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암호를 풀다; 유전자”를 읽고패러다임우리는 시대 속에서 산다. 우리는 시대의 요구 사항을 인지하고, 그것을 들어주는 것을 으레 미덕으로 삼는다. 그리고 누구나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원한다. 지난 역사를 보아도 우리 인간은 늘 시대의 요구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혹 코페르니쿠스나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우리는 DNA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인류는 정말 대단하게도, 생명이 cell이란 일반적인 구조의 방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그 안의 핵 안에는 염색이 잘 되는 염색체라는 실타래처럼 굉장히 많이 꼬여 있는 물질이 있는데, 여기에 유전자의 본체가 있다고 여러번 의심해 오다가, 그리피스나 애이버리같은 사람들의 실험으로 DNA가 유전자 즉, 유전의 역할을 하는 그 어떤 물질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왓슨과 크릭의 20세기 후반 가장 위대한 과학적 성과, DNA 이중나선 구조 규명을 필두로 하여 유전자에 대한 갖가지 매커니즘들이 밝혀졌고, 앞으로도 밝혀질 것이다. 이것을 통해 유전공학이라는 인류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문도 태동시켰다. 이제 우리의 삶은 DNA의 세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NA의 세계라니? 지금 타이핑을 하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이 report를 쓰고 있는데, 안 쓰면 어떨까? 아니 나는 써야 한다. 써서 학점도 잘 받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해서 근사한 직장 자리도 생기면 훗날, 예쁘고 지적인 아내를 만나서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살고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도 사서 아내한테 틈만 나면 쳐줄 것이라고 다그치게 된다.’ 이러한 이성-이성이라는 것이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의 기능은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지금 현재 이 어리석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지자(智者)가 아직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리처드 도킨스같은 사람은 우리가 DNA가 시키는 대로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그것이 아니라고 얘기하기도 한다.시트콤 “FRIENDS”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아직까지도 진화론이 창조론자들을 완전히 설득시키진 못한 것처럼 느껴진다. 일단, 나의 경우는 나의 신념을 진화론으로 두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학업의 연속성에 제어가 걸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포 속에서 살아간다. 박테리아, 장미 꽃, 내가 사는 기숙사 근처를 돌아다니는 고양이, 옆에서 자고 있는 룸메이트까지 모두 세포라는 공통된 구조로 되어 있다. 물론, 식물은 엽록체가 있어서 광합성을 할 수 있고, 우리 것은 못하는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구조의 근본은 동일하다. 바로, 이 사실이 진화를 부정할 수 없게 만든다. 여하튼, 내가 이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는 줄곧, 이것을 신념으로 살아왔다.나는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즐겨 본다. 이 시트콤이 지금 방영하는 것은 아니고, 종영된지 몇 년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넷으로 파일을 다운받아서 보고 있다. 영어 listening 공부를 핑계삼아 재미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나의 영어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프렌즈는 모두 6명의 남녀 주인공이 말 그대로 절친한 친구로 나오면서 갖가지 재미난 일들이 생기는 그런 시트콤이다. 그 중에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한다. 정확한 시즌 number와 에피소드 number가 기억나진 않지만, 내용은 이러하다.친구들의 대화중에서 Phoebe라는 친구가 “진화론이고 뭐고 그건 헛소리 아니냐?”라고 하니, 고생물학자인 Ross는 “단세포에서 출발해서 지금의 생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위대한 작업을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설득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일하는 박물관에서 화석까지 가져와서 설명하려고 한다.Ross; 피비, 증거를 가져왔어. 이 가방엔 과학적 증거들로 가득 차 있어. 역사적 사실이 담긴 가방이야. 몇몇 화석은 2억년이 넘은 것들이지.Phoebe; 오케이, 네가 시작하기 전에, 잠깐만. 나는 네 진화론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능성 중에 하나라 이거지.Ross; (곧바로) 유일한 가능성!Phoebe; 로스, 너의 마음을 요만큼만 열어줄 수는 없니? 유명한 사상가들이 한 때 지구를 편평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그리고 50년 전만해도 원자가 가장 작은 것이라 믿었는데, 까보니까 별 잡동사니가 다 들어있었지... 그런데 네가 이렇게 뻔뻔하게 네가 틀렸을 확률이 요만큼-대사에서는 tiny라고 강조한다-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Ross;........(머뭇거리며; 관객들 웃음소리) 아마도 아주 희박한 가능성이 있겠지...
