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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진기행> 시공간 분석
    시공간 분석1. 들어가며은 1964년에 발표된 김승옥의 단편소설로 주인공 윤희중이 고향 무진(霧津) 에 내려왔다가 다시 서울로 떠나는 이야기이다. 무진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첫 장면이 시작되고, 다시 무진을 떠나는 버스 안에서 마지막 장면이 그려진다. 이렇듯 은 크게는 서울과 무진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소설의 플롯이 전개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의 주인공의 생각과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다. 외부에 보이는 것들이 자신의 눈에 어떻게 비춰지는지 그리고 그것의 자신의 감정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등이 작품의 시공간의 변화와 함께 맞물려 주인공의 눈과 입을 통해 섬세히 표현되고 있다.본고는 이러한 의 시공간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였다. 작품에 나타나는 공간적 배경인 '서울-무진-서울'의 구조를 바탕으로 하였고, 구조를 분석하면서 공간의 이동 및 윤희중의 심리 변화, 각 장소가 가지는 의미 등을 분석하였다. 더불어 분석의 정리와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과의 비교도 함께 제시하였다.이러한 본고의 분석은 을 다방면에서 살펴보며 소설의 여러 요소들을 풍부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할 것이며, 다른 작품들과의 비교를 통해 이 가진 여러 요소들의 특징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줄 것이다.2. 의 시공간 분석2.1. 의 구조 분석은 작품 안의 네 개의 소제목을 통해 플롯의 구조를 잘 드러내고 있다. 네 개의 소제목을 차례대로 언급하면, '무진으로 가는 버스', '밤에 만난 사람들', '바다로 뻗은 긴 방죽', '당신은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이다. 즉, 서울에서 무진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무진에서의 이야기가 중심을 차지하다가, 다시 무진을 떠나 서울로 귀경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서울-무진-서울'이라는 구조의 여로형 소설이며, 서울에서 무진으로 향하는 장면과, 무진에서 서울로 오는 장면이 전체 작품을 감싸고 있는 액자형 소설이다.이렇듯 이 작품은 분명한 두 개의 공간적 배경(무진, 서울)을 가지고 있어, 공간의 이동에 따른 주인공의 태도 및 심리 작품에서의 서술과는 별개로, 시간적으로 볼 때 그리고 윤희중의 삶 전체를 놓고 볼 때는 서울이 중심에 놓여 있다. 윤희중은 무진으로 귀향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위해 무진에 들렸다가 다시 원래의 삶의 터전인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서울 밖의 공간, 서울 주변의 공간으로서 무진이 위치하게 된다. 즉, 똑같은 무게를 가진 양분된 공간으로서 무진과 서울이 배경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무진을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공간이 서울이기도 하고, 윤희중의 본래 삶의 터전이 있는 서울의 주변으로서 무진이 있기도 하다.뿐만 아니라 작품의 공간 구조를 분석함에 있어서, '무진'이 가지는 시간적 위치가 두 가지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무진은 윤희중이 과거에 살았던 공간이기도하고, 현재 서울에 살다가 잠시 쉬러 다시 방문하는 공간이기도하다. 그리고 이 별개의 두 공간이 가지는 의미및 윤희중의 두 공간에 대한 태도가 같지 않다. 따라서 무진 역시 두 공간으로 분리하여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여러 연구에서는 이 작품을 무진과 서울의 대립, 과거와 현재의 양분법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 주된 관점이었다. 하지만, 본고에서는 이렇게 시간적 위치와 주인공의 태도가 달라지는 두 공간의 무진을 분리시켜 바라볼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시간적으로 분류를 하자면, 작품의 서술을 바탕으로 할 때 현재 윤희중이 무진에 와 있으므로, 대과거인 무진, 과거인 서울, 현재인 무진으로 분류된다.앞서 언급한 서울과 무진의 대비적 관계에 대해 세부적으로 작품에서 드러나는 바를 분석해보겠다. '서울'은 윤희중이 현재 무진으로 향하기 전 살고 있는 삶의 공간이다. 안정된 직장이 있고 사회적으로 출세한 공간이며, 자신을 지지하고 뒷받침해주는 아내와 장인영감이 있는 곳이다. 윤희중에게 일상이자 현실인 공간이다. 그리고 근대성을 보여주는 도시이며 밝은 햇빛이 비추는 공간이기도하다. 한편 '무진'은 그곳으로 향하면서부터 마음이 편치 않을 정도로, 과거의 어둡던 청년 시절을 윤희중의 생각과 그곳에서의 감정, 각 공간이 가지는 의미를 분석해보겠다. 우선 액자형 소설이라는 구조를 활용해, 무진에 올 때와 무진을 떠날 때의 윤희중의 생각과 공간의 의미를 살펴보고자한다. 즉, 작품의 맨 앞부분과 맨 뒷부분의 내용을 붙여서 함께 살펴보겠다. 서울에서 윤희중은 돈을 잘 버는 제약회사의 전무님이 될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무진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방법으로 떠올린 것은 다름 아닌 '수면제'이다. 윤희중은 '누구나 조용히 잠들고 싶어 하고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상쾌한 일'이라고 말한다. 조용히 잠든다는 것은 도시에서의 삶과 대비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인 서울에서는 조용히 잠들 수 없는데, 조용히 잠드는 것이 상쾌한 일이라고 평가한 것은, 윤희중이 도시에서의 삶에 있는 그대로 만족하지는 못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공적으로 수면제라는 상품을 만들어 조용히 잠들게 하는 것은 최선이 아닌 차선의 방법이다.여기서 최선이 아닌 차선의 삶을 위한 제품인 수면제는 비유적으로 윤희중의 삶을 상징한다. 