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의 고민에밀과 탐정들은 에리히 캐스트너의 동명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원작의 명성에 맞게 잘 만들어진 well-made영화이다. 사실 영화를 처음 볼 때에는 아동문학을 영화화한데다 원작이 오래된 작품이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다. 특히 지난번 양철북이라는 제법 심오한 주제의 영화를 보았기에 어쩌면 이번영화도 양철북처럼 제목과 다른 영화이지는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때로는 스릴 넘치고, 때로는 감동이 있는 발랄하고 달콤한 영화였다. 영화는 2001년의 현대작과 30년대의 흑백영화 두 편을 보았는데 2001년의 작품이 더 좋았다.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공감할 수 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영화 속 갈등구도는 가장 먼저 어린이 대 어른의 대립으로 나타난다. 어른은 다시 호의적이거나 적대적인 두 가지 종류의 어른으로 나눌 수 있다. 호의적인 어른들은 에밀의 아버지, 구스타프의 어머니, 택시운전기사, 호텔지배인)이고, 갈등을 겪는 어른들은 경찰, 수상한 남자 막스, 식당주인, 포니의 부모님, 면허증 위조범을 들 수 있다.많은 아동문학에서 어린이인 주인공의 적은 어른으로 나타난다. 「플란더스의 개」의 네로와 「피터팬」의 피터팬도 아이들을 무시하는 어른들에 의해 꿈을 방해받는다. 에밀과 탐정들 속 어른들 역시 체면을 중시하고, 나쁜 짓을 일삼으며, 멋대로 이혼을 하여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다. 에밀과 탐정들은 이러한 어른들을 혼내주고, 아이들도 존중받아야 함을 주장한다. 이는 같은 문제로 상처받고 고민하던 현실속의 어린이들에게 통쾌한 오락적 재미를 주는 동시에 공감대를 형성한다.동시에 에밀과 탐정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어른들은 따듯하게 보호하기도 한다. 에밀은 떠나버린 어머니처럼 아버지의 무능력함을 탓하지 않고 아버지를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구스타프는 잔소리는 심하지만 어머니의 든든한 조력자이다. 결국 에밀과 탐정들 속 아이들은 나쁜 어른들은 혼내주고, 그들로부터 사랑하는 가족들을 보호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하지만 결국 문제해결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경위로-에밀은 구스타프의 어머니(혹은 은행직원)에게 호소를 통해 막스의 정체를 알리고 후에 경찰이 막스를 잡는다-문제를 만드는 것도 어른인 동시에 결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어른이라는 아이러니한 갈등 해결 구조를 갖는다.이렇듯 영화를 통해 모험의 재미와 감동도 느낄 수 있지만 영화의 대상이 아동이라는 점에서 자칫 문제가 될 만한 여지도 있다. 주인공인 에밀은 영화를 보는 동안 시청자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행동이 정당화되어 받아들여진다.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영화 속 에밀이 의류재활용통을 털거나 베를린에서 불법 면허 위조범을 찾아가는 것을 ‘어쩔 수 없지만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포니가 거짓말로 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위트와 재치가 빛을 발한 아이디어이지만 현실적으론 거의 불가능하고, 에밀이 막스의 방에 잠입하여 돈을 찾으려하는 것 또한 분명 위험한 일이다. 비약적인 가정이지만 막스가 조금만 똑똑했더라면 오히려 오리발을 내밀어 포니와 에밀에게 금품절도혐의를 씌울 수 있으며, 납치한 포니를 돌려주지 않을 수도 있고, 위조범들은 보석이 잔뜩 든 가방을 보고 폭행으로 에밀과 포니의 가방을 뺏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것들이 영화적 허구이고,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장치라고 하더라도 문학이나 대중매체가 아동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차례 검증 된 바 모방심리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30년대 영화 속 에밀은 집에서는 어머니를 도와주고, 말도 잘 듣는 아들이지만, 때때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에밀이 어머니의 사랑에 의존적인 면은 기차에서 막스가 건넨 초코렛을 먹고 잠이 들었을 때 꾼 꿈에서 드러난다. 