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현대 사람들은 모두 SF에 관한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 등 공상 과학에 관한 장르들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미래에 일어날 것만 같은 것들, 즉 과학의 엄청난 발달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과학에 의해 통제되어진다든가, 로봇이 사람을 통제한다든가 또는 외계인이나 우주 생물체들의 침략에 맞서 싸운다든가 등등 엄청나게 다양한 내용들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내용들 중, 아마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부분은(물론 서로가 많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우주에 관한 것들이 아닐까 싶다. 혹성탈출이라든가, 우주전쟁은 개봉 당시에도 히트를 쳤지만, 그 후에도 사람들이 계속 즐겨보게 되는 SF영화이다.사람들은 우리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우주, 비밀과 신비로 가득 차있는, 미지의 세계인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우주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와 관찰을 하고, 의문을 제기하고, 또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밝혀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엄청날 것이다. 그로 인해 여전히 사람들은 우주에 대해 연구하고, 우주선을 쏘아 보내고, 위성을 쏘아 보내고, SF에 관한 소설들과 영화들을 계속 해서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러한 궁금증은 현재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것이며, 근,현대에 들어서는 처음 영화도 나오기 시작하였었다.그러한 SF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자 최고작으로 일컬어지는 것이 더글러스 애덤스가 쓴 과학소설 시리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이다.이 책의 배경을 잠시 소개하자면, 1978년 BBC의 라디오 드라마로 처음 시작한 이후 여러 다른 형태로 바꿔져갔다. 몇 년이 지난 후에는 점차적으로 국제적인 멀티미디어 현상이 되어갔다. 이 시리즈는 1979년과 1992년 사이의 소설, 1981년의 TV시리즈, DC코믹스에서 93년과 96년에 출판된 만화책, 팬들이 만든 타월, 2005년에 개봉된 동명의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등이 나오기도 하였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다른 버전들(소설, TV시리즈, 컴퓨터게임, 초기의 영화대본)등을 모두 애덤스 본인이 적었으며, 몇몇 연극은 더글러스 애덤스가 새로운 요소/제제를 갖고 썼다고 소개 되었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위한 안내서]는 총 6개의 시리즈로 구성 되어 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안내서에 대한 안내》,《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대체로 무해함》,《그런데 한가지 더》이렇게 순서대로 쓰여졌다. 이 책에 관한 한 서평을 보면,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 '범우주적인 거대한 농담'이라고 한다. 재기발랄하고 유쾌한 상상력, 별난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행각, 블랙 코미디적인 유머감각과 경쾌한 풍자, 진지하고 심각한 주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기. 그야말로 우스운 상황과 대화들이 가득하다고 꼭 읽어볼 소설이라고 추천한다. 지금부터 우리는 이 책이 어떠하길래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우선《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안내서에 대한 안내》는 6권의 코믹SF 중 첫 번째로, 1979년에 런던에서 최초로 출판되었다. 이 소설은 BBC 라디오 시리즈의 첫 번째 4개 부분을 합한 것이다. 지구를 설계한 종족은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 해답을 얻기 위해 '깊은 생각'이라는 슈퍼 컴퓨터를 만들었고, 750만년 동안의 계산과 추정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42'라는 해답을 공표한다. 그리고 이 해답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훨씬 더 크고 뛰어난 컴퓨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설계한 것이 바로 지구인 것이다. 그런데 우주인들의 초공간 우회로 건설 때문에 지구라는 컴퓨터가 파괴된다. 가까스로 탈출한 최후의 지구인 아서 덴트는 우주의 히치하이커 포드 프리펙트와 함께 머리가 둘 달린 전 은하계 대통령 자포드 비블브락스 그리고 육 개월 전 지구를 떠났던 트릴리언을 만난다.《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는 우주가 끝나는 순간으로 쏘아 올려져 부서진 행성의 잔해 위에 만들어진 레스토랑 밀리웨이스. 이곳에 오면 몇 번이고 원하는 만큼 우주의 모든 피조물들이 폭발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호화스러운 만찬을 즐길 수 있다고 설정한다.《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는 선사 시대 지구의 동굴 속에서 턱수염에 토끼뼈를 끼우고 있는 아서 덴트. 이제 그와 친구들은 우주를 파괴하려는 크리킷 행성의 계획을 저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그들은 과연 우주를 구할 수 있을까? 