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깊’1. 작가 소개박민규출생 1968년, 울산광역시학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 학사수상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대상2009년 황순원문학상2007년 제8회 이효석문학상2003년 한겨레문학상‘무규칙 이종격투기의 문장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박민규 작가의 SF 단편소설 은 작년(혹은 재작년) 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마니아적인 판타지 (예를 들면 '묵향' 혹은 신비소설 '무')의 경우엔 순전히 독자들과 자신의 개성을 고집하기 때문에 문학상과는 일찌감치 관련이 없었지만, 최종 후보까지 올라간 것은 한국문학에 있어 의미 있는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2.줄거리등장인물소피: 달에서 태어남(지원자 중 유일), 식물 재배 전공, 얀에게 가장 빛나는 희망의 별드미트리: 철학, 환경건축 전공, 실어증 및 공황장애샘케: 체육 음원학 전공자, 애니멀 팩토리 근무크리스: 문명을 거부한 인간들이 모여든 아메리카 구역에서 태어남. 강인한 신체공: 아버지에 의해 자살할 뻔 했으나 냉동캡슐에 갇혀 지구로 살아 돌아옴.서기 2487년 이미 인간은 우주 정복의 꿈을 이루었으므로 더 이상 지구 밖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백년전 갑작스런 지각 변동으로 지구의 한 곳에 구멍이 뚫리자 인간들은 ‘지구의 틈’에 침묵의 우주가 있다고 여기었다. 그리하여 그 구멍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에 의해 밝혀진 지구의 바닥은 해저 19251미터. 바닥에 닿기 위해 심해의 높은 압력을 견디도록 훈련을 받은 자들은 ‘디퍼’로 불렸다. 디퍼는 총 5명이 등장한다. 소피, 크리스, 샘케, 드미트리, 공.디퍼들은 서로 대화하는데, 샘케는 스스로의 몸이 자기 것이라는 감각이 없다고 한다. 드미트리도 이에 동조하며 몸(육신)의 감각은 내 것 같지 않기에 지금은 의지와 생각만이 남아있는 기분이라고 한다. 그러자 소피는 생각이란 건 전체 속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녀는 달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단 한 번의 부작용도 일으키지 않은 유일한 디퍼이다. 그녀는 달의 생활을 하면서 유영을 하다. 그리고 그 순간 세포들이 지닌 공통된 생각만이 자신의 생각으로 인식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이에 드미트리는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느냐 그럴 수 없지 않냐 역시 중요한 것은 입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이에 대해 크리스는 입증이란 것은 팽창의 문제인 것 같다고 한다. 입증은 팽창을 연결해 온 수단이 아닐까? 하며 우주로 인식이 미친 곳까지 우린 팽창하고 있다고 유터러스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이렇게 팽창하고 있지만 인류는 자신에 대해서, 즉 이 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자신이 디퍼에 지원한 이유라고 말한다. 소피의 느낌과 유터러스 문제는 그래서 입증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한다.소피는 지구를 바라보던 것이 디퍼가 된 계기였다고 한다. 마음은 어디 있는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줄곧 바라보던 대상의 마음에 닿기 원했다고 한다.디퍼 중 또 하나의 인물, 공.공의 아버지는 자신의 사설우주선에 가족을 싣고 자살한 최초의 우주 자살자이다. 이는 자살 어드벤처 붐을 일으켰는데 안락사가 일반적 죽음의 틀로 정착되면서 이 붐은 꺼진다.그러다 우주 개척 붐이 일어나면서 다시 안락사의 증가율은 급격히 낮아졌다. 이를 통해 결국 관건은 팽창이다. 인류에겐 끊임없이 가야할 곳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그런데 공은 5년전 돌아왔다. 그가 유터러스에서 생환한다면 그것은 인류에게 또 당분간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기에 총통은 공을 디퍼로 만드는데 참여시켰다.심해체험은 자신의 캡슐에 들어가 심해의 시뮬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훈련이다. 시뮬레이션캡슐은 일인용으로, 그 이유는 디퍼의 임무가 결국 기나긴 외로움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최초로 19251미터까지의 시뮬이 적용되고, 소피는 유터러스 유터러스를 중얼거린다. 그러다 눈을 뜨고 있을 때에는 보이지 않던 둥근 원구, 달에서 보던 지구가 눈을 감은 그녀의 동공에 떠오른다. 눈을 뜨자 -18102. 누군가 자신의 캡슐에 들어와 있음을 느낀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으나, 분명 누군가 곁에 있다는 사실 공의 시신은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죽은 채로 발견된다. 소피 또한 동공이 열린 채로 그녀의 몸은 경직되어 있는 상태로 조직의 어떤 분열도 부작용도 없었지만 의식 자체가 소멸된 상태였다. 그리고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두 명의 디퍼를 잃은 뒤 저 아래에 이 목표인 룸의 침수를 위해 룸을 한 대의 잠수정으로 개조한다. 전적으로 인간의 의지로 룸은 바다 속으로 스며든다. 그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느낀 것처럼 별 다른 반응 없이 아래로 내려갔다. 훔 그런 소리가 룸이라는 단단한 종에서 크게 울려 나오는 기분인 것만 시뮬레이션에서 겪을 수 없는 반응이었다. -19251 유터러스의 바닥에 도착했지만 더 깊은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연료도 충분하고 이상이 없었기에 그들은 통제실의 명령을 무시한 채 더 깊은 곳을 향해 간다.‘디퍼’들은 멈추지 않고 더 깊은 곳으로 몸을 던진다. 어느 순간 정신을 잃고 티모의 원자들이 원소들이 급격히 밀도를 높혀 간다고 느끼고 샘케가 오렌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린 것이 마지막이었다. 다시 눈을 뜬 것 같다고 느꼈을 때 소피와 공이 함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이곳은 마음이고 우리는 마음이야’ 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들은 눈앞의 지구를 보게 된다. 얀은 새로운 아이를 찾으려 한다..3. 작품의 특징 해석 의의작품의 특징이 소설은 ‘깊’이라는 공간적 플롯을 저 깊은 곳을 통해 향한 인간의 도전을 그리는 소설로 단선적 플롯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깊은 심해로 가려는 인간들의 바람과 그걸 성공하길 바라는 기원의 플롯으로도 볼 수 있다.SF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시대적 배경, R-71이란 체액, 유터러스 등 현실에는 없는 단어를 보면 사실적 상상력보단 환상적 상상력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인간의 본질을 탐색하려는 것으로 보아 진실의 탐색 부분인 c쪽으로 좌표가 형성될 것 같다깊은 박민규 작가의 SF적 경향답게 ‘팬트로피’라고 하여 외계환경에 맞도록 인체를 개조하는 기술에 바탕을 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자연지배의 한1이라는 체액으로 대체하고 끊임없이 인류의 영향력을 팽창시키기 위하여 많은 생명이 죽어감에도 불구, 실험을 하고 해구로 가면서 나라는 존재가 유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또한 ‘깊’에서는 상징적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테세우스의 갑옷, 테세우스의 실, 다프네 등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단어들을 사용함으로써 저 아래 ‘닿는 것‘이란 프로젝트를 고귀하게 또는 가치 있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거북의 등, 주사위, 다이빙 등 용어를 통해 이차적 의미를 드러내고 있는데, 여기서 눈의 띄는 단어는 주사위다. 