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최상위에 위치한 가족, 하지만 가족이라 할지라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가족 중 누군가는 상처받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다. 가족이란 이름하에 모든 것을 이해하라고 강요하며, 가정폭력/폭설 및 폭음 등. 부모라는 이름하에 아이들에게 이루 말 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다. 부모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면 부모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과 배려의 마음으로 서로를 아끼며, 함께 사는 게 가족이다. 하지만 가족 간 사랑과 배려의 마음이 없다면 가족이란 울타리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저자 역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참전용사인 아버지의 폭음과 부정적인 삶의 태도에 저자는 가족은 병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가장 사랑받으며 자라야 할 나이에 상처를 안고 자란 저자. 이 책은 그녀의 고백서이자.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힘들었던 순간을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저자의 글을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가족이라해서 무조건 받아주고 포용해 줄 거란 생각이 관계를 악화시키는 씨앗이다. 건강한 관계의 기본은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랑과 배려이다. 가족이라해서 이러한 논리가 예외일 수 없다. 사랑과 배려의 마음은 일방적일 수 없다. 가족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할 때 가족 관계가 바로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가족은 무슨 의미일까?' 갑자기 이런 물음표가 뇌리를 스친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사랑과 헌신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20년 넘게 함께 살아오며 희로애락을 함께 겪으며, 사랑으로 키워주신 부모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가장 사랑을 받고 자랄 시기에 그렇지 못했던 저자. 상처를 받은 채 어른이 되었고 어릴 적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어 지금까지도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한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산 저자가 안쓰럽다. 이 책을 쓴 이유도 자신을 괴롭히는 어린 시절에 대한 나쁜 기억을 극복하기 위함 일 것이다. 쉽게 꺼내기 힘든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매 순간이 저자는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두려움(트라우마)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속에 자신의 모든 감정적 찌꺼기를 쏟아내고 가벼운 마음이 되었기를 희망한다.모든 고통이 그렇듯 고통의 순간을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돌파하지 않고, 회피하다보면 감정의 찌꺼기가 쌓여 어느 순간 문제가 생기게 된다. 어리다고 해서 부모의 잘못된 행동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하라고 하는 건 잘못 된 생각이다. 가족이라 할지라도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걸 지키지 못하는 가정이라면 가족은 짐이자, 병이 될 수밖에 없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이다. 이러한 작은 관계조차 지켜나갈 수 없다면 문제가 있다. 가족은 사랑과 신뢰로 뭉쳐져야만 한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그러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 채 가족을 감정의 쓰레기통처럼 여긴다면, 가족은 그 순간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자식이며, 누군가의 부모가 될 것이다. 이 사실만으로 삶의 이유가 되는 사람이 많겠지만, 누군가는 가족이란 탈을 쓴 부모의 학대로 인해 고통 받고 있을 것이다. 편하다고 해서 가족이라해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책의 저자는 어릴 적부터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의 횡포에 시달리며 자랐다.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시기에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저자가 가족은 병이라 말하는 이유를 깊게 공감한다. 스스로 자신의 가족을 병이라 말하는 저자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가족이란 이름으로 일어나는 많은 부조리한 일들을 우리는 언론을 통해 접한다. 친부가 친딸을 성폭행하고, 아동학대를 넘어 친자를 죽게 했던 사건 등등 '인면수심'의 사건들은 심심치 않게 뉴스를 통해 듣게 된다. 가족이라 할지라도 사랑과 신뢰가 없다면 진정한 가족이라 할 수 없다. 자신의 어릴적 상처를 숨기기보다 용기 내어 보여주는 저자의 노력이 독자들에게 닿아, 보다 건강한 가족관계 그리고 사회가 되길 바란다.