반아어와 (서구 세계의 잣대에 의해 왜곡된, 그리고 나도 그 서구 세계의 가치관에 물들어 버려 형성된) 현대의 문명과는 거리를 두고 살 것 같은 중남미 국가들의 사람들뿐이었다. 그런 왜곡되고 잘못된 인식 속에서 나를 끌어내 준 강의가 바로 이 ‘중남미 문학 탐색’이다. 수업시간에 가끔씩 듣게 되는 서반아어는 더 이상 낯선 나라의 낯선 언어가 아니었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면서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는 것이 아닌 나란히 눈을 맞추고 바라본 중남미의 문학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여러 가지 대표작들이 잘 알려진 영, 미권 작가들의 작품들과 독일, 프랑스의 유명한 고전들보다 친숙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욱 알고 싶어지는 문학. 그 호기심의 중심에 중남미 문학, 그리고 중남미 문학의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Jose Garcia Marquez)”가 서 있었다.처음 마르케스의 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 나에게는 노벨 문학상이라는 금빛 메달이 더없이 부담스러웠다. 흔히 알려진 노벨상 작가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 쉽지 않고 임레 케르테스의 작품을 읽고 그가 의도하는 바를 한번에 잘 알 수 없듯, 노벨 문학상은 나와 같은 범인에게는 멀고도 위대해만 보이는 그런 상(賞)이었다. 우리는 최근 대학수학능력고사에 한 번 출제된 작가의 작품은 다음 날 대형서점의 눈에 잘 띄는 명당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되었고, 노벨 문학상과 령, 멜뀌아데스,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 우르슬라 이구아란. 제 1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에겐 발음하기 조차 어려운 등장인물들의 길고도 비슷비슷한 이름들 때문에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그 이름들에 무슨 특별한 의미가 담긴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독특했던 부분이 등장인물들 사이의 이름이다. 이 이름들로 인한 혼란을 줄여 주고자 어떤 번역본에는 부엔디아 집안의 가계도가 그려진 것도 있었다. 나도 책과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었던 시기에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 때마다 그 가계도를 보면서 그 인물이 부엔디아 집안의 몇 대손인지 누구의 자식인지 혹은 누구와 결혼한 인물인지를 알아내야만 했다. 반복되는 이름들이 나타내고 있는 그들의 자폐적인 순환과 부엔디아 가문의 근친상간, 그로 인해 자신의 고유한 이름 없이 오직 조상의 이름자에서 따온 일부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그들의 순환적 삶 속에서 나는 한 가문의 몰락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처음 익숙지 않아 날 고생시켰던 그들의 이름은 가계도가 그려진 종이가 내 손을 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어느새 반복되는 이름에 친숙해져 가계도가 필요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기를 즈음해서 나는 에서의 고독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최근 한반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수혁 역을 맡았던 배우 이동건은 한 인터뷰에서 수혁이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 촬영 기간 동안 실제 생활에서도 수혁처럼 살았다고 말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신과 전혀 다른 극 속의 인물이 되어 몰입한 채 연기하는 배우와 같은 심정이었다. 이 작품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고독의 그림자들을 읽어 나가면서, 처음에는 고독과 마주앉게 되었고 그 다음에는 고독과 친구가 되었으며 마침내 고독이 나의 신체의 일부가 되었다. 책을 읽던 중 어느 일요일에는 나는 완전한 고독 속에서 책을 읽어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 그 날 하루 동안은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서 온전한 나만의 세계에서 이 책과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잃지만,내가 만지는 손끝에서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따뜻한 체온을 느낀다.이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낸다.나는 내게서 끝나는무한의 눈물겨운 끝을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드디어 입을 다문다 ― 나의 시는.이 시는 내가 마음의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찾는 시집에 수록된 시 중 하나인데, 이 시를 천천히 소리 내어 읽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쓰인 시기와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두 작가는 시대를 초월해 똑같이 고독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물론 그들이 의도한 고독의 본질이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마르케스의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두 작품이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에 나오는 인물들이 절대 고독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서 그들은 언어를 거의 잃어버리는 듯 보인다. 그들이 자기만의 고독에 빠질 때마다 나는 이 시의 언어를 바람에 날려 보내고 언어의 날개들을 티끌처럼 날려 보낸 화자를 떠올렸다.