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감상문-목차-1. 들어가며2. 제 1막3. 제 2막4. 제 3막5. 제 4막6. 제 5막7. 정리들어가며오페라 의 작품소개란에는 가장 큰 글씨로 ‘파국으로 치닫는 격정적 사랑, 화려하고 관능적인 프랑스 오페라 미학의 절정’이라는 글로 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그 밑에는 부연적으로,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오페라 은 귀족 출신의 학생 데 그리외와 평민 출신의 소녀 마농의 격정적인 만남과 사랑을 다룬다. 오직 사랑과 유희만을 쫓는 마농의 삶이 화려하고 관능적인 음악 속에 펼쳐진다.’ 라는 설명이 있는데, 이 글 속의 수식어와 단어 하나하나가 오페라를 직접 보기도 전에 나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파국’, ‘격정적 사랑’, ‘화려하고 관능적인’ 등 비극적이지만 그래서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마농과 데 그리외 기사,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눈 앞에 절로 그려지는 듯 했다. 이러한 스토리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이었고, 따라서 오페라가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오페라가 시작하자마자, 나는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제 1막제일 처음 막이 올라가고 나서 보이는 장면은 호텔에서 기요와 브레티니가 푸세트, 자보트, 로제트, 세 명의 여자들과 놀며 노래를 부르고 있던 모습이었다. 그들이 주인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노래만으로도 공연장이 꽉 차는 느낌이 들었다. 뮤지컬의 곡들이 가볍고 흥겹게 들을 수 있는 ‘노래’라면, 오페라의 곡들은 더 웅장하고 거대한 느낌의 ‘연주’같았다. ‘오페라에서는 배우들의 목소리가 악기다’라는 말을 처음으로 직접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그러나 단순히 오페라의 노래가 진지하고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전광판 위에 뜨는 자막을 보면서 배우들이 무슨 내용을 노래하고 있는지 열심히 관찰했는데, 그 중 나를 피식 웃게 만드는 내용도 있었다. 기요와 브레티니가 노래를 부르며 호텔 주인을 부르는데, 호텔 주인이 부르는 즉시 오지 않자 ‘주인장이 죽었나?’ 라고 하는 가사는 원하는은 마농이 도박에 빠질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기에 이러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이 이후에는 기요의 유혹을 받은 후 마농은, 자신의 사촌 레스코가 경고를 준 후 사라지자 혼자 남아 [나는 허영된 마음을 버려야 한답니다 Voyons, Manon, plus de chim res]를 부른다. 이러한 마농의 모습은 처음 와본 도시에 신기하고 들뜬 마음이 가득할텐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도원에 가야하는 마농의 처지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더 나아가 그 시대 여성들이 마농과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 화가 나기도 했다. 이 때, 의 남자주인공, 데 그리외 기사가 나타나는데 처음 만났음에도 마농과 데 그리외 기사는 서로에게 순식간에 끌리고 만다. 그리고 서로 다가갈 듯 말 듯 애를 태우는데 여기서는 내가 흔히 말하는 ‘썸’을 타는 기분이었다. 또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는 장면을 표현할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끌리게 되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잠깐의 밀고 당기기를 끝내고, 데 그리외 기사가 ‘아무도 알 수 없는 안식처로 마농을 안고 간다’고 했는데 왠지 모르게 이 가사에서 끝까지 마농을 이끌어 보호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와 모순되게, 1막의 마지막 장면은 마농이 데 그리외 기사를 끌고 어디론가 떠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이는 잠깐동안은 마농이 데 그리외 기사를 이끄는 것처럼 보여도 길게 본다면 마지막에는 데 그리외 기사가 마농의 손을 끝까지 잡고 이끌어줄 것이라는 몽타주를 표현하는 듯 했다.제 2막2막은 로맨틱한 음악이 흐르며 시작된다. 잠깐이나마 마농과 데 그리외 기사가 아무 걱정 없이 서로를 느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둘의 이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데 그리외 기사는 계속해서 두려움을 느낀다 하였고, 이를 마농이 이끄는 모습에서 마농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그러나 마농의 이러한 성격이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는 가장 큰 원인이 아 듯 했다. 이 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이에 문을 열고 나가려는 데 그리외 기사를 마농이 잡는다. 여기서도 데 그리외 기사를 사랑하는 마농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 또한 금방 사라졌지만 말이다. 한 번의 만류 이후에 마농은 더 이상 데 그리외 기사를 잡지 않는다. 곧 문 밖에서 데 그리외 기사가 그의 아버지에게 붙들려가고, 마농은 혼자 남아 [나의 가련한 기사여 Mon pauvre chevalier]를 부른다. 이 노래에는 마농의 복합적이고 함축적인 감정이 모두 녹아 들어있었다. 자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데 그리외 기사를 보낸 죄책감, 보내지 말았어야 하나 싶은 후회와 미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또 다른 대상인 도시로 나갈 수 있는 후련함. 이 모든 것들을 이 노래 하나에 담아내는 마농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여기서 끝나지 않고 노래가 끝난 후 막이 내려가기 전에 마농이 입가에 살짝 띄우는 미소는 결국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스러움이 끝에 남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했다.