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0에서의 남성성남성들의 함성소리, 선혈의 낭자, 칼과 창을 휘두를 때 마다 떨어져 나가는 사지들, 쌓여있는 시체들, 보기만 해도 아드레날린이 셈 솟는 액션 장면들, 100만 페르시아 대군을 상대로 전장을 스타르타 군인 300명. 그 중앙에 한 사람의 남자가 서있다. 그의 정체는 레오니다스 왕. 그의 군대는 그의 존재 하나로 무적이 될 수 있었다.영화내에서 여러 남성 인물들이 나오지만 가장 큰 남성성의 모습과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주인공인 레오니다스이므로 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따라서 영화 곳곳에 나타난 레오디나스에 여러 가지 측면들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남성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아버지로 부터의 영향레오디나스는 소년시절을 전투훈련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나라였던 스파르타에서 보내면서 엄한 훈련을 감내하면서도 아버지로부터 배운 두 가지의 모토 ‘존경과 명예’를 잊지 않는다. 이 두가지 모토가 전 국민의 스파르타 전 국민들의 모토이기도 하지만, 국민전체가 다 그런 신념을 지니지는 아니했다. 국민내부에 배신자도 있고, 사리사욕에 눈이 먼 예언자들도 있다. 하지만 ‘존경과 명예’ 이 두 단어가 레오디나스 왕의 어린 시절의 자칫하면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엄한 훈련과정의 극복과 훗날 겪을 커다란 희생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레오디나스 왕의 아버지는 역시 국왕이며, (왕은 한 나라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 자신 또한 모든 스타르타 남자들이 겪어야만 했을 힘든 훈련과정을 다 겪고 그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유아기로 대개 대부분의 남성들이 유아기를 통해 아버지에 대해서 동일시하며 사회화를 학습하는데, 스파르타처럼 엄한 사회, 또 그 사회의 왕을 아버지로 둔 자식이 해야 할 사회화 학습은 일반적인 사회의 기준에서 비추어 볼 때 비정상적으로 힘들고, 어려움이 수반되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레오디나스왕은 다른 사회와 차별되는 크나큰 어려움이 수반되는 사회화 과정을 거침으로써, 다른 사람들보다 완전하고, 흔들리지 않는 남성성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레오디나스 왕이 가지는 남성성의 시작인 것이다.백절불굴의 자세 (남성에게 융통성의 합리화란 절대 없다.)대부분의 선의의 역할인 맡은 영화의 주인공은 비정상일 정도로 자신의 맡은 역할이나, 자신의 임무, 신념에 벗어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임무, 신념에 반하는 길이 더 자신에게 유리하고, 부가 축적되고,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지라도 말이다. 그들은 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순간에 이득에 마음이 흔들릴지언정 설득되지 않으며,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다한다. 변심이나, 결정에 대한 번복은 주인공이 곧 악역으로 전환됨을 시사한다. 서서히 바뀌고는 있지만 70,80,90년대 스크린에서는 이런 고지식한 인물들은 대개 남자주인공들이 도맡아 왔다.일명 ‘사나이는 어떤 조건에도 굴하지 않는다.’ 이다.영화 300에서 레오디나스 왕은 전투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죽을때까지 총 네 번의 항복권고를 받는다. 중요한 사실은 항복 조건에 자신에게 이득이 없는 조건이 아니라 거기에는 크나큰 조건(그리스전체의 통치권과 평화)가 달려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레오디나스 왕은 밀사를 죽이거나, 밀사의 팔을 잘라서 타협의 가능성이 전혀 없음을 다리우스 왕에게 보였다. 게다가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상태, 죽음이 임박한 상태, 전멸할 위기 앞에서의 타협을 포기하고, 자신과 부하들은 처참하게 죽어갔다.융통성 없고, 무식해 보일 정도로 자유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생명이 희생당하고 300명의 병사들이 몰살당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하지만 후세의 스타르타인들을 포함한 그리스인들 그리고 후세에까지 대대로 그의 삶, 행위에 대하여 칭송 받았다. 또한 영화를 보는 우리들 즉 관객들도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 오히려 만약 레오디나스 왕이 그 자리에서 타협하고 자신의 이익 추구를 했다면, 그 길이 그에게 사는 길이었을지라도 300명을 포함한 모든 스타르타와 그리스 국민들은 끊임없이 비난 해댔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남성이면서 현실과 타협했던 인물들의 행위들은 결코 동정표를 얻기 어려운 것이다.반면 그런 융통성 있는 행동이 허용되는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레오디나스의 왕의 부인인 고르고 여왕이다. 그는 남편인 레오디나스 왕을 살리기 위해 군사를 파병하는 과정에서 의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인 테론 의원과 관계를 가지게 된다.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꺽지 않았던 레오디다스 왕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융통성과 관계없이 비도덕한 행위이고, 의도가 선하더라도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이지만, 고르고 여왕에게는 면책권이 있다. 그것은 여성이라는 커다란 면책권이다. 만약 남성이 커다란 이익을 위하여, 아니면 다급한 상황에서 융통성을 발휘하여 비도덕적인 일을 벌이거나 혹은 타협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그는 그 영화에서 바로 악역으로 낙인 지어 진다. 심지어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조차도 남성에게는 융통성이라는 면책권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경우는 좀 다르다. 