그리고 아직도 그 표현이 생생한 제 18장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그들이 왜 고독한지, 그리고 우리가 왜 고독한지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그날 오후에 부엌에서 그를 만나지 못하자, 아우렐리아노는 호세 아르카디오를 찾으려고 집안을 온통 뒤졌으며, 결국은 목욕탕에서 향수를 친 물에 몸이 어마어마하게 부푼 채 둥둥 떠서 아직도 아마란타 생각을 하며 죽어 있는 그를 발견했다. 그제야 아우렐리아노는 자기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한 동안 책 읽기를 중단해야 했다. 인간의 고독에 대해 알 것 같으면서도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인간의 왜 고독한가?’에 대한 나만의 해답이 이 대목에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대방이 먼저 다가와 마음을 열고 진실한 마음에 대해 터놓고 얘기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기다리다 지쳐 하나의 인간관계를 포기하기도 하고, 또 그로 인해 낙심하고 절망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상대방은 등을 돌리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그의 등을 보아 버리고 말았다. 마치 아우렐리아노의 죽음 이후 자기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 호세 아르카디오의 뒤늦은 깨달음처럼. 호세 아르카디오의 이러한 깨달음은 내가 이 을 기억하는 한 내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부엔디아 집안의 사람들은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였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살아간다. 집안의 한 사람이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아도 누구 하나 그를 바깥세상과 소통하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단지 그가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음식을 제공할 뿐이다. 그들의 고독이 마르케스는 그 집안의 내력인 것처럼 쓰고 있지만, 나는 그것이 그들의 이러한 생활방식에서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안사람이 죽었는데도 며칠을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되고 아무 죄책감 없이 장례식을 치르고 점점 잊어가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나는 어떤 섬뜩함과 함께 그들만의 고독을 진정으로 느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제2, 제3의 아우렐리아노가 되지 않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소설 에는 콜롬비아와 라틴 아메리카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이 반영되어 있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에피소드에서 보이는 자유파와 보수파의 싸움은 1900년대 초, 콜롬비아에서 실제로 일어난 천일전쟁을 모델로 하고 있고, 미국인의 진출로 등장하는 바나나 플랜테이션은 악명 높았던 미국의 유나이티드 푸르트사(United Fruit Co.)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또 제 13장에 언급되어 있는 노동자 학살사건은 1906년 멕시코에서 일어난 동광 노동자 파업에서 모티브를 얻어 쓴 내용이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포르피리아면, 그 속에는 교과서가 들려주지 않았던 역사의 진실, 혹은 교과서에서 한 줄로 일축해버린 사건의 전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이 소설 또한 나에게는 이러한 의미로 다가 왔으며 허구가 사람들에게 진실처럼 와 닿게 하는 힘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사실 이 책에 나온 정부군에 의한 노동자 대량 학살 사건과 그 은폐의 과정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래서 나로 하여금 더욱 심한 분노를 느끼게 만든 대목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런 일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곤 한다. 6.25를 전후로 치열한 이념의 대립 속에서 이념이라는 단어조차 생경해하던 많은 양민들이 정부군에 의해 죽게 되는 이념의 희생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의 군사 독재 시절에 독재자들이 자신의 장기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저질렀던 수많은 폭력과 그에 따른 희생들. 그리고 지금도 지배자의 논리에 따라 그들에게 유리하게 기술된 국사 교과서를 배우고 익힌 우리들. 소설은 이런 우리들에게 우리가 모르던 다른 한 쪽의 시선을, 소수자와 피해자의 시선을 제공해 주고 있다.얼마 전 , , 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역사를 다룬 장편 대하소설의 마지막 시리즈 을 다 읽음으로서 우리나라 현대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한번 정리하게 되었다. 나는 의 마지막 부분에 다루어진 ‘광주 민주화 항쟁’에 관한 내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정식으로 초등교육을 받기 시작한 1992년에는 이미 광주 민주화 항쟁이라고 인정을 받은 뒤여서 그 단어에 담긴 의미를 잘 모르고 살아왔다. 그러나 나는 이 이라는 소설로 인해 우리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군사 정권은 자신들의 정권의 안녕을 위해 광주의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죽였고 그 사실을 은폐하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그 지역의 민간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언론에 대한 철통같은 감시 체제를 펼쳐 나갔다. 이와 같은 과정은 이 소설에서도 잘 나타난다. 파업을 주도하고 그 현장에서 겨우 살아남아 마콘도에 도착한 ‘호세 아우렐리아노 세군.