윤희중은 버스를 타고 무진으로 향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면서 만끽하고 감탄하였고, 그러한 자연의 모습에서 수면제를 떠올렸다. 무진은 그러한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이다. 그것이 윤희중의 관념이 만들어낸 무진인가와는 상관없이 그리고 이후에 무진에서의 감정 변화와는 별개로, 액자구조 앞부분에서 무진으로 향하는 윤희중에게 무진은, 바람이 살갗을 간질이고 한적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하지만 이제 작품의 맨 뒷부분을 보면, 자신의 가족과 일상이 있는 서울로 윤희중은 돌아가야 한다. 하인숙에게 쓴 편지를 다 쓰고도 찢어버린 것처럼, 윤희중은 할 수 없이 현실의 세계로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 서울은 윤희중에게 최선이 아닌 차선의 공간인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아늑한 휴식은 없지만, 그리고 '조용히 잠들 수'는 없지만, 소외되고 억압받지 않는, 스스로를 모멸하진 않아도 되는 그러한 차선의 공간인 것이다. 즉, 액자형 구조에서 앞부분에침없이 해내곤 했었던 것이다'와 같은 대목에서 알 수 있듯, 현실의 공간인 서울을 벗어나 무진을 향하게 되자 그의 머릿속에는 공상이 가득하게 된 것이다. 현재의 무진과 대비되는 현실적 공간으로서 서울, 그곳에서의 윤희중의 사유방식을 짐작해 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어서 윤희중은 자신의 눈과 입을 통해 대과거 때 무진에 가졌던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내가 몇 마디 입안엣 소리로 투덜댄 것도 무진에서는 항상 자신을 상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과거의 경험에 의한 조건반사였었다'에서 알 수 있듯, 대과거 때의 무진은 윤희중에게 자신을 상실하는 공간이었고, 그 트라우마가 현재 윤희중에게도 남아있다. 또한 대과거의 무진을 떠올리며 서술할 때에는,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수동적인 표현 방식이 사용된다. 예컨대, 골방에 처박혀 있다 던지, 시간이 알아서 흘러간다던지, 잠이 나에게 채찍질 한다 던지, 미친 여자가 무진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끄집어 내준다던지, 긴장도 풀어버릴 수밖에 없다 던지와 같은 표현들이다. 이러한 표현들을 통해 대과거 때의 무진은 윤희중의 좋지 않은 기억과 어둡던 청년 시절이 담겨 있는 공간임을 내용적으로 알 수 있음과 더불어, 수동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그가 대과거 시절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생활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대과거의 무진에 대한 윤희중의 태도와 감정 역시 매우 부정적이다.한편 무진에 온 후 윤희중은 줄곧 서울과 비교의 시선으로 무진을 바라본다. 그의 정체성과 인식의 중심에는 굳건히 도시가 자리한 모습이다. 도회인으로서 신문을 읽고, 서울에서는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말을 하는데 무진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비교한다. 출세한 도회인으로서 무진에서 다른 사람들이 낑낑대며 살아가는 모습이 우습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서술을 통해 윤희중의 서울에 대한 태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서울이라는 공간이 직접적으로 작품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무진에 대비되는 공간으로서 서울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같은 맥락에서 작품 초반면이 묘사되기 시작한다. 부부 간의 교합을 떠올릴 때도 이제 '부부'가 아니라 '창부와 그 여자의 손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과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신문을 찾으러가고 무진 사람들의 모습을 우습게 여기는 온전한 도회인으로서의 초반부 모습과 비교할 때, 상당히 서울에서 무진으로 기울어졌음을 알 수 있다.이러한 경향은 후반부로 갈수록 짙어진다. 이제 서울에서 자신을 전무님으로 만들려고 애쓰는 장인영감을 생각하니 무진에 있는 묘 속으로라도 들어가고 싶어졌다. 또한 거들먹거리며 매우 바빠하는 '조'의 모습에서 서울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서울에서의 '나'와 점차 분리된 자아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쓸쓸하다'로 표현되는 대과거의 무진에서의 '나'와 달리, 이제는 예전에 그토록 쓸쓸하고 고립되었던 방에서 하인숙과 함께 잠자리를 갖게 되었다. 이와 함께 하인숙에 대한 사랑도 점차 깊어진다. 먼저 하인숙이 윤희중에게 접근해왔던 것과 달리, 이제는 하인숙이 자신과 같이 서울로 가지 않을까 불안해지고, 스스로가 하인숙을 서울로 데려가고 싶어졌다.이렇게 자아 인식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 서울에서 무진으로 옮겨오고, 무진에 대한 윤희중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되어 가는 와중에, 윤희중은 상경하라는 아내의 전보를 받게 된다. 전보를 받은 이후 윤희중은 혼란에 빠진다. 안개가 낀 무진의 모습처럼, 자신의 감정과 공간에 대한 인식들이 어느 것 하나 선명하지 못하고 혼란스럽고 모호하다. 인숙에게 쓴 편지에 서울로 오라고 말하지만 결국 찢어버리고 만다. 서울로 가기로 결심했지만 무진을 한 번만 긍정하기로 스스로 다짐한다. 계속해서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를 보여주며 체념과 단념의 정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무진과 서울 양 쪽에 대해 어느 곳 하나를 완전히 긍정할 수도, 서로를 대립적으로 바라볼 수도 없는 모호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자신의 일상과 현실이 있는 서울로 향하게 되지만, 사실 무진은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선명히 말해주고 있다. '안녕히 가십것이다.