에밀은 어머니와의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강하기 때문에 꿈속에서도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는다. 심부름으로 맡겨진 돈은 어머니가 힘들게 번 돈이기에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되며, 에밀 자신을 믿어준 어머니의 믿음의 징표이다. 그런 돈을 잃어버렸으니 어머니의 신임을 잃어버릴 수 있고, 따라서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사랑하는 어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실 어머니가 어린아이에게 큰돈을 맡겨서 베를린이라는 먼 곳으로 보낸 것은 무책임하다고 볼 수 있다. 에밀이 돈을 잃어버리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와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데도 에밀은 돈을 잃어버리고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돈을 되찾으려 노력한다. 즉, 에밀은 아버지가 없기 때문에 부족한 아버지의 역할을 해냄으로써,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에 의존적인 모습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고향에 돌아와 포상금을 전부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사는데 사용한 것이다. 이렇게 에밀의 세상은 어머니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영화는 원작 의 스토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를 소개할 때 책의 구절을 그대로 인용한 것 역시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작을 그대로 영화에 담는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원작에서 그르누이는 가이아르 부인의 집에서 자라면서 다리를 약간 절게되지만 영화에서는 초반부만 다리를 절고 뒷부분에서는 발을 절지 않는 것도 그러한 예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을 인물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비교해 볼 것이다.1. 그르누이의 탄생▶ 그르누이의 어머니? 책 : 그르누이의 어머니는 통풍과 매독, 폐결핵을 앓고 있었고, 이미 5번째 사생아를 낳는 것이었다.? 영화 : 영화에서는 그르누이의 어머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지 않으나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통해 암시할 뿐이다.2. 그르누이의 유아기▶ 유모 잔느뷔시와 테리에 신부? 책 : 보통아이들의 두 배 이상을 먹었기 때문에 세 번 보모가 바뀌고 결국 생 메리 수도원의 테리에 수도원의 테리에 신부에게 보내져 생 드니거리의 잔느뷔시라는 유모에게 맡겨진다. 그러나 몇 주후 잔느뷔시 유모도 아기가 전부 먹어치울 뿐만 아니라 냄새가 나지 않아 악마에 씌었다며 아기를 다시 데리고 온다. 테리에 신부는 처음에 믿지 않다가 곧 아기가 냄새가 나지 않으며, 자신의 추악한 냄새를 맡고 있는 것을 느낀다. 신부는 공포감에 아기를 되도록 멀리 떨어진 샤론느 거리의 가이아르 부인에게 맡기고 도망치듯 떠난다.? 영화 :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그르누이의 성인기에 집중하고 내용을 복잡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일부 불필요한 설명은 생략한 듯하다.3. 그르누이의 유년기▶ 가이아르 부인 집의 아이들? 책 : 그르누이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부지깽이로 이마를 맞은 뒤로 후각과 모든 인간적인 감정을 잃은 가이아르에게 보내진다. 