삶과 우주와 모든 것에 대한 명백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와 같이 흥미진진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는 지구가 파괴되기 바로 직전에, 작은 카페에 앉아 어떻게 하면 착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 깨달았던 여자의 이야기다. 지구가 다시 살아난 대신 사라진 돌고래들은 어디로 사라졌으며,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른 하나는「젊은 자포드 안전하게 처리하다」이다. 모종의 비밀을 싣고 블랙홀로 향하던 ‘완벽하게 안전한 배’가 침몰한다. 침몰의 원인은 다름 아닌 바다가재 요리. 역사상 가장 위험한 생물, 시리우스 사이버네틱스 주식회사가 디자인한 주문용 합성 인격의 운명을 그린다.《대체로 무해함》에서 아서 덴트는 다시 지구로 돌아오려다 샌드위치 제조의 대가라는 명예로운 직위에 안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비밀스럽게 변신하는 것처럼 보이고, 포드 프리펙트는 도주하던 중 아서 덴트와 마주치고, 아서의 딸은 막 포드의 우주선을 납치한 얘기를 다루고 있다.《그런데 한가지 더》에서는 가 만들어준 현실에서 각자 원하는 삶을 살고 있던 아서, 포드, 트릴리언, 그리고 랜덤 덴트, 갑자기 그들을 둘러싼 세계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그레 불로인의 살인 광선 아래에서 끝장나기 직전의 지구, 그것도 클럽 베타에 있는 자신들을 발견한다. 이들은 우주의 패턴을 깨고 차원을 건너뛰어 구조되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이렇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장편의 시리즈로 되어 있다. 이 책은 광대한 은하계를 배경으로 우주 히치하이커들의 모험담을 보여주는데, 이렇게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들, 어떻게 보면 정말로 ‘이 작가 제정신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말도 안되는 상상들은 독자들에게 웃음을 준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재미에 그치거나 하지 않고, 모든 거대한 것들에 대해서 가차없는 조롱을 보낸다. 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도 들어있으면서도, 삶과 문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철학적 사색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선들, 질문들을 무겁게 다루지 않고, 작가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려서, 이러한 것들을 농담으로 담아내어 사람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책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좀 난해하기도 하고, 그리고 나와 유머 코드가 맞지 않아서인지,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듯, 내게 큰 웃음을 주지는 못했다. 영국식 유머가 맞지 않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은근한 재미를 준다. 약간의 중동성이 있달까. 그러나 재미와 더불어 정말 쉽게 읽히지 않는다. 처음부터 읽지 않으면 뒤의 내용이 이해가 잘 안갈 때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책의 묘미를 또하나 발견하게 된다. 이 6개의 시리즈가 앞 편을 읽지 않으면 연결되기 힘든 것처럼, 제각각 연결된 듯하다. 그러나 각각의 시리즈는 독립적인 내용과 주제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시리즈로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이 책은 다른 책들, 흔히 소설들에 나타나 있는 약간의 논리성, 이야기의 개연성 같은 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듯 하다. 이 내용의 가정 자체, 상황 자체부터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도 좀 뜬금없기도 하다. 공상과학소설인데도 불구하고, 과학성이나 미래의 실현 가능성 같은건 거의 없다. 다만 정신없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고, 우주와 지구를 오가며 기상천외한 모험담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사람들이 당연히 여기는 논리성이나 과학성을 깨뜨림으로써, 이 작가와, 이 책의 매력이 발산되는 것 같다.
종교와 세계문화를 읽고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인문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봐도 그러하다. 많은 학생들이 인문학을 선택하지 않으며, 인문학과를 들어오더라도 경영이나 신문방송학과 등 취업할 때 유용한 학문들을 복수 전공한다. 또한 대학은 경영, 경제학과 학생 수는 늘리고, 상대적으로 인문학과 학생 수를 점점 줄이더니 심지어 몇 몇 대학은 인문학과, 특히 사람들이 비인기과목이라 불리는(실용성이 없을 수 있는), 독어, 불문, 사학과 같은 과를 없애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사람들은 '인문학을 살려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어느 누구도 인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을 간다거나, 연구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이러한 '인문학의 위기'란 현실에 대해 길희성 교수는 에 비판적 견해를 잘 담아내었다. 그는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이 대학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타 분야에 비해 열세라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문학이 그 자체 고유의 본래적 사명인 인간다운 삶을 제시하고, 인간다운 인간을 형성하는 목적을 상실한 데에 있다고 본다. 