소설 속에서 “주사위가 닿기까지는, 아직 그녀는 인간의 어머니였다”라고 이야기 하고 세 명의 아이들이 자신이 지닌 주사위뼈의 전부였다 라는 말을 통해 주사위는 다양한 실험을 하기 전의 인간 한명 한명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주사위가 닿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인간이 해구의 끝에 나아가고 닿는 것을 빗대어 표현하는 것으로 인간을 단지 닿아야하는 존재, 실험의 대상으로 수단화, 목적화 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제목에 대한 해석이미 우주를 정복하였고 지구는 연합국으로써 많은 인류의 영향력이 행사되고 있음에도 불구, 끊임없이 깊은 곳을 탐구하려는 제목 ‘깊’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욕심으로 인해 육신은 죽음에 달하기도 하지만, 끝없이 깊은 곳을 탐구하려는 욕심은 인간으로서의 생명력을 북돋아주는 좋은 욕심이기도 하다.작품해설‘깊’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유터러스’라는 곳은 온 우주에서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미지(未知)라는 것이 남아있는 곳이다. 유터러스를 알아낸다는 것은 결국 그곳까지도 인간이 정복해야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유터러스가 어떤 곳인지 알아내려는 어머니 얀의 욕망과 그 속에서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은 이 소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곧 모든 것을 절대 모르는 채로 내버려두지 못하고 반드시 알아내버려야만 한다는 인간의 욕심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이것은 예부터 자에서의 자연의 개념은 보다 더 넓어져서, (이제 더 이상 알 것이 없다고 여겨지는) 인간 외부의 세계라기보다는, 이제 유일하게 남아있는 탐구와 정복의 대상은 자기 자신, 바로 이곳 지구의 가장 깊은 속과 인간의 내면 세계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얀은 인간의 체액과, 장기와, 혈액과 뇌의 전해질까지 모두 다 대체하는 실험을 했고, 그것은 곧 새로운 종의 인간을 만들어가는 작업이었다.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하나부터 열까지 거의 인간의 고유성이랄 것이 남아있지 않은 이 디퍼들은 개조되기 전과 같은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같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같은 인간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그 자체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면 무엇을 보고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가? 그런 논의는 소설 속에서도 나타나는데 샘케와 크리스의 대화에서 찾을 수 있다.-손에 감각이 없어.-얀에게 말해야하지 않을까?-그런 건 아니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이 손이 정말 나의 것일까, 하는. 말하자면 그런 감각이 없다는 거야. 나, 라고 하는 감각...인간으로서의 감각 말이야.이렇듯이 개조인간은 과연 그 전과 같은 인간인가에 대한 논의는 사실 이미 우리가 사는 사회 안에서도 물을 수 있는 질문들이다. 예컨대 심장과도 같은 생명에 필수적인 여러 장기들을 이식하고, 원래 없던 얼굴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성형수술에도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거울을 보면서 자기 얼굴이 아니던 얼굴을 보면서 ‘나’라는 것에 대한 개념은 그대로인가 아니면 바뀌었나? 이런 질문들 말이다.한편, 이 소설에 테세우스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테세우스는 그리스 로마신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로서, 크레타 섬에서 반은 인간이고 반은 소의 몸을 가진 미노타우르스라는 괴수를 죽이는 영웅이다. 결국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그 자체로 미노타우르스 이면서 동시에 테세우스이다. 이 테세우스들은 곧 미노타우르스로 거듭난 새로운 자기 자신의 목숨을 마치 주사위처럼 해구를 향해 끊다.
김애란 「서른」 발표문Ⅰ. 작가 소개Ⅱ. 줄거리Ⅲ. 작품의 특징과 해석Ⅳ. 인상 깊은 문장1. 작가 소개김애란(Kim Ae-ran)소설가출생: 1980년, 인천광역시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데뷔: 2002년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수상: 2010년 김유정문학상 대상2013년 제37회 이상문학상 대상2013년 제18회 한무숙문학상2011년 제2회 젊은작가상김애란 작가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들이 있다. 그 중 「서른」에서는 아버지의 부재, 주인공들이 힘겨운 노력을 통해 아주 평범한 생활을 꾸려나가는 것, ‘언어’에 대한 언급(서른에서는 “빠지다“) 이 세 가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2. 줄거리주인공 ‘수인’은 10년 전 같은 독서실을 다녔던 언니 ‘성화’로부터 편지를 받게 된다. 이에 ‘수인’이 10년 간 겪었던 일들을 언니에게 편지로 답장하면서 소설 「서른」이 시작된다.시골에서 상경하여 부모님의 반대를 불문하고 프랑스란 나라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J대 불문학과에 입학한 ‘수인’은 아르바이트, 교내근로, 보습학원 강사 등의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친구에게 빌려준 화물트럭이 교통사고를 내 운전자였던 친구는 즉사하고 여러 명이 다치며 책임을 지게 된다. 빚더미에 오른 ‘수인’은 벗어날 수 없는 가난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던 도중 같은 보습학원 강사였던 전 남자친구를 만나 설득당해 불법 다단계 회사에 발을 디디게 된다. 그 후로 인간관계를 팔며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던 도중 보습학원의 옛 제자 ‘혜미’에게 연락이 온다. 이때 ‘수인’은 ‘혜미’를 자기 대신 다단계 회사에 집어넣고 홀로 도망친다. 이후 ‘혜미’의 연락을 모두 무시한 채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던 ‘수인’은 ‘혜미’가 자살시도를 하고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녀가 이 편지를 ‘성화 언니’에게 부치고 ‘혜미’를 찾아갈지 고민하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3. 작품의 특징과 해석1) 작품의 구조「서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화자인 ‘수인’이 겪은나의 이야기가 흘러가는 구조로 단선적 플롯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수인’에게 악운이 거듭되어 나타나는데, 아버지의 교통사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전 남자친구의 배신과 다단계 회사로의 입사, 제자의 자살기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빠지는 것을 통해 악화일로의 플롯으로 볼 수 있다.