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과 부조리극소극(Farce): 소극은 ‘상황 희극’이라고 보면 적당하다. 소극에서는 얼굴에 던진 파이,때리기,사람 잘못 알아보기,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지기 같은 장면들 - 상황으로부터 발전해 나가는 신체적인 행위들 - 이 희극의 전통적인 사회에 대한 관심을 대신한다. 소극작가는 인생을 기계적이고 호전적이며 우연의 일치같은 것으로 보고, 같은 상황에서 끝없이 펼쳐질 듯한 변형을 제시하여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소극의 상황은 남편이(혹은 아내가) 갑자기 들이닥쳐 불가피하게 연인을 숨겨야 하는 혼란스러운 침실이다.에릭 벤틀 리가 말한 “소극의 심리학”이란, 죄의식 때문에 고통을 느끼지도 않고 행동에 대한 책임의식도 갖지 않은 채, 우리의 입으로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소원들이 성취되기를 바라는 특별한 기회를 말한다. 연극의 형태로서 소극은 폭력(악의가 없는)과 부정한 짓(대단치 않은)과 야만적 행위(보복이 없는) 그리고 침략(위험이 없는)이 가득한 환상적인 세계에 우리를 무모하게 내버려 둔다. 우리는 찰리 채플린, 필즈, 마르크스 형제들, 로렐과 하디, 애버트와 코스텔로, 피터 셀러의 영화와 몬티 파이돈 텔레비전 시리즈에서 그리고 조지 페듀와 닐 사이먼의 연극에서 소극을 즐긴다. 또한 소극은 세익스피어와 몰리에르 그리고 체홉 등이 남긴 희극 작품들을 비롯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희극 작품들의 일부분이 되어 왔다.부조리 극: 1961년, 영국의 비평가 마틴 에슬린은 전후 서구 연극의 경향에 대해 [부조리한 연극]이란 책을 쓴 바 있다. 그는 인간의 실존을 바라보는 새로운 연극적 방법에 대해 그런 꼬리표를 달아놓았다.매개체는 메시지다부조리 극 작품은 삶의 황폐함과 무감각, 불확정성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상황으로부터 그 주제와 형식을 가져왔다. 부조리 극작가들은 어떤 이야기를 말하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토론하지 않는다. 그 대신 구체적인 무대 이미지- 예를 들어, 두 떠돌이가 결코 나타나지 않을 인물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은- 를 통해, 부조리한 우주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의 ‘존재 의식’을 제시하고자 한다.부조리부조리 극작가들은 우리의 세상이 ‘부조리하다’는 전제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프랑스의 철학자,소설가,극작가인 알베르 까뮈(1913-1960)는 [시지프스 신화]에서 부조리한 인간 조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단하였다.“엉터리 같은 이성으로라도 설명될 수 있는 세상은 친숙한 세상이다. 그러나 그와는 달리, 갑자기 환상과 빛을 빼앗겨 버린 세상에서 인간은 이방인이 됨을 느낀다. 인간은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추억과 약속된 땅에 대한 희망을 박탈당했으므로, 그의 망명은 치유할 길이 없다. 인간과 그의 삶 사이의 분리 그리고 배우와 그의 배경 사이의 분리는 철저하게 부조리성에 대한 느낌을 갖게 한다.”유진 이오네스코는 ‘부조리’를 정의하기를, “목표가 없는 그 무엇..... 인간이 그의 종교적 뿌리나 형이상학적 뿌리로부터 잘려나가면,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의 모든 투쟁은 무의미하고 무익해지며 답답한 것이 된다라고 했다.”부조리 극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확실한 플롯이 없고, 인물은 거의 기계적인 인형과 같고, 꿈이나 악몽이 사회적인 진술을 대신하고 대화는 앞뒤가 맞지 않는 지껄임과 같다. 부조리 극작가들은 주석이나 도덕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삶의 무감각성과 불합리성을 보여주는 상황을 ‘제시’한다. 이오네스코 극의 의미는 단순히 무대 위에 나타난 것 그대로 일 뿐이다. [의자들](1952)에서 늙은 남자와 여자는 빈 의자를 게속해서 무대 위에 채워넣는다. 그들은 앉아 있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 극의 끝부분에서 두 노인은 그들의 삶의 의미를 전해 달라는 말을 웅변가에게 남기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죽는다. 웅변가는 빈 의자를 향해 연설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귀머거리면서 벙어리며 논리정연한 말을 전혀 할 줄 모른다. 이오네스코 작품의 주제는 의자 그 자체, 즉 세상의 비사실성과 ‘공허함’이다. [대머리 여가수]에서 바비 와트슨에 관한 대화도 이와 유사한 충격과 의미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