    인문/어학| 2020.10.19| 6페이지| 4,400원| 조회(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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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세전>에서 주인공의 공간 이동 및 심리 분석
    에서 주인공의 공간 이동 및 심리 분석1. 들어가며의 저자인 염상섭은 한국 근대소설의 확립자로 불린다. 그만큼 을 비롯한 그의 작품들은 한국 문학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고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많은 분석과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특히 은 3?1운동이 일어나기 전 우리 사회 의 모습과 민족의 일상생활 현실을 사실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다. 그리하여 이 작품에 대해서는 주로 역사적?사회적?정치적 시각에서 많은 분석과 고찰이 이루어져 왔다. 그런 가운 데 본고에서는 작품의 주인공인 이인화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공간 이동 및 심리를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꼼꼼한 작품 읽기를 바탕으로 내재적 분석을 진행할 것이다. 이러한 주제와 접근방식을 택한 것은 우선 이 작품이 이인화라는 매우 큰 비중을 가지고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을 설정하고 있고, 상당 부분이 이인화를 중심으로 1인칭시점으로 서술되고 있어 세밀한 심리 표현 또한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작품을 한 편의 소설로서 가능한 한 외부적인 정보에서 멀어진 채 내재적으로 음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작품에 나타난 여정의 순서를 따라 가되 크게는 공간적으로 일본과 조선으로 나누어서 이인화의 공간적 이동 및 심리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2. 주인공의 공간 이동 및 심리 분석은 주인공 이인화가 동경에서 경성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동경으로 떠나려는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서술하고 있는 여로 소설적 성격을 보인다. 이인화는 계속해서 짧게는 하루, 길게는 수 십여 일 간 한 장소에 머물다 이동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 공간들을 크게 둘로 구분해 보면 일본과 조선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 공간적 배경을 분석의 기본 틀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작품의 내용이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고 있으므로 그에 맞추어 주인공 이인화의 시선을 가까이에서 따라가며, 그의 시선에서 본 것들, 그가 가졌던 생각들, 보였던 행동들, 심리적 반 자신의 생활이 더 중요했던 것이고 돈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잘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내에 대한 애정이라고는 아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는 ‘당장 숨을 몬다는 전보를 받고 나서도, 아무 생각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고 무사태평’이다. 그리고 혼자서만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한다. 예컨대 어서 가보아야 되지 않느냐고 묻는 P자에게 ‘죽으면 죽었지, 어떡하긴 무얼 어떡해’라며 웃어 보인다. 자신의 현재 감정에 매우 솔직하고 당당한 인물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사랑에 대한 생각은 더 나아가 사랑하는 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도 모두 자신의 ‘자유’임을 강조한다. 부부간이라고 반드시 사랑하여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사랑을 의무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의 사랑관에 따르면 아내가 죽어 가는데 술을 먹는 것 역시 ‘양심’이라기보다는 ‘관념이란 가면’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문제가 된다. 이러한 자기 자신을 ‘집착 없이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인화는 이렇듯 동경을 배경으로 한 작품 초반부에서 자신의 직관, 감정, 솔직함, 자유, 순박함 등을 중시한다.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관념, 가면, 노예, 교양, 위선, 허위 등을 들며 이로부터 탈피, 해방되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자신 스스로도 전자를 추구하는 삶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나아가 이러한 그의 양분되고 비판적인 태도와 감정들은 그의 아내와 동경에서 만나는 정자라는 여인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조선에 있는 아내 그리고 아내에 대한 사랑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앞서 언급한 후자의 부정적 시선을 보이고 있고, 동경에 있는 정자와 관련해서는 전자와 같은 긍정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아내가 위급하다는 전보를 받았음에도 정자가 있는 M헌에 들러 목도리로 장난치며 정자의 목을 껴안기도 하고 키스하는 흉내를 내기도 한다. 또한 이인화 자신도 정자는 ‘허영심이 앞을 서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어떻게 해보겠다는 정열는, 아내가 아닌 어머니가 아프셔서 가봐야 한다고 거짓말을 쉽게 하기도 한다. 자신도 왜 그런 거짓말을 했었는지 모르겠다고 할 만큼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즉, 그는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순박한 삶을 살고자 하지만, 동경이라는 배경 속에서 이인화는 아내의 병보단 돈을 먼저 챙기고, 학업과 관련된 일에는 쉽게 거짓말도 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의 당당한 태도 역시 M헌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후에 일본인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조선인 노동자의 안타까운 현실을 들으면서도 침묵을 지키고, 정자 앞에서도 조선 청년으로서의 열등감을 보이기도 한다. 