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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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감]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 (The Catcher in the Rye)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J.D.Salinger)웹툰과 드라마, 혹은 또 다른 책에서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제목이다. 줄거리를 읽어본 적도 없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고전이고 명작이다. 학교, 선생님, 다그치는 부모님 그리고 주인공. 그런 배경에서 흔히 나오는 소설이라 사회와 학교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청소년의 이야기, 제목으로 유추했을 때 누군가가 파수꾼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쉽게 욕을 내뱉지만 벽에 낙서된 욕에는 두통이 생기는 반항적인 남자주인공 홀든이 등장한다.부잣집 도련님인 홀든은 명문고등학교인 펜시에 다닌다. 네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은 데다가 전혀 공부에 의욕을 보이지 않아 경고가 누적되었고 반성의 기미가 없자 쫓겨난 것이다. 이미 네번째로 옮긴 학교다. 집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고 기숙사에서 어른이 되지 못한 자신과 같이 불완전한 친구들과도 섞이지 못한다. 그는 부모님께 말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학교를 떠난다. 3일간 집 근처 호텔에 묵으며 술도 마시고 좋아하는 여자와 데이트도 하고 방황을 한다. 그러다 결국 동생이 보고싶어 집으로 가게 되고 동생과의 만남 후 집으로 돌아간다.생각하고 유추했던 내용과는 사뭇 달랐지만 청소년인 주인공 홀든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스러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변호사 아버지에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는 형, 그리고 죽은 여동생과 아주 어린 막내여동생. 가족에 섞이지 못한 존재로 자신을 인식한다. 하지만 그는 돈을 잘 잃어버리고 돈이 없어도 핑계를 대며 택시를 잡아타는 어쩔 수 없는 부유층의 자녀다. 돈을 잃어버리는 부주의함과 먼 거리를 걸어가는 것에 대한 변명을 자신보다는 상황에서 찾는 청소년 특유의 허세가 있지만 자아성찰에 뛰어난 친구다. 자신은 다르다고 하지만 결국 부모님의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처럼 홀든에게도 부모님이 배어 있다.홀든은 4번이나 학교로부터 쫓겨났고 5번째 학교에서도 쫓겨나는 중이었다. 그 가운데 자신의 선택은 없었다. 아버지의 능력으로 또 남들이 좋다고 여기는 학교에 들어왔고 자신을 이해해주기보다 학교의 교칙에 자신을 맞춰야하는 현실이 버거웠을 것이다. 훌륭한 변호사의 아들으로, 성공한 작가의 동생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사회에 환멸감을 느낀다. 그렇다고 자신이 생각한 환상을 가진 어른이 무엇인지, 세상이 무엇인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조차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친다.나에게도 근사한 직장을 갖고 가정을 꾸려 잘 살아가는 어른들에게서 나보다도 못한 면을 발견했을 때의 실망감이란 굉장한 것이었다. 내가 될 어른이라는 것에 대한 환상이 깨진 것은 결코 쉽게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대화를 할 친구가 없었고 관심을 보여주는 어른도 없었다. 사회적으로 칭송을 받는 어른을 실제로 만났을 때 그 실망의 폭은 더 컸다. 하지만 나는 겁이 많았고 부모님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그저 대학생만 되면, 이라는 가정을 붙이고 시간만 보냈다. 하지만 홀든은 ‘어느 정도’벗어났다. 행동했다. 그렇게 울타리를 벗어났을 때 전화를 받았던 여자친구의 할머니라든가, 찾아간 선생님이 부모님께 홀든의 위치를 일러주었다면 홀든은 금방 부모님의 아래로 돌아올 수 있었겠지만 이야기 내내 어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말 몇 마디. 어른들은 자신의 이익만 취한다. 선생님은 홀든에게 손을 댔고 클럽에서 만난 형이 만났던 여자는 형의 안부만을 궁금해했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한 것은 여동생 피비였다. 홀든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자신이 지켜줘야 한다고 여겼던 막내여동생이었다.구두표현 시간에 돌아가면서 연설을 하다 주제를 벗어난 이야기를 하면 이라고 외치는 것을 견디지 못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주제를 벗어나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너무 주제에만 충실한 것은 싫다. 홀든은 주제를 벗어났어도 즐거운 이야기였는데 그것을 막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 부분에서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다. 학생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이들에게 우리는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어른의 기준과 잣대로 그들이 행동이 틀렸다고 하고 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혹은 실수로든 엇나가고 틀릴 수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배우고 가치관이 성장하고 사회적인 규정을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아이들을 우리 마음대로 휘두른다. 다름이 틀렸다고 가르치며 말이다. 설사 틀리고 있어도 옳음을 강요하면 그것은 옳은 길에서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닌 같이 틀린 길에서 옳은 길로 아이들을 밀치는 꼴일 뿐이다. 학습에 있어서의 방법은 알려주려는 사람도 많고 책이나 미디어 등에서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왜 어른이 되는 법, 사회에 적응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과 책은 없거나 적을까. 왜 그것이 문제라고 하면서 고치려고는 하지 않을까.홀든은 자신의 취향을 설명하고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볼 때면 어김없이 두통이 생겼다. 