우리는 누군가의 자식이며 부모이다. 모든 만물이 돌고 돌아 현재에 이르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자식의 삶속에서 가족을 병이라 느꼈던 사람이라면, 잘못된 가족관을 자신의 자식들에게 대물림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사랑과 배려를 통해 자식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가족은 병이 아닌 삶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가족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권위를 사용하여 자식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함부로 폭력을 취한다면, 법적 테두리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국가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는 가족이다. 건강하고 바람직한 가족관계가 무너지면 앞서 이야기한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부모 자격이 없는 이들로부터 아이들이 학대 당하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아이들을 보호해 줄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나라다운 나라' 아닐까?
글쓰기에 관심이 생긴 후 이 분야에 대한 책을 찾아 읽고 있다. 나탈리 골드버그의 책 '뼈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역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품고 읽었던 책 중 하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예전보다 조금은 나아졌기 했지만 지금도 글을 쓰려고 하면 머리에서 쥐가 나는 게 사실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솔직히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려움을 느낀다. 글을 쓰는 처음이 가장 어렵다. 쓰다보면 어느 순간 글 쓰는 일을 즐기고 있는 내 자신을 본다. 이 느낌을 잊어서는 안 되는데, 내가 망각의 동물인지 매번 이 기억을 잊고 사는 것 같다. 처음은 힘들지만 의지를 가지고 습관처럼 쓰다보면, 글 쓰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될 거란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아직은 연습이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글을 쓰는 처음이 가장 힘들다. 잘 써야 된다는 강박이 아직도 내 안에 남아있다. 이 부분을 조금만 내려놓는다면 쓰는 일이 더 즐거워질텐데라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뿐이다. 사람들의 사고 과정은 매우 비슷하다. 저자 나탈리아 역시 나와 똑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글을 잘 쓰기위해 글을 쓰기도 전에 고치다보면 글을 쓰는 즐거움은 물론 좋은 글도 쓸 수 없다고 조언한다. 나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나를 보며 좀 더 즐기면서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해본다.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당연한 이치다. 많이 읽어야 사고가 넓어지고 다양한 견해를 바탕으로 좋은 글쓰기가 가능하다. 또한 독서를 통해 다양한 문장을 접할 수 있고 매끄럽게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어 책을 읽을수록 글을 잘 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독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저자 역시도 '책을 많이 읽어라!'라고 동일한 조언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이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검증 받은 기분이다. 괜스레 기분이 좋다. 좀 더 열심히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다양한 분야 책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지성의 책 '생각하는 인문학'을 보면 독서를 통해 큰 성과를 얻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질적 팽창을 위해서는 양적 팽창이 전제 된다는 사실이 뇌리를 스친다. 지금 나는 양적 팽창을 위해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시기임에 분명하다.글을 쓰다보면 무언가 마음 속 깊은 평화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생각하기에 존재한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왕래한다. 생각이 많으면 걱정도 많은 법이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보면 되레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글을 쓰는 일도 이와 같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일은 힘들지만, 글을 쓰고 있노라면 잡념이 사라진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생각들이 연기처럼 모락모락 올라와 글로써 변한다. 나는 이러한 과정을 좋아한다.