제 3막3막의 시작은 마농의 전체 구성 중 가장 화려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거대한 무대세트와, 아름답게 꾸민 사람들. 그리고 그보다 더 반짝이고 눈부신 마농. 데 그리외 기사를 버리고 도시로 나온 마농은 화려하게 치장하고 환락에 젖어있었다. 누가 봐도 ‘도시의 아름다움’ 그 자체인 마농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고 부러움을 사며 [청춘을 즐기자 Ob issons quand leur voix appelle]를 부른다.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마농이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며 계속해서 즐기자는 뜻으로 부르는 노래라고 볼 수 있지만, 나는 어쩌면 이 노래가 마농이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부르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마농의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이 떠나보냈던 데 그리외 기사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고, 이를 떨쳐내기 위해 마치 자신을 위로하듯 ‘우리는 젊으니 사랑하자’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후회없이 사랑하고 즐기고 놀자고 얘기하지만, 정작 마농 자신은 아직 과거의 미련에 붙들려있장하고, 그는 자신을 찾아온 마농을 매몰차게 거절하려 한다. 그러나 자신을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존재를, 어떻게 계속해서 거부하고 상처를 입힐 수 있을까. 더욱이 그 사람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당신의 발 아래서 죽어버릴거라고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결국 데 그리외 기사는 마농을 다시 받아주었고 둘은 함께 [아! 오너라, 마농, 나 그대를 사랑하오 Ah! Viens, Manon, je t'aime!]를 부른다. 하지만 나는 데 그리외 기사가 마농을 다시 받아주는 장면에서, 안도감뿐만 아니라 약간의 억울함도 들었다. 마농을 미워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으나, 마농이 데 그리외 기사를 버린 것을 생각하면 괘씸했기 때문이다. 둘이 다시 이어졌음에도 나는 마음 한편에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3막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농과 데 그리외 기사가 서로에게 빠르게 다가가 격정적으로 서로를 끌어안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뻔 했다. 둘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졌고 서로를 놓지 못하는 감정이 잘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그 장면에서 음악이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듯 큰 소리로 짧게 울렸는데 둘의 응축되었던 감정이 폭발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나는 이 장면이 마농의 전체 장면 중 가장 인상깊었다.제 4막도시의 화려함에 물들었어도 사랑의 순수함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던 3막과는 달리, 4막에서는 타락의 끝을 걷는 마농의 모습이 보여진다. 타락에 검게 물든 마농의 모습을 겉으로 표현하듯 마농의 드레스는 1막에서 순수했던 밝은 드레스와 달리 새까맸는데, 이런 의상의 디테일도 굉장히 놀라웠다. 또한 도박에 빠져 [이 황금의 소리여, 웃음소리여, 기쁨의 외침이여 Ce bruit de l'or, ce rire, et ces clats joyeux]를 부르며 움직이는 마농의 몸짓은 도시의 낯선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리숙하던 전과는 다르게 더욱 유혹적으로 변한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여전히 데 그리외 기사는 순수한 사랑의 마음으로 자신의 연인인 마농을 위막그리고 대망의 5막. 5막의 내용은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짧았다. 마농이 데 그리외 기사를 다시 만나 그의 품에서 죽는다. 그러나 짧아서 그런지, 마농의 죽음이 더 임팩트 있고 슬프게 다가왔던 것 같다. 또한 마농의 죽음이 코앞에 다가왔고, 마농은 자신이 죽을 것을, 데 그리외 기사는 자신의 연인이 죽을 것을 다 알고 있었기에 그들의 노래가 더욱 절절하게 느껴졌다. 5막에서 마농은 바닥에 쓰러진 채, 혹은 데 그리외 기사의 품에 안긴 채로 격렬하게 움직이는데 이것이 마치 삶을 갈구하는 몸짓 같았고, 더 나아가 마농의 후회를 더욱 잘 드러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을 보는 동안, 마농의 행동이 괘씸하기도 하고 밉기도 했지만 그래도 죽지는 않았으면 했다. 도시를 원했던 만큼 향락적인 도시의 모습에 금방 싫증을 내고, 데 그리외 기사와 함께 행복하고 평화롭게, 다시 순수했던 시골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 살았으면 바랐다. 그러나 나, 마농, 그리고 데 그리외 기사, 모두의 바람과는 다르게 마농은 데 그리외 기사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다. 마농이 죽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데 그리외 기사의 절규까지 들으니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마농은, 모든 사람들에게 애증의 존재로 남지 않을까 싶다.정리이렇게 5막을 끝으로 오페라 은 막을 내린다. 처음 보는 오페라였고, 평소에 오페라에 대한 관심도 그닥 큰 편이 아니었기에 을 보기 전에 먼저 걱정이 앞섰다. 스토리는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었으나 ‘오페라’라는 장르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을 끝까지 보고나니 그런 걱정은 필요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페라가 시작하기 전, 해설가님께서 간단한 해설과 관람포인트를 집어주셨고, 또한 각각의 막이 올라갈 때마다 전광판에 간단한 스토리 요약이 있었던 덕분에 오페라의 내용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복선을 찾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또한 주인공 배우들은 외국인이지만, 조연 배우들은 모두 한국인T1
