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꿈. 나를 찾아가는 여정제목을 보고 꿈PD가 뭐지? 방송계 사람이 쓴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사실, 자신을 꿈 PD라고 소개하는 저자 채인영은 정신과 의사이다. 그녀는 일주일의 절반은 정신과의사로, 나머지 절반은 꿈PD로 활동하고 있다. 꿈PD는 다른 사람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그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직업으로, 채인영씨가 직접 독자적으로 만든 호칭이다.사실 나는 이 책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었다. 꿈 PD라니. 팍팍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나는 꿈을 찾아 이루었으니 너도 너만의 꿈을 찾으라는, 그런 도움도 안 되는 공허한 위로나 건네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나 채인영씨는 무조건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종용하지 않는다. 아직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조차 찾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꿈을 찾을 수 있는지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이 책이 여타 꿈을 논하는 책들과 다른 것은, 자기 자신에 집중하라는 메시지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본인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조차도 지금 나의 꿈이 무엇인지 단번에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이루고 싶은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하고 싶어 하지만 공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가 갈망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꿈을 찾기 위한 꿈 열쇠의 두 가지 조건은 ‘좋아하는 것’, ‘잘하고 싶어서 시간만 있으면 노력하게 되는 것’이어야 한다. 인생이 단 1년밖에 남지 않았다면, 복권당첨으로 돈 걱정이 사라졌다면 하고 싶은 바로 그 일이 당신의 꿈이라는 것이다. 최면을 통해서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 자신의 꿈을 찾을 수도 있다고 한다.꿈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면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매일 상상해야 한다. 상상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고 한다. 실제로 저자도 유방암이 발병되었을 때 암세포와 싸워서 이기는 상상을 계속해서 했다고 한다. 상상을 함으로써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물론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사실, 아무리 좋은 조언을 들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끊임없이 상상하고 행동하면, 우주가 그 간절함에 화답하여 일치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처럼.꿈을 향해 가는 도중에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계속 가야 할지, 포기해야 할지를 결정할 때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고 한다. 결국, 꿈을 이루느냐의 관건은 자신의 간절함이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오히려 배고픈 상태이기 때문에 그만큼 간절해지고 간절한 만큼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책의 서론에서부터 줄곧 독자들과 함께하는 구호는 “비 좋아 하하”이다. "비"록 나는 지금 이러한 상황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하면 "하"늘이 돕는다, 라는 뜻이다. 언뜻 보면 끼워맞춘 듯한 줄임말이지만 채인영 PD가 책 전반에 걸쳐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가장 압축적으로 잘 담겨있는 문구가 아닌가 싶다. “비록”을 넘어서야 꿈을 이룰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루어 낸 꿈이야말로 진정으로 값진 것이라는 그녀의 말이 인상적이다.이 책은 각 장마다 '꿈이룸 도움 지침'을 두어 독자들이 스스로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또, 자기최면을 실제로 해 볼 수 있도록 최면 스크립트도 준비되어 있다. 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은 채인영씨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다만 아쉬운 것은, 책의 마지막 부분, 일치현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저 하늘이 도울 것이라는 믿음으로 굳건히 기다리라는 말이었다. 물론 틀린 말도 아니고,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이지만 다소 모호한 격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좀 더 구체적인 조언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산다. 학생들은 자신의 꿈과는 상관없이 취직을 위해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사회에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나이를 탓하며 새로운 꿈에 도전하기를 꺼린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책은 잊혀 있던 개개인의 꿈을 끄집어내어 사람들의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그녀가 말했듯이, 인생은 최면이다. 사회가 우리에게 건 최면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건 최면에 의해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꿈을 찾아가면서 나 자신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서로가 서로의 꿈 PD가 되어 각자의 꿈을 응원하고 꿈을 이루어 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서평차가운 회색빛 수술방에서 푸른색이 감도는 수술복을 입고 수술을 준비하는 의사들. 이제 막 수술을 시작하려하는 수술방을 엿보고 있는 듯한 느낌의 책 표지. 