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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 까지를 읽고
    나의 경우 지금까지 서양사에 대해 관심만 가졌을 뿐 시간과 방대한 양을 핑계로 서양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피해왔다. 그러나 대학교를 올라와서 서양학 수업이 있는걸 보고 좋은 기회로 삼아 서양사에 대해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생각대로 서양사는 꽤 많은 양이었고 한번에 이해하기에는 힘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서평 제출 날이 다가왔다. 모든 책을 본다면 서양학에 대해 더 빨리 이해하겠지만 서양학을 재밌게 공부하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한권씩 찾아 내용을 보고 책을 고르기로 마음먹었다. 그 중 매너의 역사와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책은 너무 한 분야의 내용만 전문적으로 설명돼있어서 접하기가 어려웠다. 에릭 홉스봄의 혁명의 시대도 읽고 싶었으나 안타깝게 도서관에 없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을 다룬 일그러진 근대나 왜곡된 한국 외로운 한국도 흥미로울 것 같았고 홀로코스트를 주 내용으로 삼은 책들도 다음기회에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여러 책들을 보던 도중 눈에 들어온 책이 지금부터 서평을 쓸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 라는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위에 썼듯이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어서이다. 고대 서양의 역사와 문화부터 근대의 역사와 문화까지 나와 있으면서 내용이 딱딱하지 않고 재밌어보였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대로 기존의 책들이 딱딱하고 내용위주였던 반면에 이 책은 시대별로 유명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재밌고 독창적으로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적어놓고 있었다. 옮긴이의 글에도 나와 있듯이 이 책은 수박을 고를 때 두드려보는 등 겉모습만 보게 하는 책이 아니라 직접 수박의 내용물을 먹고 수박의 참맛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또한 모지즈 핀리, 모리스 비숍, 트레버로퍼 등 여러 역사가들의 글을 윌리엄 랭어가 엮은 책으로 다양하고 많은 관점을 보여준다.이 책에서는 크게 17개의 주제로 고대부터 근대를 나누고 설명하고 있다. 첫째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라는 고대 서사시가 쓰인 방법이나 현대에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가 나타난다. 당시에 시나 노래를 기록할만한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구전되었다고 써져있다. 그러나 당시 역사를 알려줄만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호메로스의 두 서사시를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다보면 과장과 변질이 되기 쉽다. 책에는 이런 내용이 없었으나 과연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얼마 만큼이나 신뢰해도 될까가 의문이었다. 다음으로 소크라테스의 재판에 관한 내용이었다. 솔직히 소크라테스라는 이름은 많이 들었으나 실질적으로 그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나선 소크라테스는 민주정에 반대했었고 소크라테스 자신의 죄보다는 젊은 아테네 인들의 타락을 막기 위해 대표적으로 소크라테스가 재판대에 오른 것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구름’이라는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에서의 소크라테스에 대한 묘사가 그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강화시켰음을 알게 되었다. 알렉산드로스의 파란만장한 원정 또한 흥미로웠다. 알렉산드로스에 관한 지식도 ‘막연히 많은 영토를 점령한 왕’ 으로 알고 있 고대 노예제에 대한 설명은 기존의 책들에 나와 있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제도로서의 노예제가 아니라 해방노예 출신으로서 노예상인이 된 티모테오스 라고 하는 한 개인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어 노예가 획득되는 과정에서 시작하여 노예시장에서의 거래 관행 및 주인과 노예의 복잡다단한 인간관계 그리고 검투사를 비롯한 전문 기능 노예가 등장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다. 바로크 시대에 대한 설명도 막연한 개념만 말고 있었는데 적절한 예화들을 보며 빠져들게 되었다. 코페르니쿠스의 발견을 통해 경험된 인간의 왜소성에 대한 자각과 새로운 과학을 통해 얻어진 막강한 힘에 대한 의식의 양극을 달린 시대였다. 또한 중앙집권적 관료제와 상비군으로 대변되는 근대 국가의 강력한 권력에 대한 의식과 봉건적 귀족 계급의 몰락에서 비롯된 철저한 절망과 소외와 무력감 사이를 오가며 갈등하는 것이 바로크 시대의 특징임을 알게 됐다.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도시 그림과 예술작품도 감동이었고 고급귀족문화도 신기했다. 그러나 책에서는 베네치아가 오스만투르크의 잠재적 발전을 도왔다고 나와있는데 후추 중계무역으로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던 베네치아의 이집트 교역로를 오스만투르크가 막아서 베네치아와 오스만투르크의 사이가 좋지 못했다는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라 혼란스러웠다. 포르투칼에 엔리케의 항해는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또한 다른 주제에 나온 샤를마뉴대제가 문맹자였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었다. 이런 식으로 크게 한 주제를 한 인물을 통해 나타내고 한 주제 당 15개의 소제목과 함께 시점을 변화해가며 세부적으로 내용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도 위대한 신앙 해석자 바울, 불멸의 전설 샤를마뉴, 정복왕 윌리엄, 서계의경이 프리드리히 2세, 근대를 연 항해왕자 엔리케, 시대를 초월한 지식인 에라스무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등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신선하고 흥미롭게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른 책들이 그랬듯이 한 주제만 가지고도 책 한권을 넘게 써도 모자를 지식을 한 주제로 자세하게 설명 가능하다는게 신기했다. 책 중간 중간 삽입된 사료들은 책 내용에 사실성을 나타내주었고 이해를 쉽게 해줬다. 솔직히 서양학의 경우 전공에 비해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의 경우 큰 주제 안에 또 소주제로 나뉘기 때문에 이동 중 버스 안에서나 쉬는 시간에 조금씩 읽어도 쉽게 이해가 되며 저번에 읽었던 내용을 잊어버려서 다시 봐야하는 수고를 덜게 해 주었다.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은 알고 있던 내용에 세부적인 예시를 보는 것 같아서 좋았고 아직 배우지 못한 부분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거 같아서 뿌듯했다. 시간이 부족해서 한번뿐이 못 읽었으나 글을 쓰고 나서 한번 더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회과학| 2009.06.11| 3페이지| 1,000원| 조회(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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