[중남미 문학 탐색] 기말 레포트카를로스 푸엔테스의『미국은 섹스를 한다』를 읽고미국의 권위 있는 잡지 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미 대통령이 선정되었다.) 지는 매년 정치, 경제 등 세계에 가장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4년 전 초선에서 민주당의 ‘엘 고어’후보에게 총 득표수에 뒤지고서도 결국 대통령이 되서 2000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바 있었다. 그는 2004년 재선에 성공하여 다가올 4년 동안 미국을 이끌어 나갈 것이며, 앞으로의 4년 동안 부시의 영향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2004년 한 해 테러와의 전쟁과 대(對)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며 세계에 미국의 힘과 오만을 서슴없이 보여준 인물로 그는 전 세계에 수많은 지지자와 동시에 그에 버금가는 수의 반대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테러리스트와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하는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미국 최신 무기의 시험장에 불과했고, 9.11 테러로 미국을 옹호하던 전 세계 국가들도 미국에 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신식 무기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어두운 하늘을 가르는 쇼는 전 세계로 생중계되었고, 미국은 자신들의 무기가 정확히 테러리스트들을 맞출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너무도 참혹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무고한 시민들이 미군의 정확하다는 탄두아래 피를 흘렸고, 무참히 죽어나갔다. 미국은 이를 애써 부인하려 했지만 세계는 이제 미국을 곱게 보지 않게 되었다. 미국의 막강한 경제적 힘과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기가 죽어지내던 세계가 마침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하에서 자신도 구제하지 못하는 미국은 세계를 구하겠다는 영웅적 태도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독재자 ‘후세인’을 내쫓고 이라크에 민주정부를 수립하겠다는 기치 아래 그들은 용감히도 출전했다. 그들의 이름은 자랑스러운 ‘미군(美軍)’이다. 그들960년대에 들어와서는‘쿠바 혁명(Cuban Revolution)’을 지지하기에 이른다. 이때부터 두드러진 그의 좌익성은 결국 미국 입국 금지 조처에 이르기도 한다. 1970년부터 꾸준히 인정받기 시작한 그의 창작은 1980년 이후 미국의 중남미 간섭을 비판하는 글을 많이 썼다. 그의 오랜 외국 생활은 그에게 조국에 대한 자신을 생각을 객관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그의 수많은 저서 가운데서 오만한 나라 미국에 대해 짜릿하게 비판하고 있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제목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 미국은 섹스를 한다. (Diana o la cazadora solitaria.) 』라는 책은 그 제목처럼 섹스를 하며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두 남녀가 등장한다. 이 책은 겉으로는 자전적 연애소설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소설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내면에는 푸엔테스의 다른 작품들이 보여주고 있는 푸엔테스만의 고민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설은 망년회 파티석상에서 남자 주인공이 ‘다이아나 소렌’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둘은 각자 아내와 남편을 가진 상태였다. 그러나 둘은 서로에게 이끌리게 되고, 결국 동거를 시작한다. 주인공 ‘나’는 아내에게 쪽지 한 장만 달랑 남긴 채, 다이아나와 동행을 하게 된다. 둘은 다이아나의 영화 촬영지에서 동거를 시작한다. 남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여배우는 미국의 욕망이 응집되어 있는 할리우드를 대변하고 있다. 이 둘이 나누는 대화 중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불어로는 뭐라고 말해요? 스페인어로는? 할리우드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영어 단어가 하나 있는데, 스머그니스(smugness).- 자아도취에 잘난 척한다는 뜻?- 네. )미국을 가장 미국답게 나타내고 있는 곳이 어디일까? 혹자는 백악관과 국회 의사당 등이 있는 특별 구역 워싱턴(Washington D. C.)라고 하고, 또 혹자는 전 세계의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월스트리트(Wall Street)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곳들보다 미국을 더 잘 드러내고 있는 리우드 영화 속에는 그럴싸하게 포장된 미국이 세계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국은 꿈의 나라이고, 기회의 나라이라고 끊임없이 외치고 있는 곳이 할리우드이다. 그러나 실상을 그렇지 않다. 할리우드는 온갖 구설수와 스캔들과 잡음으로 가득 찬 곳이다. 수많은 별들이 모여 더럽고 추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 바로 할리우드이다. 그곳에서는 연인들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결별설이 되어지고 우연히 만난 같이 기울인 술 한 잔으로 인해 열애설에 휘말리게 된다. 우리는 이런 할리우드의 모습에서 미국의 두 얼굴을 보게 된다. 푸엔테스가 그리고자 한 할리우드와 미국, 미국의 음모에 의해 서서히 죽음으로 다가가고 있는 다이아나의 뒷모습이 아니었을까?미국(美國). ‘아름다운 나라’라는 뜻의 국명을 가진 이 나라는 지금 전 세계의 아름다움을 위협하고 있다. 거대 제국 로마가 세계를 지배하던 ‘팍스 로마나(Pax Romana)’에서 19세기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이 식민지 국가들을 지배하던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ica)’, 그리고 현재 미국의 지배에 의한 국제 정세의 안정을 일컫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까지. 