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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의남자 에세이/리뷰
    왕의 남자이준기를 일약 스타로, 감우성을 최고의 연기자로 만들어준 영화 왕의 남자는 1,000만 명 동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산업의 큰 영향을 남겼던 영화이다. 당시 파격적인 동성애를 다루며 인물들 간의 묘한 감정선과 사극 요소를 잘 풀어낸 작품이다. 왕의 남자는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시선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복선이 많이 깔린 다원주의적인 영화이다. 예를 들어 왕의 권력까지 두려울 것 없이 광대 짓으로 풍자할 줄 아는 장생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여자보다 더 아름답고 예쁜 공길에게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고, 처선과 육갑의 인생과 처세술에 빠져들 수 있다.무엇보다 이준기의 미모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을 더 쉽게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공길이 그렇게 예쁘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왕의 남자가 동성애를 담고 있는 영화라는 홍보가 있었을 때 그 중심엔 이준기의 곱상한 외모가 있었다. 상남자 감우성의 이미지, 여자보다 예쁜 이준기의 이미지 덕분에 외모에 초점이 맞춰진 동성애 풍토(예쁜 남자는 무조건 게이일 것이다)까지 생겨났다. 그만큼 배우들의 열연으로 공길과 장생의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는 뜻이다. 공길, 장생, 왕 그들의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장생은 공길을 사랑했을까?장생은 천한 광대이지만 더럽고 부조리한 세상에서도 깨어있는 눈으로 소신있게 살아가는 자유인이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공길에게 줄타기를 가르치며 광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삶을 돌이켜보면 그리 순탄치 않지만 공길이 고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등지고 버릴 수 있는 각오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장생이 공길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가 공길에게 가진 마음은 형재애를 넘어선 사랑이었을지. 자신의 눈까지 희생해가며 지켜주고 싶은 공길은 어떤 존재였을까?그들은 서로가 서로 없이는 살기 힘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장생은 공길을 지켜주고 보호해주려 하고, 공길 또한 장생 곁에 머물러 있는다. 왕이 공길에게 마음을 뺏긴 것에 눈멀었다고 말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울면서 달려나와 장생의 말을 맞받아치는 공길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 첫 장면에서도 다시 태어나면 왕이 되고프냐는 공길의 물음에 자신은 광대로 태어날 것이라는 장생의 말을 맞받아치듯이 광대로 태어날 것이라는 공길의 모습이 그저 별거없지만 소박한 삶을 특별하고 소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서로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겐 서로가 있기 때문에 울고 웃고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어떤 권력도 남부럽지 않은 공길과 장생의 절절한 감정들이 가슴 한편이 애틋해지기도 했다.그는 공길에게 의형제도, 경호원도 아니었다. 그의 육체를 탐하고 싶지도 않을지언정 그의 마음은 오래전부터 공길을 깊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위기의 순간마다 망설임없이 공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이유는 단순히 보호본능이 아니다.세상 모든 두려울 것 없이 살았던 장생이 공길의 변화를 두려워 한다.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공길이 변함을 조금씩 느낀다. 도대체 왕과 공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지 그는 초조할 뿐이다. 모든 권력을 가진 왕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빼앗기려하니 얼마나 참담할지. 그리고 이들은 죽음의 위기에서 몇 번이고 서로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저를 죽일 바에 나를 죽이시오!’ 그렇게 하고서 까지도 서로는 상대의 마음을 모른다. 그 진심을 모른다. 그가 해오던 행동 하나하나 서툴지만 투박하게 공길을 위하고 공길에 대한 마음이 드러난 것이다. 공길을 버리자는 처선의 말을 무시한 채 그가 죽을 바엔 같이 죽음을 선택하는 모습은 우정을 넘어선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 같았다. 영화 내내 보여준 장생의 눈빛도, 그저 장생에게 공길은 살아도 죽어도 그와 함께라면 아무 이유없이 즐거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공길은 누구일까.얇고 고운 목소리, 잘록한 허리와 요염한 눈빛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광대 공길. 영화에서 표현되는 공길의 아름다운 자태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공길은 역사에서 실존한 남사당패에서 계간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또 영화에서 공길은 대감들에게 몸을 파는 남창의 역할로도 나온다. 지금으로 얘기하자면 공길은 몸을 팔아 생계을 이어가는 직업 동성애자에 가깝다. 