오페라 감상문-목차-1. 들어가며2. 제 1막3. 제 2막4. 제 3막5. 정리1. 들어가며오페라 는 이후 살면서 두 번째로 보는 오페라였다. 하지만 과는 다르게, 는 이미 내게는 너무나도 낯익은 제목이었고 익숙한 내용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를 말해보라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기 때문에 을 보기 전과는 다른 의미로 ‘지루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책이나 만화로만 봐왔던 를 직접 눈 앞에서 오페라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좀 더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게다가 는 중국과 비슷한 동양적인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오리엔탈 풍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인데 이 내용을 이탈리아어로, 그것도 오페라 곡으로 듣는 건 어떨까 하는 호기심 또한 생겼다.더 나아가 오페라 팜플렛을 보면, 이번 서울시 오페라단의 는 ‘미래 도시’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라고 설명되어 있다. 지난 100여년간 해외 유명 오페라극장들이 베이징의 자금성으로 상징되는 중국풍 배경을 고수한 것과는 차별되게, 기계문명의 파괴와 재앙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칼라프 왕자가 빙하로 뒤덮인 생존자들의 땅에서 공주 투란도트와 만나게 되는, 새로운 배경의 투란도트인 것이다. 이 부분에서도 조금 더 흥미가 갔다. ‘투란도트’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중국과 사막인데 이 투란도트 이야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배경이 어떻게 바뀌게 될 지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런 새로운 시도들과 더불어서 또 나만의 개인적인 관람 포인트가 있었는데, 그것은 ‘달라진 내 시선’이었다. 지금보다 조금 예전에는 ‘공주와 왕자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로 이야기가 끝난다면 그저 좋아서 만족하고,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작가가 그렇다고 한다면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는 수용적인 독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나는 그렇지 않았다. 전과 비교해서 지식의 폭은 넓어지고 깊어졌다. 무언가를 바라보는 눈 또한 바뀌었다. 이에 대한 한 가지 작은 예를 들자면기 위한 서막으로, 의 기본적인 배경을 설명하면서 칼라프와 그의 아버지 티무르, 류가 등장하여 이야기의 초석을 쌓는다.이야기의 배경은 굉장히 메마른 곳으로 보였다. 작품 설명에서는 ‘빙하로 뒤덮인 생존자들의 땅’이라고 하지만, 그것까지는 알 수 없었고 이미 몰락한 국가의 왕이자 시각장애인인 티무르가 전동차 비슷한 것을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 사극과 같은 완전한 옛 시대가 아닌 기계문명 시대를 시공간적 배경으로 한 것은 알 수 있었다.는 처음부터 ‘죽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주와 청혼하기 위해 3가지 수수께끼에 도전했던 페르시아 왕자가 결국 문제 맞히기에 실패하고 참수당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변 백성들은 페르시아 왕자를 죽이라고 노래하며 이런 죽음이 처음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죽음’을 이야기의 처음에 두는 것은 극의 분위기를 장엄하고 어느 정도 어둡게 만들기도 하면서, 확실히 극에 임팩트를 주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동양적인 색채의 음악과 화려한 동양식 옷, 그리고 동양적인 춤까지 어우러지니 위화감 대신 오히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았다. 일반적인 투란도트 이야기의 배경과 조금 다르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동양적인 느낌이 배어있는 것 또한 좋았다. 또한 중간중간에 어린 아이들의 합창이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아이들의 청량하고 순수한 목소리가 극의 신비스러움을 배가시켜주었다.사실 제 1막에서 분위기는 큰 인상을 주었지만, 인물 중에서는 강하게 임팩트를 주는 인물이 없었다. 칼라프가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 개의 수수께끼에 도전하기 위해 징을 칠 때와, 류가 칼라프가 징을 치는 것을 말리기 위해 노래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 마음 속에 남았다면 그 외에는 별 것이 없었다. 여기서도 그나마 류의 대사 중 ‘우리 모두 죽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어, 결말에 류가 자신을 희생하여 칼라프를 지키는 내용이 떠오르면서 칼라프를 말리는 류의 절실함이 아주층마다 굳건히 서있는 경비병의 모습은 황궁에도,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도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공주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한 황궁 곳곳에 붉은 등이 켜져 있으면서 제 2막 초반에 어린 아이들이 흰색 등을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나는 결혼식과 장례식을 떠올렸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투란도트 이야기의 대표적인 배경인 중국에서는 축하할 일이나 기쁜 일이 있을 때 빨간 등을 사용하고 슬픈 일을 치를 때 흰색 등을 사용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이 투란도트 공주의 세 가지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자들에게 주어진 길은 ‘결혼’ 혹은 ‘죽음’ 밖에 없다는 의미 같았다.