그에게서 적어도 동경을 배경으로 한 초반부에서는 민족의식에 기반한 진보적이고 비판적 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한 정신은 마비 된 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그는 자신의 현재 감정에 한해서만 그저 직관적이고 진솔한 모습을 보이며 그것을 자유이고 순박함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다.이렇듯 이인화는 일본에서 살면서 스스로도 민족 의식이 '마비'되었다고 말하며 현재를 즐기고 가식과 위선을 지양하며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따르고 표현하였다. 그러면서도 근대화된 일본에 잘 동화 된 듯 개인과 자유를 강조하고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던 그가 하관에서 조선으로 가는 배를 타게 되면서 가방 검사를 당하고, 그 안에서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무시하는 발언을 듣게 된다. 이전까지는 스스로도 '근 십년 동안 인제는 무관심하도록 주위가 관대하게 내버려'두었던 인물이지만, 배 안에서 조사를 당하고 조선인을 무시하는 발언을 듣게 되면서 그의 저항적 감정이 서서히 속에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점차 배가 조선에 가까워질수록 그의 반항심과 민족의식은 점차 구체화되어간다. 스스로도 과거에는 '민족관념을 굳게 의식지 않았고', '정신이 마비'되어 있었다고 말하는 것에서부터 이미 자신도 감정의 변화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도 '없는 반감을 끓어오르게 하는 모양'이라던지, '무심중에 주먹이 등이 더욱 강하게 표출된다.2.2. 공간적 배경: 조선위와 같은 이인화의 감정변화는 부산 도착이라는 공간 변화와 맞물려 계속 이어진다. 처음 내리자마자 그가 서술한 자신의 감정 상태는 '반가움'과 '안심'이다. 그리고 곧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들어서면서 그는 조선인의 가난과 굶주림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면서 조선과 조선인에 대한 연민과 애착이 점차 강해지는 모습과 한편으로는 식민 지배에 대한 반감이 커져가는 모습 보이게 된다. '김치가 먹고 싶고', '불쌍한 흰옷 입은 백성의 운명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길러준 조선인 어머니가 아닌 이별한지 칠팔 년이나 되는 일본인 아버지를 찾아간다는 여 종업원에게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확연히 동경에서 민족적 의식이 마비된 채 유학생활을 보내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이인화는 기차를 타고 부산에서 김천으로 이동한다. 그곳에서부터 자신의 가족과 친지들을 한 명씩 만나게 된다. 조선인의 실상을 더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되고, 공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조선에 한층 더 깊숙이 다가서게 된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 일본식으로 변해가는 길거리, 저항 의지를 상실한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일본인에 대한 비판의식이 커져간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동경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무력하게 살아왔던 자신의 모습과 달리 마음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어떠한 의지가 점차 생겨나게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들과의 거리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자신의 생각을 가족들에게 강하게 피력하며 마찰을 빚기도 한다. 예컨대 사랑에 있어 상대방을 간섭하면 안 된다고 하고, 구제나 자선 행위는 사회가 병들었다는 반증으로서 이기적인 충동이라고 보며, 자기를 위하여 사는 것이 인생의 이상이라고 말한다. 본인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직관적이고 솔직한 면모는 어느 정도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유나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근대적 정신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더 자세히 직시하게 되면서 그는 자조적인 시선으로 조선의 상황을 '공동묘지'로 묘사하기도 한다. 그의 현실 인식이 더 심화되고 날카로워진 대목으로 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이와 결부된 다른 의지적 행위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좌절감과 체념의 정서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는 병에 걸려 위독한 아내에 대한 감정과도 연결된다. 일본에서는 단지 전보로만 아내의 상태를 전달받았다면, 이제는 바로 옆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아내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가엾은 생각이라고는 아니'나지만 그래도 '금시로 나가 버릴 수가 없어서 그 옆에 앉아'있는 등 일본에서의 아내와의 심리적 거리보다는 가까워진 모습을 보인다. 동경에서는 조선인 그리고 아내에 대해 정신이 마비된 채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은 공간적으로 그들과 더 가까워졌고 심리적으로도 연민이든 비판이든 체념이든 간에 좀 더 거리가 좁혀진 모습이다.이인화는 여전히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기분에 따라 행동한다. 또한 이인화는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을 보고 단번에 그 속내를 알아차릴 정도로 눈치가 빠르고 심리적으로 기민한 인물이다. 하지만 조선에 와서 식민지 현실을 직시하면서 저항의식이나 민족의식, 비판의식 등이 점차 강하게 생겨나면서 그의 감정과 행동도 좀 더 복합적인 측면을 보이게 된다. 예컨대 아내의 곁을 지키고 있으면서도 정자의 생각이 머리에 바로 떠오르긴 하지만, 동경에서 자신도 모르게 M헌으로 향했던 것과는 달리 '서울 온 지 일주일이나 지난 뒤'에 엽서를 부치게 된다. 또 어머니가 부인을 가엾어 하는 것에 전혀 공감을 못해주다가도 누워있던 부인이 생긋 웃어주면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그리고 부인이 죽고 나서는 세계대전이 끝난 후 조선의 상황과 부인에 대한 '가엾은 추회' 등으로 '새삼스럽게 기분이 무겁고' 복잡해진다. 그래서 그는 조선을 '한시바삐 빠져 달아'나고자 하지만 결국에는 좀 더 조선에 머물기로 결정한다. 또한 정자에 대한 태도에서도 그의 복잡한.