또한 전통적인 인문학과 달리 현대 인문학은 객관적, 역사적, 실증적 연구를 중시하며 단순히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로 인해 인문학이 과연 인생에, 또는 인간의 삶에 중요한 학문인지와 같은 인문학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종교는 계몽주의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삶의 초월적 영역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계몽주의라는 합리주의가 들어오면서 합리주의자들은 종교 역시 세속적인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20세기 종교학은 종교를 환상이라고, 미신이라고 보는 과 종교적 경험을 중시하는 사이의 갈등과 긴장의 역사가 전개되었다. 의심의 해석학은 전통을 인간을 구속하는 것으로 보아 그것을 해체하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공감의 해석학은 전통 속에서 삶의 깊은 통찰을 배우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 의심의 해석학이 서구적 이성의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한 학문이라면, 공감의 해석학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겸손한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는 객관주의적 연구는 비판하며, 종교현상학은 일정 부분에 대해서 긍정하면서도 인격주의적 종교 연구라는 앞의 것들과는 사뭇 다른 길로 가고 있다. 스미스는 객관주의적 연구는 신앙을 간과하고 종교를 비인격화시켜서 객체주의적 연구를 해왔으며, 이것은 종교의 인간적인 경향을 보지 않은 독단적인 학문이라고 본다. 또한 종교현상학도 종교적 경험과 같은 부분에서는 인격적 종교 연구와 서로 공통점이 있지만 종교현상학 역시 신앙인들의 시각을 고려하지 않고 독립적, 객체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므로 스미스의 연구와는 구별된다. 스미스는 종교 연구가 인격화되는 과정을 제시하면서, 종교 연구는 인간에 관한 연구이며, 종교를 가진 신자들을 떠나서 종교를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았다. 또한 연구자와 피연구자가 유대감을 형성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는 비판적 연구를 주장하였고 공동체적인 비판적 자의식을 종교연구의 올바른 인식 방법이며 태도로 제시하였다.스미스의 연구는 종교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모든 학문에 타당한 인간적인 연구 원리가 되며 인간적 앎, 인간적 학문은 절대 객체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적 학문이 객체주의적 학문으로 존재할 때, 그것은 오히려 인격적인 학문이 아니라 인간을 소외시키고 비인격화시키는 학문이 되어버리고 만다. 인간적 학문은 객관성은 어느 정도 존중하되, 인간의 주관적인 세계도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객관성과 주관성을 모두 극복하는 제3의 길이 모색되어야 하고, 그 길은 공동체적인 비판적 의식이 제시해주고 있다.인간을 배제하는 인문학은 현대 인문학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인문학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학문이어야 하며, 연구자의 객관적 관찰과 더불어 그 문화나 신앙에 속해 있는 당사자들의 이해도 고려해야한다. 즉, 연구자와 피연구자가 공동체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하여 인간적 앎을 추구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곧 이것이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 될 수 있으며, 우리는 인문학의 인간화를 위해 성숙된 합리주의인 인격적 합리주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이것을 읽으면서, 내 자신의 태도를 되짚어 보았다. 경제학과 학생으로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경제학의 삭막함을 느꼈었다. 경제를 공부하면 할수록 경제는 인간 생활의 일부분이고 도움이 되는 학문이지만 모든 현상을 그래프로 보고, 돈의 흐름을 보기 때문에 인간을 만나는 학문은 아니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지인 한 분도 진정한 경제학도가 되려면 현상분석을 잘하는 것만이 아닌, 인간에 대해 알고, 진정으로 이해할 줄 알아야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유와 더불어 내 자신이 삭막해 지지 않고 좀 더 인간적으로 되기 위해 오히려 인문학 과목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다. 인문학에 관련된 교양도 듣고, 철학 과목도 들었다. 소설도 많이 읽고, 역사에 관련된 책도 다양하게 접하려고 노력했다.그러나 길희성 교수의 논문을 읽고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가 하려고 했던 노력들, 인문학을 접하려고 했던 시도들은 진정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학문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객관성과 주관성을 함께 추구하는 인문학의 인간화가 아니었다. 나는 다만 인문학을 접함으로써 어떠한 안도감과 위안을 얻은 것이었고, 서구의 합리주의, 이성의 오만함처럼 나도 다만 인문학을 하나의 지식과 교양을 쌓는 도구로 여기고 있던 것이었다. 특히 철학은 그 사상을 이해하고 인간의 삶에 비추어 보려고 하기 보다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의 사상을 공부하며 단지 내 무식함을 덜어보려고 했으며 역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역사를 그 사건이 가진 함의나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하기보다, 단지 사건들의 흐름을 통해 내 자신의 교양과 지식 수준을 높이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논문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혼자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이제 진정한 인문학에 대한 연구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일반 심리학[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를 읽고사람들은 기억에 의존하며 산다. 