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집중해 글을 쓰다보면 잡념은 사라지고 내 안의 검열관도 자취를 감춘다. 저자는 책의 제목처럼 독자들에게 쓰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잊고 뼛속까지 내려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써 보라고 주문한다. 글을 잘 쓰기위한 방법 중 이보다 더 중요한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진 나의 생각들을 캐내는 과정이 바로 글쓰기이다. 글쓰기에 있어 왕도는 없다.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많이 써야한다. 고민만 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 잘 쓰고 싶다면, 고민하지 말고 쓰자. 그러다보면 잘 쓰게 될 것이다. 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항상 실천이 문제이다.
황무지에 불시착한 브라이언이 여름에 구조되지 못하고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된다면 어떨까. 전작, 를 읽은 독자들은 궁금했다. 그래서 저자 게리 폴슨에게 고립무원에서 겨울을 보내는 브라이언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루에 2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전작 에서 구조원이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갑작스럽게 끝나버려 아쉬움이 컸다. 브라이언은 숲 생활에 이제 막 적응해 스스로 음식을 구하고, 몸을 보호 할 줄 알았다. 구조 가방에서 얻은 낚시대, 칼, 냄비 등을 어떻게 활용할지 무척 궁금했다. 게리 폴슨은 브라이언이 구조된 부분을 삭제하고, 겨울이야기를 썼다. 이 책은 전작이 나오고 약 7년 만에 나온 작품이다. 게리 폴슨은 알래스카 개 썰매 경주를 2번이나 참가했고, 겨울철 사냥을 해보았기 때문에 겨울 숲속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이다. 저자의 다양한 경험은 고스라니 브라이언에게 이입된 듯하다. 사슴, 무스, 토끼 등 숲 속의 동물들의 습성에 대해 직접 경험한 듯 자연스럽게 묘사되었다. 캐나다 북부 겨울의 아름다운 설경이 눈에 그려졌고, 손발이 꽁꽁 얼어붙을 듯한 혹한이 느껴졌다. 게리 폴슨은 7년을 기다려 준 독자에게 다시 한 번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절망도 지속되면 일상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황무지에서 3개월을 보내고 나니, 브라이언은 달라져있었다. 숲 속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 바람의 감촉에도 민감해져있었다. 그는 숲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구조대원만을 기다리고, 절망에 낙담하고 있었다면 불가능 한 일이다. 현실에 적응하고, 살기 위해 몸부림쳤기에 가능한 일이다. 브라이언은 예고 없이 황무지에 불시착했고, 준비 없이 가을과 겨울을 보내게 된 것이다. 처음에 브라이언은 숲에 겨울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여름내 괴롭히던 모기떼가 사라지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지고, 드디어 거위떼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서야 브라이언은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빨리 알아차리고 겨울을 준비했더라면 좋았겠지만 브라이언은 낙담하고, 불평하지 않았다. 토끼털을 연결해 조끼를 만들었다. 동물 안에서도 모닥불을 피우고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고, 진흙을 이용해서 동물의 벽과 출입문을 만들어냈다. 브라이언은 늘 조상들의 삶과 원시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하는 습관 덕에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었던 것 같다.보고 들은 사소했던 경험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없다. 브라이언은 스포츠 용품을 판매하던 핀트너 할아버지의 가게에 스케이트 날을 갈러 몇 번 갔던 적이 있다. 가게 진열장의 화살촉을 봤던 것은 혹한이 찾아온 황무지에서 떠올랐다. 덕분에 브라이언은 시간이 많이 결렸지만 무스를 잡을만큼 강력한 화살촉을 만들어냈다. 강력한 화살촉은 전에 비해 사냥이 수월해졌고, 브라이언의 식탁은 풍족해졌다. 그리고 눈밭을 걷는 토끼를 보고서 설피(snow shoes)를 만들 방법을 찾아냈다. 설피는 눈쌓인 숲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발이 푹푹 빠지지 않아, 가보지 않은 숲까지 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결국 브라이언은 사람이 사는 통나무집까지 갈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설피의 역할이었다. 겨울이 되면 토끼의 발에 털이 더 길게 자라 발이 빠지지 않고 잘 뛰어 다닌다는 모습을 포착하지 않았다면 브라이언이 구조될 수 있는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작은 일에 감사하게 된다. 가끔 어른들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지금에 감사하지 않을 경우 더 불행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준다. 더 불행하고, 더 힘겹게 사는 사람이 있으니 감사히 살라고 얘기하시는 것 같다. 브라이언은 이유 없이 사슴에게 습격을 당하고, 은신처에 강도처럼 쳐들어온 곰이 짖밟아 부상을 입었다. 