일반적으로 인물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변화나 자유로운 연상의 흐름보다 외부적인 사건들의 연쇄가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비교적 서사성이 높다. 이 소설의 경우 ‘수인’의 심리적인 변화를 구체적으로 나타내거나 인물간의 대화가 자주 일어난다고 보기 어렵다. 편지를 통해 10년이라는 시간을 압축하여 쓰며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고 그 사건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연결이 됨으로써 서사성을 높이고 있다. 반면에 결말에서 이 서사성은 다소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수인’이 자신의 배신으로 인하여 식물인간 상태까지 된 ‘혜미’에게 찾아가야 할지 망설이며 소설이 끝이 나, 열린 결말로 독자에게 여지를 남긴다. 이와 같은 요소는 완결성이 높은 결말을 지닌 소설에 비해 서사성이 낮다고 보인다.서사의 좌표는 원으로 표시된 영역에 해당한다. 편지글의 형식을 통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마루타 알바’, ‘다세대주택’, ‘다단계’, ‘인강’ 등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언어를 통해 현실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어, 사실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진실을 탐구하고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소설 속 간혹 웃음을 유발하는 표현이 나타나고 있어 ‘놀이와 소망 충족의 꿈’의 영역에도 일부분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는 ‘수인’에게 거듭되는 어려운 상황을 대조적으로 더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이와 같은 구조를 통해 저자는 독자에게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점점 더 악화되는 상황 속에 빠진 주인공을 보며 우리는 자신과 동일시하거나 동정심을 갖기도 한다고난의 근본적인 원인이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구조의 문제도 포함함을 생각하게 한다. 일례로 “정말이지 할 수만 있다면 저도 누군가에게 ‘케이크가 들어 있지 않은 케이크 상자’를 보내고픈 심정이었어요.”라는 문장을 보면 부정부패한 사회로 인하여 겪는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현대 사회에서 방향을 잃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잘못에 의한 것만은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읽는 이는 자기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거나 위로를 건네기도 받기도 한다.2) 문체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화자 ‘수인’은 ‘성화 언니’에게 편지를 쓰며 지난 10년을 되돌아본다. 이 때 자신에게는 무엇보다 큰 시련이었을 사건들을 덤덤한 말투로 늘어놓는 수인의 문체가 인상적이다. 본문 중 “굳이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는 대학생이 학생 운동을 했고, 지금은 다단계 판매를 하게 됐다는, 그 정도일까요.”라는 구절을 통해 이러한 특징을 느낄 수 있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 거리를 두고 상황을 서술하는 수인의 태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객관화된 사건 자체를 주목하게 한다. 이러한 특징은 우리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감정을 이입해 그 의미를 깊이 재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과연 저자는 ‘수인’ 개인의 문제, 혹은 청년들의 문제만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또한, 독자들은 본문에 자주 등장하는 ‘~까요’, ‘~겠죠’와 같이 의문형으로 끝맺어지는 문장을 통해 수인의 정리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심리를 효과적으로 전달받는다. 우리는 이를 자연스레 읽고 지나가기보다 다시 한 번 돌아가 읽어보며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글 읽기를 할 수 있다.이 소설은 분명 ‘언니’를 향한 편지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대상이 없이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심지어는 우리의 생각을 대신 말해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인물의 대사나 생각 등을 따옴표 속에 그대로 집어넣어 직접인용해 보여주거실제 말을 건네듯 구어체를 사용하는 등의 장치들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또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생각들을 늘어놓는 ‘수인’을 통해 독자는 위로를 받고 일종의 통쾌함을 느끼기도 한다. 구체적인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그 과정에서 보이는 자책, 억울함, 막막함 등의 감정이 우리의 공감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것이다.3) 소설 속 상징과 소설에 반영된 사회모습 해석열수도 없는 공책만 한 창이 박힌 ‘노량도’는 합격해야 탈출할 수 있는 ‘감옥’과 같은 공간을 상징한다. 간혹 등장하는 ‘스푸트니크의 개’, ‘깨물어 먹고 싶을 만큼, 예쁜 서울’ 등의 표현들은 창밖의 세상과 단절된 ‘수인’의 서글픈 심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또한 이 소설을 2011년 당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거마 대학생 사건’과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피해자였던 ‘수인’이 가해자가 되고, 이러한 굴레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될 수밖에 없는 냉담한 현실구조를 비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눈앞의 배고픔과 온정에 목말라 무엇이 정의인지에 대한 생각은 할 겨를이 없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피라미드 제일 아래에 있는 사람을 애써 보지 않으려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그게 내가 되리라곤 생각지 않았거나,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요.’‘그때 제 머릿속에 강박관념처럼 꽉 차 있던 건 너무나 사실적인 배고픔이었어요.’‘그때 저를 위로해준 건, 제가 직접 손을 뻗어 만질 수 있는 누군가의 체온이었어요.’등의 구절을 통해 오롯이 드러난다.4) 문장을 통한 해석○ ‘이십대에는 내가 뭘 하든 그게 다 과정인 것 같았는데, 이제는 모든 게 결과일 따름인 듯해 초조하네요.’→ 제목에 대한 화자의 감정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문장인 것 같다. 소설 속에서 “사람 손이 8개라면?”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는데, 이는 사람이 10진법을 쓰면서 생기는 여러 고찰을 오히려 더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서른도 수학적으로는 십진법으로 인해 십의 자릿수가 바뀌는 나이이고, 이는 결국 사람이 다시 돌아보게 되는 지점이 되는 나이라는 것을 나타내려고 하는 것 같다. 소설 속에서의 화자도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어 자신의 인생을 편지라는 것을 통하여 돌아본다.