    인문/어학| 2020.10.19| 5페이지| 4,400원| 조회(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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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없는사회> 논평문/감상문
    를 읽고 나서나에게 학교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는데 학교 없는 사회라니 첫인상이 좋지만은 않았다. 학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서술하는 데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저자는 이 가설이 받아들여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까지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힌다. 진지한 모습에 자세를 바로잡고 나도 그에 발맞추어 진지하게 책을 들었다.단순히 학교라는 공간을 없애자는 주장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사회 전반의 학교화를 지양하고 그 중심에 있는 학교를 폐지하자는 주장이어서 색달랐다. 학교와 교육의 개념에 대해 좀 더 유연하고 폭넓게 사고하게 되었다. 의무교육제도를 좋은 것으로 여기고 더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 저자는 의무교육제도를 비판하며 학교 자체가 교육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학교가 주도하는 학교 있는 사회는 우리 현실에서도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력사회, 경쟁 조장 등은 물론 학교라는 것과 교육을 동일시하는 바람에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교육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서비스화 되고 제도화된 교육을 접하고 있다. 교육의 본질은 사라지고 학교라는 제도적 집단이 학생들을 지도 내지 통제하며, 학생들은 학교를 직업과 밀접하게 연관시키곤 한다. 교육의 현장이 직업훈련소와 다를 바 없어진다는 것은 슬프고도 무서운 일이다. 일제고사도 이와 연관하여 생각해볼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의 취지와 실제 실행된 모습의 괴리로 인해 논쟁이 많다. 국가가 나서서 전국의 학생들의 학력을 조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자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예컨대 독일의 경우 주별로 교육 정책이나 시험이 각기 달랐는데, 피사쇼크를 겪고 나서 정부가 주도해 국가 전체에서 시행하는 시험을 도입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독일 내에서도 논쟁이 뜨겁다고 한다. 이러한 국가 주도 시험은 모든 학생들의 고른 학력 신장을 추구하는 것이겠지만 그 내용과 방향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는 의문이다.저자는 또한 이러한 부작용 외에 우리가 흔히 긍정적인 영향으로 여겨왔던 것에 대해서도 반기를 든다. 저자는 모든 사람을 학교에 다니게 하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학습권을 제약하고 모든 사람들이 참된 교육을 받을 수 없게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환경이 개선되어도 학교를 통한 보편적 교육은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현재까지도 우리 사회의 화두인 보편적 복지, 보편적 교육에의 추구와 정반대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개개인이 서로 지식?기술?경험을 나누어 가지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망(educational webs)형성을 제안한다. 억압적이고 획일적으로 모든 학생들을 학교에 의무적으로 다니게 하고 그들 모두에게 동일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사람의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은 이상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학교가 오히려 계급을 나누고 빈곤을 초래한다는 것은 너무 놀라운 생각이었다. 저자는 강제적인 학교화가 필연적으로 사회를 양극화 한다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가난의 고리를 끊어주는 곳이라는 생각에 전면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만한 부분이 충분히 많았고, 교육망 형성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공부는 우연히 얻는 것이라는 생각도 일견 일리가 있어보였다. 또 뒤에서는 학생은 그들이 배우는 모든 것을 교사에게 얻지 않는다고 콕 집어 말한다. 시험을 위한 암기라는 생각에 씁쓸히 웃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요즘은 교육과정이나 교수법이 많이 발달하여 이러한 부작용을 많이 개선하고 있다고 하지만, 국가 주도의 학교가 모든 학생을 강제적으로 수년 간 학교라는 곳에 두게 하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이 많을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책에서는 학생들을 유폐한다는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독일과 같이 어렸을 때부터 적성 탐색을 거쳐 본인의 진로에 맞는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어떨까. 초등학교 4학년은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중학교 이후부터는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교육을 선택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려서부터 공부로 줄 세우고 대학교에 와서도 졸업장과 학점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깊이 있게 탐색하고 좀 더 이른 시기에 그에 맞는 교육을 받는 것이다. 예컨대 독일의 장인 문화 같은 것도 본받을 만 하다고 생각된다.저자는 이 밖에도 계속해서 학교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나열해가며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시켜 나간다.