이와 같은 주도권의 교체를 통해 국제 정세의 지형도는 끊임없이 바뀌어져 왔다. 그리고 현재의 국제 질서는 미국의 깡패외교에 의해 휘둘리고 있다.) 부시 정권은 일방통행식 외교를 고집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국제 사회를 오직 자국의 이(利)를 위해서만 이끌어 가고 있는 제국, 미국. 국내적으로는 평등과 자유를 표방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반민주적이고 불평등한 사회를 유도하고 있는 미국의 패권주의는 미국의 짧지만 긴 역사를 따라 계속되어 왔다.미국은 소극적인 세큘러리즘(secularism), 즉 세속주의(世俗主義)를 지향한다. 어떤 종교도 국교가 될 수 없지만 거꾸로 모든 종교가 정보의 간섭으로부터 보호된다. 그 결과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주요 정치 세력이 된 기독교 우파가 공적 영역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갔다.)로써 공화당을 중심으로 그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오로지 힘을 내세운 외교 정책을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국제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의 미국을 움직이는 주요 세력으로 손꼽히고 있다.『 미국은 섹스를 한다. (Diana o la cazadora solitaria.) 』에서 주인공은 “미국식 칵테일파티를 가장 혐오스러운 모임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 됐건 그 사람에게 이삼 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문화. 이것이 미국식 칵테일파티를 진정으로 나타내는 정의일 것이다. 미국식 문화에 물든 우리도 요즘 진정으로 사람을 대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실정이다.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에게 일상적인 대화조차 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일명 “Hi and Bye”족이라 불리는 그들은 사람을 만나 ‘Hi’를 하고 곧장 ‘Bye’를 하는 정도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대학은 흔히들 자유로운 곳이라고, 그래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요즘 나의 인간관계를 돌이켜 보건대 자유롭긴 하지만 자유로움 속에 뭔가 서운한 느낌이 자주 찾아온다. 자신이 짠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수업이 같지 않으면 밥 한께 같이 먹기 힘들다. 넓은 캠퍼스라는 공간 속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강의를 듣다보면, 가끔 아는 사람들과 마주치곤 한다. 그러나 그들과 눈을 맞추고 있는 시간은 1분이 채 넘지 않는다. 1분이 무언가? 30초가 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우리는 깊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들을 날려 보내고 있다. 상대방을 꼭 부둥켜안고 서로 등을 두드리거나, 허리를 감싸는 등의 행동을 하며 친밀하게 인사하는 멕시코인들의 인사법이 그리워지는 요즘.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미국 브랜드로 포장된 멕시코산 커피를 마시는 아이러니컬한 아침을 매일 맞이하고 있다.역사와 사회적 현실에 관해 개인과 국가의 정체성 왔으며, 미국은 그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은 선진국이라는 깃발을 휘날리며 세계화라는 이름아래 서서히 후진국들을 미국화시켜나갔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우위요소들을 적극 활용하여 반대 세력들을 제거해 나갔으며, 『 미국은 섹스를 한다. (Diana o la cazadora solitaria.) 』에서의 다이아나도 그들의 희생양이 되었다.이 책은 미국에 대한 푸엔테스의 통렬한 비판 이외에도 멕시코 작가인 남자 주인공과 미국 할리우드 스타인 여자 주인공이 동거를 시작해서 성관계를 가지는 이야기를 주축으로 삼고 있다. 이 책의 제목 『 미국은 섹스를 한다. (Diana o la cazadora solitaria.) 』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섹스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한 남자와 한 여자의 만남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일어난다. 하나는 필름에 담을 수 있는 외형적인 차원으로 제스처와 행동, 시선과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내면적인 차원이 훨씬 더 흥미롭다. 그곳에서는 느낌, 질문, 의심, 자기 자신과의 싸움, 환상, 특히 그녀에 대한 환상 따위가 떠오르면서 겹겹으로 밀려든다.)남자 주인공은 다이아나를 보고 성적 상상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의 동거 생활은 사랑이 충만한 섹스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는 흔히 섹스라고 하면 부끄러워해야 하고 숨겨야 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사실 ‘성(姓)’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되어 왔다. 성(姓)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자리매김하고 있으면서도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 의해 제한을 받고 있다.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것이면서도 가장 금기시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성(姓)의 현주소이다. 어두운 방에 혼자 앉아 포르노 테이프를 보는 장면은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온 가족과 함께 그것을 보는 장면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어제 밤 야한 비디오를 봤다는 이야기를 자랑하기엔 무언가 부끄럽다. 그렇지만 나는 내 글 안에서만큼은 당당해 지고 싶다. 아마 푸엔테스도 자신의 글 안에서는 당당히 집필하였을 것
