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찾아서...- 마레에게 일어난 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그냥 손 잡으면 음~’과거 유명한 과자 광고의 CM송의 일부이다. ‘정을 주고 받는다.’라는 컨셉을 내세운 이 제품은 지금까지도 승승장구하는 장수제품이다. 평범한 과자에 ‘정’이라는 의미가 더해져 소중한 느낌을 주듯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아도 통하는 감정의 교감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진다.은 가족 간의 진정한 사랑과 소통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할머니의 치매’와 ‘할아버지의 죽음’을 직면한 어린 소녀의 성장을 다룬 그림책으로 화려하고 섬세한 콜라주 기법으로 펼쳐진 일러스트들이 먼저 시각적으로 독자를 압도한다. 마레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그림의 색감과 구성은 책을 보는 재미를 훨씬 극대화 해준다.아무도 예상 못했을 그 때, 엄마가 벚나무 아래 등나무 의자에서 책을 읽고 있을 때 참을성 없는 아이 마레가 태어난다. 가장 처음 한 말이 ‘엄마’도, ‘아빠’도 아닌 ‘과자’일 정도로 활기 넘치고 과자를 좋아하는 마레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할머니다. 언제나 마레와 함께였고, 마레처럼 과자를 좋아하는 할머니. 그런 소중한 할머니가 어느 날 쓰러졌다 다시 깨어나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예전처럼 마레와 놀아줄 수 없었고, 많은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어른들은 할머니가 말을 할 수 없다고 하지만 마레는 믿지 않는다. 단지 예전의 할머니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냥 그대로 할머니와 놀아드리기로 한다. 이어 찾아 온 할아버지의 죽음에 간호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레는 할머니의 소망대로 휠체어를 밀어서 할아버지 곁으로 이끈다. 그제서야 할머니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과자’‘치매’라는 단어를 굳이 쓰지 않고 할머니의 상태를 표현해 낸 작가의 창의성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가족의 변화 앞에서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레의 태도가 그만큼 자연스럽게 독자에게도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할머니를 향한 마레의 모습에서 진정한 소통이란 마음과 마음이 전해지는 감정의 교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지만 6살 마레에게는 당황스럽고 피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 여전히 소중한 할머니인 것이다. 할머니의 눈을 보고 그대로 마음을 헤아리고, 할머니가 원하는 것을 공감한다. 편견 없는 마레에게는 할아버지의 죽음마저도 특별한 일이 아니다. 삶과 연결된 일상의 한 부분이며, 마레에게 일어난 일은 누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6살 아이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갑작스러운 가족의 변화를 어ㄸ?ㅎ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세상 모든 실수투성이 가족들을 위해‘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사토신 글, 하지리 도시가도 그림. 한귀숙 옮김, 키위북스)유난히도 교육이 많은 시대다. 인성 교육, 놀이 교육, 감정 코칭 등등. 그 중에는 부모 교육도 있다. 이렇게 개인의 감정까지 ‘교육’이란 단어가 붙는 시대지만 ‘이것’만큼은 교육으로 될 수 없다. 그건 바로 부모의 ‘사랑’이다. 자녀를 향핸 부모의 사랑은 교육을 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상적인 부모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이 사랑을 정확하게 표현할 줄 몰라서 오해가 생기고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렇게 마음과 표현이 달라 곤란했던 가족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오해 되는 여러 사건들이 펼쳐진다.아이를 꼬옥 끌어안고 있는 사랑 가득한 표지를 넘겨 핑크빛 내지를 거치면 아이러니하게도 첫 장에서 아이에게 핀잔을 주고 있는 엄마가 나타난다. 책 속의 부모들은 약속이나 한 듯 아이를 향해서 무서운 인상을 하고 한껏 목소리를 높인다. 어리광을 부리고, 새로 사 준 크레용을 부러뜨리고, 공개 수업 내내 장난을 치면서 잔뜩 꾸미고 참석한 엄마를 부끄럽게 만들고, 장난감을 가지고 싸우느라 결국 엄마를 폭발하게 만드는, 이 집 저 집에서 혹은 오늘 우리 집에서도 있을 법한 사건들이 빵빵 터진다. 하지만 이어지는 아이의 사랑스러운 대답에 분노가 이내 미안함으로 바뀌고 마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엄마 아빠가 몰랐구나. 미안하구나.”내 아이이기에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당당했고, 큰 소리 칠 수 있었던 부모들을 향해 ‘우린 그런 마음이 아니었어요.’라고 대신 변명을 해준다. 책에 나오는 부모들은 자책하는 대신 아이의 마음을 몰라준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모자란 자신을 인정한다. 육아서 같은 정답도 아닌, 부모는, 아이는 이래야 한다는 다그침도 아닌, 잔잔하게 보여주는 서로에 대한 솔직함과 인정이 독자들의 마음에 감동과 교훈을 준다.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의 말에 먼저 귀 기울여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그려 놓은 것 같은 따뜻한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한 이 책은 한창 호기심이 많아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감정 이입이 발달하고, 자신의 이야기 만들어내기를 즐기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 적합하다. 책을 통해 아이들은 나의 엄마 아빠도 실수할 수 있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나 동일하다는 것을 느끼고, 부모 역시 아이의 보이는 행동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며 아이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돌아볼 수 있다. 책을 읽고 표지 그림처럼 내 아이를 꼬옥 안아 준다면 아이와 마음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