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길 서러워라’를 읽고얼마 전 기사를 통해 내년부터 여성인구가 남성보다 많은 ‘여초’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보았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낮은 출산율과 더불어 고령인구의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여성의 기대 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전체 여성 인구가 남성을 앞지르게 된다는 것이다.기사를 접하고 단순히 여초시대의 도래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와 사회 복지에 대해 배우고 있는 나로선 낮은 출산율과 고령인구 증가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고령 인구는 올해 639명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에 대해 면밀히 알고자 ‘황혼길 서러워라’라는 책을 선택하였다.‘황혼길 서러워라’는 농촌 노인, 치매, 고령 노동, 황혼 육아, 고독사, 노년의 성과 여가생활 등 외면받기 쉬운 노인들의 현실을 긴 보고서처럼 적어낸 책이다.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대학원생들이 앞서 말한 6개의 노인 문제를 문제별로 취재팀을 꾸려 현장에 직접 달려가 취재한 내용이 담겨져 있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직접 해주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기성세대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책을 읽었다.첫 번째 사례로 농촌 노인은 한마디로 가난했다. 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농산물 가격, 복잡한 유통구조, 대농 위주의 정부 정책 등의 이유로 쌓이는 건 빚 뿐 이었다. 그래서 농촌 노인들 중에는 정부가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이 거의 생활비의 전부인 사람이 많고, 농촌에서 어렵게 자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자녀들 또한 사정이 여의치 않아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렇다 할 소득이 없는 노인 가구는 거의 대다수가 빈곤층이고 이 빈곤은 자살로도 이어졌다. 실제로 농촌의 절대 빈곤율이 도시의 절대 빈곤율의 약 9배에 달하고 노인 자살률은 도시의 두 배 정도로 높았다.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병원이 멀고 교통이 불편한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농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재팀은 여러 방안을 제시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우선이 되어야할 것은 농촌이 가난한 근본적인 해결이라고 생각하였다. 정부는 전업농이나 기업농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어려운 현실에 놓인 고령농과 소농을 위한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협동조합 지원에 힘써 농촌 고령 농민의 공급망을 크게 확장해야 한다.치매 노인의 경우 절반가까이가 기초생활수급자이며 가족이 없는 무연고 노인이다. 만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월 시설 이용비 20%를 지불 받아 시설에서 생활을 하지만 시설 내에서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었다. 요양보호사의 인력이 부족한 현장에서는 '노인의 개별적 욕구와 선호, 기능 상태를 고려한 개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못하고 '자유로운 외출, 외박 기회'를 보장 받지 못한다. 노인 대다수가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말 한마디 없이 하루를 보내기 일쑤이다. 학대, 사고 또한 빈번하지만 현행 장기요양보험법상의 노인의료복지시설이 신고만 하면 쉽게 설립되기 때문에 대부분 전문적으로 치매를 치료하기 위한 체계적 관리가 부족한 상태이다. 치매 노인은 정부 지원을 받기도 힘들었다. 치매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관리공단으로부터 '등급판정위원회'를 통해 1~3등급 사이에 속한다고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치매 환자의 주요 특정인 '인지기능 저하'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매 초기나 경증 환자들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았다. 치매 노인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치매 노인의 보호자 또한 심리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은 미미하였다. 결과적으로 심신의 건강을 잃은 치매 노인은 '존엄'마저 빼앗겨버린 셈이다. 이러한 치매 노인 문제의 해결책으로 취재팀은 선진국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일본의 경우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예방부터 치료 및 복지까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있고, 독일의 경우 가족의 보살핌을 받는 재가치매환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환자가 집에서 안정하고 지속적으로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도 치매 노인 요양 보험의 등급 판정 기준을 재정비하여 치매 환자와 그의 가족들의 실질적 혜택을 늘리고, 노인요양시설도 민간에 의존하기 보다는 공공시설을 더욱 확충하여 체계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평소 학교를 오가며 흔히 마주할 수 있는 경비원 분들을 떠오르게 했던 고령 노동의 여러 사례는 내게 다소 생소하였다. 지하철 택배원과 세차장 아르바이트가 그러했다. 이처럼 60~70년대 이후에도 생계를 위해 노동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노인들이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매우 많았다. 고령자 중 취업을 희망하는 노인이 59%에 달하였고 주된 이유는 생활비였다. 연금 등 복지제도가 잘 갖춰지지 못해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가난한 노인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된 생활을 하지만 근로 악조건 속에서도 일자리만 있으면 좋다는 노인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었다. 해결책으로 최근 들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노인 일자리 개발에 나서면서 이를 이용하는 노인도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기관의 문제점은 노인들의 능력과 기존 경험을 활용할 만한 직업은 극히 일부에 그치고 대부분 단순 노동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늘어난 건강 수명에 맞춰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노력이 강화되어야 하며, 힘에 부치는 노동 없이도 안락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복지시스템을 확충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노인 문제의 모든 사례가 그렇지만 황혼 육아는 특히 가장 가까운 미래에 내게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 관심이 컸다. 자녀 내외가 맞벌이를 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은 노인은 노년 삶의 여유로움을 빼앗긴 채 개인 시간 없이 신체 활동과 정서 교류의 문제를 안고 있었고 건강 또한 좋지 않았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돌보느라 허리디스크와 관절염은 물론이고 동년배 다른 노인들에 비해 심장병 발병률 55%나 높았다. 노년층의 경우 각종 호르몬 변화와 급격히 저하된 신체 기능 때문에 우울증에 노출되기 쉬운데 개인 시간도 없이 신체활동과 정서교류의 문제로 우울증에 노출될 확률이 컸다. 양육 방식 차이로 겪는 자녀와의 갈등도 문제였다. 서울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0대 노인들이 가장 희망하지 않는 노후 생활 1위는 ‘손자녀 양육’이였다. 그럼에도 황혼 육아를 하는 노인들이 많은 것은 아이 기르기 힘든 경제적, 사회적 여건 탓이 크다. 일하는 엄마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고 법적으로 3개월의 출산휴가와 1년의 육아휴가가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는 직장의 눈치를 보고 이를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직장 생활을 경험한 친구를 통해 임신 순번제라는 말을 처음으로 접했다. 임신 순번제라는 말이 생겨나듯이 실제로 자녀 계획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정이고 자녀가 있어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과 육아 병행이 가능한 직장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이 든다. 황혼 육아 문제를 취재한 취재팀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에 대한 지원도 해결책으로 제시하였다.경제적으로 궁핍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고독한 죽음을 맞는 노인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무의탁 노인들은 대부분 기초수급자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받지만 혜택을 받는 대상이 아직은 일부에 한정되고 지원도 충분하지 않아 가난한 삶을 살고 있었고, 사회생활이 거의 없고 가족과도 만나지 않아 고립된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고독사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는 사설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독거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해소해야하고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공동거주제, 카네이션하우스, 마을공동체 등을 지역 사정에 맞춰 대폭 확대하여야 한다. 또한 노령연금제도의 정비를 통해 노인 세대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등 경제적 안정성을 확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