다만 남자의 몸에 집착하지 않는 욕망에 가득 찬 동성애자는 아니다.영화가 보여주는 공길이 장생을 향한 마음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있지 않다. 자신을 보호해준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이거나 곁에 있어 줌에 감사한 마음이거나. 그의 마음이 장생의 오해 앞에서 가차없이 무너졌다. 모든 사람이 오해하더라도 적어도 장생만은 한결같이 자신의 편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혼자 괴로워하던 공길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오해를 풀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그는 상대가 왕일지라도 자신의 마음까지 거짓으로 내어 줄 수 없던 사람이다.마지막 줄타기를 앞두고 “어떤 잡놈이 그 놈 마음 훔쳐가는걸 못보고...”라는 대사에서 장생이 말하는 잡놈은 연산군이다. 그 뒤 바로 공길이 “야 이 잡놈아!”라고 장생을에게 말하면서 비로소 공길의 마음이 향한 곳은 왕이 아닌 장생임을 나타낸다. 공길은 몸은 쉽게 내줄지언정 마음만큼은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즉 쉽게 열어주지 않던 마음이 향하는 곳은 자신도 모르게 장생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왕은 광대를 사랑했을까?영화에 나오는 왕의 실제 주인공은 연산군이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하다. 내용은 픽션이지만 공길은 ‘연산군 일기’에서 실제 등장하는 인물이다. 기록에 따르면 공길이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라며 선비 장난을 했다가 귀양 간 배우이다. 이 한 가지 사실 만으로 이야기를 재창작한 것으로 실제 영화에 나온 왕과 연산군과 동일인물은 아니다.영화는 왕의 외로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의 광기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왕이 아무와도 나눌 수 없는 외로움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 외로움을 읽은 자가 바로 공길이다.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어머니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입은 슬픈 영혼이며 뒤돌면 모두가 적이어서 기껏 기생들로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야 하는 어디 한 곳 의지할 곳 없는 인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공길은 연민을 느끼게 된다.공길이 광대놀음을 하며 연산군의 어머니를 연기했을 때 극에 몰입한 연산군은 공길에게 뛰쳐나가 어머니를 부르며 통곡한다. 연산군은 ‘광대를 사랑한 왕’이 아닌 ‘광대의 놀음에 놀아난 왕’이다. 극을 하는 그의 몸짓에, 그의 손짓에, 그의 눈빛에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자신을 속박해오면 제도들과 중신들에 의해 번번이 간섭받고 제지를 받으며 답답함을 느껴온 왕은 광대들의 몸짓에 통쾌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왕은 공길을 사랑한 것이 아닌 그저 광대놀이를 하는 공길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다.
    독후감/창작| 2019.08.01| 3페이지| 1,500원| 조회(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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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화점 에세이/리뷰
    쌍화점과거 대중문화 속에서 동성애는 비정상이고 변태적인 취향으로 여겨 한국영화가 동성애를 편견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아직까지도 논쟁적이고 뜨거운 이슈이지만 과거에 비해 동성애를 포용하는 시대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수년간 영화계가 가장 뜨겁고 논쟁적인 이슈로 동성애를 다루는 것은 성에 관련된 문제를 한번에 담을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성애’는 한국에서 다루기 민감하고 논란의 주제이다.영화 ‘쌍화점’은 왕비와 왕의 남자가 펼쳐지는 수위 높은 정사신과 노골적인 남남열지사 장면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톱스타들의 파격적인 노출신도 모자라 동성애, 양성애까지 담아내 한국영화사상 가장 파격적인 영화의 하나로 기록됐다.인물들의 갈등구조는 픽션이지만 고려 말 공민왕과 미소년 자제위 그리고 노국공주 사후 후궁으로 들어온 익비와 자제위 홍륜의 스캔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왕의 권력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홍림, 합궁을 통해 사랑을 느낀 왕비, 두 사람을 향한 질투와 분노, 배신감을 느끼는 왕은 서로를 등지게 만든다. 이 잔인한 현실은 갈등과 질투의 숨소리를 낸다. 그 표현 도구는 자극적인 베드신과 클로즈업이다. 절정의 순간, 육체의 몸짓은 카메라의 눈으로 노골적으로 모든 모습을 잡아낸다. 과한 노출신에 다소 지나치게 육체적인 면만 부각시킨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야기의 밸런스을 맞추기 위해 남녀 간의 정사신이 필요했을 것이라 본다. 즉 세 사람의 비극적인 사랑이 극에 치닫는 관계 속에서 홍림과 왕후의 사랑과 왕의 분노를 극적으로 표현해내기 위한 제도적 장치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뜨거운 논란 속의 작품, 쌍화점에는 어떤 스토리가 담겨있을까?‘단 한 번이라도 나를 정인이라 여긴적이 있느냐.’배신감에 찬 왕이 홍림에게 칼을 겨누며 했던 말. 