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만을 위한 글쓰기나는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시나리오 작가나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조금 자라고 나서부터는 취미를 묻는 말에 ‘ 음악듣기요, 아니면 영화 감상이요 ’ 하고 대꾸하곤 했지만, 그때도 여전히 나의 취미이자 흥미는 글쓰기였다. 분명한 이유를 설명하긴 힘들다. 하지만 글쓰기가 좋다고 말하는 것은 또래들에게 꽤나 눈치가 보이는 일이었다. ' 글쓰기가 취미라니, 고상도 하시군. ‘ 하는 따위의 반응이 두려워서였을까. 그래서 친구들의 대부분이 그렇듯 나의 취미도 음악듣기요, 영화 감상이었다.영화 ‘ 파인딩 포레스트 ’ 의 주인공 자말 역시 글쓰기를 좋아하면서 그것을 감추고 있는 소년이다. 그러나 곧 그 재능을 인정받게 되어 명문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는 위대한 작가인 포레스트와의 만남을 통해 글쓰기의 참된 맛을 점점 깨닫는다. 하지만 학교에서 인정받고자 포레스트의 글을 표절하게 됨으로써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이처럼 자말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영화가 글쓰기에 관해 시사하는 바와 맞닿아 있다. 우리는 글을 쓸 때, 글쓰기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나, 돈을 벌기 위해서 쓴 글은 결코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이때의 글쓰기는 목적이 아닌 수단에 불과하다. 글을 쓰고자 하는 열망과, 글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이 좋은 글을 낳게 하는 재료이다. 그런데 자말은 학교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소망이 앞서, 글쓰기를 도구로 삼고 말았다. 따라서 그 결과 역시 좋을 수 없었던 것이다.포레스트는 이같은 이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자말에게 오직 글쓰기를 위한 글쓰기를 가르치려 노력한다. 자말은 오랜 시간 고심해서 글을 쓰기 보다는 즉흥적으로 써내려 가는 법을 배운다. 글을 자꾸 고치는 것이 영감이 떠오르는 것을 방해한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누구도 일기를 쓸 때에는 어휘 선택이나, 문맥 등을 고민하지 않는다. 일기란 다른 목적 없이, 그저 쓰는 이가 그것을 좋아하기에 쓰이는 글이기 때문이다. 포레스트는 자말에게 일기와 같이 그 자체가 목적인 글들을 쓰게 한다. 그리고 자신 역시 그러한 글을 쓰기 위해, 문단의 평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한다. 주위의 비상한 관심을 의식하는 순간, 다른 의도가 없는 순수한 글은 나오기 어렵다. 포레스트의 실제 모델인 셀린저는 결코 일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 생활로 유명한데, 그 또한 이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