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드릴게요》 서평1. 머리말《목소리를 드릴게요》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쓴 SF 단편들을 모아 놓은 정세랑 작가의 첫 SF 소설집이다. 자꾸만 사라지는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찾기 위해 시간 여행을 떠나는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 대학교 동아리에서 좋아했던 오빠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의 선택권을 가진 유경의 이야기 ‘11분의 1’, 어느 날 모조 지구로 납치되어 홍보책임자로 근무하게 된 주인공의 고군분투기 ‘모조지구혁명기’, 치매에 걸린 사람조차 3시간은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는 파란 알약에 관한 이야기 ‘리틀 베이비 블루 필’ 등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설들은 각기 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지구와 멸망, 문명과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신선한 경고와 충격을 선사한다.주제와 메시지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소설집이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인류 문명의 문제점을 경고하고 있는데, 책이 세상에 나온 2020년은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보면 매우 적절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은 그 무엇보다 재난 영화 같은 한 해였기 때문이다. 팬데믹 상황을 온몸으로 겪은 우리이기에 인류 문명과 환경에 관해 얘기하는 이 소설에 더욱 주목할 수 있게 된다. 코로나 시대에 읽는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2. 〈리셋〉이 전하는 인류와 지구의 이야기〈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21세기가 좋아. 22세기면 더 좋을 것 같아.’라는 미싱 핑거의 대사는 세기와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22세기, 23세기에 대해 따로 떠올릴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소설 속에서 끊임없이 ‘세기’라는 키워드를 상기시키고 있다. ‘나는 23세기 사람들이 21세기 사람들을 역겨워할까 봐 두렵다. 지금의 우리가 19세기와 20세기의 폭력을 역겨워하듯이 말이다.’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당연시되던 문화였지만 현재의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는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메세지는 소설 〈리셋〉에서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다.〈리셋〉은 갑자기 지구에 착륙한 거대 지렁이들이 도시의 모든 것을 먹어 치우며 인류의 문명을 갈아엎는 내용의 소설이다. 지렁이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은 여기저기 유랑하고, 지렁이 연구자 부부와 그녀들의 딸은 거대 지렁이를 연구한다. 플라스틱을 먹는 지렁이의 선충들을 발견한 등장인물은 “우연일 리가 없지. 우리한테 필요했던 일이잖아.(69쪽)”라고 말한다. 코로나19가 등장했을 때, 지구가 인간을 바이러스로 판단해서 펼치는 면역 활동이 아니냐는 말이 유행했던 것이 떠올랐다. 지구의 회복은 곧 인간의 적이다. 〈리셋〉은 놀라울 정도로 지금 코로나 시대의 상황을 투영해볼 수 있는 소설이다. 저자는 〈리셋〉을 통해 환경을 파괴하는 문명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거대 지렁이가 모두 사라지고 세기가 지나면서 인류의 생활은 완전히 변화했다. 가축을 사육하지 않았고, 필요한 물품과 음식만 제한적으로 생산하며 반려동물이라는 개념도 사라지게 되었다. 미래의 사람들은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의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동물원을 보며 경악한다. 위에서 언급했던 작가의 말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렇게 정세랑은 〈리셋〉을 통해 우리에게 성찰의 지표를 제공한다.그런데, 세기가 바뀌고 문명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다다랐을 때 나오는 사람들 사이의 친밀감이다. “배우자는 잘 피해 있었다. 도시 외곽의 농장에 있다고 했다. 농장주가 기꺼이 피난처를 제공했다는데, 마지막 순간 발휘되는 사람들의 이타심에 대해 생각한다.(49쪽)”라는 대목과 거대 지렁이가 사라진 리셋 이후에도 화산 폭발의 피해자들을 구하러 가는 부분의 “재앙을 만난 사람들을 도와주러 가고 있잖아요, 그거 문명이 잘 굴러가고 있다는 소리예요(91쪽)”라는 대사에서 서로 돕고 사는 인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지구와 환경을 파괴하는 인류의 잔인함에 대해 반성적인 태도를 만들어내는 〈리셋〉이지만, “세상이 끝나가도 우리는 친밀감을 소중히 한다.