우리가 겪었던 체험들, 좋았던 일, 기뻤던 일, 행복했던 일, 슬펐던 일, 가슴 아팠던 일 등 우리가 한 경험들은 '추억'이란 이름으로 우리 기억에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기억을 얘기하며 웃고 떠들며 지낸다. 자신의 기억이 매우 확실하듯이, 매우 상세하고 자세하게 말한다. 나도 그러하다.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동창들과 만났을 때, 우리는 과거의 기억들을 꺼내며 공감대를 다시 형성하고, 기뻐하고, 그때를 그리워하며 추억에 젖는다. 그럴 때도 우리는 서로 과거의 같이 보냈던 시간들을 꽤 자세히 묘사한다. 더욱이, 감명 깊었다든가, 정말 즐거운 기억은 매우 선명하게 기억을 한다.그러나 [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를 읽고 나서, 그 책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물론 나는 이때까지 사람들이 모든 걸 온전히 기억할 수는 없고, 세월이 지날수록 그 기억은 없어지기도 하고 조금은 변질되기도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특히 나같은 경우는 과거 기억이 잘 남아있지 않을 때가 있기도 하고, 또 가끔씩 친구들과 얘기하면 나랑 조금씩 다르게 기억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기억하는 그 기억 존재 자체를 흔들어놓았다. 우리가 심지어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는 기억조차 어쩌면 거짓일 수 있고 조작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이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사실 나는 혼자 거리를 걷거나 지하철을 탈 때, 공상을 잘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은 내가 상상으로 꾸며낸 것인데, 현실로 그러했던 것처럼 착각할 때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신선하고 신기했다. 그리고 자꾸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진짜 내가 겪은 것이 맞는지 자꾸 의심하게 되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수련회 가서 있었던 일들이 진짜 기억인가?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기억은? 너무나도 많은 내 기억들이 거짓인 것일까. 책에서처럼 내 기억도 누군가에 의해 심어진 건 아닐까.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얘기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정하고 싶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 기억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은 왠지 내가 살아왔던 날들이(내 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그러한 실험없이, 내 속편한대로 믿고 생각하며 지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춘추:신라의 피, 한국.한국인을 만들다』를 읽고요새 우리는 과거보다 역사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히려 지금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역사를 접할 기회가 많다. 책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만화를 통해 또는 TV드라마들을 통해서 우리는 역사를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것들은 재미를 위해 허구적인 부분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왜곡이라고도 하지만 소설이나 드라마라는 것은 그 자체로 허구를, 창작을 가정으로 하기 때문에 왜곡이라고는 볼 수 없다. 어찌되었든 많은 이들은 역사를 접하지만, 제대로 된 역사를 알지 못한다.최근에 TV에서 '선덕여왕'이 방영되었다. 미실의 정치적인 책략들, 천명공주의 죽음 후 미실과 선덕여왕의 대결구도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푹 빠지게 했었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은 선덕여왕에 대해서 다시 각인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춘추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이 드라마 자체에서 천명공주의 아들인 춘추를 매우 작은 부분으로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비중이 적어서 사람들이 춘추에 주목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춘추에 대해서는 아는 게 많이 없다. 실제로는 드라마에서처럼 춘추가 어렸을 적부터 나약하고 겁 많은 인물은 아니었다는 것 정도. 김유신의 누이와 혼인했다는 것. 그 이외에는 그가 삼한통일을 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또한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국사에서는 춘추는 외세를 끌어들여 삼한 통일을 한 자로서 우리 민족끼리의 싸움에 비열하게 외국의 힘을 빌린 사람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삼한통일도 '한계적이고, 불완전한 통일'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런데 이러한 주류적 의견에 반문을 제기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이종욱'사학과 교수님이다. 