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외국 문화-관광과 음식을 통해 본 문화소비‘우리 안의 외국문화’ 책은 5명의 인류학자가 둘러본 관광과 음식을 통해 본 문화소비에 관한 책이다.최근 우리는 이문화(異文化)와의 접촉이 크게 늘어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해외여행이란 이제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자녀들이 부모님께 ‘효도관광’을 보내드리는가 하면, 특별히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신혼여행을 해외로 떠나는 젊은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자녀의 교육을 위하여 가족의 일부가 해외에 체류하는 소위 ‘기러기가족’이 수만에 이르고 있으며, 해외 유학이나 연수도 크게 확대되고, 배낭여행이나 직장으로부터의 파견, 해외 자원봉사활동, 시민운동, 학술회의 참가, 연예활동, 선교활동, 스포츠단의 응원 등 온갖 목적으로 외국으로 나가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돌아오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한국의 농촌 총각 열 명 중 한 명이 외국인과 결혼한다고 하며, 외국인 노동자도 30만 이상에 이른다.이 책에서 의도하고 있는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외국문화와의 접촉이 실제로 어떤 양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몇 개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하여 살펴봄으로써 우리 안에서 실천되고 있는 전지구화의 문화현상을 부분적으로나마 이해해 보려는 것이다. 즉 접촉의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새롭게 상상되고 소비되는 외국인, 외국문화가 한국인들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러한 접촉은 우리의 세계관, 자기인식, 삶의 양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나아가 늘어난 이문화의 경험이 과연 사람과 사람간의 이해를 보다 깊게 하며, 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고, 진정한 의미의 ‘문화 간 의사소통’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들이 관심의 초점이다.다른 문화와의 만남과 교류를 매개하는 요소로서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글들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영역은 관광과 음식이며, 일본·동남아시아·중국·미국·아프리카의 다섯 개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관해서는 주로 관광을 통해 일어나는 문화의 교류와 영향의 측면을 살펴보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의 경우는 음식을 통한 해당 문화의 소비와 정체성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 한국문화와 가장 접촉이 소원했던 지역에 해당하는 아프리카에 관해서는 관광을 포함한 문화의 소개와 교류 과정에 개입하는 표상과 전유의 양상을 분석하고 있다.먼저 “일본인 관광객과 한국 문화”에서는 일본인의 한국 관광의 역사적 흐름을 분석하고 연속성과 변화의 측면을 규명해 보고, 또한 관광의 영향을 살펴봄에 있어 관광객들이 가지고 들어오는 문화의 영향뿐 아니라 관광객의 시선에 의해 구성되고, 생산되는 관광지 문화의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작년에 컴퓨터 학원을 인사동으로 다니면서 오랜만에 인사동에 가게 되었는데,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나기도 했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가본 인사동이랑은 너무 많이 바뀌어서 놀랐다. 초등학교 시절 방문한 인사동에서 나는 가마타기체험, 떡방아 찧기, 한지로 만든 공예품등을 구경하며 가장 한국적인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지금의 인사동은 수많은 일본관광객과 관광버스, 일본어로 말하는 많은 가이드들, 일본어로 표기된 팻말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느 날은 학원 끝나고 친구와 인사동을 걷고 있었는데 친구가 JYJ를 좋아해 JYJ가 광고하는 화장품가게 사진을 보며 지나가는데 우리를 일본인 한류관광객으로 안 가게 직원이 일본어로 안으로 들어와 구경하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 옆에 타래 집에서도 꿀 타래를 만드는 사람 또한 일본어로 한번 먹어보라고 했다.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정체성마저 혼란하게 만들었다. 