○ ‘그래도 돌이켜 봄, 그때 저는 놀라울 정도로 건강했던 것 같아요. 내가 나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긍심 같은 것도 있었고, 이 모든 게 경험과 지혜로 남아 저를 성장 시켜줄 거라 믿었거든요.’→ 자신의 대학 생활을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며 대학생 땐 놀라울 정도로 건강하고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는 부분에서 당시엔 생활고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럼에도 불구하고 뒤로 갈수록 일은 잘 풀리지 않는데, 이러한 사전적인 장치를 통하여 사회 구조적인 모순을 보인다. 또, 편지를 쓰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본다면 자신의 잘못된 행동(혜미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는)에 대한 자기변명으로도 볼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요? 저도 그걸 잘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눈뜨고 보니 제가 다른 사람이 돼 있더라고요. 이전에도 채무자. 지금도 채무자. 예나 지금이나 빚을 진 사람이라는 건 똑같은데. 좀 더 나쁜 채무자가 되었다고 하는 게 맞을까요.’→ 한 개인이 노력을 함에도 불구하고 채무자이고, 잘못을 했음에도 채무자이다. ‘채무자’라는 하나의 단어를 통해 이질감을 주고 있다. 또한, ‘맞을까요.’와 같이 수인이 언니에게 의문을 거는 말투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오롯이 본인의 잘못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케이크가 들어 있지 않은 케이크 상자’를 보내고픈 심정이었어요.‘→ 사회 구조적으로 잘못된 문화 ‘뇌물’을 얘기한다. 이 문장 위에 케이크 상자를 보내서 취직이 된 친구가 존재한다는 것을 언급함으로서 부패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것과 동시에 ‘수인’이라는 인물이 아직 ‘양심’이라는 것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뒤의 다단계를 통해 애제자의 인생을 망쳤어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도록 하는 양면성을 만드는 요소가 된다.5)해석
황정은『복경』1. 작가 소개이름 : 황정은출생 : 1976년, 서울특별시데뷔 : 2005년 단편소설『마더』수상 : 2010년 한국일보문학상2012년 신동엽문학상???????2014년 이효석문학상???????2015년 대산문학상대표작 :『백의 그림자』『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 열차』2. 줄거리'나'는 웃고 싶지 않은데도 자꾸만 웃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은 어떻게 웃는 사람입니까. 어떻게 웃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당신이 어떻게 웃음을 경험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레벨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자신이 소파를 찢은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여기에 왔다고 얘기한다. 어린 시절, '나‘는 울지도 보채지도 않고 조용히 누워서 웃고 있는 아기였다. 아버지의 이른 죽음으로 혼자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어머니에게 그런 '나'는 안심이 되는 얌전한 아이였지만, 그 바람에 항상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있어야만 했던 '나'의 머리 뒤쪽은 눌려 있다. 두개골이 위쪽으로 솟아있고 정수리는 뾰족하며 뒤통수는 납작한, 이를테면 '가난한 머리통'을 가진 그는 학창 시절 스스로에게 드는 위화감 때문에 거울을 잘 들여다보지 못한다. 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나‘의 콤플렉스로 남게 되고 ’나‘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어머니와 가만히만 있었던 간난 아기 시절의 자신을 원망한다.'나'의 어머니는 8년 전 백혈병으로 돌아가셨다. 병의 확진에서 사망까지의 반년동안 힘든 시기를 보내고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진통에 필요했던 병원비를 댈 여력이 부족했던 자신과 남동생의 초췌한 모습을 지켜본 '나'는 ‘돈’을 인간다움의 전제라고 여긴다. ‘나’는 돈이 없어 병으로부터 살려내고 싶은 사람의 진통조차 해줄 수 없는 마음을 짐승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짐승이 되지 않기 위해 돈을 번다고 얘기한다.화장실에서 “인간은 일생 동안 하루를 웃는다.” 라는 문구를 보게 된 ‘나’는 또 다시 당신은 어떻게 웃느냐며 물음을 던진다. 침구류 매장에서 일을 하는 ‘나’의 직업은 사 웃음과는 다른 웃음, 즉 진심으로 기뻐하며 웃은 맛있는 웃음이었기 때문이다.‘나’가 일하는 매장의 매니저는 외양도 응대도 세련된 사람이다. 응대가 세련되었다는 것은 능숙하다는 뜻인데, 싱글 사이즈 담요를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더블사이즈 담요와 거위 털 베개까지 판매하는 그녀에게서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녀가 있는 매장은 항상 목표 매출액을 가장 먼저 달성하며, 이 때문에 주변 매장의 매니저들은 그녀를 따라하려고 한다. 매니저는 종종 백화점 근처 지하상가로 내려가 저렴한 옷들을 구매하고 그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괴롭힌다. 그녀가 직원을 노골적으로 갈구는 모습은 백화점 진상 고객들 중에서도 가장 악질인 사람들과 매우 닮았다. ‘나’가 그녀에게 왜 그렇게 하는지 묻자 그녀는 ‘나’에게 ‘도게자’에 대해 아냐고 반문하며 이에 대해 설명한다. 또 그녀는 존귀한 사람은 아무에게도 무시당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지 않아 무시당하는 쪽도 나쁘다고 말한다. 집에 돌아온 ‘나’는 존귀한 사람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스스로를 존귀하다고 여겨본 적이 없다. 그것은 어떻게 느끼는 것인가? ‘나’는 있는 그 자체로 존귀하다면 그것은 인간에 속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당신도 존귀한지 그렇다면 그것을 누구에게 배웠는지’ 반문한다.어느 수요일, 육 개월 전부터 이불을 환불하겠다고 수차례 전화로 문의한 고객이 매장을 방문한다. 사자마자 창고에 넣어두었다던 고객의 이불에 사용 흔적이 또렷해 매니저가 사용한 이불로 보인다고 하자 “우리한테도 그렇게 보인다. 포장도 안 뜯고 넣어놨는데 뜯어보니 이지경이다. 어떻게 이런 걸 팔 수 있냐? 무조건 환불해줘라.”라며 공격적으로 따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환불을 받겠다고 작정한 사람들을 당해낼 방법이 없기에 매니저는 오래 기다리게 하는 방법으로 복수한다. 매니저가 환불을 진행하는 동안 ‘나’는 이불을 세탁소에 보내기 위해 봉투에 넣은 이불을 바닥에 내리는데 의도치 않게 여자의 정강이를 때린다. 아 좋아질 수 있으니까 적당히 웃으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한 여자는 옆에 가서 다른 직원과 웃고 있고, 그 애기를 들은 사람은 ‘나’뿐이다. ‘나’는 입에 물었던 컵을 내려다보며 약간 어이없어 한다. 어느 날 ‘나’는 다음날 행사 준비 때문에 매장에 제일 늦게 남아 있게 된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매장을 걷다 피곤해서 그 소파에 앉는다. 그런데 앉아서 한번 쓰다듬었을 뿐인데 그 다음날 소파는 찢어져있다. 그러면서 cctv 속 자신은 미친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웃는 걸까 라는 말을 하며 자신의 상태를 돌아본다. 