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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경대 여성과문학 레포트
    나희덕 「물매기를 기억함」 - 모성과 여성나희덕 시인은 고정관념적인 여성상을 지양하는 90년대 여성시인들과는 달리, 본능적인 모성을 강조한다. 나희덕 시인은 자연과 여성을 동일시하며 그의 시에서 자연은 여성의 몸과 결부된다. 자연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고 생명을 품고 키우는 공간으로서 여성의 몸과 유사하며 특히 생명과 직결된 기관인 자궁과 연결된다. 나희덕의 시에 자궁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초기작 ?해빙?에서 순환적인 모성성을 보여주었으며 최근작 ?허공 한줌?등의 작품에서 헌신적인 모성애를 지향하며 근원적 모성성을 견지해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하지만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모성과 현실에서 겪는 경험은 모순된다. 나희덕 시인에게 있어 헌신적 모성은 어린시절 보육원 총무를 하시던 어머니로부터 이상적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되기 체험을 통해, 희생적 모성은 현실에서 고통받을 수밖에 없으며 불합리성을 겪는 현실을 알아차린다. 나희덕 시인은 억압적 현실을 수용하기보다는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해나가며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노력을 보인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어머니된 여성들의 갈등과 고뇌를 창조적 힘으로 변화시켜나간다.따라서 나희덕은 생물적 특성의 모성애를 지향하면서도 여성이 강요된 모성으로 인해 받는 고통과 상처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었다. ?물매기를 기억함?에서 역시 어머니가 자연적으로 갖게되는 모성을 숭고한 것으로 보면서도 당시대에 만연해있던 모성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의식이 엿보인다.소금창고에서 나와 그을린 얼굴로터벅터벅 집에 돌아온 여자,지친 몸속에서 불었던 젖을 꺼내아이에게 물린 채 그만 잠들어 버린그녀, 다음날 새벽품속에서 숨이 막혀 죽은 아기를 안고매 맞는 그녀, 몰매기 몰매기아이들은 뒤따라오며 돌을 던졌네.내가 돌을 던진 건 아닌가 싶어예이츠의 그 시가, 아니 그녀가오래도록 기억을 떠나지 않았네.나 종일 밭을 갈다가집에 돌아오면서 문득 몰매기인 나를 보네.젖무덤 아래 울고 있는 아기를 보네.말이 돌이 되기도 하고손잡음이 돌이 되기도 하여내 앞에 떨어지는데, 깨진 무르팍물매기의 상처는 그 흐르는 피는아직 그치지 않았다는 것을하루에도 몇 번씩 보아야 하네.흐르는 피를 닦으며 그냥 그냥밭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것을밭에는 그렇게 많은 돌들이 박혀있다는 것을-나희덕, ?물매기를 기억함? 전문여자는 소금창고에서 일하고 나와 지친 몸을 뉘이기 전 아이에게 젖을 물린다. 하지만 종일 고된 노동으로 지친 여자는 꾸벅꾸벅 졸다 이내 잠이 들어버린다. 다음날 깨어 품속의 아이를 확인해보지만 아이는 이미 여자의 젖에 숨이 막혀 죽은 후이다. 여자는 자식을 죽인, 패륜을 저지른 어미로서 남편에게선 매를, 아이들에겐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맞는다. 그렇게 몰매를 맞으면서도 품속에는 죽은 아이를 안고 있다. 몰매를 맞는 그녀에게 몰매기 라는 이름이 붙여진다.1연에서 나오는 여성은 예이츠시인의 ?몰매기의 노래?의 화자이다.나는 늘 병약했고그런 내 몸으로 아기를 낳았다.낮에는 이웃사람이 보살폈고,밤에는 날이 밝기까지 내가 보살폈지.나는 내 아기 위에 엎드려 잠들었어.너희 귀여운 아이들아.쌀쌀하고 더 추운 아침이 되자나는 싸늘해진 내 아기를 보았어.너무 깊이 잠든 지친 여자내 남편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내게 돈을 주면서, 나의 친정킨세일로 가버리라고 했지.그는 나를 내쫒고 문을 닫고는.내게 욕을 했지.나는 말없이 나왔고,이웃 사람들은 아무도 나를 보지 못했어.(중략)장작이나 떼장을 쌓아 올리고혹은 우물로 가면서나는 내 아이를 생각하고울고 있단다.(중략)그러니 너희 귀여운 아이들아.네게 돌을 던지지 말아 다오,그대신 너희들의 빛나는 눈길을 모아몰 매기를 불쌍히 여겨 다오.-예이츠, 몰매기의 노래 부분사전적 의미로서의 ‘아이’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다. 이는 어머니들의 사회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다시 말해 어머니들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을 꼬집어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더 확장하여 해석한다면 의식적으로 진보하지 못한 가부장제의 질서들을 상징한다.여성은 낮동안은 노동을 하고 밤에는 돌아와 아이에게 젖을 물린다. 또다시 해가 뜨면 물리던 젖을 떼어 일터에 나가보아야 한다. 이러한 일상속에서 ‘낮’은 고됨의 시간, ‘밤’은 평온의 시간으로 나타난다. 가장 평온해야할 시간속에서 일어난 가장 끔찍한 사건이 어머니들의 삶의 불안을 이야기한다. 심지어 생명의 원천이어야 할 젖이 아이를 죽게 하였다는 현실은 폭력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폭력성은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재현하고, 어머니의 몸이 더 이상 생명탄생이 아닌 생명희생의 영역으로 일변함으로써 가부장제의 위험성을 내보인다. 