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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시 `모호성과 객관적 상관물`에 대하여 간략하게 정리
    모호성(ambiguity)과 객관적 상관물(objective correlat)ive)1. 모호성모호성)이란 명확하고 단일한 개념 지시보다는 막연하거나 다의적인 의미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으로, 애매성, 다의성이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모호성은 일상적인 글쓰기에서는 잘못된 글쓰기의 예로 지적되나, 시적 언어에서는 시적 상상력과 해석의 다양성을 허용하는 시적 자유로 널리 허용되는 개념이다.즉, 모호성은 명쾌한 개념 지시가 주는 해석의 획일성을 극복하고, 시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여지를 제공하는 시적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눈은 살아있다떨어진 눈은 살아있다마당 위에 덜어진 눈은 살아있다기침을 하자젊은 시인(詩人)이여 기침을 하자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기침을 하자눈은 살아있다죽음을 잊어버린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를 위하여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기침을 하자젊은 시인(詩人)이여 기침을 하자눈을 바라보며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마음껏 뱉자- 김수영 「눈」)-김수영은 시에 대한 사유에서 “ 나의 모호성은 시작을 위한 나의 정신 구조의 상부 중에서도 가장 첨단의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이 없이는 무한대의 혼돈에의 접근을 위한 유일한 도구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시의 제재인 ‘눈’은 모호성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눈’은 ① 눈(雪), ② 눈(眼), ③ 깨끗함, 순수함(①의 내포), ④ 분별력, 판단력(②의 내포)으로 해석된다.산에는 꽃피네 꽃이 피네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산에 산에 피는 꽃은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김소월 「산유화」)-모호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둘 또는 그 이상의 거리가 먼 지시 내용들을 나타내는 단어나 표현이 사용되는데, 이 시의 ‘저만치’라는 단어의 해석이 ‘저기, 저쪽(거리, 장소)’, ‘저렇게(상태)’, ‘저와 같이(정황)’로 풀이되는 대표적인 예이다.엠프슨(W.Empson)은 모호성을 일곱 가지 유형으로 설명하였다.① 하나의 단어 또는 하나의 문법 구조가 동시에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는 경우② 두 개 이상의 의미가 하나의 단어 또는 syntax(구문) 안에 용해되어 있을 경우③ 두 개의 관념이 문맥상 어디에나 해당된다는 이유로 맺어져, 하나의 낱말로 동시에 표현되고 있을 경우(말재주(pun)은 여기에 해당된다)④ 표현되어 있는 두 개 이상의 뜻이 서로 모순되면서 결합하여 작가의 복잡한 정신 상태를 나타내 주고 있을 경우⑤ 작가가 글을 쓰는 과정에서 관념을 찾아내고 있거나 관념을 한 동안은 부분적으로밖에 가지고 있지 못할 경우. 그러한 경우에는 설사 직유를 사용하더라도 정확하게 어떤 것에도 들어맞지 않을뿐더러 서로 병행된 A에서 B로 작가가 옮겨가면서 직유 양자의 중간에 머물러 있게 된다.⑥ 어떤 표현이 동의이어(同義異語) 반복에 의하거나, 모순에 어긋난 표현에 의하거나 하면서 아무 것도 뜻하지 못하는 경우. 이러한 경우에 독자는 독자대로의 표현을 손수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표현은 또한 서로 모순을 내포한다.⑦ 하나의 낱말이 가지는 두 개의 뜻, 말하자면 모호성에서 두 개의 가치가 문맥상으로 보아 아무래도 두 개의 서로 대립하는 의미가 될 경우. 이런 경우에는 전체의 효과가 작가의 정신에 근본적인 분장(扮裝)이 있음을 암시하게 된다.)바람부는 밤중/ 구름깔린 하늘에는/ 초롱이 세 개―/ 우리는 이 밤을 타서/ 집을 떠난다/ 먼지 앉은 시계/ 녹슨 바늘은/ 깨어진 들창으로/ 새벽 세 시를 가리키고/ 도시는 잠들고/ 고양이 눈방울까지/ 잠자는 이 밤―/ 새벽은 새벽을 실고/ 구멍난 들창으로 기여든다/ 밤새여 찍은 우리들의 XX―/ 우리는 가슴 속에 XX를 파묻고/ 잠자는 동무들의/ 심장을 찾아간다/ ‘그러면 부디 조심히 ……’/ 혈된 눈에는 불길이 흐로고/끌어쥔 손에는 먹이 맺힌다/ 세 시간 동안의 작별―/ 그러나 고양이의 눈알은/ 삼 년 동안의 작별을/ 지어 줄런지도 모른다/ 바람부는 밤중/ 하수도 진흙 속에는/ 별빛이 세 개―/ 우리는 이 밤을 타서/ 집을 떠나간다/ 다녀오너라 동무들―/ 세 시간이든 삼 년이든/ 막동이의 꿈을 밟고/ 우리는 조그만 방―/ 미래의 XX부를 떠나간다/ 그러면 잘 있거라/ 절름발이 책상이여/ 목마른 ‘잉크’병이여/ 떨어진‘포스타’여/ ‘마꼬’ 꽁지여―/ 우리는 빛나는 새벽을 맞이하기 위해서/ 막동이의 고운 꿈을 수놓기 위하여/ 새벽 세 시의 길을 걷는다/ 어두운 광야/ 검은 수평선―/ 바람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어둠은 눈 앞을 가리는데/ 우리는 어깨를 결고/ 새벽 세 시의 광야를 걷는다- 주영섭 「오전 세 시」-이 시에서는 ‘고양이’, ‘잠’ 등의 시어가 중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밤’, ‘새벽’ 등의 시어가 상징적으로 구사되고 있다. 또한 시의 소재 차원에서 나열되고 있는 시적 대상들은 이들이 처한 상황을 암시하는 객관적 상관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런 시적 표현을 통해 일제 강점기에 지하운동을 전개했던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시적 전망도 보여주고 있다.꽃이 보이지 않는다. 꽃이 향기롭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 속에 나는 들어앉는다. 