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학교화’된 학생들은 어떤 것이 정말 가치 있는 것인지 혼동하게 된다고 한다. 제도 속에 물들어 스스로 배우려는 능력이 줄어들며 제도 순응적인 사람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하고 혹은 스스로 생각하길 거부하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받아 적기에 바쁜 교실 모습을 떠올려 보면 저자의 말은 현재 이 시간에도 유효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두기 보다는 별 탈 없이 잘 졸업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 버린 지금 우리는 ‘학교화’된 것은 아닐까. 이러한 측면에서 저자의 다소 강한 주장들은 우리가 현실을 순응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좀 더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인문/어학| 2020.10.19| 2페이지| 2,500원| 조회(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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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트루먼쇼> 요약 및 해석, 감상문
    요약 및 감상내용은 매우 단순하지만 들여다볼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 이다. 한 사람이 살고 있는 세상이 전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그 세상 밖에서는 그의 삶이 평생 방송 되고 있다. 만들어진 세트와 쇼라는 이 간단한 상상이 현재 우리의 삶에 주는 울림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영화의 첫 장면은 ‘트루먼 쇼’를 소개하는 방송으로 시작된다. 영화 속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트루먼 쇼’는 이 영화의 제목이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방송의 제목이기도 한 것이다. 실제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트루먼 쇼’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의 방송이 보여진다. 그들은 입을 모아 트루먼 쇼는 진실이고 축복받은 인생을 담아낸다고 말한다. 진실과 축복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이 말은 맞는 말이 되기도 틀린 말이 되기도 할 것이다. 모든 것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고 인위적으로 조작되는 세상 속에서 모든 것이 공개된 채 살아가는 주인공의 삶이 과연 축복받은 인생일까. 실제 벌어지는 현상을 담았다고 해서 그것이 근원적으로는 조작과 인공에 의한 것이라면 과연 그것을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이어서 주인공 트루먼의 일상생활은 24시간 있는 그대로 방송에 노출된다. 그 세트 안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모두 아는 배우들이고, 사방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으며, 교통, 날씨 등 거의 모든 것들이 방송 제작자에 의해 통제, 조정이 가능한 세트이다. 그 세트 안에서 트루먼은 아무 것도 모른 채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트루먼은 친구에게 불쑥 “너는 떠나고 싶지 않아?”라고 묻는다. 그리고 자신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피지에 갈 것이라고 말한다. 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는 것도 알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다는 것도 알면서 그는 이러한 피지에 꼭 가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이 넓은 세상을 탐험해봐.”라며 자신을 말리는 아내에게도 자신의 뜻을 피력한다. 그의 탐험정신,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트루먼은 관객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달의 모습이나 위치, 한 사람이 서 있는 부분에만 비가 내리는 현상 등에 대해 깊이 의문을 품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어떻게 보면 아주 당연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세상 속에서 갓난아기 때부터 쭉 살아온 트루먼이기에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세트)은 이상할 것이 없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생각해보게 된다. 정상적인 것과 이상한 것을 구별짓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들을 나누는 절대적인 기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것들은 우리의 익숙함에서 비롯된 상대적인 개념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익숙함은 생각보다 꽤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던 트루먼에게는 좋아하는 여성이 있었다. 제작진 측에서 방송에 도움이 되지 않아 그녀를 세상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트루먼은 그녀(실비아)를 그리워한다. 그녀와 트루먼은 대학에서 만나 서로에게 반했고 몰래 사랑을 키웠다. 그녀 역시 세트 안에서 주어진 역할만 담당해야하는 배우였기 때문에 트루먼과 사랑을 키우는 것은 금지된 일이었다. 그녀는 몰래 트루먼과 바닷가로 가서 그에게 진실을 말해준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에서이다. “모두가 너에 대해 알고 있어. 이것도 다 너 때문에 만든 가짜야. TV 쇼야.”라고 다급히 말하고 그녀는 제작진일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에게 끌려 결국 세트 밖으로 내보내졌다. 실비아라는 인물은 이 영화에서 매우 독특하고 독보적인 인물이다. 첫 장면에서 다른 배우들이 모두 이 쇼는 진실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유일하게 실비아만이 이 쇼는 모두 가짜라고 말한다. 자신의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하고 시청률, 광고에만 신경쓰는 주변 지인들과 달리 실비아만이 트루먼을 쇼에 나오는 주인공이 아닌 진정 한 인간으로서 대하고 사랑해준다. 