(63쪽)”는 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작가는 분명히 인류의 따뜻함 또한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더욱 특별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꼭 읽어보며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들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3. 〈목소리를 드릴게요〉〈목소리를 드릴게요〉는 책의 제목이 된 작품이기에 더욱 많은 기대감을 가진 채로 시작할 수 있었다. 주인공인 승균은 자신이 평범한 사람인 줄 알고 살아왔지만, 수용소에 납치되면서 자신의 목소리에는 폭력성을 깨우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대 제거술을 받으면 수용소를 나갈 수 있지만, 수용소에서 생활하던 승균은 굳이 나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밖에는 사이가 좋지 않은 가족,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여자친구, 본인이 사라진다 하더라도 별로 상관 쓰지 않을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깥세상, 즉 현실 세상에서 승균을 기다리는 것은 없는 셈이다. 그렇기에 승균은 일상으로 돌아갈 필요를 느끼지 못한 채 수용소에 머무르게 된다. 승균의 이런 태도는 삭막한 현실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삶의 큰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한편 수용소에는 시체를 먹는 구울 수현, 슈퍼 보균자로 불리며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모, 머리카락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똑같이 세뇌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하민이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나름대로 풍족하게 살아가고 있던 도중, 연선이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바뀐다. 연선은 햇살 아래에서 수현의 머리를 땋고, 체육대회를 열기도 하며 수용소를 행복한 장소로 바꿔놓는다. “연선은 수용소의 하루하루를 새롭게 만들었다.(186쪽)” 하지만 연선의 계속되는 병치레에 이상함을 감지한 수용소 사람들은 감시자들의 눈을 피해 그녀를 탈출시키는 것에 성공한다. 그리고 이후 승균은 “세계가 연선을 사랑해서 담뱃재조차 닿지 않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참 이상한 존재. 우주의 사악한 톱니바퀴에 으스러지지 않는 모호한 존재.(215쪽)”라고 말하며 연선을 만나기 위해 성대 제거 수술을 받는다. ‘목소리를 드릴게요’라는 승균의 마지막 대사는 사랑하는 왕자를 만나기 위해 목소리를 포기한 인어공주 스토리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돌아가지 않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했던 현실로, 바깥세상으로 다시 나가고 싶은 존재가 생겼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일까. 정세랑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들 사이,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고 말했다.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읽으면 이런 작가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완전히 공감하게 된다.
영웅의 여행 12단계 이론을 통한 ‘걸캅스’ 분석1. 서론‘걸캅스’는 2019년에 개봉한 한국 코미디 액션 영화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형사물인 동시에, 여성 주연을 활용한 얼마 안 되는 영화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형사로서 전설적인 행보를 남겼지만 민원실의 주무관으로 일하게 된 박미영과 그녀의 시누이인 형사 조지혜가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이다. 두 여성이 불법촬영 범죄 사건의 비공식 합동 수사를 진행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웃음 가득한 액션으로 그려내고 있다. 조금은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디지털 범죄 문제를 조명하며 그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여성 영웅의 행보를 그려낸 것에 주목하며 보글러의 영웅의 여행 12단계 이론에 비추어 ‘걸캅스’를 분석해보고자 한다.2. 본론먼저 보글러가 제시한 캐릭터 유형에 따라 분석한 영화 ‘걸캅스’의 인물 유형은 다음과 같다.영웅박미영과 조지혜, 두 핵심 인물 모두 합동 수사를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축이 되는 인물들이다.