가이아르의 집에서 다른 아이들은 냄새가 나지 않는 그르누이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영화 : 상세한 설명보다는 아이들의 두려움을 느끼는 표정과 분위기를 통해 아이들이 그르누이를 꺼려함을 보여준다.▶ 가이아르 부인과 그르누이? 책 : 가이아르 부인은 그르누이가 냄새로 자신이 숨겨놓은 돈이나, 보이지 않는 곳의 사람들조차 알아맞히자 점차 두려움을 느끼고 그가 8살이 되었을 때 마침 수도원에서 양육비가 끊어진 틈을 타 모르텔르리 거리의 무두장이 그리말에게 15프랑을 받고 도제 견습공으로 팔아버린다.? 영화 : 가이아르 부인은 그르누이가 13살이 되었을 때 7프랑을 받고 무두장이 그리말에게 그를 팔아버린다. 책에서와 같이 상세한 이유는 보여주지 않는다.▶ 가이아르 부인의 죽음 가이아 죽음? 책 : 가이아르 부인은 돈을 모아 혼자만의 죽음을 맞길 원했으나 후에 프랑스 혁명으로 전 재산을 잃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립병원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영화 : 가이아르는 무두장이에게 그르누이를 팔고난 후 그 자리에서 7프랑을 강도에 뺏기고 죽게 된다. 무두장이 그리말이 술에 취해 강물에 빠져죽는 것은 영화에 그대로 인용한 것에 반해 가이아르 부인의 죽음은 프랑스 혁명 등 시간의 흐름을 함께 설명해야 복잡하므로 생략한 것 같다.가이아르 부인과 무두장이 그리말, 향수 제조인 발디니의 죽음은 그르누이의 악마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장치로, 비록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르누이가 지나간 자리에는 비극이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4. 그르누이의 성년기▶ 마레거리 소녀와의 만남-첫 살인? 책 : 1753년 9월 1일 왕위계승식이 있던 날, 마레거리에서 처음으로 맡아본 좋은 냄새를 쫓아가다 그 냄새가 어느 소녀에게서 난 냄새라는 것을 알고, 냄새를 더 맡기 위해 소녀를 목졸라 죽이고 향기를 모두 들이마신다.? 영화 : 냄새를 쫓아온 그르누이와 소녀가 사람들의 불꽃놀이가 한창인 길에서 처음 만난다. 소녀는 노란 과일을 팔려고 하지만 냄새만을 맡는 그르누이를 보고 도망간다. 그르누이는 소녀를 쫓아외 진 곳에서 소녀와 다시 만났지만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리자 소녀의 입을 막고 숨는다. 그러나 소녀는 죽어버리고 그르누이는 소녀의 옷을 벗기고 온몸에서 냄새를 맡는다. 책에서는 그가 계획적이고, 아무런 감정 없이 살인을 하지만, 영화에서는 고의적이기보다는 우발적으로 첫 살인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며 보다 그르누이의 편에서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향수 제조인 발디니 - 그르누이와 향수의 첫 만남? 책 : 첫 살인 후 그르누이는 향기의 세계에 혁명을 일으키는 향수 제조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며칠 후 발디니의 상점에 염소 가죽을 배달하러 갔다가 그 상점에서 일하게 될 것을 예감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10분 만에 ‘사랑과 영혼’ 향수를 만들어 보이고, 심지어 1분을 더해 그보다 더 좋은 향수를 만들어낸다. 다음날 아침 발디니는 곧장 그리말의 집으로 가 20리브르의 상당한 금액을 치르고 자신의 도제견습공으로 데리고 온다.? 영화 : 무두장이를 따라 파리에 처음 나온 그르누이는 온갖 냄새를 맡아보다 향수냄새를 맡게 된다. 그 냄새를 쫓아 간 곳에는 펠리시에의 향수가게가 있었고, 그르누이는 ‘사랑과 영혼’향수를 처음 보게 된다. 영화에서는 주제가 되는 ‘향수’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고, 후각적 성격의 향수를 시각적으로 담기 위해 주로 푸른빛을 사용해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앞부분과 달리 향수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노란 빛의 화면을 사용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대조를 보였다.그 후 그르누이는 또 다른 냄새를 쫓아가다 첫 살인을 하게 된다. 그 날 늦게 들어와 무두장이에게 맞은 그르누이는 자신의 목표와 의미를 깨닫고 염소가죽을 배달하러 간 발디니의 상점에서 ‘사랑과 영혼’ 향수를 만들어 보이며 도제로 받아줄 것을 간청한다. 