또 사흘밤낮 내리는 비 때문에 사냥도 하지 못하고 오들오들 동굴에서 떨어야만 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브라이언은 환경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호수 안에서 물고기 밥이 돼 버린 조종사를 생각하며 자신의 상황은 훨씬 나은 거라고 자신을 위로하기도 했다.쉽게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찾아온다. 브라이언에게 처음부터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다. 화살촉을 만드는 것도 갖가지 시도 끝에 가능했다. 토끼털로 만든 조끼도 쉽게 찢겨지기도 했고, 설피를 만드는 일도 한 두 시간 만에 뚝딱 이뤄진 것이 아니다. 손재주가 없다거나, 날씨가 추워서 아무 것도 하기 싫다는 둥의 핑곗거리를 대고 포기해버렸다면 브라이언은 추운 동굴에서 동사하거나 야생 동물들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브라이언은 숲에서 원하는 것을 한 번에 얻은 것은 거의 없다. 날지 못하고 둔해 ‘바보새’라고 불렀던 야생닭은 처음부터 쉽게 잡았던 것이 아니다. 닭의 습성을 파악하고, 뾰죡한 화살을 만들어 활쏘기 연습을 통해 가능했던 것이다. 또 곰, 이리와 같은 짐승들이 가득해 겁먹어 생활 반경을 넓히지 않았다면 음식을 구하지도 못하고, 사람이 사는 인가를 찾지도 못했을 것이다.
는 무인도 체험을 생생하게 그린 한 편의 영화와 같다. 캐나다 북부를 향하던 비행기의 조종사는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죽었고, 열 세 살 브라이언은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숲에 떨어졌다는 사실은 살았다는 행운보다는 살아가야 한다는 불행에 가까워보였다.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더 이상 책을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주인공 브라이언에 감정이입하지 않을 수 없다. 감정이입하는 순간 모기떼에 시달리고, 추위와 허기가 주는 고통을 함께 나누게 될 것이다. 게리 폴슨은 숲 속에서 생존하는 브라이언의 상황을 정말로 현실감 있게 표현해냈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힘든 비행기 조정, 생존을 위한 집짓기 등은 브라이언의 행동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생생했다. 고전과 삼류소설의 가장 큰 차이점을 누군가는 ‘묘사’라고 말했다. 안락한 집에서 손만 뻗으면 햄버거와 초코 쉐이크가 기다리고 있던 브라이언의 삶은 한 순간 달라졌다. 시큼한 버찌를 아무리 먹어도 배가 채워지지 않고, 처음 겪는 숲 생활에서 여기저기 다쳐 갈비뼈가 욱신거리고, 짐승들이 언제 은신처를 쳐들어 올 지 모르는 상황이 화면으로 보듯 묘사가 풍부하다. 그렇지만 지루하지 않는 것이 의 가장 큰 매력이다. 2003년 가 출시되고, 각 국의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결국 까지 출판되었다고 하니 과연 뉴베리상 수상작답다.브라이언은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더 중요한 것은 부모님도 브라이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비행기가 호수로 추락해서 생명은 건졌지만 온 몸이 죽도록 맞은 듯 아파왔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목은 타들어 갈듯 아파왔지만 누구도 브라이언을 돌봐주지 않는 곳이 바로 무인도 숲이었다. 그 상황에서 브라이언은 열 세 살 소년답지 않게 상황을 받아들이다. 평소 퍼피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살라고 했던 말을 떠올린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 브라이언은 퍼피치 선생님이라면 어떨까 고민해 본다. 보살핌만 받아왔던 자신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상황보다는 오히려 긍정적인 퍼피치 선생님을 떠올린 것이 브라이언에게는 도움이 된 듯하다. 며칠이 걸릴지 모르지만 곧 구조대원들이 올지 모른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현실에 적응해야만 한다. 언제까지나 따뜻한 음식과 마실 물이 있지 않은 환경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브라이언은 겨우 입고 있는 옷, 운동화 외에는 자신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다고 실망했지만 다시 일어섰다. ‘안전한’이란 단어를 떠올리고는 은신처를 만들어 뉘일 공간을 마련했다. 또 자신이 테리라는 친구와 경험했던 캠핑, 즐겨봤던 영화, 과학수업 시간에 배웠던 것을 토대로 자연에 순응해 나갔다. 낚시대와 낚시 바늘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까. 음식을 구하는 모든 과정이 도시에서의 생활처럼 쉽지 않았지만 브라이언은 하나씩 성취해 나가고 있었다. 고대 원시인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면서 브라이언은 결국 불을 얻었다. 브라이언은 처음으로 은신처에 불을 피우고는 불이란 존재를 자신의 ‘친구’, 그리고 ‘경비원’으로 생각했다. 불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다.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잊게 만드는 좋은 친구이고, 또 추위와 어둠을 몰아내는 좋은 경비원이다. 무인도에서의 삶은 불을 얻고는 한층 질이 향상 된 듯 했다.작살, 화살을 만들어 사냥을 하기 시작했다. 작은 물고기와 야생 닭을 잡아 배를 채웠다. 재화가 풍부하지 않은 무인도에서의 삶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식이었다. 