1. 들어가며...우리나라의 역사를 알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역사가 있다면 중국의 역사일 것이다. 먼 고대에 우리나라가 중국의 영향권 아래 있었던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한국의 역사를 설명하고자 할 때 중국의 역사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중국과 한국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그리고 고대부터 동아시아 문화권의 중심에 있었던 중국에 대해 안다는 것은 현재까지도 중요한 일로 간주되고 있다. 현재 눈부시게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을 지켜보며 그들의 숨은 힘에 놀라기도 하지만 중국의 가장 큰 매력은 그들의 유구한 역사일 것이다. 지금의 놀라운 힘 또한 그들의 길고도 깊은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이러한 역사를 총망라한 역사서 중 단연 으뜸은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史記)』)를 들 수 있겠다. 사마천의 『사기』는 비록 고대중국 한대에 쓰여 졌지만 현대인이 읽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사기』가 방대한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또 읽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러한 의문과 호기심을 풀기 위해 나는 『사기』라는 책을 읽으려고 했다. 그러나 맨 처음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기』는 나 같은 범인이 읽기에는 그 분량이 너무나 방대했다. 「본기」 12편,「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긴 중국의 역사만큼이나 실로 대단한 양이었다. 독서에 대한 열의는 『사기』의 방대한 양에 의해 한 풀 꺾여버렸지만 서점에 가서 나는 다시금 희망을 얻었다. 『사기』의 유명세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번역 혹은 요약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그 덕에 나는 총 13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마천의 『사기』를 단 1400여 장의 『사기열전』〈을유문화사〉 이라는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사마천의 『사기』를 조금이라도 완벽하게 변역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한 흔적이 완연한 역자 김원중 교수님의 수고로움 덕분에 훨씬 편하고 재밌게 이 더 풍부하게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이어지는 해제에서는 저자 “사마천”과 『사기』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고 있다. 『사기』는 중국 황제 시대부터 사마천 자신이 살았던 무제까지의 중국 고대사를 기록해 놓은 인물 중심의 역사서이자, 단순한 인물 평전이 아닌 문사철(文史哲))이 집대성된 책이라고 한다. 『사기』는 청대까지 이어지는 정사 24사의 기본이 되었으며 중국역사 서술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후대 사람들이 사기에 대해 논했고 지금까지도 중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독서로 여겨지고 있다.1. 사마천은 왜 『사기』를 쓰게 되었을까?이 질문에 역자는 크게 두 가지로 대답을 하고 있다. 첫째는 사마천의 일생과 관련지어 “발분 의식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이는 사마천의 일생을 조사해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사마천의 부친 사마담은 당시의 황제였던 한 무제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울분 속에서 죽는다. 그는 이미 태곳적부터의 역사를 서술할 준비와 계획을 갖추고 있었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사마천에게 그것을 계승하라고 유언한다. 사마천은 부친의 유언에 따라 10여 년간에 걸쳐 『사기』의 집필에 착수하였다. 그러던 중 사마천은 ‘이릉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이릉을 변호하다가 사형에 처해지고 사형을 대신할 수 있는 방법 -많은 배상금을 내거나 궁형에 처해지는 것 - 중 궁형을 선택하고 거세를 당하게 된다. 당시의 풍토에 의하면 궁형에 처해질 바에는 차라리 자결을 택하는 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마천은 궁형을 선택한다. 사마천의 이러한 선택은 오로지 『사기』의 집필과 그 완성 때문이었다고 하니 그의 역사서 완성에 대한 집념은 실로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치욕적인 형벌을 감수하고라도 살아남아 ‘발분저서’하였기에 그의 이름이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사기열전』의 첫 번째 편인 「백이열전」에서 백이와 숙제의 운명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토로한 것은 그들의 입장과 자신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리라.『백공자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 제시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공자가 백이와 숙제 두 사람에 대해 “인(仁))을 구하여 그것을 얻었다”라고 한 칭찬을 의문시하기도 한다. 사마천은 『백이열전』을 통해 단순히 수양산에서 굶어죽은 백이와 숙제의 행적을 적었다기보다는 유유히 흐르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저항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에 대한 총괄적인 입장을 자신을 빗대어 쓴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2. 왜 『사기열전』이 우리에게 읽히게 되는가?