다음날 발디니는 50프랑을 주고 그르누이를 자신의 도제로 데려온다. 발디니는 그르누이에게 향수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인 증류법을 말해주는데 이 때, 영화가 좀 더 볼거리를 갖추기 위해 증류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준다.또 책에서는 발디니의 외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는데, 영화에서는 발디니가 화장이 짙고 화려한 복장으로 등장한다. 막연히 책에서 느낀 발디니의 이미지를 많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습으로 잘 표현해낸 듯하다.▶ 그르누이의 방황? 책 : 여행을 시작한 그르누이는 점점 인간의 악취에서 벗어나고자 플롱 뒤 강탈 화산 꼭대기 동물에서 7년간 지내게 된다. 그러나 자신에게서 냄새가 나지 않으며, 냄새가 없는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자신을 세상에 존재하는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알리기 로 결심하고 산을 나와 남쪽으로 길을 나선다.그르누이는 피에르포르시에 도착해 과학에 관심이 많은 라 타이아드 에스피나스 후작을 만나게 된다. 그는 후작의 유동체 이론을 증명하는 실험대상으로 연기하며 후작을 만족시키고 몽펠리에에서 향수를 만들 기회를 얻게 된다. 그르누이는 몽펠리에에서 인간의 냄새가 나는 향수를 만들어 자신의 몸에 바르고 후작의 강연에 나가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자신의 향수냄새를 맡고 사람들이 점점 환호해가는 것을 보며 자신의 향수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영화 : 파리의 발디니의 상점에서 그라스로 가는 여정 중 화산의 동굴에 들어가 지내는 것은 보여주지만 피에르포르시와 몽필리에에서의 여정은 생략하고 있다. 따라서 그르누이의 여정은 파리→화산의 동굴→그라스를 따른다.▶ 마지막 살인대상 로르⑴ 그르누이와 로르의 첫 만남? 책 : 그르누이는 어느 대저택 앞 소녀에게서 마레거리에서 처음 죽인 소녀와 같은 향기를 맡는데그 향기는 막 피어내려는 꽃과 같아 추수를 대비하듯 꽃이 다 필 때까지 2년간 향수제조장인으로서의 기술을 연마하며 소녀가 다 자라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영화 : 여행의 종착지인 그라스로 가는 길에 그르누이는 마차를 탄 로라와 우연히 눈이 마주친다. 그르누이는 로라의 향기를 쫓아 로라가 살고 있는 저택의 쇠창살 문에 매달려 소녀의 향기에 흠뻑 취하고, 밤이 되자 성벽을 넘어 장미를 꺽고 있는 로라의 향기를 맡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⑵ 그르누이와 로르의 두 번째 만남? 책 : 책에서는 로르의 성격이나 개인적인 사건들에 대해 언급되어있지 않다. 로르가 처음 등장할 때 장미를 꺽어 어머니인 테레 리쉬의 묘비에 놓거나 아버지와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들은 책에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뒷부분에 좀 더 힘을 싣기 위해 로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강조한 듯하다.? 영화 : 로라의 생일이자 몬테스큐 남작과의 결혼을 허락하는 파티에서 로라를 포함한 여자들은 미로정원에서 숨바꼭질을 한다. 그러나 그르누이 역시 그 곳에서 몰래 로라를 뒤쫓는다. 그르누이와 마주친 로라는 도망을 가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약혼자 몬테스큐 남작과 만나게 된다. 뒤쫓아온 그르누이가 전등에 돌을 던지고 남작을 거부하던 로라는 그 순간을 틈타 도망가게 된다. 이렇게 두 번째 정원에서의 만남은 스릴러적인 분위기로 긴박하게 표현함으로써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⑶ 그르누이와 로라의 세 번째 만남? 책 : 책에서는 로라를 죽이는 데 실패한 경우는 나타나지 않는다.? 영화 : 가짜 살인범의 화형식이 있던 축제로 마을이 떠들썩한 날, 그르누이는 골목길 한 모퉁이에서 아버지 리쉬와 다투고 길을 배회하는 로라가 자신에게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곧 리쉬가 오고 로라와 화해하며 그르누이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