그리고선 또 다시 ‘당신은 어떻게 웃습니까. 나는 지금 웃는다.’라는 말을 하며 소설은 끝이 난다.3. 작품의 구조『복경』은 화자인 ‘나’가 겪은 이야기들을 진술하는 형식으로 서사가 전개되기 때문에 단선적 플롯이라 볼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사건들이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고 비슷한 상황이 나란히 연결되어 하나로 통합되는 유사성의 플롯으로도 볼 수 있다.이 소설의 ‘나’는 침구류 매장에서 일하는 서비스직 종사자이다. 다른 말로 감정노동자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주변에선 흔한 직종 중 하나이다. 때문에 ‘나’가 겪는 일들은 우리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고 누구든 마주칠 수 있으므로 이 소설은 리얼리티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나’가 처해져 있는 상황이 그럴듯하게 보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핍진성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리얼리티와 핍진성이 강한 이 소설의 특징은 서사적 좌표로 더 잘 나타낼 수 있다. 감정노동자가 처해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에피소드를 통해 환상적 상상력과 대비되는 사실적 상상력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소망충족의 꿈 보다는 진실 탐구의 욕망 쪽으로 더 치우쳐져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앞에서 잠깐 말했듯 이 소설은 ‘나’가 진술하는 형식으로 소설이 전개가 되는데 그 근거들을 소설 속에서 종종 찾을 수 있다. 우선 소설이 시작머니가 위독하신 상황)에선 이미 여력이 남아 있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화자가 이렇게 미쳐있는 이유를 굳이 소설 속에서 찾지 않아도 되는데, 이는 감정노동자가 겪어야 하는 비인격적이고 비참한 현실이 ‘나’를 통해 가감 없이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를 통해 자신이 지금껏 자신도 모르게 (화자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매니저처럼 상대방의 ‘도게자’를 보고 싶어 하지는 않았는지, 화자와 같은 서비스직 종사자에게 화풀이를 하지는 않았는지와 같은 성찰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화자와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들은 이 소설을 통하여 화자가 겪는 상황에 공감하게 되고, 공감하였다는 그 자체만으로 위안을 얻는 것이다.4. 문장해석1) 당신은 어떻게 웃는 사람입니까. 당신은 웃는 것을 어떻게 경험하는 인간입니까. 어떻게 웃고 있습니까. 나는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으로 당신의 레벨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에서 침구류 판매원인 ‘나’는 얼굴에 이상한 가면이 흡착된 것처럼 계속해서 억지로 웃는다. 이런 ‘나’는 당신에게 웃음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묻고, 이를 통해 당신의 레벨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데, ‘레벨’은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침구류 판매원인 ‘나’는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낮아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는 당신은 이렇게 웃어도 되지 않는, 즉 진짜 웃음을 웃을 수 있는 레벨의 사람인지(상위 계층), 자신과 비슷한 웃음을 지어야 하는 레벨의 사람인지(하위 계층) 묻고 있다.2) 살려내고 싶어도 살릴 수 없는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고통으로 괴로워하는데 진통조차 해줄 수 없는 형편이라면 그 마음은 뭐가 되겠습니까. 짐승 아니겠습니까. 짐승이 되어버린 것과 같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돈을 벌어. 그 짐승이 되지 않으려고 돈을 법니다.? ‘나’는 어머니가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당장 낼 병원비가 부족해 진통조차 해줄 수 없는 형편겪으며 살아간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결코 자신이 귀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위치, 상황에 놓여 보지 못한 ‘나’는 과연 이런 나도 그 자체로 존귀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과 회의감에 휩싸인다.5) 웃고 있네요. 화면 속에 내가 웃고 있어. 저 입을 보십시오. 저것은 웃늠인데, 보이나요? 왜 저렇게 웃는 걸까. …… 미친 것도 아닌데. …… 내가 지금 웃는다.? 진술 중 ‘나’는 CCTV에 찍힌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짜가 아닌 웃음, 웃늠을 짓고 있다. 미친 사람이어야 저렇게 웃는다고 생각한 ‘나’는 자신의 영상 속 모습을 보며 ‘왜 저렇게 웃는 걸까? 미친 것도 아닌데.’라는 말을 함으로써 자신은 미친 것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하지만 결국엔 ‘내가 지금 웃는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이를 통해 ‘나’는 현재 미친 상태임을 알 수 있다.6) 구겨집니다. 얼굴이 종이 공처럼 비어버리고 그 공허한 중심을 향해 바삭바삭 구겨지는 것입니다. 구겨지고 구겨지는 동안 이 입만은 점점 더 팽팽하게 당겨진 채로 웃는 얼굴입니다. 팽팽하게 웃는 입만 남습니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감정노동자인 ‘나’는 직원들 사이에서 정을 느끼지 못한 채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밖에 느끼지 못하고, 고객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언제나 고객의 비위를 맞춰주고 수많은 갑질을 당해 마음, 즉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이 웃고 있지 않다. 하지만 고객을 대하는 판매원으로서 늘 웃도록 강요받는 ‘나’의 입만은 웃고 있다. 여기에서 ‘구겨지다’와 ‘당겨지다’의 표현과 ‘웃고 있지 않은 마음(얼굴)’과 ‘웃고 있는 입’이 대조된다.5. 상징1) 제목, ‘복경’? ‘복경’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과 경사이다. 이 소설은 감정노동자인 ‘나’가 자신의 힘든 삶을 진술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이를 통해 힘들고 고달픈 우리 사회를 생각하게 하는데 제목을 이와 같이 ‘복경’이라고 지은 것은 표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실제와 반대되는 뜻다.