트루먼은 실비아의 옷을 안으며 그녀를 그리워 한다. 그 모습을 TV로 보고 있는 실비아 역시 그를 안타깝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트루먼이 껴안고 있는 그녀의 옷에 달린 배지 또한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배지에 쓰여져 있는 ‘How's it going to end?'라는 질문은 영화 자체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고, 관객이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다. 현실에 안주하고 매몰된 시각에서 벗어나 좀 더 거시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게끔 유도한다.그 이후 트루먼은 점차 주변을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주파수 오작동으로 제작진끼리 자신에 대해 하는 말을 엿듣게 되고, 사람들이 규칙적으로 자신 주변을 맴도는 모습 등을 알아차리게 되면서 그는 점점 의심을 키워간다. 그가 회전문을 빙빙 돌다가 다시 나오는 장면은 트루먼이 이처럼 생각이 바뀌었음을, 새로운 사람이 되었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의심을 키워가다가 그는 숨겨진 제작진들의 공간도 발견하게 되면서, 의심을 확고하게 굳히게 되고, 결국 무서움을 가진 채 그는 차를 타고 도망을 가게 된다. 결국은 잡히게 되지만 트루먼의 혼란은 막을 수가 없다. 결국 그는 다시 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로 물을 매우 무서워하는 그이지만, 배를 타고 혼자 바다를 건너 탈출하려고 한다. 진실, 앎에 대한 열망, 자유에 대한 열망은 다른 그 무엇보다도 강력함을 알 수 있다. 물론 제작진은 그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으려 한다. 그 이유는 가장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것으로는, 쇼의 원활한 지속과 그를 통한 명예와 부의 획득이 있다. 아니면 자신의 작품(쇼)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서 자신의 창작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고 창작 희열을 느끼고자 함일 수도 있다. 아니면 제작진이 진정 트루먼을 아껴서 물론 방법적인 면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지만, 모든 것이 통제 가능하고 불행을 겪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에서 계속 편안하게 살게 만들어주고 싶을 수도 있다. 제작자인 크리스토프가 “난 트루먼에게 특별한 삶을 살 기회를 줬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역겨운 곳이지. 씨헤이븐은 천국이야.”라고 말한 것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파도와 맞서 싸우면서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세트를 탈출하겠다는 트루먼의 모습에서 이러한 제작자의 의도는 결코 적절하지 못한 생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날 막을 생각이라면 차라리 죽여라!”라고 처절하게 외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동시에, 인간이라는 존재, 삶의 본질, 목적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분명 인간은 의식주가 갖춰진, 1차적 욕망이 충족된 삶에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고차원적인 욕망을 가지고 가치를 추구해 나가는 존재이다. 트루먼이 이렇게까지 탈출을 시도하려하지만 크리스토프는 태풍을 더 강하게 일으키면서까지 그를 막으려 한다. 그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촉촉하고 따뜻하다. 제작진으로서, 트루먼을 간접적으로나마 수 십년간 길러온 사람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그는 여러 가지 지위를 가진 채 각기 다른 생각을 마음속에 갖게 되고 그로인해 내적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태풍은 멈췄고, 트루먼은 거의 망가진 배 위에 녹초가 되어 쓰러져 있다. 그는 지친 몸을 일으켜 기어코 닻을 올리고 만다. 그의 자유에 대한 열망, 의지에 감탄이 나온다. 그렇게 배를 타고 바다 끝까지 항해하던 그는 결국 세트장 벽에 부딪히게 된다. 놀란 그는 벽을 더듬으며 자신이 몰랐던 만들어진, 조작된 세상을 느껴본다. 그리고 또 처절하게 벽을 부수기 위해 온 몸을 던진다. 사방을 둘러 보는 그의 눈빛과 표정에서 온갖 절망과 배신, 허무, 놀라움 등이 묻어난다.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그는 탈출할 수 있는 문 앞에 서게 된다. 막상 문을 열고나니 두려움이 생긴다. 그 때 하늘(천장)에서는 크리스토프의 음성이 마치 신의 음성처럼 들려온다. 그는 두려움와 단호함, 분노 등을 담아 “Who are you?"라고 첫 마디를 건넨다. 크리스토프는 이 쇼를 통해 수 백만명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고 말하고, 너는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고 말하고, 실제 세상에는 거짓말과 속임수뿐이지만 자신이 만든 세상에는 진실이 있고 두려워 할 게 없다고 말한다. 본인이 그 쇼의 주인공이 되길 원치 않는다고 할 때, 한 명의 희생으로 수 백만명이 기뻐한다면 이는 정당한, 할만한 행동인가? 조작된 세상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과연 진짜일 수 있을까? 거짓말과 속임수뿐인 세상이 과연 조작된 세상보다 못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크리스토프의 말에는 그의 가치관이나 철학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관객은 이러한 그의 태도를 보면서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점검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에게 너는 두려워서 결코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트루먼은 결국 그 어느 때보다 활짝 핀 얼굴을 하고선 인사를 건네고 밖으로 나간다. 그는 실제로 문 밖의 세상은 어떨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한 번도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트루먼은 그 두려움을 이겨냈다. 