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사이언티스트』는 『E=mc2』로 유명한 데이비드 보더니스가 지은 책이다.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이 책에서 18세기 프랑스 여성 과학자인 에밀리에 관해 상세히 그려 놓았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첫째, 우선 내가 데이비드 보더니스라는 작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한 작가인데, 그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쓰는 무척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위에서 예를 든 『E=mc2』만 해도 누구나 한번쯤을 들어봤을만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해 쓴 책인데, 일반인들은 어렵게 느끼는 내용을 다가가기 쉽게 풀어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상대성이론에 흥미를 가진 어린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내가 『마담 사이언티스트』를 선정하게 된 동기는 물론 책 주인공에 관한 이유도 있겠지만, 데이비드 보더니스가 썼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크다.둘째로는 이 책의 주인공 에밀리에 대해 내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이과에 적을 둔 여성으로서 적어도 여성 과학자에 대해서는 거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에밀리라는 여성 과학자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 좀 충격적이었다. 이번 기회에 에밀리에 대해 확실히 알고 싶었다.세번째는 얼핏 책들을 살펴 보았을때, 에밀리가 애인을 잘 만나서 과학자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여성과 리더쉽' 수업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대적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에밀리가 과학자로서 성공하는데에 그의 애인의 영향이 클 것 같았다.에밀리는 우리 나라로 치면 조선 시대와 맞먹는 시대에 태어났다. 여자로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자수, 춤, 예의범절 등이었고, 에밀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천문학, 철학 등은 배울 수 없었다. 에밀리의 어머니는 그런 딸이 결혼도 못할까봐 항상 전전긍긍이었고, 그나마 아버지는 아는 사람을 불러 에밀리와 과학적 대화를 하도록 해주었다.에밀리는 나이 많고 돈많은 사람과 결혼했는데, 후일을 생각하면 이것은 매우 잘 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 때문에 볼테르와 만날 수 있었고, 돈 걱정 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에밀리는 수많은 애인이 있었으나, 그녀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사람은 볼테르 뿐이었다. 볼테르는 에밀리와 학문적 지식을 공유했고, 그러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겼으며, 학문에 빠져드는 그녀를 사랑했다. 에밀리가 볼테르와 만난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었는데, 볼테르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녀는 그녀가 그토록 하고 싶던 공부를 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시대는 여자의 몸으로 과학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던 시대였다. 아무리 뛰어나도 과학아카데미는 남자들만이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에밀리는 애인들을 통해 발을 들여 놓고 싶어 했지만, 남자들은 잘난 체만 하고 에밀리를 절대로 끼워주지 않았다. 볼테르를 만난 덕분에 에밀리는 지적 영감을 얻고, 생기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이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에밀리의 지적 능력보다 볼테르를 만난 행운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 같은 점이다. 마치 에밀리가 볼테르에게 의존해서 과학적 성과를 거둔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은 단순한 내 거부감일지도 모른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 그렇게 철저하게 여성이 배제되는 일을 겪어보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사실 우리 나라만 여성 차별이 심하고 외국 특히 유럽 쪽에서는 그런 일이 아예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유럽도 과거에는 여성 차별이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쨌든 에밀리는 볼테르를 만나면서 학문적 동지와 사랑을 동시에 얻었다.에밀리는 볼테르와 만남과 헤어짐을 몇번 반복했는데, 초반에는 볼테르와 헤어지면 과학적 연구뿐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후반에 가면 그녀 스스로 힘을 내고, 과학적 연구에 대한 사명감을 찾기도 한다. 이런 면을 볼 때, 그녀는 남성 의존적이 아닌 자신의 자아를 가진 독립적 여성이었던 것 같다. 서로 여러 번 외도를 했지만, 볼테르는 에밀리가 과학적 성과를 내는데 있어서 이성적, 감성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람이었다. 결국 에밀리가 한사람의 과학자가 되도록 도운 것이 볼테르 였으니 말이다.내가 이 작가를 너무 좋아해서 객관적인 비평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내가 찾은, 이 책에서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 점이다. 물론 이 작가에게는 그 점이 딜레마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풀어 쓴다는 것은 어려운 과학적 사실들은 제외하고 서술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게 되면 에밀리의 생애를 업적 위주가 아닌 일화 위주로 전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