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역자는 『사기』는 교양인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열전』은 미지의 매력이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열전』의 매력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 설명되어 있다.첫째, 사마천의 호소력 짙은 역사관에서 매력을 찾을수 있다.사마천은 당대 최고의 역사가였지만 그 사진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겨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그의 사상이 유가냐 도가냐 아니면 잡가 계열이냐 하는 문제는 쟁점이 되어 왔으며, 지금도 그 결론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그의 저서 전반에서 황로 사상의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서문에서 자신이 당한 비극) 등을 숨김없이 써 내려가고 있어 독자들에게 짙은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둘째, 사마천은 『열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에 대해 다소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나름대로의 절충적 가치관을 통해 비판하기도 하고 옹호하기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그 인물에 대한 사마천의 독단적인 평가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셋째, 독자들은 『사기열전』에서 다루어진 자료의 광범위함과 사마천의 깊은 학식에 놀라게 된다. 사마천의 집안은 역사가의 집안이었고 태어남과 동시에 역사가로서의 자질을 배우게 되었다. 그는 방대한 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학자적 양심에 의해 냉정한 역사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으로 볼 때 이 정도의 완을 들 수가 있다. 방대한 역사를 다룬 책이 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단순한 원리는 재밌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마천의 표현력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었다.3.『사기열전』 중에서...『사기열전』의 70편의 이야기) 모두가 주옥같은 내용이었으나 여기서는 특히 인상 깊었던 “악의열전“ 편과 ”조선 열전“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악의 열전악의는 전국시대 저명한 군사가로 알려져 있으나, 위나라에서 조나라로, 다시 위나라로 그리고 연나라로 간 그의 행적에 대해 지조가 없다는 비난을 받곤 한다. 그는 연나라의 소왕을 도와 공을 세워 왕의 신임을 받는 충신이었다. 소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혜왕은 그를 미워하고 있는 터라 이를 이용한 적국 제나라의 계책에 휘말려 혜왕은 그를 반역자로 몰게 되고 그는 조나라로 달아난다. 제나라의 수작임을 알게 된 혜왕은 악의를 부르기 위해 편지를 쓴다. 이에 대한 답장으로 악의는 그 유명한 “보안왕서”를 적어 군주의 의와 자신의 심정에 대해 토로한다. 그의 “보안왕서” 중에서 이런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옛날의 군자는 사람과 교제를 끊더라도 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않고,충신은 그 나라를 떠나더라도자기의 결백을 밝히려고 군주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는다.’이러한 마음가짐이 어찌 군자에게만 필요한 것이겠으며 충신에게만 요구되어지는 태도이겠는가? 이 문장을 되새기면서 나는 우리네의 인간사를 한번 쯤 되 돌이켜 보게 되었다. 우리는 동지였던 사람이 적으로 바뀌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그에 대한 험담을 서슴지 않는다. 위 문장을 읽는 순간 옛 선인들의 군자다움에 감탄하며 우리의 그리고 나의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조선 열전처음에는 중국의 역사서에 우리 조선이 나왔다는 사실이 마냥 기뻤었다. 그러나 그 내용에서 볼 때 다분히 중국의 시각에서 우리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조선열전”에서는 조선)은 곧 동이로서 그 선조가 기자라는 설에 입각하여 서술하고 있다. 주나라의 무왕이 기자를 조선에 책봉하였다는 기자 조선설을 철저히 반영하고 있었다.구성 또한 크게 본기(本紀) 28권, 지(志) 9권, 연표(年表) 3권, 열전(列傳) 10권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당시 말단 관직에 불과했던 사마천과는 달리 김부식은 당대의 세도가였으며, 지배자의 시각에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열전에 크게 정성을 쏟은 사마천에 비해 김부식의 열전은 부실하다. 그리하여 기전체의 역사서로서는 그 열전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두 역사서 보두 다룬 역사의 내용과 역사를 보는 관점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방대한 양의 역사를 단 몇 십 권의 책으로 줄여 후세에 전했다는 점에서 그 뜻은 높이 살 만하다고 할 수 있겠다.3.결 론사람들은 역사라고 하면 흔히 딱딱하고 지루한 것으로 간주해 버리곤 한다. 고등학생이 싫어하는 수업을 손으로 꼽으라고 하면 국사시간은 빠지는 법이 없다. 그렇지만 역사는 우리 주위에 항상 있다. 작게는 나 개인의 하루하루가 나의 역사가 되어 내 기억 속에 기록되며, 고려대학교의 역사는 고대생들의 하루하루가 모여 쓰여 지는 것이다. 거대하고 웅장해 보이는 한 나라의 역사 또한 이름 없는 민중의 작은 움직임이 큰 물결을 이뤄 그 나라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처음 고려대학교 선정 60선을 보고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하나 막막했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기가 재미있다는 글을 읽게 되었다. ‘과연...?’ 이라는 의문을 품고 서점으로 가서 사기의 완역본 중에서 고민을 하던 중 너무 압축시켰거나 각색한 책은 그 본 맛을 느낄 수 없을 거라는 판단아래 비록 열전 부분만이지만 완역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평소 역사에 관심이 있는 터라 역사서를 가끔 접해 본 상태였지만 이렇게 두꺼운 책은 처음이라 난감했다. 국사 시간을 통해 익숙해진 우리나라의 역사도 아니고 약간은 낯선, 그리고 그 방대함 때문에 겁을 먹은 중국의 역사를 이렇게 길게 써 놓은 책이니 당연히 정이 가질 않았다. 처음에 앞부분을 조금 읽고 나니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재밌었다. 역사서라서 마냥 딱딱할 줄만 알았었는데 정말 이상하게도 재.