어린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들어와서 황궁 안에 선 후에, 좌우 완벽한 대칭이 만들어지고 투란도트 공주가 등장한다. 이 때 모든 사람들이 투란도트를 쳐다보는데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제 1막에서도 느꼈던 투란도트 공주의 권위를 새삼 또 실감하게 된 것 같았다.투란도트가 등장하고, 자신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려는 칼라프에게 ‘너는 너의 운을 시험하지 말아라’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나는 투란도트 또한 이렇게 죄 없는 젊은 남성들을 죽이고 싶지 않아함을 느꼈다. 투란도트가 결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했다. 자신의 선조인 ‘로링 공주’가 황궁을 침입한 이방인에게 능욕을 당하고 죽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페라를 보기 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또 한 번 들으니 직접 본 장면이 아닌데도 마음이 아팠다. 지금이야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자유의지로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투란도트 공주가 살아가는 시대에는 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했기 때문에, 누구도 맞히지 못할 수수께끼를 내고 맞히지 못하면 죽는다는 조건을 걸기까지 해야만 그나마 결혼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하지만 결국 칼라프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투란도트 공주의 수수께끼에 도전했다. 결국 투란도트는 칼라프에게 문제를 내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도 무대 디테일에 굉장히 감탄했다. 뒤의 화면에서는 커다란 눈 자손이시여 Figlio del cielo]를 부른다. 여기서 투란도트는 ‘치욕스런 노예처럼 자신을 보내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황제는 서약은 신성한 것이라며 투란도트에게 결혼을 종용한다. 이 부분에는 정말 투란도트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원망스러웠다. 투란도트 공주 자신이 결혼하기 싫다는데 억지로 강요하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는 거의 투란도트가 절규하며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안타까웠다.이 때는 투란도트와 칼라프의 역전된 관계를 보여주듯이 둘의 자리가 바뀌어 있었다. 원래 단상 위에 올라가있던 투란도트는 아래에, 단상 아래에 있던 칼라프는 위에서 투란도트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이 때도 칼라프는 무릎을 꿇고 있던 반면, 투란도트는 똑바로 서있었다. 이는 둘의 관계가 어느정도는 바뀌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투란도트가 자신의 마음을 꺾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제 2막의 끝에서는 처음 나왔던 노래의 음이 반복되어 나오는데, 인물들의 관계가 바뀌었다고 해도 아직 마음까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여기서 칼라프는 투란도트에게 자신의 이름을 맞혀보라는 문제를 내는데, 아직까지도 의문인 것은 투란도트가 정말로 자신의 이름을 맞히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 시간동안 투란도트가 자신을 사랑하게 될 거란 자신이 있었던 것일까? 자신의 아버지와 류가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을까? 절망하고 있던 투란도트에게는 한 줄기 빛이었겠지만 아직도 칼라프의 생각을 가늠하지는 못하겠다.4. 제 3막드디어 의 마지막 장. 3막이 올라가고 칼라프는 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 [아무도 잠들지 말라 Nessun Dorma]를 부른다. 처음에는 Nessun Dorma가 이 장면에서 나오는지 몰라서 아무 생각 없이 듣고 있다가 ‘Ma il mio mistero è chiuso in me’ 이 부분이 나오자 소름이 쫙 돋았다. 이 곡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영화 ‘파파로티’였는데 그 때도는 충격을 받고, 혼란에 빠진 투란도트에게 계속해서 칼라프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조금 의아한 것은, 칼라프는 투란도트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첫 눈에 반했던 것이고 그 외에는 투란도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을 텐데 무엇을 보고 투란도트를 사랑한다고 하냐는 것이었다. 게다가 류가 자신을 열렬히 사랑했고,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던졌는데 류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웹툰 에서도 이 부분에 의문을 가지고 결말을 바꿔버렸다. 투란도트는 칼라프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깨닫지만 류의 희생으로 둘은 엇갈린 길을 가게 된다. 나는 오히려 이 결말이 더 납득이 되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렇게 두 사람이 이어지게 되는 것은 투란도트 공주의 지금까지의 의지를 너무 약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서 그것도 조금 아쉬웠다.하지만 내 아쉬움과는 상관없이, 결국 투란도트는 칼라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날이 밝자 이방인의 이름을 알아냈냐는 황제 알톰의 질문에, 그의 이름은 ‘사랑’이라고 답한다. 이후 투란도트와 칼라프에게만 빛을 비추고 주변에 그림자가 지며 극은 끝이 난다. 이렇게 둘만 비추는 빛은 앞으로 그들의 앞에 펼쳐진 행복과 얼음이 녹듯 따뜻해진 투란도트의 마음을 의미하는 듯 했고, 일단은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슬프지는 않았다.5. 