그는 역사학계의 대다수가 인정하지 않는 '화랑세기'를 가치 있는 것으로 보고, 그것에 대해 연구를 해오신 분이다. 그 분이 쓴 책 [춘추 : 신라의피, 한국. 한국인을 만들다]에서 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온 역사와 사뭇 다른 관 알던 춘추보다 더 자세하게 그의 면모를 살필 수가 있으며 지금까지 알아온 것과는 사뭇 다른 춘추의 모습을 볼 수 있다.이 책은 우선 우리는 단군으로부터 뻗어 나온 한 민족이라는 사실을 부인한다. 그리고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고구려, 또 고구려의 후예라는 말을 거부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 중 고구려, 백제의 후예는 거의 없고 주로 신라의 후예만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성씨로 봐도 알 수 있는데 신라가 통일을 했고, 그 뿌리가 내려오기 때문에 신라인들이 쓰던 '김, 박, 이, 최, 정'이라는 성씨가 현재 많다는 것이다. 또한 고구려, 백제, 신라를 우리는 한민족으로 보고 있는데 사실상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민족끼리 영토를 위해, 자신의 국가를 위해 치열하게 싸운 것인데 그것을 현재 우리가 한 민족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이러한 관점은 무척 충격적이다. 어느 누구도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으며, 어느 누구도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기존의 시선과 다른 시선은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고 약간의 반감을 동반한다. 왜 어째서 우리가 한민족이 아닌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내 지식이 부족해서인지, 내 머리의 한계가 있어서인지 위와 같은 이야기를 이해할 수가 없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다른 민족이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살과 피를 나눈 우리의 형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돈다. 물론 진짜 살과 피를 나누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우리의 역사를 있게 해온 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신라도 신라지만, 지금의 중국의 땅까지 차지한, 위세가 당당한 고구려가 자랑스럽지 않을 수도 없다. 특히 지금처럼 중국, 일본, 미국 등과의 외교에서 밀리는 이때, 그리고 중국과 일본이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이때, 고구려의 역사가, 넓은 땅까지 위세를 떨쳤던 고구려가, 그 시절이 부러우면서도 자랑스러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또한 이 책은 춘추의 일대기를 주변과의 다양한 관계를 통해(가계, 세계, 외국정세) 설명하고 있으며, 그의 왕으로서 자질을 키우얻은 춘추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가 출생~10살까지, 제세의 뜻을 키운 왕궁에 대해, 열 살~서른 살까지 궁을 나와서 더 큰 그릇으로 성장하는 부분, 미스터리의 11년, 24살~27살까지 풍월주로 지낸 4년, 629년~632년까지 진평왕 대에 상선이 된 춘추, 그리고 30살에서 45살까지 선덕여왕 곁에서 꿈을 키운 춘추, 45살~52살까지 진덕여왕 대에 구체적인 실천하는 부분, 그리고 마침내 왕위에 오르고 삼한통일을 이루는 것까지를 다루고 있다.그의 족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춘추는 진골이지만 진골 중 성골과 가장 가까운 친인척이었다. 원래 성골이었던 천명공주와 진지왕이 폐위되기 전 왕위계승자였던 용수의 사이에서 난 아들로서 그도 또한 용수 다음의 왕위계승자가 될 뻔한 존재였다. 그런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진지왕의 폐위로 진평왕이 왕위에 오르면서 진지왕의 자손들은 진골로 족강된다. 그렇지만 용수와 용춘의 어머니가 진평왕을 모시면서 그들은 전군의 대우를 받았고 궁에서 살 수 있었다. 나중에는 진평왕이 천명공주와 용수를 혼인시켜 그를 사위로 삼으면서 용수는 다시 왕위계승자가 된다. 또한 그러한 배경에서 춘추가 궁에서 태어난다. 궁에서 태어난 춘추는 어렸을 적부터 왕자로서의 생활양식을 배웠으며, 왕의 자질과 성품을 배웠다. 그리고 궁의 특성상 그는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다.이 가장 첫 부분을 읽으면서 신라의 골품제도, 그리고 진흥왕 이래로의 족보에 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분석해 놓아서 이해하기 쉬었고, 헛갈리던 것들이 정리가 되었다. 또한 춘추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에게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사건들이 그의 인생을, 운명을 흔들어놓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정말로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글이었다. 춘추의 성품과 자질 역시 놀랍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10살도 안된 아이들은 정말로 철부지고 어리광만 부리는데 그 당시의 춘추는 10살도 안된 나이에 성골들이 받던 교육을 받으며 왕의 자질을 길렀다보면 타고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뒤이어 그가 10살~30살을 살펴보면, 우선 그가 10살이 되던 해에 진평왕은 뜻을 바꾸어 선덕여왕, 그 당시에는 덕만이었던 자신의 딸을 왕위계승자로 지명하게 된다. 따라서 천명공주와 용수, 춘추는 출궁을 하게 된다. 출궁을 한 그는 유신을 만나 유신이 풍월주일 때, 바로 그의 밑에서 부제로 지내며 낭도들을 다스린다. 