이기적 유전자 를 읽고실험실에서 빌려서 이 책을 읽다가 이 책을 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곧장, 서점으로 갔었다. 근데, 솔직히 책도 좀 두껍고, 내가 보는 판(edition)과는 다른 최신판이라 역자가 달라서 문체가 빌려 읽는 책에 비해 나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좀 비쌌었다. 그래서 빈손으로 서점을 나섰고, 다시 기숙사에 와서 빌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책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이 책의 주제는 유전자이며, 그것은 지금 현재 생물학의 가장 중심이 되는 개념일 것이다. 책에서는 모든 생물에서 볼 수 있는 그 유전자의 역사와 존재의 의의,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되는 동물의 행동들의 분석을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이자, 현존하는 세계 3대 지성으로 뽑히기도 한 리처드 도킨스는 매우 적합하게 생물학의 일반 개념-DNA를 건물의 각 방의 책장의 한 책에 비유하는 등의 예-을 매우 적합하게 설명하였으며 다윈의 진화론에 대해서도 정리해 놓았다.자기복제자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 창밖을 내다보면 바람에 흩날린 나뭇가지나 나뭇잎들이 서로 모여서 뭉쳐진 상태로 있음을 알 수 있다. 보통의 경우에 같은 성질을 가진 것끼리는 모이거나 붙어있게 된다. 예를 들어, 찰흙으로 작품을 만들다가도, 접착을 시킬 때는 역시 찰흙으로 붙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화학적으로 비슷한 것들이 훨씬 더 붙어있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자기복제자는 이런 식으로 자기 와 비슷하거나 혹은 똑같은 물질을 DNA가 복제할 때와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점점 늘여갔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이 오늘날 좀 더 구체화된 유전자 의 모습이라고 추론하는 것이 도킨스의 입장일 것이다.생의 본질도킨스는 이 책에서 생존의 기초단위는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라고 밝히고 있으며, 이것이 생의 본질이고 동물은 그것을 보존하는 생존기계라는 개념이라고 얘기한다. 예전부터 나도 동물의 총체적인 행위는 미시적인 그 무엇-예컨대, 새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 논리적인 사고 활동을 할 수 있는지는 몰라도 생각이나 느낌 따위-이 지배한다고 믿고 있었다. 이 책에 의하면 유전자가 그것을 감독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 그것이 곧 우리 라고 하는 존재의 본질일까? 이 주장을 받아들이기에 우리는 너무도 개체적인 행동양식과 사고, 생활단위를 보유한지 오래된 것이다.유전자의 의지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전자라는 물질이 의지를 가지고 있는 걸까? 유전자의 태생이 원시 복제자라면 무기물과 유기물의 구분은 화학적으로 볼 때, 얼마나 의미를 가질까? 그렇다면 돌은 왜 의지를 가지지 못하나? 또 나라는 사람은 의지를 진정 가지고 있는 걸까? 도킨스가 이야기한대로 자연선택은 가장 낮은 수준에서 일어난다. 고 했고, 그 가장 낮은 수준 은 유전자라고 규정한다. 그렇다면 그보다 더 작은 것은 없는가? 있다. C, H, O, N 등이 그것이다. 나는 실제로 유전자가 어떤 방향성을 가진 작업을 실제로 수행했느냐는 의심부터 품기 시작하고 싶다. 동양사상에 대해서 잘 알진 못하지만, 노자의 도덕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천지불인(天地不仁); 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이 말을 자연과학의 논의에 그대로 적용시키기에 무리가 조금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내가 의도하는 바는 우리가 유전자 라는 개념을 약속했을 때, 그것의 일관적이며 보편적인 현상학적 존재 자체가 저마다 똑같은 의지를 가지고 어떠한 방향성을 가진 작업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그것과 자연의 상호작용에서 우연의 일치로 이와 같이 넓게 펼쳐진 삼라만상이 나타났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의문은 너무도 근원적이며 어려운 것이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답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정답을 말할 수는 없고, 다만 우리의 노력은 그 정답에 수렴하는 작업일 것이다.동물의 행동 그리고 결정론유전자는 불멸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이 단순한 계획 때문에 모든 동물의 행동이 그토록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대 간의 다툼, 암수의 다툼 등이 그런 것이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지금 내가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는 꽤 중요한 것이다. 진화론에 있어서 리처드 도킨스와 쌍벽을 이루는 스티븐 제이 굴드가 바로 이 점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에 따르면 도킨스는 결정론으로 생물계 전체를 너무 단순하게 도식화했다는 것이다.한편, 1953년 캠브리지 대학의 왓슨과 크릭은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규명하였다. 이 발견과 관련해서, 더욱 놀라운 일은 유전물질인 DNA라는 고분자는 너무도 단순한 화학적 구조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것의 염기서열로 인해 파생되는 생명의 복잡성이란 엄청나다. 왓슨과 크릭의 DNA 이중나선 구조 규명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직관이란 아마도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이 만들어진다. 는 논리일 것이다. 만약 이 논리를 따라간다고 하면, 결정론적 사고에 쉽게 반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밈(meme)나는 예전부터 내가 어떤 특정한 시공간의 정점에서 가졌던 생각들을 문서화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왔다. (이런 예가 적절한지는 몰라도) 예를 들어, 내가 지금 현재 2008년 3월 17일 저녁 20시 38분에 아~ 유전학 레포트가 나를 피곤하게 하는구나. 그냥 인터넷으로 베끼고 치울까? 라고 생각했다면 그 생각한 사실은 누구도 부정 못할 나의 혹은 21세기의 보이지 않는 역사가 되고 말았다. 만약 교수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문서화된 그 어떤 미디어, 자료를 참고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왔을 때- 나의 유전학 점수가 내려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으로는 개인이 직접적으로 기술하지 않은 이상에서는 개인의 생각을 문서화시킬 수 있는 그런 기계는 없다. 이와 같이 오늘 가졌던 단순한 생각부터 나의 학문에 대한 신념, 체 게바라의 전기를 통해 형성된 그의 이미지, 냇 킹 콜은 죽었지만, 살았을 때 녹음했었던,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노래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은 윈도우 양식, 인터넷 실명제 등은 모두 밈(meme)의 개념에 속한다고 본다. 재미있게도, 밈(meme)과 유전자(gene)는 그것을 이용하는 주체-밈(meme)은 인간에게 꼭 필수적이며, 유전자는 생물에게 꼭 필수적이다-에게는 필수적이라는 유사성이라 존재한다. 그리고 그 둘 다 매우 다양한 형태로의 변이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