정리총 3막의 가 끝나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극이 굉장히 멋있고 아름다웠지만, 새롭다고 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다. 1장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서울시 오페라단의 는 ‘미래 도시’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라고 하였다. 그러나 미래 도시라는 느낌보다는 여전히 중국과 비슷한 동양적인 색채가 많았다. 물론 나는 그러한 동양적인 느낌을 좋아하기 때문에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오페라 에서 새로움을 보기는 조금 어려웠다. 차라리 언급했던 웹툰처럼 결말을 바꾸거나 이야기를 살짝 틀었으면 오히려 더 색다르고 신선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하지만 동양적인 색채를 띠고 있음에도 이탈리아어가 MAT1
대한민국 국제결혼의 실태와 이주여성의 인권 문제서론국제결혼이란 서로 다른 국적의 배우자를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결혼의 정확한 사전적 의미는 ‘국적을 달리하는 남녀가 결혼을 통하여 결합관계를 맺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국제결혼을 이야기할 때 한국 여성과 외국인 남성이 결혼한 것이 포함되기도 하나,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혼인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내 국제결혼의 건수는 2000년에 약 7천여 건이었으나 2002년부터는 1만 건이 넘어갔으며 지금도 그 수를 유지하며 전체 혼인 건수의 약 5%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또한 다문화 추세에 발맞춰 국제결혼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국제결혼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여성-특히 베트남, 라오스, 혹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여성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결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 이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21세기에 들어서 전 세계에서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으며 2010년대에는 더 나아가 사람들이 그 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아주 사소한 여성혐오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뀌어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재 대한민국에서 실제 성행하고 있는 국제결혼의 모습은 이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본 논문에서는 증가하는 한국의 국제결혼 양상에 대해 더 알아보고 한국인과 국제결혼을 하면서 이주여성이 겪게 되는 인권 문제를 조사하고 이를 알리고자 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대한민국 국제결혼의 실상과 양면성, 국제결혼을 한 이주여성의 인권문제, 그리고 더 나아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까지 논해보고자 한다.또한 본 논문에서는 한국 내에서의 국제결혼으로 인한 이주여성의 인권침해에 대해 다루고자 하고 그 문제가 특히 동남아시아권의 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에서 가장 두드러지므로, 국제결혼의 정의를 ‘한국 남성과 동남아시아권 외국 여성의 혼인’만으로 규정한다.본론2-1. 국제결혼경우, 현재 이 사업의 일환으로 국제결혼이 성사된 남성 농민들에게 결혼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젊은 인구의 도시 쏠림 현상으로 농촌의 쇠퇴와 공동화가 가속화되자, 일부 지자체가 국제결혼 지원을 통해 농촌 남성의 혼인을 늘리자는 취지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평균 500만원 수준으로 국제결혼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결혼할 경우 1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국제결혼의 의의는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개인적 측면에서는 한국 남성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다는 단순한 정서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서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언어와 어머니의 언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다는 것 또한 국제결혼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한국 남성들뿐만 아니라, 국제결혼을 위해 이주해오는 여성들은 한국에서 돈을 벌어 고향의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다는 점을 국제결혼의 큰 장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국제결혼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측면에서 ‘여성들이 결혼을 기피하거나 미루는 분위기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결혼을 하기에 경쟁력이 부족한 남성들이 국제결혼을 통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국가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 또한 내세우고 있다.이렇게 국제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에만 초점을 둔다면 국제결혼이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표면적인 이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무엇이 희생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2-2. 