을 읽고.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는 삼성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나 위상이 큰 상황이다.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가장 강하고 훌륭한 브랜드이다. 길을 가는 사람을 불러 놓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모두가 이구동성 삼성이라고 말할 것이다. 삼성이 이루어낸 수치만 해도 실로 놀랄만하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08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조 원에 달하는 수치이다. 그리고 이는 세계 25위의 브랜드 가치로 세계의 유명한 여러 브랜드 - 나이키, 폭스바겐, 캐논 등 - 보다 높은 순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최근 1년간 브랜드 가치 상승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의 웬만한 기업들은 삼성과의 전쟁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런 거대 기업 삼성에 대해 도전장을 내미는 책이 있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던 책, “삼성과 싸워 이기는 전략”. 삼성은 거대하고 강한 기업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강자는 아니었다.저자들은 삼성의 약점을 찾아 공략하는 방식으로 삼성과 싸워 이기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 과연 가능할 것인가를 의심했었다. 삼성은 국내최고의 브랜드일 뿐더러 세계의 주목과 두려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강력한 브랜드였다. 그렇지만 저자들의 이력을 보는 순간 그들의 주장이 현실화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광고계의 불패신화로 통한다는 이용찬의 이력을 보는 순간 이 책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초코파이 ‘정’켐페인, 스피드011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캠페인, SK그룹 OK, SK! 캠페인 등 손으로 다 꼽기 힘들 정도이다. 그런 그가 국내 굴지의 기업 삼성과 싸워 이기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러니 믿음이 갈 수밖에.삼성과 싸워 이기는 16가지 전략저자들은 삼성이라는 대표적인 브랜드를 내세워 기업 경영에 대한 전략을 조언해주고 있다. 여기에서 삼성은 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대표 기업을 뜻하는 일종의 대명사였다. 저자들은 ‘넓으면 약하다’는 인식 아래 삼성의 아성에 도전하여 성공한 브랜드들을 소개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삼성은 다루지 않는 제품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고 있었다. 계열사만 36개이고, 그 안에서 다루는 제품은 수 백 가지가 넘는다. 그 틈새 시장을 공략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김치냉장고 딤채’이다. 딤채는 삼성이 다른 분야에 집중할 때 오직 김치 냉장고 하나에만 매달렸고 결국은 김치냉장고 시장을 점령했다. 이를 볼 때, 저자들의 ‘넓으면 약하다’는 주장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은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굳건히 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삼성은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라는 슬로건 하나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사람들은 삼성이라는 이름 하나를 믿고 제품을 구매한다. 이것이 삼성의 브랜드 파워인 것 이다.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삼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삼성의 제품은 기능적으로 매우 우수할 것이라는 일종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삼성을 이기기 위해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상상을 깨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틈새 시장을 공격하여 자사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줄 것을 권하고 있다.그리고 삼보 드림시스 마케팅 켐페인을 예로 들며, 세상을 양분하라고 주장한다. 컴퓨터 업계 삼성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당시 삼보 컴퓨터에서는 단 하나의 문구로 시장을 제압한다. ‘세상에는 두 가지 컴퓨터가 있다. 안 바꿔 주는 컴퓨터, 바꿔주는 컴퓨터. 삼보 드림시스’ 우리는 하루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광고를 보며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광고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비자의 머릿속에 기억될 광고를 만들려면 대립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또 술 시장의 브랜드 ‘청하’와 ‘이화’ 사례, ‘롯데 자일리톨 껌’과 그 아류들을 통해 “브랜드 존재의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해외 콜라 시장에서 벌어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대결을 통해 “근소한 물리적 차이를 주된 심리적 차이로 확대하라”는 전략,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던 ‘젊은 이동 전화, 017’을 예로 들며 설명한 “나의 단점을 강점으로 만들어라”는 전략 등, 읽으면 고개를 절로 끄덕거리게 될 ‘삼성과 싸워 이기는 전략’ 16가지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해 놓았다.