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아트 투어-10년마다 찾아오는 특별한 유럽 미술 여행-Ⅰ. 그랜드 아트 투어란 무엇인가많은 사람들이 유럽 여행에서 미술관을 빼놓지 않고 방문한다. 유럽의 미술관은 유럽의 역사는 물론 전 세계의 역사를 담아낸 장소이자, 이제는 유럽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예술 문화를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유럽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은 유럽의 미술관을 찾고 있으며, 유럽의 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관광 코스도 수없이 많이 개발되었다. 여러 가지 미술관 중심의 유럽 여행 코스 중에 역사 속 ‘그랜드 투어’를 모방해 만들어진 ‘그랜드 아트 투어’라는 코스가 있다.1. 그랜드 투어‘그랜드 투어’란 17C 중반에서 19C 후반 사이에 유럽의 상류층에서 유행했던 여행이다. 주로 유럽 상류층 자제들이 교양 교육을 목적으로 유럽을 여행한 것을 말한다. 문헌에서는 1670년 리처드 러셀스의 저서 『이탈리아 여행』에 ‘그랜드 투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러셀스는 영국의 대 귀족 집안에서 가정교사로 일하던 사람이며, 그랜드 투어를 목적으로 이탈리아는 다섯 차례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저서에서 어린 귀족 자제들이 교양과 필수 학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랜드 투어가 필수적이라고 하기도 하였다.그랜드 투어가 유행하던 시기는 당시 유럽의 고질적인 종교 갈등이 완화되고, 귀족들의 경제력이 안정됨과 함께 해외 문화를 경험하려는 욕구가 생겨나던 때이다. 그래서 이탈리아나 프랑스와 같이 귀족문화가 존재하고 고전 예술유산이 풍부한 곳으로의 장기간 여행이 유행하였다. 교양 교육과 타국의 상류층 문화 체험이 목적인만큼 귀족 자제들의 그랜드 투어 일행은 두 명의 가정교사부터 시종과 통역사, 마차꾼까지 많은 사람으로 꾸려졌다. 운송 수단으로는 마차가 최선인 시대에 몇 년을 계획하여 유럽 곳곳을 방문하는 그랜드 투어는 그 시대 귀족 계층의 전유물이자 재력 과시 수단이었다. 주요 코스로는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주요 도시들, 고대 로마의 유적지, 귀족문화와 예법 수준이 높은 프랑스 파리 등이 있었다.2. 그랜드 아트 투어‘그랜드 아트 투어’란 위의 그랜드 투어처럼 유럽 곳곳을 방문해보는 미술 여행 코스이다. 그랜드 아트 투어 코스는 10년마다 실천이 가능하다. 그랜드 아트 투어 코스에는 유럽 4대 미술 행사가 포함되고, 10년에 한 번씩 유럽 4대 미술 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 행사인 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 5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카셀 도쿠멘타, 10년마다 개최되는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 아트 바젤까지 4대 미술 행사가 동시에 개최되는 때가 그랜드 아트 투어의 해이다. 그랜드 아트 투어의 해가 되면 유럽은 여름휴가를 유럽의 미술 행사와 함께 보내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로 인해 대륙 전체가 거대한 예술 행사장이 된다. 그랜드 아트 투어의해를 상업화하여 많은 여행사들이 상품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지난 2017년이 그랜드 아트 투어가 가능한 해였다.Ⅱ. 그랜드 아트 투어 추천 코스10년마다 되돌아오는 유럽의 그랜드 아트 투어는 유럽 4대 미술 행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랜드 아트 투어를 떠난다면 유럽 4대 미술 행사를 찾아가 보아야 하고, 더해서 유럽의 신생 미술관과 인기 미술관까지 방문해 유럽 미술을 제대로 느끼고 온다면 더 좋을 것이다.1. 베니스 비엔날레와 베네치아베니스 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 행사이다. 세계 3대 미술 비엔날레로 꼽히는 동시에 전 세계에서 열리는 수백 개 비엔날레들 중에서 제일 오래되었고 영향력 있는 비엔날레이다. 비엔날레란 전 세계 미술의 인상 깊은 순간들을 포착하여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초대형 전시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정의를 바탕으로 베니스 비엔날레가 단순히 2년에 한 번 열리는 미술 전시회가 아니라 도시 전체가 미술 전시장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열리는 행사라고 이해하면 되겠다.베니스 비엔날레는 1983년에 베네치아 시장이 이탈리아 국왕의 은혼식을 기념하는 행사를 기획하면서 만들어졌다. 은혼식 기념행사로 국제적인 미술 전시회를 기획하였고, 1985년에 첫 전시회가 열리면서 20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전시회가 열리는 베네치아로 향하는 기차표와 전시회 입장권을 함께 판매하기도 하고 주변 7개국을 참여시키면서 첫 전시회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2015년에 89개국 136명의 작가 참여와 함께 5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초대형 전시회로 성장하였다.