외양으로만 보아선 선뜻 손이 갈 것 같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일단 책장을 열고 '들어가는 말'을 읽는 순간, 당신은 이 책에 빠져들 것이다.의 저자 아툴 가완디는 보스턴에서 근무하는 외과 레지던트이다. 그가 책 전반에 걸쳐서 하고 있는 것은 말 그대로 '고백'이다. 의학에 종사하는 사람의 시각에서 가감없이 본 현대의학의 진짜 현실에 대해서 말이다. 가완디는 책에서 독자를 설득시키려 하거나 무언가를 주장하지 않는다. 단지 있는 그대로의 병원과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의사와 환자의 이야기를 그저 보여준다. 의학이 얼마나 불완전한지에 대해서, 우리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 그 미지의 세상에 의사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서 가완디가 보고 느낀 그대로를 이 책을 통해 전달한다.책은 크게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에서는 의학의 오류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한다. 병원에 오는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 모두가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받기를 원하지만 풋내기 레지던트들의 수련을 위해서는 실습 또한 필수적이다. 하지만 어느 누가 칼을 제대로 잡아본 적조차 없는 초보의사에게 몸을 맡기고 싶겠는가? 연줄 있고 좀 아는 사람들은 레지던트를 꺼리니, 소위 힘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습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완디는 진단 시의 오류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다른 학문과는 달리 의학은 생명을 다룬다는 특수성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의사의 직감에 의존해야 하고 때로는 운명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현대’의학의 아이러니함. 하지만 그것이 바로 의학의 매력이 아닐까.두 번째 장은 의학의 불가사의에 대한 내용이다. 13일의 금요일에 유독 응급실 환자가 많다거나 보름달과 사람들의 심리에 관련된 재미있는 항간의 속설들,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과 구역증, 설명할 수 없는 안면홍조와 식탐에 대한 환자들의 사례를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마지막 장에서는 의학의 불확실성에 초점을 맞춘다. 의학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에 모르는 것을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불확실성을 보완하고자 환자의 사망원인을 파악하기위해 하는 부검에 대한 이야기와 의료결정권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순간순간의 판단을 전문가인 의사가 해야 하는지, 아니면 수술을 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선택권을 존중하여 그들에게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하는지, 또 준다면 그 선택권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등등 의사가 현장에서 순간순간 하는 수많은 고민들이, 그 치열함이 잘 녹아 있는 부분이다. 현재의 상황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정확한 진단과 더 나은 판단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보통의 경우 의학에 관련된 서적은 어려운 전문용어들 덕분에 읽다가 턱턱 걸리는 느낌에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는데 이 책은 책장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결코 가볍지도 않다. 가완디 특유의 생생한 묘사적 서술은 우리를 병원 응급실로, 수술방으로 데려가 독자로 하여금 직접 의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게 한다.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가완디가 의사생활을 하면서 실제로 겪었던 생생한 체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 개개인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 절대로 할 수 없을 상세한 묘사가 독자로 하여금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의 세심한 관찰력과 치열한 고민의 결과가 이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현대의학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하면 극복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이 충분히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앞으로의 의학에 대한 가완디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듣고 싶을 독자들에게 좀 더 길을 안내해 주었어도 좋았을 것이다. 3장 이후에 책의 종합적인 결론부분이 있었다면 더 완성도있는 책이 되었을 것이다.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별세하신 고 신해철씨의 사망원인을 두고 의료소송 논란이 있었다. 이렇게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의료소송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비일비재한 일이 되었다. 과거에는 환자들이 의사의 전문성을 무조건 신뢰했지만 요즘은 의사들이 더 이상 그런 맹목적인 신임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지난해 국내의료사고 소송 건수는 1,333건으로, 해가 다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책은 의사가 환자에게 내미는 손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대 의학의 현재와 한계에 대해 안다면 환자와 의사가 좀 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를 통해 환자들이 의사들과 손을 맞잡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것이 가완디가 이 책을 쓴 의도가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우리 모두는 현재의, 또는 잠재적인 환자이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여러분이 의사와 의학을 맹신하는지,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지에 관계없이 의료현장에서의 고민을 충실하게 담아낸 이 책을 읽고나면 현대의 의학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뀔 것이다. 특별히 보건, 의료계열에 종사하는 의사나 간호사, 레지던트들은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른다. 의대생을 비롯하여 의료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또한 환상을 깨고 의료계의 현실을 직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이 책을 읽기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가완디가 다음 번에는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놓을지, 그의 다음 책이 간절히 기다려진다.