자신의 목숨의 위협이 아니라 경제적인 사유 때문에, 돈 때문에 남편을 위해서, 자식을 위해서 다른 남성과 관계를 갖는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의 여성상은 어떠한가? 한없이 착하고, 희생정신이 강한 선역의 여성의 경우가 많지 않은가? 같은 융통성을 발휘한 경우인데도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평정심의 유지영화 내내 레오디나스 왕은 다급하고 위험한 상황임에도 전혀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해안가에서 막대한 대군의 선박을 보면서, 대군과 교전을 앞두고도, 화살이 하늘을 검게 덮을 정도로 쏟아져 나올 때, 그는 당황하기는 커녕 당당하게 자기 역할을 해 나갔다. 이것은 곧 리더로써의 자질이 되었고, 300명을 위기의 순간순간마다 벗어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위급상황에서의 평정심의 유지는 영웅들 특히 남성리더 영웅들이 갖는 공통기반 이다. 특히 전쟁영화나, 재난극복영화, 대 테러 영화들의 남성 주인공들은 한결 같이 비범하다 못해 비정상일 정도의 흔들리지 않는 심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위급의 순간에서 실수 없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사람들을 구해내는 일을 하게 된다. 왜 이들은 모두 남성일까?과거부터 지금까지 남성은 감성보다는 이성적 사고에 의하여 결정하여 냉철하고 정확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고 여성은 감정에 휘둘려서 판단을 그르치기 쉬운 쪽을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사회의 지도자를 정하는 선거나, 중직자 선발에서나, 신입사원 모집에서까지 남성이 선호되는 현상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여성임에도 남성보다 훌륭한 지도자가 있었고, 남성 못지않은 판단력과 남성 영웅 못지않은 평정심을 가지고 훌륭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여성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성들이 변함없이 감정에 휩싸이기 쉽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남아 있다. 단지 그 이유는 여성들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반응의 표현자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이유가 어쨌든 간에 여성보다는 남성이 평정심을 가지고 낳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고정 관념이 그대로 스크린에 표현되었고, 이는 스크린 상에서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남성슈퍼영웅을 창조하게 된 것이다.책임감레오디나스 왕은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항전하기로 결단했다. 그리고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따르는 책임을 감수하였다. 레오디나스의 책임은 나라에 대한 의무, 왕으로써의 의무,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의무, 또한 남성으로써의 의무에 대한 책임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생명을 바쳐서라도 감수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다른 영화들도 유독 남자 주인공에게만 이처럼 많은 책임감, 책임감이 많다 못해 자기 생명까지 요구하는 책임이 주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책임감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그에 대한 역할이 많다는 의미이고 역할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그 위치에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뜻 한다. 즉 한 무리의 지도자는 그만큼의 권력과 더불어 그만큼의 책임감을 안고 있음을 내포하게 된다. 20세기 이전의 영화에서 나오는 리더들은 대다수가 남성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성 주인공들이 책임이 많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책임들을 훌륭히 준수하여 내는 모습을 대부분의 영화들이 보여 준다. 또한 대다수 남성주인공들에게는 책임들을 이행할만한 힘과 능력이 구비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책임을 다하지 못한 남성의 경우 크나큰 사회적인 비난을 면치 못하며 남성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당 하게 된다. 남성들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그만큼 갖은 노력을 다하고, 분투하게 된다. 그만큼 책임과 남성성의 관계는 밀접한 관련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남성 중심사회였던 지난 20세기를 뒤돌아 볼 때 여성보다 남성들이 가지는 권력과 권한 기반이 크고 이는 권한, 역할에 따라 따라서 상대적으로 여성 보다는 남성에게 많은 책임들이 부여가 되는 것이다.남성에게는 여성보다 많은 책임이 주어져 있다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남성들이 여성보다 왜 더 많은 책임을 져야했을까? 답은 단순하다. 남자는 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강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강하기 때문에 더 책임을 지는 단순한 논리이다. 고전적인 여성상은 약한 존재, 즉 남성이 보호해야 할 대상이고, 가지는 권한과 책임자체가 남성보다 작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방의 의무는 남자에게만 지워지며, 여성보다 많은 사회적인 권한(취직 승진의 기회)과 사회적인 책임을 더 지게 된다. 또한 남성과 여성이 같은 죄를 지었을 경우 여성의 경우 감형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또한 정신적, 신체적 조건에 대한 책임감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