나는 눕는다. 또 꽃이 향기롭다. 꽃은 보이지 않는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잊어버리고 재처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로 나는 꽃을 깜박 잊어버리고 들어간다. 나는 정말 눕는다. 아아, 꽃이 또 향기롭다. 보이지도 않는 꽃이 보이지도 않는 꽃이.- 이상 「?望(절망)」-위 시의 중심적 시어는 ‘꽃’과 ‘묘혈’이다. 꽃은 일반적으로 사랑, 생명, 여인, 영화, 미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묘혈’은 죽음, 비밀, 어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꽃과 묘혈의 의미를 그 어느 하나로 고정시킬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난해하다.‘꽃’과 ‘묘혈’은 서로 대치되는 이미지를 가진 두 사물이다. 즉 하나를 삶이라고 한다면 하나는 죽음이 될 수 있으며 한 쪽을 선이라고 한다면 다른 하나는 악이라고 할 수 있고 하나를 천상이라고 한다면 하나는 지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는 대치되는 두 사물, 꽃과 묘혈을 대동하고서 ‘보이지 않는다’ ‘향기롭다’ ‘들어앉는다’ ‘눕는다’는 서술적 용언을 연결함으로써 비상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꽃으로부터는 광명과 희망, 진취적이고 화려한 전개를 유추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시의 ‘보이지 않는 꽃’ ‘보이지 않는 묘혈’은 시인의 복잡한 심리적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서 쉽게 풀어낼 수 없이 애매 모호성의 심도만을 더해주고 있다.)2. 객관적 상관물객관적 상관물)이란 정서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물을 지시하는 가운데 간접적으로 정서를 환기시키는 방법으로, 정서를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시적 기법이다. 즉, 개인적인 감정은 어떻게든지 객관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객관적 상관물이 필요한 견해로 반낭만주의 발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객관적 상관물은 현대시의 대표적인 기법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상황이나 정서를 나타내는 상징적 형상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줄 알면서도한줄 시(詩)를 적어볼가,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보내주신 학비봉투(學費封套)를 받어대학(大學)노―트를 끼고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를 들으려 간다.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나는 무얼 바라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가?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시(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은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윤동주 「쉽게 씨워진 시(詩)」-예술의 형태 속에 정서를 표현하는 유일한 길은 객관적 상관물(客觀的 相關物)을 발견하는 데 있다. 달리 말하면 어떤 특별한 정서를 나타낼 공식이 되는 일련의 사물, 정황, 사건들로서 바로 그 정서를 곧장 환기시키도록 제시된 외부적 사건들을 발견하는 데 있다.- 엘리어트) -자, 그러면 가자꾸나, 그대와 나는,수술대 위 마취된 환자처럼저녁놀이 하늘에 퍼뜨려지거든가자꾸나, 인적이 드문 거리,하룻밤 싸구려 여인숙에 틀어박혀불안한 밤을 나누는 밀어와,굴 껍데기 흩어진 톱밥 깔린 음식점이늘어선 거리를 지나서,그러한 거리는그대를 엄청난 의문의 장소로안내하려는 음흉한 의도가 고의로꺼내는 지리한 말들처럼 뻗친 곳……아니, 묻질 말라, ‘그게 무슨 말이냐’고.가서 한 번 방문해 보자꾸나.- 엘리어트 「J. 앨프릿 프루프록의 연가(戀歌)의 부분」-이 시는 엘리어트 자신이 객관적 상관물을 설명하면서 예로 든 작품이다. 이 시에서 ‘수술대 위 마취된 환자’가 바로 객관적 상관물이다. 이 표현은 하늘에 퍼뜨려지는 저녁놀의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즉, 희미하고 몽롱한 상태를 독자에게 보다 선명히 전달하기 위하여 ‘수술대 위에 있는 에테르에 마취된 환자’의 상태를 객관적 상관물로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새벽 시내버스는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엄동 혹한일수록선연히 피는 성에꽃- 최두석 「성에꽃」-성에꽃- 막막한 한숨, 정열의 숨결, 서민들의 애환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산새도 오리나무위에서 운다삼수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 김소월 「산」-오리나무는 단순히 자연물이 아니라 시인의 정서가 투영된 객관적 상관물.눈물 아롱아롱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三萬里)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三萬里).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혀서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걸.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제 피한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서정주 「귀촉도」)-
    인문/어학| 2011.01.20| 4페이지| 1,500원| 조회(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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