미리 땔감과 음식을 마련해 두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었다. 곰, 늑대 등 숲 속의 포식자에게 위협을 당할 수도 있고 자연재해로 순식간에 집을 잃을 수도 있는 곳이었다. 다쳐도 약을 쓸 수도 없다. 브라이언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충분한 땔감을 구했다. 식품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잡은 물고기를 보관할 연못도 제작했다. 처음에는 작살을 만드는 것도 미숙했고 사냥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숲 속에서의 생활은 곧 적응했다. 물론 가끔 미친 사슴처럼 이유도 없이 브라이언은 공격을 당하고 몸을 움직이지 못할 만큼 다치기도 했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다.의도치 않게 불행에 빠지기도 하고, 잘 해보려고 안간힘을 써도 결국 제자리걸음이었다. 무인도에서의 생활은 어쩌면 우리 인생의 축소판인지도 모르겠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브라이언은 혼잣말로 짜증을 내기도 했고, 구출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에 엉엉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마침내 그는 깨달았다. 아무리 울고, 불평해봐야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그럴 시간에 다시 일어나서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폭풍우가 요란하게 치던 날, 브라이언의 은신처는 엉망이 되었고 그의 몸 상태는 더 엉망이 되었지만 뗏목을 만들었다. 그 이유는 추락한 비행기 안에는 생존가방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통조림 음식, 낚시 도구 등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이 담긴 가방이 있다면 브라이언은 구조대원들이 올 때까지 안전하게 숲에서 살아나갈 수 있다. 그래서 브라이언은 용기를 냈다. 추락한 비행기 안에는 죽은 조종사가 안전벨트에 묶여 있을 테고, 또 수심이 얼마나 깊은 지 알 수 없고, 추락하면서 생존가방이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수로 향했다. 형편없는 도구로 만든 뗏목에 의지해 추락한 비행기 안을 탐색하기 위해 잠수해야 했고, 결국 그토록 보고 싶지 않았던 조종사의 손상된 시체를 봐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생존가방을 손에 넣었다. 특히, 이 장면은 한 편의 생존영화를 보는 것처럼 독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죽은 조종사를 볼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브라이언은 평소 학교에서 수영을 했던 경험을 살려 물속에서의 두려움을 떨쳐냈다. 어른이라도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는 침착하게 해냈고, 조종사의 사체를 봤지만 생존가방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생존가방에 들어있는 비상용 송신기는 그 근처를 지나가던 조종사를 불러들였다.
손원평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 '아몬드'를 읽고 나서 바로 그녀의 팬이 되었다. 간결한 문체,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 소설 속에 담긴 확실한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모두 완벽했다. 그녀의 대표작 '아몬드'를 읽었기에 솔직히 별 기대 없이 '서른의 반격'을 읽었던 게 사실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전작 '아몬드'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더 좋았다. 전작이 큰 흥행을 일으키면 후속 작은 의외로 별 볼일 없는 경우가 많지만, '서른의 반격'은 그런 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준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이다. 특별할 것 없는 글의 소재도 누가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글의 품격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는 이러한 능력을 작가의 필력이라 말한다.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을 어린아이와 같은 해맑은 눈으로 바라보면 평범한 것에서 범상한 것을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다.솔직히 난 책을 통해 무언가를 느끼고 배우는 걸 좋아한다. 이를테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고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스인 조르바' 책을 통해서는 자신을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하며 사는 조르바의 삶을 보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무언가 생각할 여지를 두는 책이 좋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던 일들을 생각하고, 책 속에서 건져 올린 나만의 소중한 보석들을 곱씹는 시간을 나는 좋아한다. '서른의 반격'을 읽고 나서도 한참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다. 