소비자에 맞게 문화가 변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내게 가장 한국적인 것을 경험하게 해주었던 인사동이 일본인의 취향과 편의에 맞게 변해 점점 한국적인 것을 잃어가는 것 같아 조금 슬펐다. 그들 취향에 맞게 변화하는 것도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도 관광객들에게 매력으로 다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두 번째의 글인 “낙원과 야만: 한국인의 동남아 관광 속에 나타나는 동남아의 이미지”에서는 동남아 관광을 통해 한국사회에 동남아 문화가 어떻게 수용되고 있으며, 동남아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루고 있다.내가 동남아에 다녀와서 그런지 이 글은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나는 학교에서 해외관광답사로 태국을 갔었다. 일본, 중국, 태국 중 선택을 하여 다 득표로 정해진 곳이 태국인데, 정해지고 나서 태국에 무지한 나를 비롯한 친구들의 태국에 관한 생각은 이러했다. “태국은 우리나라보다 가난하니까 가서 쇼핑이나 맘껏 하고 오자”, “근데 동남아 엄청 더럽다던데 병 걸리는 것 아냐?”, “밤에 돌아다니면 납치당한대~ 무섭다” 등의 부정적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태국으로 떠나기 전 여행사에서 관광 일정 및 관광지 소개가 있는 책자에는 열대의 낙원, 흰 모래사장, 맑고 푸른 해변, 그림 같은 사원 등의 신비스러운 나라로 비춰져 나와 친구들을 현옥시켰으며, 태국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태국으로 떠났다. 일정은 책에 나온 (태국/파타야 4일)의 일정과 거의 같았다. 일정에 나와 있는 관광지등에서 우리들은 타문화의 새로움, 즐거움과 자유를 느꼈다. 하지만 패키지 단체관광이다 보니 일정이 너무 빡빡했고, 관광지 하나를 들리기 전 꼭 상점에서 쇼핑을 강요당해 눈살이 찌푸려졌고 심지어 나와 몇몇 친구들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버스 안에 계속 있었던 기억도 있다. 또 그 때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나는 태국에 가서 현지인을 접해 본적이 없었고, 수끼를 제외하고 모든 식사를 한식당에서 했으며 이동시에는 관광버스 내에만 있었기 때문에 현지문화를 접했다고 할 수 없다. 태국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접한 것 이다. 갔다 온 나와 친구들은 태국관광에 대해서 “안마는 진짜 잘하는 것 같아”, “트렌스젠더들 되게 예쁘더라.”, “코끼리 탈 때 무섭지 않았냐?”등 관광지에 관한 것으로 여행사가 연출하는 이미지를 수동적으로 소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겨울 방학 때 친구와 동남아로 배낭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현지 문화를 제대로 접해보고 싶다.세 번째로 “한국 사회와 아프리카 문화의 상상과 소비”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낯설고 이국적인 문화 중 하나인 아프리카 문화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상상되고 소비되는지를 다루고 있다.나는 직접적으로 아프리카를 접해 본적이 없다. 물론 나 말고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나 싶다. 수업시간에 본 ‘숲의 소리’ 영상물이나, ‘아프리카의 눈물’같은 TV프로그램으로 간접적으로 접하긴 하지만, 나와는 다른 세계로 엄청 낯설게 느껴진다. 반면에 죽기 전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책에도 나왔듯 ‘미개’와 ‘원시’이다. 아프리카는 미개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인용되는데, 아프리카에 전혀 알지 못하는 나는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정말 TV에 비춰지는 아프리카가 모든 아프리카인줄 알았다. 하지만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다녀 온 우리 과 ㅇㅇ언니는 ‘아프리카의 눈물’을 보고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눈물’ 촬영 시 그 곳에 있었던 언니는 TV에 나오는 아프리카의 부족은 정말 일부분인데 자극적인 모습들만 비춰내 그것들이 아프리카를 일반화하고 왜곡한다고 하였다. 또한 책에서는 아프리카에 관련된 박물관이나 예술품, 민예품의 전시 등에서도 아프리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들을 전시한다고 나와 있다. 아프리카가 한국인들에게 상상되는 이미지는 미개와 원시로 고정되어 있는 것 같다. 많은 매체에서 이 부분만을 보여주고 있고, 고가의 아프리카 여행을 직접 다녀온 사람도 별로 없을뿐더러 사파리관광위주이기 때문에 잘 알지 못 할 것이다. 앞으로는 다양한 매체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미개’와 ‘원시’의 아프리카 말고 다른 면의 아프리카를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