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읽고이 책을 추천하는 글을 한 10번은 보고 후에 10번은 생각이 나고서야 나는 읽기 시작했다. 나는 결정을 내리는 데는 오래 걸리더라도 일단 원하는 것이 정해지면 망설임이 없는 사람이지만, 이 책은 완벽한 제목과 사람들의 극찬들로 책에 대한 내 기대감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나는 실망하기 싫어서 이 책을 읽는 것을 계속 미뤄왔던 셈이다. 웃기지만 높은 확률로 책을 읽고나서 실망할 것이란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마침내 책을 읽기 시작했던 날, 나는 이 책의 문체에서 드러나는 세월에 놀랐고 놀랍게도 현재와 다를 바 없는 책이 서술하는 세상에 놀랐다. 그리곤 강민주의 노트에서 드러나는 작가님의 세상에 대한 통찰력에 한 번 더 크게 놀랐다. 소설에서 그리는 세상은 현재의 세상과 크게 다른 부분이 없기에, 그리고 내가 강민주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에 깊이 공감가는 문장들이 끊이지 않았다. 내 예감이 틀린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그는 세계의 중심을 버선발에 모은다. 외줄의 팽팽한 긴장에 목이 타는 순간에도 그는 스스로의 절망을 호흡한다. 들이마신 절망은 어쩔 수 없이 희망의 모습으로 다시 버선발에 모아진다. 그에게 희망은 절망의 다른 옷이다. 삶은 곡예이다.’- 95p.강민주의 노트에 있던 문장이다. 절망의 바다에서 희망을 보면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잘 드러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살아가는 자기자신의 시야를 버선발에 모으고, 시련이 닥쳐와 절망밖에 없어 보이는 순간에도 어떻게 든 희망을 보고 그것을 쥐고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느껴진다. 작가님이 세상에 대해 얼마나 깊은 고찰을 했는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라고도 느꼈다.우선 강민주라는 인물이 너무 좋았고 강민주의 위인적인 생각, 자기 자신이 뛰어난 것을 잘 아는 그런 부분이 좋았다. 주인공이 너무나 이상적이고 신화적인 인물인 바람에 나는 소설을 끝을 읽을 때까지 사실 강민주가 보는 주변은 모두 강민주의 착각이고 백승하는 강민주에게 동화된 것이 아니라 강민주 앞에서만 연기를 했던 것이고 결국에는 배신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했다. 하지만 강민주는 주변의 사람들을 모두 감복시키는 인물이 맞았고 백승하는 이런 강민주에게 동화된 게 맞아서 좋았다.백승하라는 인물 자체도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보이는 눈요깃거리, 주변사람들을 밝히고 두드러지게 하는 캐릭터였다. 이런 캐릭터에는 대부분 외모가 뛰어난 여성이 배치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에 적당히 세상에 동화돼서 강민주의 깊은 생각을 밝혀주고, 또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남자가 이런 역할로 등장한 것이 신선했고 좋았던 부분이었다. 이런 부분에서는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가 생각나기도 했다. ‘고스트 버스터즈’에서도 여성 주연에 이 여성들의 역할을 빛내는 아름다운 남성 배우가 감초역할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후 오랫동안 이런 구도의 이야기를 보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이런 전복적인 이야기를 만나 너무나 반가웠다.남기 또한 처음에는 강민주를 끝내는 역할인 것이 당황스러웠는데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니 깔끔한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김인수는 계속 강민주의 위인적인 부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사회적인 여자의 위치를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그 대단한 강민주도 결국은 자신을 쫓아다니는 남자에 의해서 경찰에 잡혀가 끝이 날 뻔했는데 결국 남기가 막아줬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남기에게 정당성이 있었다고 생각된다.강민주의 노트에 대해서 다시한번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챕터에 처음마다 등장하는 강민주의 모든 문장들이 주옥 같았고 그 문장을 통해 본 세상은 재가 느끼고 있던 세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또한 노트를 보면서 신기했던 점은 강민주는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만 그 폭력의 피해자인 어머니의 사이에서 자라왔다. 어렸을 때 이런 경험을 하고서도 세상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나는 것이 나는 신기했다. 물론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건 강민주의 확고한 자기에 대한 믿음, 비범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덕에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라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상담소에 무급으로 나가 일을 하고, 전화상담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그 시작을 끊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백승하를 납치한 것도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어린시절에는 아버지를 통해, 커서는 전화상담을 통해 세상의 남자들의 추악한 면은 다 봐왔으면서도 자신의 휘하에 있는 남자들에게 정을 주고야 마는 강민주의 인류애 넘치는 부분도 좋았다. ‘지배보다는 평화를 욕망하고 억압받아온 역사로 억압받는 자의 마음을 거울 들여다보듯이 잘 느낄 수 있게 된 여성.’ 강민주도 결국은 이 여성의 굴레안에 들어있는 것이다.‘가짜로 살지 않았으므로 나는 아름답다’ 라고 강민주 스스로를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강민주는 참혹하고 더러운 세상을 외면하지 않았다. 똑바로 쳐다보고 대응해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강민주의 위인적인 부분이 부각되었다고 생각한다. 강민주는 한 번도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산적이 없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 자신의 위해 산적이 없기 때문에 가짜로 산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거듭해서 말했듯이 이 이야기에는 신화적인 요소가 많다. 주요 인문인 강민주, 남기, 백승하는 모두 각자의 납득가능한 윤리법칙을 따라 행동했고 이에는 독자가 읽으면서도 이상함을 느낄 만한 부분이 없었다. 어떤 윤리적인 잘못이 없는 인물들이 모두 자신의 납득가능한 신념대로 행동했는데도 결과는 비극으로 끝났다. 그리스 비극의 요소를 모두 만족한 셈이다. 진정한 비극은 이런 요소를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요소를 집어넣기 위해 악인의 악한 모습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아닌, 악한 사람과 악한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다양한 사회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겹쳐 비극이 탄생했을 때, 진정으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내가 정말 읽고 싶었던 종류의 이야기였다. 이런 이야기가 필요했다. 비범한 위인이 끊임없이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 그럼에도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