특히, 권위에 의해 자행되는 불합리함에 저항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그 불합리함은 당연함이 된다는 사실이 머릿속에 잔상처럼 남아 맴돌았다.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다. 책을 통해 배운 새로운 사실들은 미처 알지 못한 지혜와 깨달음을 선물한다. 책을 읽고 쓰는 노력을 통해 어제와 다른 내가 될거라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건 자신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최선의 노력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습관은 우리 삶에 관성을 만들어, 나라는 사람을 정의한다. 우리의 뇌는 무척이나 효율성을 따지기에 늘 하던 생각과 행동은 이성의 중추사고인 '대뇌피질'이 활성화 되지 않고 기억의 저장소라 할 수 있는 '변연계'가 활성화 된다. 우리가 하는 생각과 행동의 90%가 '변연계'의 활성화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하니 '의식적으로 살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살 수밖에 없다'라는 말이 뇌과학적 측면에서도 틀린 말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얼어 있는 습관을 깨뜨리는 힘은 결국 외부의 자극이다. 그 중 우리가 맘만 먹으면 바로 할 수 있는 게 바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소설 속 여자 주인공 지혜는 미래의 성공에 방점을 찍고 늘 살아온 관성에 따라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캐릭터이다. 그런 지혜에게 어느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남자 주인공 규옥이 나타나게 되고, 우연인지 필연이지 둘은 대기업 산하 문화센터인 'DM 아카데미'에서 인턴 사원으로 함께 근무하게 된다. 규옥은 권위에 의해 만들어 지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의 성격은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불합리한 권위에 유쾌한 저항을 시작한다. 예술적 자유지대인 다리 밑 벽에 자유 예술의 상징인 '그라비티'를 하고, 남은의 비법 양념을 빼앗아간 정치인에게는 달걀 세례를, 무명의 시나리오를 표절한 대형기획사의 부도덕함을 폭로하기 위해 기습적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권위라는 탈을 쓰고 불평등, 불합리를 강요하는 사회적 부조리의 피해자는 소설 속 주인공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도 이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지만, 부당함과 불평등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숨죽여왔다.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사회적 부조리를 참기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사회적 움직임이 최근 일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임에 분명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미투 운동 및 주말 없는 삶 거부 등 이전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불합리함과 불평등에 더이상 참지 않겠다는 사회적 움직임이 개인적으로 바람직해 보인다.미래 언젠가 자신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자신이 꿈꾸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우며 미래에 방점을 찍으며 살아가는 젊은이들. 금전적인 부족함은 아르바이트나 인턴쉽에 지원해 충당하고 그렇게 번 돈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재투자 된다. 학원비나 시험비는 척척 결재하지만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쓰는 돈에는 무척이나 인색한 젊음. 소설 속 여주인공 역시 자신이 번 돈의 대부분을 학원 다니거나 스펙을 쌓는데 쓰고, 자신을 가꾸고 즐기기 위한 일에는 망설임이 따른다. 인생에서 가장 좋을 때가 바로 20-30대라고 말하는 팀장의 훈계에도 지혜는 무덤덤하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아르바이트나 계약직은 어느 순간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코스가 되었다. 취업 전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명목 하에 청춘들에게 열정 패이를 강요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며 사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정규직 취업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이러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미래에 좋은 직장의 정규직으로 일한 그날을 꿈꾸며 가시돋친 일상을 견뎌낸다. 아르바이트 - 토익학원 - 도서관 밤 12가 되어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향하는 젊음의 삶 속에 왠지 모를 애잔함이 느껴진다. 왜 다들 그렇게 살까? 자기 하고 싶은거 하고 살라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이들에게 배부른 조언에 불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