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싱글즈』『싱글즈』는 2005년을 시작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작년 2009년에는 연예인 까지 수헌과 정준으로 열연하였다. 수많은 상으로 그 작품성 까지 인정받음으로써 단순한 로맨스뮤지컬에서 벋어나 29살의 일과 사랑을 현실과 상상으로 발랄하게 그린 뮤지컬로 자리잡았다. 또한 원작 영화에서 벗어나 뮤지컬만의 독자적인 예술성을 인정받아 독립을 한 작품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그 명성을 익히 들었지만 40000원이라는 높은 가격 때문에 부담이 되어 아쉬운 마음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수업이 좋은 기회가 되었다.원작을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내용을 알지 못해서 더 호기심이 들었다. 과연 영화를 원작으로 한 공간의 한계를 극 복 할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품을 보고난 후에는 마치 한편의 로맨틱 코미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원작의 영향이 있기도 하겠지만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이 관객들 에게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인 듯 하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배우들만이 아니었다. 뮤지컬은 무대공연이기 때문에 당연이 공간의 한계가 있다.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는 냐도 연출가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거에서 본다면 이번 작품의 연출가는 크게 성공한 듯 하다. 작은 무대 위에 빛나는 두 개의 곡선으로 한 공간을 분리하여 표현 할 수 있는 효과를 주었고 마치 문처럼 움직이는 무대 장치는 벽으로도 변하고 문으로 변하기도 했다. 또한 경찰서 안의 유치장도 유쾌하게 표현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것들 외에도 작은 소품 하나하나 주인공들의 기분과 연출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변해 주고 있었다. 이러한 소품 중 가장 주목 할 만한 것은 구두이다.작품이 시작하기 전 무대의 중앙에 작은 구두 모형이 눈길을 끌었다. 핑크색의 하이힐을 닮은 모형은 뮤지컬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무대에 집중시키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극의 시작을 알리듯 무대를 한 바퀴 돌고 사라진 구두는 커다란 침대의 모형으로 다시 나타난다. 마치 29살의 성인이지만 아직은 꿈을 잃지 않은 모습과 침대 속에서 나난이 자면서 얼마나 행복한 꿈을 꾸는지 보여주는 듯 했다. 이 구두는 침대에서 끝나지 않고 나난이 직접 같은 모양의 구두를 신고 나옴으로써 그녀의 발랄한 성격을 대변해 주고 있다. 나를 포함한 성인 여자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구두에 큰 관심이 있을 것이다. 소녀는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노년의 여성은 너무 많이 지나간 세월 때문에 신을 수 없는 밝은 색의 높은 하이힐은 20대와 30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선택일 것이다. 위험하고 발이 아플 수 도 있지만 20대의 젊음과 30대의 노련함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로망이 있기 때문에 과감히 신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난이 핑크색 구두를 신고있을 때에는 불운만이 찾아온다. 29살 생일에 이별을 선물 받았을 때에도 이른바 ‘패션 쟁이’가 레스토랑으로 좌천당했을 때에도 그녀는 꿈같은 핑크색 구두를 신고 있다. 하지만 점차 그녀가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성장할수록 그녀는 검은 색과 갈색의 조금 더 성숙한 분위기의 하이힐을 신고 나온다. 하이힐을 신을 정도로 과감하지만 비현실적인 꿈을 무조건 바라는 어린 아이같은 생각은 버렸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작품 속의 수헌을 제외한 주인공들은 모두 30살을 눈앞에 둔 29살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꿈을 꾸며 살아간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꿈을 실현 하도록 도와주기는커녕 그 반대의 방향으로만 이끌어 간다. 30대를 눈앞에 둔 그들에게 일과 사랑 모두 20살 때 꿈꾸던 미래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20살 나난은 지금의 나와 비슷했다. 나도 언젠가 나난과 같은 나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과연 그 때의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지 궁금했다. 뮤지컬 속의 나난과 동미 처럼 직장에서 좌천당할지도 모르고 해고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그녀들처럼 꿈을 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과거와는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끊임없이 꿈을 꿀 수 있다면 일과 사랑 모두 성공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난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곳에서 성취감을 얻었던 것도 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뮤지컬 속에서 단연 돋보였던 이는 나난이었다. 그녀는 29살이 되는 생일에 3년간 사귄 남자친구에게서 이별을 선물 받고 직장에서는 좌천당한다. 물론 그녀라고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금세 특유의 쾌활함으로 극복해 간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랑인 수헌은 만나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사춘기와 같이 혼돈의 시간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수헌은 그 모든 것을 마치고 안정적인 성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어른이 아이를 보듬듯이 나난의 아픔과 슬픔을 모두 함께 하고 지켜봐주는 그는 20대를 지난 30살이 마냥 29살이 색각하는 것처럼 절망적인 것이 아니라 한층 더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를 통해 그녀는 더 이상 20대의 철없는 사랑이 아닌 30대의 깊고 어른스러운 사랑을 배우게 된다. 또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강한 마음도 가지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그녀는 코믹한 모습으로 관객에게 보여준다. 그 모습이 20대인 나에게는 부담 없이 다가와서 좋았다. 만약 이 작품이 코믹이 가미되지 않은 로맨스 뮤지컬이었다면 공연을 본 후에 29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희극적인 요소는 그들의 삶이 마냥 진지함과 두려움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