그럼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14살~24살까지는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추측컨대 아마 이 시기에도 꾸준히 왕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을 거라고 짐작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알천랑, 보종 등 칠성우를 만나게 된다. 그 후에 춘추는 2번이나 풍월주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 지위를 양보하게 된다. 2번의 양보 후에 풍월주로 지내며 화랑도 조직을 다스리는 경험을 쌓고, 골품제의 여러 신분을 장악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그리고 진평왕 대에는 상선이 되어서 조정의 왕사를 익혀가고 화랑도로서 여러 자질을 갖추게 된다. 또한 칠성우라는 좋은 벗이자 추종세력을 거느리게 된다.여기서 보면, 춘추는 갑자기 떠오른 샛별과 같은 왕이 아니라 정말로 차근차근 준비되어온 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왕이 쉽게 될 수도 있었는데 되지 못한 자신의 운명을 한탄할 수도 있었는데 그는 한탄하고 비관하는 대신 언젠가 자신은 왕이 될 존재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왕이 될 그릇을 키워오며 기다려 온 것이다. 또한 남의 밑에서 일해 보는 경험을 갖다니 그는 대단하다. 자신이 왕이 될 신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남의 밑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칠성우를 만나게 되는 걸 보면서 하늘에서 선택한 자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항상 위대하고 성공했던 인물들 은 인복이 많았다. 따라서 그들 주변에는 항상 천인의 운이 따라서 좋은 사람들이 있어왔다. 춘추도 그러하다. 그가 칠성우를 만나게 된 것도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진평왕이 죽은면서 춘추는 덕만의 조카로서 선덕여왕의 최측근이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딸, 고타소의 죽음으로 인해 대사(큰 사사로운 뜻)를 품고 적국인 고구려로 가 청병을 요청한다. 이렇게 선덕여왕의 옆에서 많은 공을 세우며 꿈을 키워나가면서 그는 칠성우와 풍월주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그리고 비담란이 일어나면서 선덕여왕은 죽고, 그 비담의 난을 춘추가 장악한다.여기서 우리는 그의 인맥관리와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대담한 성품을 볼 수 있다. 춘추는 칠성우와의 관계를 계속 이어왔고, 그들을 잘 다스릴 수 있었다. 또한 춘추는 딸의 죽음으로 인해 자칫하면 오로지 사사로움만이 되었을 것을 대사로 탈바꿈을 하였다. 단지 ‘사’로 인해 어느 누가 목숨을 걸고 적국인 고구려에게 가겠는가. 아마도 이것은 춘추라서 가능했다고 본다. 여기서 그가 얼마나 대담하고 강단이 있는지 알 수 있다. 고구려 군이 자신을 죽여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서 스스로 적국으로 들어가다니 정말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대범함이 적국인 고구려도 그를 인정하게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진덕여왕 대에, 춘추와 칠성우는 더 이상 그들의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진덕여왕이 즉위하자, 그들은 자신들의 뜻대로 국가를 꾸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와 칠성우들은 모두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고, 춘추의 세력도 형성 되어 있었다. 그는 국가의 제도를 개혁하고 장악해서 왕이 될 준비를 하였다. 또한 춘추는 신라의 복식이나 문화를 중국화시켜 당태종을 감동시킨다. 그는 큰 뜻을 위해 작은 것을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세력으로 충분히 왕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더 기다렸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성골 신분인 진덕여왕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춘추와 칠성우는 무리한 수를 두지 않고 한 번 더 기다렸다. 진덕여왕 이후에는 성골이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자기가 왕이 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기 때문에, 굳이 반대세력이 남아있는 때에, 갈등을 빚으면서 왕이 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는 한 번 더 기다리며 왕이 .
[기린과 자칼이 춤출 때]를 읽고오늘날 사람들에게 대화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말수가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너무 말이 많은 사람은 가볍고 품위가 없다는 인상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혼자 공부할 때를 빼고는 어디를 가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사람이 사람을 사귀는 데에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되었다. 또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화는 중요하며, 그로 인해 대화에 관련된 책이 수없이 나오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사회적 측면 말고도, 과학적인 측면을 보아도 대화는 인간에게 중요하다. 