국제결혼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주여성의 인권 문제 비판자연스러운 만남으로부터 이어지는 국제결혼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제결혼은 진행되는 과정, 그리고 이루어지고 난 후 결혼생활 등 모든 면에서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이주해온 이주여성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경향은 국제결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부터 드러난다. 국제결혼을 희망하는 한국 남성들은 국제 남성들을 외국 여성들과의 결혼 중개 시스템 속으로 유인한다. 여기서 여성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등 광범위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뿌려진 자신의 얼굴 사진, 이름 등으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 당한다.시작부터 여성의 인권은 이 국제결혼의 고려대상에 속하지 못한다. 한국 남성들은 이렇게 대강 여성들의 정보를 살펴본 후 ‘맞선’이라는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맞선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다. ‘맞선’은 보통 3차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남성은 외국 여성들의 국가를 직접 방문하여 적게는 20~30명, 많게는 200~300명의 외국 여성을 본다. 최근에는 중개업자들이 자신의 중개 활동을 감추기 위해 1:1 맞선 전략을 택하기도 하지만, 대규모 맞선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3차까지 가는 맞선의 경우, 차례로 5~10명의 여성들이 맞선 방 안으로 들어오면 남성은 마음에 드는 여성을 1차로 선택하고, 1차로 선택된 여성들 중 또다시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는 2차를 진행하며, 2차로 선택된 여성들 중에서 또 선택하는 3차 맞선으로 이어진다. 이 때는 남성만이 통역자를 통해 여성들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한다. 여성들은 최종 선택이 되고 나서야 남성의 직업이나 가족 관계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 이렇게 결혼이 결정된 여성은 다음날 병원에 가서 ‘처녀임을 확인하는’ 건강 검진을 받거나 AIDS 검사를 받게 된다. ‘순결한 처녀’를 상품의 주요 이미지로 내세운 중개업자들에게 이 절차는 ‘품질 보증’을 의미하는 것이다.이러한 결혼을 과연 정상적이고 제대로 된 결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는 결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시장에서 상품을 고르는 판매 행위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국제결혼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결혼 과정에서 상품을 고르는 것처럼 여성을 선택했기 때문인지 한국 남성들은 그들의 아내를, 배우자로서 존중하고 일생을 함께 할 사람이 아닌, 자신의 아이를 낳아주고 집안일을 대신하고 부모님의 수발을 함께 들어줄 소유 남성과의 국제결혼을 금지했고, 2017년에 필리핀에서는 결혼중개 활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중개자뿐만 아니라 혼인당사자인 외국인도 형사처벌 및 강제추방 후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제결혼으로 인해 침해되는 자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국가의 이러한 행위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2-3. 국제결혼 속 이주여성의 인권침해 원인그렇다면 어째서 일반적인 국내결혼보다 국제결혼 속에서 인권 침해가 더 심각하게 발생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에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다.국제결혼 여성들은 동남아시아 특유의 모계제의 영향을 받아 여성의 경제적 역할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은 결혼 비용을 남자 쪽에서 지불하는 동남아시아의 일반적인 관행에 따라 한국 남성들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결혼 과정에서 남성이 큰 돈을 지불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중개업자들에게 지불되었기 때문에 여성들은 자신이 단순히 소유물로서 ‘팔려 온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반면에 한국 남성들은 자신이 큰 돈을 내고 여성들을 ‘샀기’ 때문에 어떠한 짓을 저질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국제결혼 여성들을 무력하고 경제적으로 가난한 존재로 인식하여 그들의 능력과 비전, 꿈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차별적인 인식을 강화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재의 국제결혼 중개 시스템의 중층적인 하청 구조가 여성의 자율성을 약화시키고 남성의 권력을 확장한 불균형적 젠더 관계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아도 일반적인 여성은 남성보다 낮은 젠더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결혼 과정이 국제결혼 여성들의 인권을 그보다 더 밑으로 떨어뜨리며, 이 위계가 이후 그들의 결혼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또한 여성에 대한 폭력은 한국 남성이나 그 가족들이 갖고 있는 피해 의식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중개를 통해 국제결혼을 하는 한국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학력, 경제력 혹은 이는 결국 결혼 관계의 ‘피상성’과 ‘일회성’을 만들어내고, 한국 남성들은 자신이 선택한 외국 여성들의 삶에 대해 크게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3. 