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는 감동‘지금 만나러 갑니다’ 라는 영화는 이치카와 다루지 라는 작가가 쓴 소설이다. 영화로는 2003년 개봉한 일본판과 그 후 2018년 개봉한 한국판이 있는데, 일본판은 고등학교 동아리 활동 시간에 보았고 한국판은 개봉 당일 영화관에 가서 관람했다. 일본판을 본지 벌써 4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그때의 감정이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인상깊은 영화였기 때문에 한국버전으로 이 영화가 개봉한다고 했을 때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일본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감동이 조금 더 컸기 때문에 이 감상문은 일본판을 토대로 하여 작성하고자 한다.이 영화의 등장인물은 남편 타쿠미, 아내 미오, 아들 유우지이다. 미오는 남편과 아들을 두고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아들인 유우지는 엄마가 장마철이 오면 다시 돌아올거라고 믿는다. 거짓말처럼 미오가 장마철에 가족에게 돌아오게 되고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돌아온 미오는 예전과 같지 않다. 가족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 타쿠미도 유우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우지는 엄마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뻐 학교까지 빠져가며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극 중 동화책이 하나 나오는데, 그 동화의 내용은 엄마펭귄이 하늘나라에서 아기펭귄이 보고 싶어 장마철에 지상으로 내려왔다가 장마가 끝나자 돌아간다는 이야기이다. 이 동화의 내용은 앞으로 진행될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복선이며 이을 통해 관객들은 돌아온 미오가 장마가 끝나면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처음 미오는 유우지와 게임을 하면서 단 한번도 져주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가족과의 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후에는 일부러 유우지에게 져주기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미오가 다시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그러던 중 미오는 타쿠미에게 둘의 이야기에 대해 듣게 된다. 학창시절 육상선수였던 타쿠미는 미오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으나, 졸업 후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에 핑계를 만들어 미오를 만났게 되었다. 그러나 뇌에 문제가 생기게 된 타쿠미는 자신이 미오에게 걸림돌이며 급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미오를 놓아주게 된다. 그 후 또 다시 미오를 잊을 수 없었던 타쿠미는 마지막으로 다가가자는 마음으로 도쿄까지 미오를 찾아간다. 그러나 그때 미오와 함께있던 남학생을 남자친구라고 착각해 미오를 포기하기로 마음 먹고 돌아가지만 어느날 미오가 갑작스럽게 타쿠미를 찾아오게 되고, 그 날을 계기로 둘은 연인이되고 유우지를 낳게 된다. 여기까지가 타쿠미가 미오에게 말해 준 둘의 이야기이다.여기까지 영화를 보았을때는 미오가 결국 하늘로 돌아가고 가족들은 빈자리를 채워가며 살아간다 정도의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영화에는 반전이 한가지 숨겨져있었다. 사실 미오가 하늘나라에서 장마철에 내려온 것이 아니라 20살인 미오가 28살이 된 자신의 미래로 왔다는 것이다. 타쿠미는 자신이 도쿄로 미오를 잡기 위해 찾아갔을 때 미오가 남자와 함께있는 것을 보고 다시 돌아갔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남자는 미오의 친구일 뿐이었고 미오는 돌아가는 타쿠미를 발견하게 된다. 급하게 타쿠미에게 달려가던 미오는 큰 사고를 당하게되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그 혼수상태 속에서 미오가 8년 후의 미래로 오게된 것이다. 그러니까 미오는 현재 20살이고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사실 미오는 미래로 온 것이다’ 라는 반전이 공개된 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장면이 있었다. 미오가 처음에 유우지와 권투게임을 하다 전혀 봐주지 않아 유우지가 코피를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아무리 기억을 잃어도 아이를 때리는 설정은 조금 과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단순히 가족과의 기억이 없어서가 아니라 20살의 어린 미오이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결국 장마가 끝나고 미오가 가족들을 떠나게 되면서 현재의 미오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게 된다. 현재 미오는 자신의 미래를 보았기 때문에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타쿠미를 찾아가지 않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살아간다면 8년 후 죽지 않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타쿠미와 유우지를 만나기 위해 타쿠미에게 연락을 하게되고 영화는 마무리 된다.미오가 처음 장마철이 시작되어 가족들에게 돌아올 때 터널을 통해서 나타나는데 이것은 미오가 미래로 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장마가 끝나서 터널로 사라지는 것은 현재로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이 영화는 미래와 현재의 경계를 터널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장마가 끝나면 엄마가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는 유우지와 타쿠미는 엄마를 보내지 않기 위해 나무를 쌓아서 터널을 막아버리지만 결국 거센 비로 인해 나무들이 전부 무너지고 그 큰 터널 앞에 덩그러니 서있는 타쿠미의 모습에서 절망감과 허무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아마도 그 장면에서 가장 많이 감정이입을 했을 것이며 마치 타쿠미가 된 것 같은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또 미오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충분히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타쿠미에게 연락을 한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만들었다. 터널에서 미오가 타쿠미와 유우지와 작별하는 장면도 슬펐지만 미오가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타쿠미와 유우지를 선택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적이고 찡했던 장면이다.이 영화는 처음에 관객으로 하여금 결말을 예상하도록 유도하였다가 후반부에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을 선사한다. 이런 진행으로 인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지루함을 느낄틈이 없고 예상하지 못한 흐름으로 갈수록 더욱 흥미를 유발한다. 만약 미오가 사고를 당해서 혼수상태에 빠지는 장면부터 영화를 시작했다면 예상할 수 있는 전개로 인해 재미가 반감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비슷한 구조의 작품으로는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들 수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드라마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시계를 소재로 하는데 이 시계를 돌려서 시간을 돌릴 경우 돌린 시간만큼 그 사람의 외모는 나이들게 된다. 시계를 가지게 된 주인공은 아빠의 사고를 돌리기 위해 계속해서 시계를 돌리게되고 결국 아빠는 살아났지만 주인공은 할머니가 되어버리고 만다. 할머니가 된 후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남자에게 다가갈수가 없어 주변을 맴돌기만 하는데, 처음에는 그저그런 판타지 멜로처럼 보이지만 후반부에 밝혀진 반전은 사실 이 모든 내용이 알츠하이머를 가진 주인공의 환상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미오의 미래였다는 것이 밝혀지며 현재로 돌아오는 것처럼, 환상 속에 있던 눈이부시게의 주인공이 환상 속에서 깨어나 현재 병원에 누워있는 장면이 나올때는 예측하지 못한 흐름으로 인해 충격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꼈던 것 같다. 이런 작품들처럼 진행되던 스토리가 사실은 누군가의 꿈이다, 미래다, 과거다 라고 반전을 주는 구조는 예상치 못한 생일선물을 받은 것처럼 작품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후반부에 사실을 밝혔을 때 작품을 본 사람들이 ‘아 그래서 그 부분을 그렇게 표현했던거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소위 말하는 떡밥을 충분히 던져 놓아야 이야기 진행에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