더 나아가 배까지 아팠다. 자신의 언행에 대해 성찰하는 것의 힘듦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행동들이다. 학교에서 낙제했던 일 등을 떠올릴 때 홀든은 아팠다. 자신의 예술가적 기질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옳지 않은 행동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렇게 했을 때, 자신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규정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운 것이다. 엄격한 집안 분위기와 학교에 얽매여 있음이 스트레스로, 몸의 증상으로 나타났다. 보통으로 평범하게 사는 것, 세상의 때와 나의 시기가 맞지 않음과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이 보통으로 평범하게라는 말 속에 규정되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그래서 우울증, 공황장애라는 것을 고백하고 위로받는 현재의 풍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여기고 아껴야 하는데 타인들과는 다른 배제된 별종쯤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의 개성을 숨기다보니 탈이 나는 게 아닐까. 우리는 자신을 좀 더 사랑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도 사랑할 줄 아는 것인데 이상하게 요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사랑은 없고 이기심만 남아있다.엘리베이터 보이가 매춘부를 권유한다. 그런 제안을 듣는 순간부터 잘못된 것임을 알고 두려움을 느끼지만 호기심이 앞선다. 멈추지 못한다. 결국 매춘부가 방에 오게 되고 묻고 싶은 질문은 많지만 실례가 될까 조심하다 질문만도 못한 멍청한 변명을 한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보이와 매춘부에게 돈을 뜯긴다. 호텔 창문으로 다른 건물의 점잖은 남자의 취향을 보게 된다. 뉴욕의 어른들이다. 아이를 상대로 돈을 뜯고 전혀 알 수 없는 취향을 갖고 있다. 홀든은 그런 곳에서 있고 싶지 않다. 조용한 오두막에서 사랑하는 사람과만 있고 싶은 것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과의 단절을 위해 귀는 안 들리고 말은 할 수 없는 것처럼 꾸미고 말이다. 사람에게 지칠 때 으레 하는 생각들이다. 이미 어른인 사람들은 음주나 각자의 찌든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내겠지만 그런 방법을 흉내 내보려던 홀든은 결국 순수한 아이로 남아있는 죽은 동생 앨리와 아직 아이인 막내 동생 피비를 떠올리며 위안을 얻는다. 그들은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마음을 지켜주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말하며 그것마저 우스운 생각임을 잘 안다고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을 말하며 우습다고 치부해버리지만 홀든의 허세가 들어가지 않은 가장 진솔한 구절이었다.홀든이 오리는 겨울에 어디에 갈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 혹은 집착은 아직 어리고 순수한 호기심의 표현으로 느껴졌다. 처음에는 의식의 흐름을 보여주는 뚱딴지 같은 대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어른인 택시운전사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을 보고 그것은 홀든이 아직 순수한 호기심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어른이 오리가 겨울에 어떻게 되는 지를 궁금해할까. 홀든은 센트럴파크에 가 반이 언 연못에 오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너무 추운 나머지 폐렴에 걸려 자신이 죽으면 장례식은 어떨지 떠올린다. 자신에게 제일 충격적이었을 앨리의 죽음을 떠올리며. 흔히 그 때의 방황에 빠지지 않는 소재다. 죽음. 집안의 분위기 상 자신을 이해해주는 소중한 존재의 상실에 제대로 위로 받지 못했고 그 아이의 죽음마저 어른들의 방식대로 떠나보내야 했던 것에 대해 반복해서 나온다. 문득문득 앨리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를 주제로 작문을 하고 그녀를 떠나보내고 차고에 있는 창문을 맨손으로 파손했다는 것. 누군가의 죽음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사람의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졌다.결국 정신병원에 있음을 밝히고 홀든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여자를 밝히는 스트라드레이터, 더러운 애클리 자신이 함께 있으면서 좋아하지 않았던 이들을 결국 그리워한다. 보고싶어 한다는 것이 사회로 돌아가겠다는 희망적인 결말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비록 정신과 의사에게 학업의 의지는 보이지 못했지만 말이다.질풍노도의 한 청소년의 3일 간의 방황을 함께 따라간 아주 지치는 한 권이었다. 그의 감정선이 너무 격했기 때문에 지쳤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은 깊었고 친구에 대한 짜증은 극에 달했고 자신에 대한 아픔은 쓰라렸다. 모든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홀든이라는 아이 자체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생겼고 마지막에는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그는 영리하고 순수하다. 마음이 아픈 친구일 뿐. 진정으로 그를 생각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사람이 있어준다면 곧 형 못지 않은 멋진 작가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나의 청소년기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 때의 방황하던 나는 괜찮은가. 불쑥불쑥 찾아오는 우울감이 그 때의 나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음이 아닐까 하며.덧. 작가가 주인공의 이름을 홀든이라고 지은 것은 ‘Hold’ 어딘가에 붙잡혀 있는 존재임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독후감/창작| 2019.06.18| 3페이지| 1,500원| 조회(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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