결론국제결혼 여성들은, ‘이주민’과 ‘여성’이라는 지위 아래에서 그들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유지할 권리는커녕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이 선택 받는 결혼 과정, 결혼 상대인 한국 남성과의 권력 관계, 그리고 이주민으로서 겪게 되는 무시와 소통의 어려움 등 많은 면에서 그들은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원에서의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이주 여성을 아내로 맞게 되는 남편과 시어머니를 포함한 한국인 가족들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공부해야 한다. 이주 여성에게 한국어나 한국 요리법을 배우라는 등의 일방적인 적응 요구는 결국 위계 관계의 심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한국 남성은 ‘결혼’이라는 목표에 집착하며 여성을 자신에게 맞춰진 상품으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내로서 인식하면서 그 사람에 대하여 이해하고 알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가장 가까운 사이인 배우자와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결국 이주 여성은 입을 닫아버리고 더 나아가 한국에서의 사회 생활에 첫 발을 내딛기도 어려워질 것이다.뿐만 아니라 국제결혼에 관한 법을 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의 국제결혼은 중개업의 과정부터가 잘못되어 있다. 1 대 다수의 상황에서 남성이 일방적으로 여성을 선택하는 형태가 아닌, 개인과 개인이 만나 소통하고 서로를 충분히 알게 되었을 때 상호 합의 하에 결혼을 결정할 수 있는 결혼 과정의 체계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어야 한다. 또한 국제결혼에 의해 피해를 입은 이주 여성들에게는, 그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쉼터나 피해 상담센터가 늘어나야 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문제를 이후부터 줄이기 위해서는 이주여성들이 부.
1.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말은 사람의 특징이요, 겨레의 보람이요, 문화의 표상이다.” 학술제 소논문을 준비하며 알게 된 조선말 큰사전의 머리말입니다. 이 말은 한국어 교사의 가장 큰 자질로 국어 능력을 꼽았던 제게, 사람들을 가르치고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언어를 제대로 배워야 함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에도 흥미와 관심을 깊게 할 수 있었습니다.그 후로 저는 영어 등 외국어 수업을 더욱 열심히 들었고, 갈수록 모든 언어에 애정이 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국어와 외국어의 공부방식은 왜 다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국어를 공부할 때는 대부분 시, 소설 등을 위주로 공부했지만, 외국어는 문법구조를 파악하며 문장을 분석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영어 선생님께 ‘외국어는 왜 문법을 열심히 해야 하나요?’라고 여쭸더니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모국어가 아니기에 규칙을 더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제야 같은 언어라도 모국어와 외국어를 배우는 데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이에 저는 어떻게 해야 외국어를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영어소설을 직접 해석해보고,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해보며 자연스러운 구조와 문장을 파악하고 그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단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었고 글의 표현은 다채로워졌습니다. 또한, 같은 뜻이라도 어감의 차이나 사용되는 상황의 차이 등을 파악하기 쉬웠습니다.그러나 외국어는 그 민족의 문화 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단순히 단어를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등학교 재학 기간에 혼자서 완벽히 언어를 습득하는데 부족함을 느꼈고 대학교에 진학하여 전문적으로 외국의 언어와 문화, 역사까지 깊이 탐구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배운 것을 토대로,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한국과 세계를 잇는 국제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 또한 품게 되었습니다.2.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1,500자 이내)리더십캠프에서 직접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대통령을 선출하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이때는 제가 대통령 후보의 참모가 되어 정책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문화 분야를 맡은 저는 점점 세계화가 되어가는 현시대에 올바른 다문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다문화 실태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도중 조화로운 다문화 사회가 아닌 외국인의 한국화를 위한 다문화 교육 현황을 알게 되었고, 잘못되었음을 느꼈습니다. 특히 외국인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화된 교육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그들의 삶의 주체성을 지운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독일의 다문화 정책이 실패한 사례와 유사했습니다. 