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국내 관광지지금 개성 강한 사진을 남겨야 할 때코로나19에 이은 폭우, 곧 있을 폭염. 세계적인 재난으로 여행은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여행자들이 여행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금 소셜 미디어에는 ‘언제부터 해외를 갈 수 있는지’를 궁금해 하며 ‘코로나 끝나고 갈 여행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자들이 ‘집콕’하며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갈망이 강해진 지금, 그들의 여행 리스트에 국내 관광지가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지난 7월 프랑스 관광청은 아이디어 좋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게시물에 '코로나 이후 가보고 싶은 프랑스 여행지'와 '지금 가장 그리운 프랑스 여행지'를 쓰면 추첨을 통해 프랑스 여행 도서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이벤트는 프랑스 여행지를 검색하거나 멋진 여행 풍경을 떠올리게 해, 프랑스를 여행리스트에 담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마리아나 관광청 역시, 자신들의 SNS를 통해 아름다운 마리아나 제도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고 있다. 그들이 올린 영상물을 오면 마리아나는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힐링 되는 영상을 보다 보면 저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반면, 우리나라는 국내 여행 산업 부흥을 위해 돈을 주고 있다. 이 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가야 한다. 코로나 이후에 또 갈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문제는 지원 분야가 특정 장소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마케팅이 정부에서 농촌 여행을 지원하는 ‘농할 쿠폰’이다. 물론 우리나라 ‘농촌’은 아름답다. 또 안전할 수 있다. 하지만 ‘농촌’에서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여행자는 별로 없다.현재 여행자의 니즈는 어디에 있을까. 안전하고, 아름다운 풍광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곳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에 당시 여행자가 느꼈던 행복과 두고두고 어필될 자랑거리, 여행자의 개성과 신념까지 담겨야 한다. 그 특별한 사진 한 장을 보고, 우리는 그 여행지를 따라 간다.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는 카페나 숙소가 대부분이다. 관광지에서 특별한 사진을 남기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지자체에서 활용하는 스탬프 이벤트다. 남들 다 가는 그 곳에서 나만의 개성을 담고 싶어 하는 여행자는 별로 없다. 여행자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경우, 자신의 나라를 홍보하기 위해 외국 여행자들을 무료로 초대를 한다. 그리고 아무런 스케줄도 쥐어 주지 않는다. 각각의 여행자들이 자신들만의 장소를 발견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제공된 자율성 안에서 여행자들은 자신들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며 특별한 사진 한 장을 남긴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보며 우리는 코로나 이후 떠날 여행 리스트에 핀란드를 올리게 된다.
가키야 미우 저 독후감‘상처를 바라보는 용기’이 책에는 네 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그 에피소드에는 각각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유부남에게 속아 5년을 버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마저 잃어버린 직장인, 모든 지 다 해줬던 아내를 잃었으나 살아가는 방법을 찾지 못한 장인, 홀로 노후를 보내야 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노부인,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엄마. 이 상처받은 사람들이 가족들의 의뢰로 만나게 된 정리 전문가 ‘오바 도마리’를 만난다. 그녀의 정리법을 불만 어린 시선으로 따르며 자신의 상처를 인식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려는 의지를 얻게 되는 힐링 서적이다.스스로의 상처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 소설 속 네 명의 의뢰자(의 가족들) 역시 그렇다. 이들은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그 상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인식하고 있지만 외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상처받지 않은 척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다. 되레 남들이 보기엔 멋지기까지 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이 상처받은 사람들의 방은 그렇지 않다. 그들이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그러낸다. 그들의 집에는 엉망진창이었고, 조금만 살펴봐도 슬픔이 벌레들처럼 쏟아져 나왔다.나도 다르지 않다. 전 재산을 잃고 나는 미니멀 라이프라는 라이프스타일에 푹 빠져서 살았다. 그에 맞춰 방 안의 모든 것을 물건을 버렸으나, 그 곳을 내 삶에 맞게 만들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되는 대로 방치했다가 이제는 그 방에 있는 것조차 싫어졌다. 아마도 이 태도는 내 상처를 외면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상처받은 사람이 그렇듯. 이 상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상처를 들여다본다는 건 굉장히 두려운 일이다. 또 어떻게 해야 내 상처를 바라볼 수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아주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 ‘심리상담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핑계거리는 늘 많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가보지 못했다.그건 아마도 ‘상처가 방치된 상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더러운 방에 사는 등장인물들이 지저분한 방에서 간지러움을 느끼지 못하듯, 상처받은 사람들은 상처를 방치하는 것이 당연한 삶의 형태가 된다. 그러나 그 삶의 형태를 계속 유지해서는 안 된다. 그 당연한 사실을 상처받은 사람들도 알고 있다. 소설 속 의뢰자(의 가족들)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 도마리라는 정리 전문가가 내민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지 않았다.물론, 남에게 상처를 보이는 행위는 굉장히 끔찍하고 창피한 행위다. 하지만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이런 치욕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스스로의 상처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그 삶의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정리 전문가 오바 도마리는 의뢰자(의 가족들)의 상처를 극복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줬고, 그들을 상처를 방치하게 하는 삶의 태도에서 벗어나게 끄름 상황을 조정해줬다. 그 결과 자기 의사를 확실하게 말하지 못해 이용만 당하던 직장인이 단호한 태도로 자신을 보모로 활용하는 동료와 심심풀이로 이용하는 불륜남을 거절하는 장면과 같은 상처를 가진 유가족들을 만나고 다시 삶의 의욕을 찾게 된 어머니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