그러나 돌을 맞는 와중에도 죽은 아이를 안아들고 슬퍼하며, 혹은 피 흘리는 채로 노동에 가담하며 어머니들은 상처와 고통을 겪는다. 나희득시인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의 고통과 불안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어머니를 궁지로 내모는 사회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속에서도 견고한 어머니들의 자연적인 모성을 우러른다.2연에는 몰매기와 같이 노동을 하는 어머니인 ‘나’가 등장한다. ‘나’는 자신을 몰매기라 칭하며 몰매기에 자신을 투영시킨다. 몰매기의 모습은 내면화된 화자의 모습이므로, ‘나’는 죽은 몰매기가 탄생시킨 또다른 타자인 것이다. 몰매기는 더 이상 타자가 아닌 우리네의 어머니로 볼 수 있다. 어머니의 삶이 기록된 몸을 물려받음으로써 어머니와 동류의식을 느끼게 되며 이는 어머니가 어머니를 낳는 순환적 모성으로 이어진다.1연과 2연 초반의 ‘몰매기’는 2연 후반에서 어느새 ‘물매기’로 바뀐다. 나는 ‘물매기’를 ‘물메기’로 읽어보았다. 한때는 생김새가 못생겨 잡히자마자 버려졌다는 ‘물메기’. 외형적 결함때문에 버려지는 물메기의 모습이 모성적 결함을 이유로 버려지는 ‘몰매기’를 연상시키게 한다. 또한 어머니가 자연의 사물과 동일시된다는 점으로 나희덕 시의 특성과도 연관 지을 수 있다.말, 손잡음 모든 것이 돌이 되어 바닥에 떨어진다. 모든 것이 화자를 비난할 트집을 잡을 수 있는 꼬투리인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돌에 맞아, 혹은 돌에 걸려 넘어져 피가 나면서도 “흐르는 피를 닦으며 그냥 그냥 밭으로 달려가야 한다”. 화자는 고통을 견디고 인내하는 현실의 모든 어머니를 대변한다.1연에서 화자는 자신이 몰매기에게 돌을 던진 건 아닌가 싶어 삶을 되돌아본다. 모성애를 강요받는 현실에 살면서도 정작 아이를 죽인어미에게,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며 돌을 던지는 자신을 반추한다. 이는 나혜석작가가 불륜을 저질렀을 때 돌을 던진 건 당대 남자들이 아닌 동성의 여자들이 많았다는 점과 비슷하다. 자신 또한 가부장제의 피해자이면서도 다른 여성들이 그 질서를 어기는 건 눈뜨고 보지 못하는, 어느새 부조리한 관습이 육화된 자신을 성찰한다.몰매기?화자의 모성과 돌을 던지는 아이의 모성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몰매기와 화자의 모성은 나희덕이 지향하는 본연의 모성, 아름다운 그자체로서의 모성이며, 돌을 던지는 아이의 모성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강요되는 모성이데올로기로서의 모성이다. 모성이데올로기는 여자로 하여금 양육의 모든 책임을 떠맡게 한다. 가령 현대사회에서도 아이가 사고를 치거나 성적이 떨어지면 모든 탓을 어머니에게로 돌리며 남편마저도 ‘당신을 애 교육을 잘못시켜서 이사단이 났다’ 며 힐난한다. 이렇듯 여성의 어려움은, “물매기의 상처는, 그 흐르는 피는, 아직 그치지 않았다”어머니의 헌신은 아이를 키워내고 성장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어린생명을 키움에 있어서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은 필요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다시 말해, 양육의 책임은 오롯이 어머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나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현대 알파걸에게는 아버지와 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 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경험하는 고달픔과 모성이데올로기의 비극을 보여줌으로써 남편과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결론적으로 이 시는 남성들과의 공생을 꿈꾸며 어떻게 타자와 소통하며 살아갈 것 인가 하는 고민을 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모두가 공존하는 생태적 사회를 이룩하려하는, 에코페미니즘의 궁극적 목표와 일치한다. 때문에 나희덕의 시는 에코페미니즘의 측면에서 많은 연구가 되어 왔다. 나희덕 시인은 몸을 매개로 세상과 소통하려 했으며, 전통적 모성을 단순히 숭배하는 것에서 나아가 존재론적 탐구를 통해 창조적으로 변화해 나가려한 적극적 여성상으로서의 의의가 있다.참고문헌【기본자료】나희덕,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창작과비평사, 1994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정현종 역, 『첫사랑』, 민음사, 1974【단행본】허정, ?먼 곳의 불빛―나희덕론?, 창작과비평 제24호, 창비, 1996나희덕, ?나희덕 산문집?, 『반통의 물』, 창비, 1999【논문 및 평론】한태희, ?나희덕 시에 나타난 모성성 연구?, 석사학위논문, 한국교원대학교 일반대학 원, 2013김순아, ?현대 여성시에 나타난 에코페미니즘적 특성 고찰 ? 문정희, 정끝별, 나희덕, 김선우 시를 중심으로?, 『한어문교육』 23호, 한국언어문학교육학회, 2010
    인문/어학| 2018.12.15| 7페이지| 1,000원| 조회(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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