한강_눈송이가 녹는 동안1. 작가소개한강 소설가출생 1970년 11월 27일, 광주광역시학력 연세대학교 국문학 학사데뷔 1993년 문학과 사회 ‘서울의 겨울’ 등 4편의 시 당선1994년 서울신문 ‘붉은 닻’ 등단수상 이상 문학상, 동리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맨부커상경력 서울예술대학교 미디어창작학과 교수2. 줄거리이 이야기는 자정 무렵, 화자 K양의 집에 3년 전 죽은 직장상사인 임 선배가 찾아오며 시작된다. 왜 임 선배가 K양의 집으로 찾아오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임 선배는 K양의 13년 전 결혼식 때를 떠올린다. 임 선배는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말한다. 하지만 곧 시간이 흘렀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말한다. K양은 노래를 틀고 부엌에서 차를 끓이며 혼자 과거를 회상한다.[수련회 에피소드(과거)] K양이 입사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 회사에서 감포 앞바다 콘도로 회사 수련회를 떠났다. K양이 목격한 것은 류 선배가 뿌린 맥주를 뒤집어 쓴 채 핏발 선 눈으로 좌중을 둘러보던 임 선배의 모습이다. 이 때 K양은 류 선배의 이러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K양은 여느 다른 사람과 같이 그 자리를 피하고자 했으나 임 선배의 부탁으로 한발 짝 떨어진 채 토론하는 임 선배와 류 선배를 따라 바닷가를 걸었다. 그의 부탁의 눈길은 마치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곤란과 괴로움의 증인이 되어달라는 것만 같았다.다시 방으로 돌아와 보니 그는 K양의 책상위의 삼국유사 주석본을 읽고 있었다. 국립극장에서 연출을 하는 친구의 제안이기도 하였지만 다른 종류의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 그렇지 않으면 다시 어떤 글도 쓸 수 없다는 막막함 끝에 대본을 맡은 것 이였다. 그는 희곡이 잘 되어가는 지 물었다.깊은 산속 두 스님,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 있었다. 눈보라 치는 밤에 길 잃은 여자가 하룻밤을 재워 줄 것을 청하지만 노힐부득은 유혹이 두려워 거절하지만 달달박박은 여자를 암자로 들이게 된다. 달달박박은 여자의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나무욕조에 따듯한 물을 채워 주는데, 여자기가 ‘재미없지요’ 라고 물으며 이렇게 재미없는 이야기를 봄부터 매일 생각했다고 자답한다. 그러다 그녀는 문득 이 문장이 낮 익은 문장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습니다.[과거이야기( 국수집1 )] 류 선배가 임 선배의 얼굴에 맥주를 끼얹었던 그해 삼월 하순 회사 점심시간에 만났다. 류 선배는 지난 몇 달간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며 참 재미없는 이야기지, 그렇지? 라고 물으며 재미없는 이야기를 난 날마다 생각한다고 자답하였다.[현재이야기] K양은 더 이상 실패한 대본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서 창사기념일 이야기를 시작한다.[과거이야기(창사기념일- 월미도 가서)] 그날 임 선배, 류 선배, K양은 정장 차림으로 평일 오후 월미도의 놀이공원에 들어섰다. 임 선배와 류 선배가 번갈아가면서 산 입장권으로 다양한 놀이 기구를 타고 K양이 지갑을 꺼내 표를 사려고 할 때마다 류 선배는 K양을 말리며 햇병아리, 계란이 취급을 한다.[더 과거이야기(창사기념일- 월미도 가기 전)] 창사기념일 행사가 끝난 후, 류 선배가 임 선배를 찾아와 K양과 함께 월미도를 가자고 이야기한다. 셋이 같이 지하철을 타고 가며 임 선배는 윤 선배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류 선배는 선선히 대답을 하며 얘기합니다, 그제야 K양은 윤선배가 누구인지 대학 졸업 후 11년 동안 이 회사에 근속하며 K양의 입사 전 그들과 함께 잡지를 만들던 사람이란 것을 깨닫는다. K양은 3월 국수집에서 류 선배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생각해낸다[더 과거 (국수집2)] 이 회사는 보수적인 오너가 세운 작은 규모의 회사였고 그는 결혼과 함께 퇴사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진 사람이었다. 창사 후 수십 년 동안 이 원칙에 의해 나이든 남자상사와 어린여자 평사원으로 양분되었고 임 선배는 유일한 남자 평사원이었다. 그는 돌이 지난 딸이 있지만 퇴사할 이유가 없으니 변함없이 회사에 다녔고 상사들 또한 그는 끝까지 회사에 남아 책임을 맡을 사람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그를 다르게 대했다.임 선배와 류 선배의 선배였던 윤 선배는 서른네 살에 갑자기 모두가 사표를 쓰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상사들이 먼저 사표를 쓰는 순간 모두가 해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사원들은 저녁마다 모여서 누가 상사들에게 유포했는지 알려 했지만 결코 알 수가 없었다. 결국 그들은 깨끗이 졌고 회사에서는 각 부서 직원들을 모두 떼어놓았다. 류 선배는 자기 자신을 이해 할 수 없었다. 그 모든 과정을 임 선배가 몰고 간 것도 아니었는데, 나서지 않았을 뿐 늘 자신들과 같은 편이였고 같이 무력했던 것뿐인데, 류 선배 본인도 철저히 무력했는데 임 선배의 미소 짓는 얼굴에 술을 뿌릴 권리가 있었다고 믿었는가 생각한다.[조금 과거이야기 (창사기념일- 월미도 가서 탁구)] 입선배의 제안으로 저녁내기를 하기로 한 임 선배와 류 선배는 K양을 심판으로 하고 탁구경기를 했다. 누가 이겼는지는 어째서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임 선배와 류 선배는 점수를 얻어도 특별히 기뻐하지도, 잃어도 표 나게 안타까워하지 않았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가끔 함께 웃기도 하였지만 웃음의 끝은 길고 쓸쓸했다. K양은 이 둘 사이에 조심스러운 우정이 존재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것이 한차례 깨어졌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현재] 임 선배와 희곡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희곡의 제목은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이다.[희곡] 어두운 무대에 흰 조명으로 표현된 눈이 내린다. 음향으로 표현된 바람이 불고 그 사이를 한 여자가 뚫고 나아간다. 소녀는 걸음이 하도 느려, 마치 영원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현재] 임 선배는 지금 시각이 경주가 사고가 일어난 시각인지 물어본다. 그는 류 선배의 발인 전 날 밤늦게 도착했는데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정확히 어떤 사고였는지 알지 못했다. K양이 기억한 경주와 임 선배는 끝내 화해를 하지 못하고 서먹서먹한 관계를 지속했다. 여름 무렵에 관광용 헬기가 바다에 추락한 사고로 떠들썩하던 때, 임 선배는 사고에 초점을 두지 않은 채 보상금에 대하여 말을 하고, 경주는 그의 태도에 화를 낸다.[과선배가 사고차량을 돕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과거(국수집4)] 류 선배는 K양에게 ‘우리가 벌레 같다는 생각을 해’라고 말하며 우리들을 내려다보는 어떤 존재가 우리가 서로 찌르고 찔리는 코앞의 일도 알아채지 못 하는 장면을 내려다보며 벌레 보듯 혐오한다고 생각한다. 경주는 33살까지 회사에서 일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회사와 싸울 준비를 했는데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그녀 회사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였고, 선례를 남기기 위해 일 년을 버티다 회사를 나왔다.[희곡] 소녀는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함께 있어달라고 승려에게 말한다. 소녀는 욕조 안 물에 들어가 있는데 머리에 있는 눈 한 송이는 녹지 않는다. 승려는 머리위의 눈이 녹지 않음을 궁금해 하고 소녀에게 묻는다, 소녀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승려가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인데 무슨 소리냐고 하니 소녀는 우리는 시간 밖에 있다고 한다.[과거(류 선배 임 선배 단둘이 만남)] 류 선배가 임 선배를 찾아와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임 선배는 처음에 무언가 부탁할 것이 있어 자신을 찾아왔다고 생각했으나, 대화는 조용하고 어느 때보다 순조로웠다.