무엇이 그를 태풍에 맞서 견디면서 그곳까지 오게 했을까? 자유가 없는 삶은 죽느니만 못하다는 그의 생각, 자유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의지가 아닐까. 그리고 그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무언의 응원과 힘을 눈빛을 통해 가득 담아 보내는 어떤 사람의 존재가 아닐까. 결국 이로서 방송은 중단되었고, 시청자들은 그의 탈출에 환호했으며, 몇몇 사람들은 방송이 중단되자 금새 다른 채널을 찾아본다. TV밖의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이 놀랍다. 이미 트루먼은 같은 인간이 아니라 TV속의 어떤 이미지나 물화된 객체에 불과한 존재가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독후감/창작| 2020.10.19| 3페이지| 3,700원| 조회(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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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도와 조직의 경제사> 감상문/독후감/레포트
    경제사의 경제학에서의 유용성에 관하여-오카자키 데쓰지, 이창민 옮김, 『제도와 조직의 경제사』, 파주: 한울, 2008-1. 서론경제학을 수년 간 배우면서도 경제사란 단어는 아직까지 그리 친숙하지 않다. 이는 그만큼 경제사라는 개념에 대한 노출빈도가 적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경제사란 무엇일까. 경제사가 가지는 경제학에서의 지위와 그것만의 독립적 가치는 무엇일까. 실제로 본인이 경제사 과목을 수강신청하기 전부터 품었던 질문이다. 이제 그 의문들을 『제도와 조직의 경제사』라는 책과 함께 풀어볼 차례이다. 경제학을 공부해 나가는 데 있어, 경제학이란 학문 그 자체에 있어, 경제사는 어떠한 의미와 유용성을 지닐 것인가. 이것이 진심으로 궁금해진 본인은 이 책을 정독함과 동시에 이 글을 통해 그 유용성을 나름대로 진지하고 깊이 있게 아래에서 살펴보고자 한다.2. 경제사는 경제학에 유용한가'경제사'란 문자 그대로 보면 경제의 역사 정도로 풀이할 수 있는데, 경제현상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그것을 이론적 방법이 아닌 역사적 방법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이 고른 『제도와 조직의 경제사』에서는 다른 경제사 서적들과 달리 경제사가 가지는 의미를 약 30쪽에 걸쳐 비교적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 이후로는 차례로 경제성장, 경제발전, 시장경제의 발전, 생산 조직 및 금융 제도의 발전에 관해 역사적 인식과 설명을 언급하고 있다. 경제 현상에 대한 전반적인 큰 시각을 놓치지 않으면서 꼭 알아두어야 할 중요 사항들을 일목요연하고 자세하게 역사적 흐름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특히나 경제사의 유용성에 관해 이 책의 서술이 가지는 특징 및 장점은 여러 저명한 학자들의 연구 내용 및 주요 국제학술지의 내용을 통해 경제사 연구의 큰 흐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경제사 연구의 세계적 동향을 아는 것은 경제사의 발전 과정을 인지하는 것임과 동시에, 그것 자체가 가지는 경제학에서의 주요 의미를 파악하는 것으로서 경제학도들에게 큰 의의가 있다. 예컨대, 이 책에서는 경제성장에 대한 개념과 내용을 설명하면서, 관련 이론들이 어떠한 역사적 배경 하에서 각각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특히나 경제성장과 같이 긴 호흡으로 추세를 파악해야 하는 개념에 있어서 경제사는 그 빛을 발한다. 막연한 추세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알맞은 각각의 구체적 데이터를 곳곳에서 제시한다. 실증적?경험적 연구의 장점을 극대화 하여 역사라는 시간적 흐름 속에 경제학을 잘 녹여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인지가 없다면, 경세성장에 대한 각각의 지식들은 낱낱이 흩어진 하나의 퍼즐 조각과도 다름없을 것이다. 퍼즐 조각이 모두 맞춰져야 전체 그림을 만들 수 있듯,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경제성장과 관련된 GDP 자료들, 로버트 솔로우의 성장 모형, 맨큐의 확장 모형 등은 경제사라는 실타래로 묶여져야 비로소 각각의 위치와 의미가 확보된다고 할 수 있다.나아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정확하게 인지하게 된 것 중 하나는, 경제사가 매우 구체적?개별적 특성을 띄며 현실?실천적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경제 현상을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이론 경제학과 함께, 경제학이라는 학문에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경제사가 하는 것이다. 즉, 경제학을 숨 쉬는 생명이 있는 학문으로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경제사인 것이다. 혹자는, 경제사가 경제라는 이름을 빌려 쓴 역사의 하위 부류일 뿐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역사적 교훈'이라는 강력한 키워드를 제시한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미래를 예측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사 연구가 없다면 나침반을 잃은 채 바다 한 가운 데 떠있는 기우뚱 거리는 경제학이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이 책은 경제사 연구가 없었을 때와 있었을 때를 실증적으로 비교해서 그 유용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예컨대, 세계은행이 발행한 '동아시아의 기적'라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여태껏 전통적인 개발정책이라고 알려졌던 것들이 역사적으로 유효했는지, 그 외에 다른 요인들은 경험적으로 없었는지를 보여준다. 즉, 실제로 이러한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메울 수 있는 것 또한 역시 실증?경험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경제사인 것이다.
    경영/경제| 2020.10.19| 2페이지| 2,500원| 조회(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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