왕이 느꼈던 분노와 절망감, 그리고 권력관계가 낳은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영화는 자연스럽게 왕의 시점으로 넘어와 그의 캐릭터에 완전히 감정이입을 시켰다. 관객을 그의 감정에 공감하도록, 어느 순간그의 고독한 가슴앓이가 안타깝게 여겨지도록, 그의 사랑이 비정상적임을 알면서도 홍림과 왕의 사랑을 은연 중에 응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왕은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일관성을 가진 상태에서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빛을 발하는 캐릭터다. 다만 후사를 위한 왕후와의 합궁에 홍림을 선택했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홍림을 진정 사랑했다면 질투심 때문에 합궁에 그를 선택하지 않았을텐데 아무렇지 않게 홍림을 선택한다. 결국 갈등의 시작은 거기서 시작됐다.자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너를 닮은 아이라면 너처럼 다정하지 않겠느냐?’라고 대답한 것을 보면 자신의 애인의 피를 가진 아이를 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홍림을 선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림을 사랑하니까 다시 돌아오기 바라는 마음으로 참을 때 까지 참았고 돌아온다면 용서하겠다는 마음이었으니 후반부에 그의 분노에 찬 광기도 이해할 수 있었다.왕의 실제 모델인 공민왕은 고려의 힘없는 왕으로 여자를 품을 수 없는 동성애자였다. 원나라의 공주였던 왕후를 맞은 공민왕은 남편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동성애자인 그로써는 크게 상관없는 일 일수도 있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을 지켜온 호위무사 홍림만을 향해 있었다. 공민왕은 혼란스러운 고려말 시대와 자신을 지킬 무술은 수련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지키며 나름 강인함을 보이지만, 홍림을 대하는 왕의 모습은 왕의 권위적인 모습은 없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행동하듯이 따뜻하고 다정한 남자였다. 그 사람이 자신을 배신하고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하더라도 사랑을 버리지 못하고 홍림의 한 마디에 상처받고 흔들리는 왕의 모습에 혼란스럽기도 하면서 연민과 동정심을 느끼게 한다.‘없습니다. 단 한번도 없습니다’‘쌍화점’은 왕과 홍림, 각 각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영화다. 왕의 경우에는 절대 통치 권력을 가졌음에도 소수자가 겪는 아픔과 비극을 벗어날 수 없는 실패한 통치자의 이야기로 볼 수 있을 것이고 홍림의 관점에서 보면 청춘은 지고 마는 찰나를 이야기하는 가슴 아픈 성장 드라마로 볼 수 있다.왕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홍림 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직 홍림만을 바라보고 살았다. 한백이 궁녀와 도망친 것을 알고 용서하지 않겠다던 왕은 홍림에게는 한없이 다정하고 관대하다. 하지만 홍림은 다르다. 아니, 아니다. 처음부터 왕을 위한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지만 왕후와의 합궁 이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왕은 자신이 동성애자 임을 알고 있으나 홍림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깨닫게 된 것이다. 그의 삶에 왕후가 들어오며 왕밖에 모르던 홍림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의 눈빛은 왕을 속일 수 없었다. 왕만을 위해 살아오던 홍림은 점점 거짓말로 솔직함에 퇴색되간다. 하지만 왕은 그를 믿으며 알면서도 모른 척 한다. 그 모습, 눈빛이 애처롭기만 하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왕의 눈빛이 애절하기만 하다. 하지만 왕이 눈치를 채고 왕후에게 부총관과 동침을 하라 하면서 홍림이 드디어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한 것이다서로의 상황을 알고 배신과 불신으로 번지고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상황까지 온다. 홍림의 왼쪽 가슴에는 왕의 칼이 정확히 찔려있었다. 그 상황에서도 왕은 마지막으로 홍림에게 묻고 싶었다.‘날 한번이라도 자신을 정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느냐’‘없습니다. 단 한번도 없습니다.’잘린 칼로 비로소 왕의 가슴에도 칼이 꽂힌다.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없다는 듯이, 지금 까지 살아온 이유가 그저 홍림 그 자체였다는 듯이 살기위한 발버둥조차 없이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지금까지 홍림이 왕을 사랑했을까 하는 의문에 확신하게 한 장면이었다.홍림의 캐릭터는 동성애자로 자랐으나 뒤늦게 이성애자의 정체성을 깨닫는 설정이다.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는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쌍화점’은 동성애자라는 설정에서 이성애자로 성정체성을 깨닫는 이야기다. 하지만 홍림은 처음부터 동성애자가 아니었을 수 있다. 이성애자의 삶을 억압받은 채 살아왔다 비로소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된 것이다. 이 영화는 홍림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 과정 같다고 볼 수 있다.
    독후감/창작| 2019.08.01| 3페이지| 1,500원| 조회(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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