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세상에 두 번의 5월이 지났다. 새들이 푸른 하늘 날고 냇물이 푸른 벌판 달리는 푸른 오월이 두 해를 지나가 아이들도 그만큼이나 성큼 자라났다.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교실 공기가 나른하게 물든 점심시간, 5월 내 교내 스피커를 타고 울려 퍼지던 어린이날 노래를 흥얼거린 마지막 기억은 언제던가. 아이들의 세상에 소리 없이 두 번의 5월이 갔다.반 친구들이 있기에 기다려졌던 운동회, 소풍, 생일 같은 각종 기념일 행사들의 감각은 흐려지고 사방으로 가로막힌 아크릴 벽에는 고요히 정적이 맺힌다.
작년 말, 남이 살다 떠난 집으로 우리가 이사를 왔다. 주인 다른 방 세 개가 얼마간은 비슷한 모양새로 유지되었다. 최소한의 발 디딜 틈과 잠잘 공간만을 확보한 어수선한 방안에서 우리는 전과 다를 바 없이 생활했다. 그전 집에서와 같이 잠들고, 일어나고, 씻고, 밥 먹고, 나갔다가 돌아오고, 다시 씻고 잠이 들었다. 새 공간이 집다운 구색을 갖추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