독후감최근 베스트셀러라며 수도 없이 들었던 제목이고 작년부터 책꽂이에 꽂혀있던 책이지만 5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 탓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사실, 작년에 한 번 읽어보려고 펼쳤었는데, 50페이지쯤 읽다가 그만두었다. 제목만 보고서는 양로원에 장기체류하시던 백 세 노인분께서 양로원 생활에 염증을 느끼시고 잃을 것도 없으니 이제 내 인생을 찾아서 떠나보자, 하는 내용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다이나믹하게 살아오신 분이라서 의외였다.올해로 100번째 생일을 맞은 알란이 양로원창문을 넘어 탈주를 시도하는 장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한다. 책은 2005년의 백 세 노인 알란과 1905년에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알란의 일대기를 번갈아 비춘다. 내용은 황당무계하다. 백 세 노인이 의도치 않게 돈가방을 훔치고, 어쩌다 사람을 세 명이나 죽이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벌어지는 사건들이 중심이다. 1900년대에 있었던 굵직굵직한 세계의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들을 딱딱 집어놓고 주인공의 행보를 거기에 끼워맞춘다. ‘끼워맞춘다’라는 말은 읽어보면 이해할 것이다. 책의 말미에 ‘복습해 보는 알란의 100년 연보’로 정리까지 되어있다니까!읽다보면 조금 당황스럽다. 사람 머리 내려치는 건 애교에 속하고 폭발로 머리도 날아가고 냉동 창고에서 사람을 얼려죽였는데 정작 가해자는 담담하다. 처음에는 사람을 죽여도 죄책감 하나 없는 주인공의 인성을 의심했었는데,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어 낸 경험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까 세상사에 초연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존중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가치관이 지금의 세태와 맞지 않을지라도 말이다.알란이 ‘난 더 이상 팔팔한 구십 청춘이 아니거든.’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생각해 보면 인생은 정말 길다. 물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 사람 목숨이지만 평균 수명이 81세를 육박하는 요즘엔 정말로 100세까지 살게 될지도 모른다. 백 세 알란에게 20대인 나는 정말 세상물정 모르는 꼬맹이로 비치지 않을까 싶다.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아직 오분의 일밖에 살지 않았는데 사소한 일로 조급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알란은 인생을 굉장히 편하게 산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 애쓰’지도 않고, 뒷감당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따위는 조금도 하지 않고 그냥 대책없이 저지른다. “세상 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란다.” 어머니가 알란에게 해 준 이 한마디 말이 아마도 그의 인생 가치관을 형성한 듯 싶다. 나는 그의 이상할 정도로 달관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마음먹기에 따라 알란처럼 별로 걱정하지 않고 인생을 편하게 살 수 있구나. 아직 오지 않은 것에 대한 걱정과 고민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죽을 고비의 대부분을 운빨로 넘긴 알란이지만 사실 그는 처세술도 굉장히 뛰어나다. 이것 또한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는, 넘치는 여유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물론 이건 픽션이고 실제로는 알란이 겪은 죽을 고비 중에 하나만 닥쳐도 거의 그냥 죽는 거지만 작가는 인생 뭐 별거 있나, 복잡하게 살지 말고 편하게 살아라, 하고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부수적인 깨달음으로는 역시 인생은 인맥과 운이구나, 전쟁 중에는 화약기술과 외국어 실력이 생존에 유리하구나,,, 등등이다. 심각하지 않게, 재미있게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독후감소비자의 환경적 책임과 친환경적 소비에 대하여우리는 날마다 재화를 소비하며 살아간다. 현대는 '소비사회'다. 우리는 단지 상품만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가치 등을 구입하기도 하며, 소비를 통해서 우리자신을 드러낸다. 당신이 집안에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당신의 옷, 신발은 공장에서 만들어낸 것이며, 어제 먹다 남은 김치를 보관하는 냉장고 또한 전기를 소모하며 돌아가고 있다. 사실, 우리는 소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는 그런 우리의 소비행태를 분석하고, 끈질기게 추적한다.책의 제목을 보자면, 'Stuff'라는 원제를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서 따온 듯한 '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이라는 제목으로 바꾼 옮긴이의 재치가 돋보인다. 