이러한 실태를 파악한 후, 저는 한국인과 외국인의 상호 이해 및 적절한 문화 융합이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먼저, 외국인 대상 교육의 기본을 언어로 간주하고, 이를 통해 한국문화의 자연스러운 이해 또한 목표했습니다. 이에 외국인의 문화권을 구분하고 그들의 언어문화에 맞는 한국어 교육을 한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외국인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것 같아, 파급 범위가 큰 미디어를 이용해 한국인들에게도 타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및 거부감 감소를 위한 다문화 교육을 시행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직접 정책을 제안해보면서 아직 한국은 다문화사회로 나아가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글로벌 사회로 향하는 한국의 모습과 한국어 교육의 미래에 대해서 고찰해보는 동시에, 제 생각을 현실에 적용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제가 입부한 동아리는 Speak Now로, 영어가 좋아 들어갔지만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 겁을 먹었었습니다. 처음과 두 번째 발표는 대본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벌벌 떨기만 하는 형편없는 발표였습니다. 이후 저는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발표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인가 싶어, 일단 대본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반복되는 표현을 영어사전으로 유의어를 찾아 바꾸어 표현하기도 하고, 생소한 단어의 뜻을 한국어로 바로 설명하는 대신 쉬운 영어로 풀어서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어를 눈과 입에 익혀갔습니다. 외우는 것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좋아하는 일이었기에 기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발표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끊어지지 않고 자연스러웠습니다. 저 자신도 괜찮아진 것이 느껴졌고, 그다음부터는 무작정 외우는 것에서 더 나아가려 했습니다. 발음, 발음이 되면 손짓, 손짓이 되면 눈 맞춤을 순차적으로 연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표실력과 동시에 영어 실력도 향상되어 여러 방면에 자신감이 생겼고, 영어에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들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영어 에세이를 통해 작문 실력을 길렀고 이를 발표에 적용하며 말하기 실력을 함께 키웠습니다. 늘어가는 영어 능력은 영어 관련 대회를 나가거나, 활동할 때 많은 즐거움을 보태주었고 이는 또다시 영어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Speak now를 통해 영어와 발표,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습니다.3. 학교 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제가 생각해온 이상적인 리더는 ‘경청하는 리더’로, 리더란 자신의 의견보다는 팀원들의 의견을 들으며 그를 수용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문우재 학술제’에서 제가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팀 프로젝트로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소논문을 준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저를 포함한 팀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난항을 겪었습니다. 그럴수록 준비는 더뎌졌고 서로 짜증만 쌓여갔습니다. 그 사이에서 저는 주제에 관련하여 어떤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지 팀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각자의 생각을 말해보라며 재촉했습니다. 팀원의 이야기를 듣고 조율해야 불만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주제에 맞지 않는 내용이 나오고 팀원들의 의욕은 떨어졌습니다. 아무것도 진척되지 않았고, 이대로는 아예 시작조차 할 수 없겠다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결국 팀원들이 말했던 것을 모두 수용하기보다는 취사선택을 하여 큰 틀을 구성해보고, 제가 먼저 팀원들에게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자 준비는 훨씬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팀원들이 각자 조사하고 싶은 부분과 방법을 얘기하며 구체적인 내용을 떠올렸고, 그렇게 팀원들의 협력이 이끌어져 나왔습니다. 그제야 리더란 의견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진하기 위해 먼저 한 발을 내딛는 사람임을 깨달았습니다.다음 학술제에서는 다른 친구와 소논문 준비를 했습니다. 1학년 학술제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과 친구와 제가 어떻게 해야 준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친구에게 먼저 주제 관련 실험을 하자고 제안했으며 이과 친구는 과학적 분석을, 문과인 저는 사회적 분석을 맡자고 의견을 냈습니다. 덕분에 수월하게 서로가 만족할만한 융합적인 발표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반장과 동아리 기장을 맡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여러 의견을 조합하여 외부활동, 칭찬함 등 다양한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활동들 덕에 저는 경청하며 전진하는 리더를 향해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