남자는 하루 평균 10,000개 단어를, 여자는 하루 평균 25,000개 단어를 쓴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단어를 다 소모하지 못할 경우 사람들은 도리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이렇듯 우리는 하루에 많은 말들을 하고, 또한 많은 말을 듣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말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 어떤 언어를 구사하느냐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전달 효과나, 듣는 사람의 느낌은 매우 달라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 중요한 말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할 때가 많다. 감정에 따라 사람들은 한없이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을 하다가도, 자신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상대편의 말이 자신을 비난하고 공격한다고 느껴지면, 사람들은 말에 독기를 품는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비판하고, 평가하고, 무시하는 언어나 어투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식의 대화는 대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언성이 올라가고, 싸움이 될 수 있으며, 대화는 끝내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또한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전달하지 못하고, 자꾸 그러한 일들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예를 들면, 대학생들이 조모임을 하게 될 때를 상상해보자. 해야 할 일은 각각 서로가 합의하에 분담을 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만날 조모임을 할 때마다 지각을 하고 자기가 맡은 바를 잘 해오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의 그러한 태도를 꾹 참았다. 그 학생은 너무 미안한 나머지, 자신이 피피티를 다 만들어오겠다고 장담하였다. 다른 학생들은 믿음직스럽지 못했지만 그래도 피피티를 그 학생에게 맡겼다. 발표 당일, 그 학생은 역시나 피피티를 완성하지 못했고, 그동안 참아왔던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에게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네가 뭐 이때까지 잘한 게 있어왔냐, 한 번 이라도 널 믿은 내가 잘못이지, 너 진짜 구제불능이다” 이런 식으로 비판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학생도 자신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이러한 말을 한 다른 친구들이 밉고 원망스러울 것이고, 그러면 또 자신의 친구들을 공격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대학교 내에서 조모임을 할 때마다 사사로이 일어나는 일이고, 이런 문제는 회사를 가나,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식의 일이 발생할 때, 꼭 우리는 자신의 뜨겁게 올라오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말로써 바로 풀어낸다.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폭력적인 언어는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상처를 주는 일이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이 큰 문제라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당연하듯이 자주 위와 같은 대화를 구사한다.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런 대화방식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바로 세레나 루스트이다. 그는 마셜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를 바탕으로 자신이 새롭게 구성한 [기린과 자칼이 춤출 때]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대화들(공격적이고 비판적이고 평가적인 대화)을 자칼언어라고 칭하며, 우리 모두가 기린 언어(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따뜻한 언어)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즉, 비폭력 대화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그렇다면 비폭력 대화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비폭력 대화는 사람들이 서로간의 갈등이 심한 대화를 할 때, 그래서 우리 모두가 뜨거운 감정들을 폭력적인 언어로 내뱉으려고 할 때, 그런 감정들을 폭력적인 언어로 내뱉는 대신, 자신의 느낌을 서로 솔직히 내보이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서로간의 대화를 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기린과 자칼이 춤출 때]에서 묘사하듯 ‘우리의 마음을 생동감 있게 하고, 관계를 열게 하며,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대화 방식’이 비폭력 대화이다.비폭력 대화는 연습이 없이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비폭력 대화의 4단계를 제시한다. 기린 대화로 칭하는 비폭력 대화는 첫 번째 단계로 ‘평가하지 않고 관찰하기’, 두 번째 단계는 ‘해석하지 않고 느끼기’, 세 번째 단계로는 ‘방법 대신 욕구’, 4번째 단계는 ‘강요 대신 부탁’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단계에 대한 예시와 자세한 설명, 현실 적용한 사례가 들어 있다.첫 번째 단계로 ‘평가하지 않고 관찰하기’는 대화를 시작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사실적인 부분만을 보고 관찰 하는 것이다. 주로 사람들은 무언가를 얘기할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의 평가를 섞는다. 