제목뿐만 아니라 번역과정에서 한국의 상황에 맞게 책 내용을 수정한 것도 한국의 독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요인이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고치려면 책의 상당부분을 바꾸어야 했을 텐데도 말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우리의 주인공 구보 씨의 하루하루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아랫집에 살고 있을 법한, 말 그대로 평범한 구보 씨의 뒤를 따라가 보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그의 생활을 따라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구보 씨의 생활만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생활용품들 각각의 원료부터 생산, 유통과정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돌아보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구보 씨가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켜서 사무를 시작하면 우리는 컴퓨터를 켜기 위해 사용되는 전기에너지가 수력발전소에서 왔으며, 발전소의 댐 건설로 인해 부영양화와 물고기 떼죽음이 야기되었고 국부적 기후변화로 인해 농작물 수확이 감소하고 동식물의 멸종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게 된다.문득 '나비효과'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무심코 먹는 감자튀김을 재배하기 위해 사용되는 질소 화학 비료와 농약은 강을 오염시킬 것이고, 아침에 지하철에서 읽고 버린 조간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150년 된 캐나다의 전나무 숲을 밀어버려야 한다.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이 장기적으로 보면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이미 몰디브 등 작은 섬나라들은 수면 아래로 잠길 위기에 처했고, 전력 생산을 위해 지었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면서 누출된 방사능으로 주변 생태계는 물론 인간들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우리 인간이 자행해 온 만행을 반성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는 사람들이 볼 수 없었던, 그래서 간과하고 있었던 인간의 환경파괴를 생생한 이야기로 들려줌으로서 독자들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기 전에, 운동화의 끈을 묶기 전에 예전과는 달리 멈칫하는 순간이 올 지도 모른다. 또한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의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한다는 것. 저자들은 친절하게도 '녹색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을 각 장의 말미에 제시해 준다. 소비를 하되, 좀 더 대안적이고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자는 것이다. 책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에게 이 책을 친구들과 돌려보기를 권한다. 다른 책들과는 달리 재활용지로 만들어진 것도 다 환경을 생각하는 지은이들의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은 한마디로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 시민이 되지 위한 실천 가이드북인 셈이다. 나 한 사람만의 실천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겠지만, 이 책을 접하는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이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선택하고, 콜라 대신 물을 마시기 시작하면 그 효과는 엄청날 테니까 말이다.
독후감유토피아에서는 공동으로 식사를 하며 여행도 허락을 받아야 할 수 있다. 고대 스파르타의 군국주의적인 과두정치를 닮아있다고 하지만 이걸 읽다보면 북한이 생각나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물건으 나누고 모두가 같이 일하는 사회, 공산주의의 이상이 실현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근데 궁금한건 이런 형태의 사회가 있다한들, 유지될 수 있냐는거다. 금과 귀금속에 대해 날때부터 귀하지 않은 것이라는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주변국의 문화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일을 하지 않고 놀고 먹는 부자들이 부러워 금을 가지고 도망치지 않을까?돈도 필요없는 공유경제사회. 진짜 부럽다. 제일 부러운건 국민들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산다는 거다. 토마스 모어는 진짜로 16세기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듯. 사회비판과 지배층, 부유층에 대한 일침이 아주 날카롭다. 그래. 모든 것은 분배의 문제지. 부자들은 일도 안하고 불로소득자로 생활하는데 농민들은 소작료내랴 자기밭일하랴..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데도 매일을 허덕이며 살아야 하는 이 사회가 진절머리 났던 것이겠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도 겉으로는 모두가 풍족해보이지만 뜯어보면 어쩌면 이 자본주의라는 것이 그때의 그 영국보다도 더 심한 부패로 물들어 있는건 아닐까. 유토피아라는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알지만 부러운건 어쩔수가 없나보다.또한 그들 사회를 유지하는 기반은 물론 풍족한 물질에 있기도 하지만 그들의 바르고 온건한 시민정신이랄까, 어떤 사람이 특정 종교를 믿는 것은 온전히 그 사람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네. 모든 사람이 유토피아인처럼 바르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면 좋으련만. 내가 사는 이 사회에는 어딜가나 또라이가 있기 마련이니. 사회가 이모양이라서 그런사람이 양산되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건강한 신념으로 하루하루를 걱정없이 서로를 믿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진정으로 부러울 따름이다.아, 또 하나 놀란 점은 손자병법에서 읽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유토피아인들이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적의 우두머리를 그 나라 내부에서 암살하도록 현상금을 걸어 그 나라를 의심과 배신으로 분열하게 만드는 것은 손자병법에 나올 만한 훌륭한 전략인 것 같다. 동서양의 고전에 이런 공통점이 있다니 실로 놀랍다. 토마스 모어는 훌륭한 정치가였음이 분명하다. 전쟁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걸쳐 이토록 통찰력있는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회의 각 부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