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베네치아는 영어로 베니스라고 불린다. 도시 안에 수백 개의 다리가 있고 다리와 함께 복잡한 골목길이 이어진다. 물 위에 지어진 수상도시로, 본 인구는 30만 명도 되지 않는 작은 도시이다. 하지만 수상도시라는 특성과 아름다운 건축으로 이탈리아에서 피렌체와 로마에 뒤지지 않는 관광도시가 되었다. 베네치아에는 비잔틴 양식의 산 마르코 대성당, 고딕 양식의 두칼레 궁전이라는 건축사적인 건물이 있다. 고전미술을 담아낸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20세기 미술의 보고인 구겐하임 미술관도 있다. 휴양을 목적으로 한다면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리도 섬을 찾아보아도 좋다. 더해서 프라다 재단의 현대미술관과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케링 그룹의 전시관도 베네치아에 있다. 베네치아에서 베니스 비엔날레뿐만 아니라 베니스 카니발, 도시 곳곳의 예술 유산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2. 카셀 도쿠멘타와 카셀카셀 도쿠멘타는 5년마다 열리는 ‘100일간의 미술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독일의 미술 행사이다. 세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현대미술 전시회이다. 1955년에 카셀 예술대학교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으며 60년의 역사를 가진 하나의 미술 행사 브랜드로 굳혀졌다. 인지도를 보자면 베니스 비엔날레를 따라갈 수 없지만, 관람객 수는 90만 명으로 베니스 비엔날레를 앞선다. 카셀 도쿠멘타가 열리는 도쿠멘타 시즌이 되면 카셀 전체가 미술관이 된다. 주 전시정으로 사용되는 프리데리치아눔 미술관과 도쿠멘타 홀부터 도시 곳곳의 건물들, 심지어는 사용되지 않는 기차역과 창고까지 전시장으로 사용된다.카셀 도쿠멘타의 또 다른 별명은 ‘실험미술의 산실’이다. 카셀 도쿠멘타에서는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미술이 많이 이루어지기도 하면서 그만큼 역사에 오래 남을 명작이 탄생하기도 한다.카셀은 원래 독일의 국군사령부 및 군수 공장 단지가 있던 도시였다. 전쟁의 결과로 폐허가 되었고, 1950년대에 재건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카셀 도쿠멘타는 전쟁의 역사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를 예술로 치유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고, 이러한 취지에서 도쿠멘타뿐만 아니라 국제정원박람회 등도 함께 열리고 있다. 카셀 주변에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인 빌헬름스회헤 산상공원과 풀다 강이 있다. 1799년에 완공되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미술관 중 하나인 프리데리치아눔 미술관이 있고, 1604년 지어져서 독일 최초의 극장이 된 오토노임도 있다. 카셀은 19세기 초 그림형제가 머무르며 동화작품 활동을 했던 도시이기도 하다.카셀을 방문할 때, 자연을 간직한 환경 속에 있는 홈브로이히 박물관 섬과 건축 예술을 담은 랑엔 재단 미술관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다.3.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와 뮌스터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10년을 주기로 열리는 공공미술 축제이다. 1977년에 시작되어 현재는 세계적인 미술 행사로 자리 잡아 세계 공공미술 축제들이 벤치마킹하는 대상이 되었다. 우리나라 서울시의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한 공공미술 행사이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실내가 아닌 도시의 거리 등 야외 공공장소에서 전시된다는 것이다. 다른 국제 행사들처럼 입장료가 없고, 뮌스터 도시 곳곳을 둘러보기만 해도 행사를 즐길 수 있다.뮌스터는 독일 라인 강의 기적에 해당되는 도시이자, 지역의 문화수도 역할을 하는 도시이다. 조각 프로젝트 말고도 자전거, 교육, 친환경 등 이 도시를 수식하는 말이 많이 있다. 독일 30년 전쟁 종전 당시 베스트팔렌 조약을 맺으면서 평화의 고장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하였다. 또한 과거 종교의 도시이자 수도사의 도시였던 만큼 옛날 독일의 고풍스러운 도시 모습과 도심 곳곳의 공원들이 조용한 도시의 인상을 준다. 깔끔한 도시 전경과 자전거가 다니기 좋은 환경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 큰 장점이 된다. 거리와 공원에 조성된 야외 조각들을 찾아다니는 데에 자전거를 이용해도 좋고 도보를 이용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