삼성과 싸워 이기는 통찰을 얻는 14가지 방법저자들은 삼성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사물의 관계를 꿰뚫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러한 통찰만 있다면 삼성이 아니라 소니 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통찰을 얻으려면 우선 고정관념을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야 한다. 나이키가 마라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을 당시 아디다스는 ‘마라톤은 자신과의 경쟁이다’는 문구를 내세워 마라톤 시장을 양분하였다. 그리고 포카리스웨트가 장악하고 있었던 이온 음료 시장에 ‘물보다 흡수가 빨라야 한다’는 시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해석하고 경쟁자를 재해석한 결과 게토레이는 무서운 속도로 시장에 진입, 성공하였던 것이다.통찰을 얻는 방법 중 제일 인상 깊었던 전략은 자신의 생각에 성실하라는 것이었다. 그 예로 ‘국순당 백세주의 성실한 마케팅’을 들고 있는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았다. 다른 회사였다면 일회성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자 하였을 텐데, 백세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성실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담아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전국의 음식점에 백세주가 그려진 메뉴판을 설치한 것이다. 실제로도 백세주의 성실한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왔다. 삼계탕을 먹으러 가도, 삼겹살을 먹으러 가도 혹은 회를 먹으러 가도 메뉴판은 백세주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술을 주문하는 고객들은 한번쯤 백세주를 주문하게 되고, 한번 그 맛을 본 뒤로는 자주 찾게 되는 것이다. 마케팅이 경영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라 있는 시기이다. 기발한 광고문구 하나로 그 시장을 장악하기도 하고 재치있는 이벤트를 통해 신제품을 시장에 알리기도 한다. 그러나 마케팅을 함에 있어 제 1의 원칙은 성실함이었다. 저자들은 성실함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삼성과 싸워 이기려면 변화하는 소비자를 알아야 한다.이전 시대의 소비자는 수동적인 소비만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소비자들은 달라졌다. 더 이상 광고에 의존에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며, 제품에 대한 기본 상식을 갖추지 않고서는 구매하려고 하지 않는다. 능동적인 현대의 소비자들은 정보를 생산하기까지 한다. 그들은 자신이 사용해 본 제품에 대한 평가를 하고 그것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www.dcinside.com'과 ’www.cetizen.com'이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디카에 대한 평가를 하고 정보 공유를 하는 ‘디씨인사이드’는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하려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들르는 싸이트가 되었다. 그리고 ‘쎄티즌’ 또한 다르지 않다. 모바일 시대의 필수품인 핸드폰은 구매가 빈번한 제품 중 하나이다. 핸드폰을 살 때에도 사람들은 판매원의 일방적인 설명에 따르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만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그곳에서 정보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곳에서의 정보는 소비자들이 생산해 내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구매가 창출되기도 하고 차단되기도 한다. 이처럼 현대의 소비자들은 더 이상 광고만 보며 있지 않다. 그들은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며 재창출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기업들이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싶다면 이러한 소비자들의 경향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삼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삼성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의 거대한 기업들과 경쟁하여 더 이상 뒤쳐지지 않으며, 오히려 반도체, 핸드폰 단말기 등과 같은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삼성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보다 세계에 더 알려진 이름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삼성에 대한 저자들은 도전장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그들의 전략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고, 삼성의 경영 방법보다도 혁신적이고 기발한 것이 많았다. 이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삼성과의 경쟁은 그리 힘든 것이 아닐 것이다. 만도 위니아의 김치 냉장고‘딤채’가 그랬고, 압력밥솥 ‘쿠쿠’가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