[현재] K양은 늘 생각하던 경주가 오지 않고 임 선배가 온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K양은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갓길이 없는 구간을 지날 때 마다 경주를 생각하고 그러던 어느 날 차를 팔았다 .운전을 그만둔 진짜 이유는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했다.[현재] 임 선배가 희곡 얘기를 더 해보라고 한다. 하지만 끝내지 못한 K양은 이야기 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야기한다. 내용인 즉 소녀의 머리에는 눈이 녹지 않고 있고, 잠들지 못하고 언제나 같은 꿈을 꾼다고 이야기 한다. K양이 쓴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고통밖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생생해 더 쓸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는 더 쓰지 않아도 되니 원고만 넘기라고 하지만 친구가 무대에 올릴 그 극과 자신의 상상 속 그녀의 고통이 같지 않을 것을 깨닫고 보내지 못한다. 다시 현재, 밖에 걸어간다고 함. 임 선배가 같이 걸어가자고 한다. 그리고 임 선배의 제안에 함께 포장마차에 들어간다. 임 선배가 ‘K씨는 자신의 자리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라고 물어본다. K양은 긴장하고 자기 자리에 대해 물어보려는 걸까? 라는 등 생각을 하지만 정작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자세히 기억하지 못 한다. 그리고 임 선배와 헤어지고 집으로 간다. 다음날 임 선배가 꿈에 아주 낯선 아이지만 그 아이가 어린 K양이였다고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는 걱정이 되었나봐 라고 스스로 꿈을 분석한다.[현재] 창문을 열고 발자국이 없는 눈 쌓인 인도를 보며 경주에게 보낸 메일을 생각한다. 내용은 경주는 늘 마음 어딘가 부서져서, 굳이 살고 싶지 않았었지만 이제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얘기한다. 그 후 임 선배가 일어나 창문 앞에 K양과 나란히 선다. 이제 밝아지려는가 생각할 때, 둘은 허공을 묵묵히 바라보며 소설은 끝이 난다.3. 소설 소개- 인물소개(1)임선배임선배는 3년전 암으로 사망하였다. 전 회사에서 윤선배의 고통에 방관하는 입장이었으나 자신에게 고통이 생겼을 경우 적극적으로 바뀜(2)류선배(류경주)경주는 까다롭고 유난하고 피곤한 선택을 하는 사람이다. 이는 윤선배의 문제에서 방관하는 임과의 다툼에서 알 수 있다. 이후에 자신에게 고통이 찾아왔을 때 후배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한 것은 임선배의 입장을 이해 했다고 볼 수 있다.(3)k양임선배와 류선배 사이의 고통 밖에 있는 인물이다. 임선배는 삼국유사주석본의 여인처럼 자신들의 고통 밖에 누군가가 객관적으로 현재의 상황을 판단하여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나, k씨는 자신의 희곡에서 소녀처럼 고통밖에서 오는 평화로부터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소설배경한강은 수상소감에서 그저 저의 서툴고 서툰 방식으로 턱없이 부족한 힘을 다해 애도하고 싶었습니다. 그토록 예민하고 소소하고 조그만 사람들이 마주해야 했던 윤리적 선택에 대해 더듬더듬 말하고 싶었습니다. 깨끗함에 대한 갈망이 때로 얼마나 강하고 무서운 것인지에 대해
정이현 〈트렁크〉작가소개정이현 작가는1972년 서울특별시에서 태어났으며, 2002년에 제 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대표작품으로는 ‘달콤한 나의 도시’가 있다. 학력사항으로는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 학사, 같은 대학의 대학원 여성학과를 수료했으며 이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줄거리토요일 오후 네 시 (시체 발견)토요일 오후 네 시 주인공인 ‘그녀’는 아침부터 흩날리던 눈발에 마른 면 걸레를 찾으려 그간 열어보지 않던 자신의 새 차 트렁크를 열기 위해 차를 세웠다. 그녀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처럼 트렁크가 따라오고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한 채 앞만 보고 달려왔다. 트렁크를 열자 그 안에서 그녀는 회사 아르바이트생인 ‘선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멍하니 안을 들여다보다, 가만히 트렁크를 닫고 운전석으로 돌아가 앉는다. 비로소 그녀는 자신의 턱이 덜덜 떨려오고 있음을 느낀다.한 달 전사건일로부터 한달 전 철두철미한 성격의 그녀는 주간 스케줄을 모두 완료한 후, 순조롭게 자신의 새 차를 계약하러 간다. 2002년형 진주 색 EF 소나타 골드. 그녀는 자신의 새 차를 마음에 들어 한다.금요일 오전 여섯 시여느 때처럼, 그녀는 오전 여섯 시에 눈을 뜨고 미리 세운 플랜에 따라 나갈 준비를 한다. 그녀는 오전 일곱 시 오분 경에는 피트니스, 여덟 시 삼십 분에는 출근, 여덟 시 사십오 분에는 오늘 자 뉴스레터를 읽는 등 촘촘하게 짜여진 스케줄을 따라 행동한다. 열 시에는 지사장 주재의 간부 회의에 참여하여 유능한 일 처리를 뽐낸다.금요일 오후 여섯 시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그녀는 새로 부임한 지사장인 브랜든과의 저녁 식사를 위해 화장실에서 꼼꼼히 화장을 고치고 나오는 길에 권을 마주친다. 권은 그녀와는 불륜 관계이며 그녀의 현재 사회적 위치에 기여를 한 인물이다. 권은 그녀에게 핸드폰을 왜 꺼 두었냐는 둥 집착적으로 추궁하려 들지만, 그녀는 그런 권을 무시하며 사무실의 아르바이트다. 그 후 선미를 지하철 역에 내려주고 저녁식사에 늦지 않기 위해 길을 재촉한다.금요일 오후 일곱 시 반브랜든과의 만족스러운 저녁식사 후 그가 계산을 할 동안, 그녀는 화장실에 가 먹은 음식을 억지로 토하며 자기관리에 철저한 모습을 보인다. 그녀는 권의 음성메세지를 무시하고 레스토랑을 나서서 브랜든에게서 정성스레 포장된 장미꽃다발을 받는다. “로맨틱한 밤이었다. 그 밤의 주연 여배우 답게 그녀는 고른 치열을 자랑하며 활짝 웃었다.” 라고 본문에 서술된다.토요일 오후 네 시 (시체 발견)토요일 오후 다섯 시선미의 시체를 발견한 후 인 토요일 오후 다섯 시, 다시 배경이 소설의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초조함을 감추려 노력하며 전화를 받지 않는 권에게 계속 전화를 건다. 이럴 때 떠오르는 사람이 권 뿐이라는 것에 그녀는 자조한다. 그녀는 선미가 왜, 어떻게 그곳에 들어있는지 뒤엉킨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녀는 초조해 하며 자신이 선미를 마지막으로 본 인물임을 알아차린다. 현실적인 그녀는 그 사실이 자신이 최선을 다해 쌓아 온 커리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단은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그 전날밤 브랜든과 헤어진 후 권과도 만남을 가졌던 것을 상기하고 그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마음을 먹는다.토요일 오후 여덟 시 반그녀는 이태원에서 흔한 디자인의 크고 튼튼한 트렁크를 산 후 권의 집 앞으로 찾아간다. 그녀는 공중전화로 권에게 전화를 걸었고, 십 분도 채 지나지않아 권이 놀란 눈치로 달려 나왔다. 그녀는 그녀가 겪은 일들을 설명했고, 권은 지나치게 당황한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분당의 한적한 공원으로 가 트렁크 안의 시체를 확인했고, 그녀는 차에 돌아와 혼란스러워 하는 권을 구슬린다. “괜찮아. 다 잘될 거야. 날 믿어.”일요일 오전 두 시그녀는 머릿속의 수많은 완전범죄 사례들과 계획들을 떠올리지만, 권은 들으려 하지 않으며 술을 찾는다. 권은 그녀에게 자수를 권유했지만 그녀는 코웃음 치며 “이게 나 혼자만의 문제인 줄 알아?분한 버릇(생수를 병째로 마시는)을 보며 거부감을 느낀다. 물을 마시는 권의 뒤로 기척 없이 다가간 그녀는 브랜든에게 받은 장미가 든 크리스털 꽃병으로 그의 뒤통수를 힘껏 내리치고 권은 이상하리 만치 무기력하게 쓰러진다. 