예를 들면, 자신이 시간이 없어서 동생한테 뭐 좀 사다달라고 부탁을 하였는데, 동생이 까먹고 그냥 왔을 때, 우리들은 동생에게 “또 까먹었어? 어쩜 매번 그러니!”로 말하게 된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이 말에 평가를 제외하고 사실적인 부분만을 말하라고 한다. “동생은 집에 급히 오느라 내가 사다달라는 것을 깜박 하고 그냥 집으로 왔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이 단계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우리들은 항상 충동적으로 말을 잘 내뱉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들이 ‘난 평정심을 잃지 않았고 사실적인 부분만을 얘기 했어’라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평가가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사실적인 부분만을, 자신이 관찰한 것만을 얘기하면, 아까만 해도 그렇게 화가 났던 일이 무척 별 일이 아닌 일처럼 느껴진다. 관찰하고, 사실적인 부분만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의사소통을 할 때, 많이 부드러워 질 수 있다.두 번째 단계는 ‘해석하지 않고 느끼기’다. 우리들은 친구가 약속 시간을 늦었을 때, ‘얘는 왜 매번 나랑 약속할 때마다 늦는거야! 얘는 내가 중요하지 않나보지? 날 무시하다니...’라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위와 같은 말은 자신이 해석한 것이라고 말한다. 날 무시한다는 느낌은 ‘느낌’이 아니라 하나의 머리로 이루어 낸 ‘해석’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느낌만을 말한다면 위와 같은 말은 ‘매번 나와의 약속을 어기다니, 매우 섭섭하고 서운하다’라고 바꿀 수 있는 것이다.이 단계에서도 우리는 평정심을 많이 요구한다. 자신이 지금 느끼는 감정을 머리로 생각하고 해석하지 말고 단지 느끼는 감정만을 말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이 책에서는 또한, 분노와 같은 감정은 진짜 감정이라기보다는 자꾸만 머릿속으로 해석하고 도덕적인 기준에서 남을 평가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 격렬하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에 동의한다. 사람들은 화가 나거나, 분노가 일을 때, 그 자체를 느낀다기 보다는 ‘남이 잘못한 것이다’라는 것을 계속 머릿속으로 평가하려고 한다. 또한 빨리 풀어내고 없애도 되는 감정들을 계속 머릿속에 반복적으로 떠올리며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쁜 감정에 대해서 채찍질을 가한다.세 번째 단계는 방법 대신 욕구이다. 여기서 우리는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 때까지 무언가를 말할 때, 나의 욕구를 말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욕구를 말한 것이 아니라 방법을 말한 것이었고, 그러다보니 더욱 더 우리의 욕구는 해소되지 못하고 전달되지 못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욕구에는 ‘소속의 욕구, 의미를 찾고 싶은 욕구, 안전에의 욕구, 보호받고 싶은 욕구, 자율성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 존엄성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 개성을 존중받고 싶은 욕구, 자유를 누리고 싶은 욕구, 평등한 대우를 받고 싶은 욕구 등등’이 있다고 말한다.이렇게 많은 욕구들이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었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연인이 자신과의 약속을 깨고, 또는 사소한 거짓말을 했을 때, 화가 나고 서운한 감정을 느낀다. 그런데 이 감정들은 우리가 ‘존중 받고 싶은 욕구’와 ‘유대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좌절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약속을 깨고, 거짓말을 함으로써,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는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4단계 중 3번째 단계가 가장 흥미롭고 신선하다. 우리의 내면, 심리상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치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고, 이로써 우리는 스스로도 잘 몰랐던 부분들을 새롭게 인식하고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네 번째 단계는 ‘강요 대신 부탁’이다. 우리는 자주 사람들에게 부탁이라고 탈을 쓴 강요를 한다. 다른 사람이 항상 OK를 해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강요일 수 있다. 상대방은 항상 OK와 NO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동시에 가진다. 따라서 상대방이 어떤 대답을 하든, 우리는 조정해나가고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부탁이다.이 부분에서 우리는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고,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많은 걸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산다. 많은 것을 도움 받고, 도움을 주고, 의존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도움을 얻기 위해 정중한 부탁이 아니라 당당한 강요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해줘!”라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부탁한다고 착각하듯 강요를 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