꽃병과 함께 흩어진 장미의 가시에 손이 찔린 순간 그녀는 모든 상황을 실감했고 곧바로 권을 이민용 트렁크에 담았다. 스스로의 손으로 하지 못할 일이란 세상에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생각하며 청소를 마친 그녀는 피부 탄력을 위해 메이크업을 꼼꼼히 지우고 잠자리에 든다.일요일 오전 열 한시 반그녀는 주말의 스케줄 대로 교회에 예배를 나가 두 손을 맞잡고 예절 바르게 찬송을 따라 부른다. 살인을 한 다음날임에도 본인의 스케줄을 지키기 위해 기도를 하러 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연출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그녀와 대조시켜 상황적 아이러니를 강조한다.월요일 오전 여섯 시그녀는 여느 때처럼 오전 여섯 시에 눈을 뜨고 트렁크를 이끌며 출근에 나선다. 그녀는 본문에서 이렇게 서술합니다. “트렁크는 다만 고요했다. 겨울 해가 운전석 위로 비스듬히 쏟아지자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빛이 들어오지 않는 작고 캄캄한 공간에서 사지를 웅크리고 잠이 들고 싶었다. 아기집 같은 동굴 속 비로소 그녀는 모든 비밀을 이해할 것도 같았다. 그날, 어쩌면 선미도 그녀와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안온하고 조용한 곳을 찾다가 제 손으로 트렁크 덮개를 열고 들어가, 그 안에서 곤한 잠을 청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왠지 마음이 푸근해졌다.” 그렇게 잠시 감상을 느낀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출근길에 올랐다. 우아하고 완벽한 뒷모습은 본사의 고위직을 보좌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그녀는 자신의 새 차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라고 생각하며 소설은 끝이 난다.특징 / 해석이 소설은 초반에 스릴러라고 생각했던 것 같지 않게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이나 사건 중심의 스토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주인공의 그에 대한 대처나 심리 묘양하고 풍부한 해석이 가능한 상징적인 요소가 돋보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위주로 해석을 진행하려 한다.그녀: 우선 주인공인 ‘그녀’는 유일하게 소설 속에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다. 작가는 그녀에게 이름, 즉 개성을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그 누구라도 ‘그녀’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런 그녀는 자신의 목적,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주중, 주말을 아우르는 촘촘한 스케줄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녀의 생활을 묘사하는 스케줄, 플랜 같은 단어들이 그러한 성격을 더욱 부각시킨다. 그 철저함은 소설 내 다른 인물들에게도 발휘되는데, 예를 들어 그녀는 권과의 관계를 이용해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지만, 최근 새로 발령된 지사장과 친밀한 관계를 쌓으려고 하는 등 타인과의 관계를 수단으로 여기며 계산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그녀는 본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일정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자신의 외모, 그 모든 것들을 관리한다. 또한 브랜든과의 저녁 식사 이후의 서술, “로맨틱한 밤이었다. 그 밤의 주연 여배우답게 그녀는 고른 치열을 자랑하며 활짝 웃었다” 라는 부분에서 그녀는 장미꽃을 받고 로맨틱하다고 느끼는 사람답지 않게, 마치 연극의 한 장면을 묘사하듯, 즉 ‘그녀’라고 지칭되는 인형을 조종하듯이 그녀 자신마저 수단화〮타자화 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강간당한 직후에마저 깊은 절망감이나 수치심이나 분노를 느끼지 않고 권의 지저분한 버릇에나 신경을 쓰는 듯한 태도가 이 점의 근거가 된다.선미: 본문에서 그녀는 자신의 차에서 선미와 대화를 하며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 “저 나이 때 자신은 어떤 웃음 소리를 갖고 있었던가. 잘 기억나지 않았다,” “다시 그 나이로 돌아가라면 그녀는 단호히 고개를 저을 것이다”라고. 이러한 내용을 보면, 선미는 단순히 같은 회사 아르바이트생 이라기보다는 그녀의 과거를 투영하는 매개체라고 볼 수 있다.결말의 모호함 (범인이 등장하지 않음): 소설 내에서는 선미를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그러라면 무엇이든 버릴 수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그런 점이 그녀를 범인으로써 보여지게 한다.트렁크: 트렁크는 이 소설의 제목임과 동시에 가장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왜 시체가 굳이 ‘트렁크’에서 발견되었을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의문은 왜 그 안의 시체가 굳이 ‘선미’ 였을까? 라는 물음과도 이어진다.이 소설에서 ‘트렁크’는, 본문의 “대부분의 운전자들처럼 거기, 트렁크가 따라오고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한 채 앞만 보고 달려왔다” 라는 문장을 봤을 때, 앞으로 가는 것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당연히 뒤따라오는 무언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차를 언급할 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라는 문장을 자주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차를 타고 앞으로 가는 것은 그녀가 추구하는 사회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녀의 행동 전반이 이 ‘앞으로 가는 것’을 위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트렁크는 앞으로 가는 것, 즉 ‘성공’에는 영향/이득을 주지 못하는 요소이며 그러므로 중요한 고려대상이 아니게 되고, 나아가 그녀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버릴 수도 있는 무언가 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미의 시체가 발견된 공간도, 그녀의 계획에 위협이 되는 권의 시체를 집어넣게 되는 공간도 트렁크이다. 그리하여 그녀가 자신의 커리어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버린 모럴이나 죄책감, 그녀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서술한 과거(=선미) 등 그녀가 져버린 것들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하지만 그런 그녀라도 소설 후반의 “갑자기 좀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그녀의 심리에 대한 서술이나, “아기집 같은 동굴 속!”, “ 안온하고 조용한 곳” 이라고 트렁크에 대한 묘사를 한 것으로 보아, 그녀가 본인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철저히 목적만을 쫓는 삶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트렁크 즉 이미 버려버린 것들에 대하여 어떤 정이나 그리움을 느끼고 있고, 현실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곧 결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