변신자재자민원 실장과 강력반, 민원 실장과 강력반은 원래의 업무와 실적을 중시하며 미영과 지혜를 돕지 않지만, 영화 후반에는 협력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부여한다.그림자우준 일행, 범죄의 핵심 인물로 영화의 가장 큰 적대자이다. 계속해서 영웅들에게 시련을 주는 역할이다.협력자민원 실장, 강력반, 조지철과 양장미, 장미는 미영의 평범한 민원실 동료이지만 사실은 해커 출신으로, CCTV 확인, 해킹 능력을 통해 비공식 수사 과정에 협력한다. 조지철은 중요한 순간에 뜬금없이 등장하여 도움을 주고, 민원 실장과 강력반은 후반에 협력자로 함께하게 된다.장난꾸러기박미영의 남편 조지철, 순수하지만 철부지에 백수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며 코믹적 요소를 더해주는 인물이다.보글러의 영웅 여행 이론으로 분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① 일상 세계전설로 기억되는 위대한 형사였지만 결혼 후 민원실의 주무관이 된 ‘미영’과 형사지만 과잉진압 징계로 민원실에 온 미영의 시누이 ‘지혜’는 서로 으르렁대며 일상을 살아간다.② 모험의 소명민원실에 찾아왔지만 신고 접수를 하지 않고 차도에 투신한 한 여성으로 인해 문제가 시작된다. 미영과 지혜는 그녀가 두고 간 핸드폰을 통해 업로드가 예정된 불법촬영물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병원에서는 피해 여성인 서진에게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찰이 인력 부족, 추적 불가를 핑계로 사건을 맡지 않으면서 미영과 지혜에게 사건을 수사할 소명이 생겨난다.③ 소명의 거부미영과 지혜는 피해 여성의 고통을 헤아리고 분노하며 적극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소명의 거부는 타인인 민원 실장을 통해 나타난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그녀는 이들을 계속해서 압박하며 근무 태만을 경고하고, 벌점을 매기기까지 하면서 원래 맡은 일만 열심히 할 것을 요구한다.④ 정신적 스승과의 만남정신적 스승이라고 할 만한 인물이 따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두 영웅이 서로의 정신적 스승이 되어준다고 해석하였다. 둘은 처음에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애초에 지혜가 형사가 된 이유도 동경하던 미영 때문이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흔들릴 때마다 서로를 보호하고 격려하며 관문을 헤쳐나가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해석을 제안해볼 수 있었다.⑤ 첫 관문 통과미영과 지혜는 불법 촬영범을 찾기 위해 장미의 도움을 얻으며 추적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예전에 마약을 밀매하다가 미영에게 체포당했던 상구를 다시 만나 검거하면서 신종 마취제의 실마리를 얻게 되고,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다. 이것을 2막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⑥ 시험, 협력자, 적대자미영과 지혜는 위장을 하고 신종 마취제의 근원지인 이태원 타투샵에 잠입한다. 또, 피해가 발생했던 메이즈 클럽에 지혜가 들어가면서 이 영화의 가장 큰 적대자로 해석할 수 있는 우준 일행과 접촉하는 것에 성공한다. 하지만 지혜도 마취제에 당해 끌려갈 위기에 처하게 되고, 밖에서 기다리던 미영은 이를 목격한 뒤 스쿠터를 타고 나타난 지철과 합류해 그들을 쫓기 시작한다. 여기서 지철의 등장은 곧 협력자의 등장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⑦ 동굴 가장 깊은 곳으로의 진입추격에 성공해 가장 위험한 장소인 적대자의 아지트에 잠입하지만, 우준 일행은 재빨리 불을 지른 채 빠져나가고 미영, 지혜, 지철은 결박된 상태로 불타는 건물 속에 갇히게 된다.⑧ 시련미영, 지혜, 지철은 손발이 묶인 채로 불타는 아지트에 갇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주인공들은 밧줄을 끊어내는 것에 성공하고 건물이 완전히 폭발하기 전에 탈출에 성공하여 당장의 시련을 극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돌아온 다음 미영은 민원실에서 정말 퇴출당할 위기에 처하고, 지혜는 강력반에서 다른 형사들에게 호소하지만 해결되지 않아 형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난동을 부린다. 이렇게 각자에게 시련이 한 번 더 찾아온다.⑨ 보상여태까지 주인공 일행을 압박했던 민원 실장이 자신도 형사기동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미영을 지지하겠다고 말한다. 또 강력반 반장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하며 작전을 추진하는데, 이렇게 협력자가 생겨나고 또 시련을 극복하게 된다. 여기서 지혜가 건네준 미영의 옛날 유니폼을 통해 둘의 감정 교류가 이루어지고, 자아를 다시 찾는 과정이 그려진다.⑩ 귀환의 길장미, 강력반, 민원 실장 등 협력자들의 도움으로 미영과 지혜는 다시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적을 쫓기 시작한다. 우준 일행은 차가 부서지는 것도 개의치 않을 정도로 강하게 저항하고, 미영과 지혜는 그런 우준과 범죄자 패거리들을 차로 추격한다.
특강 보고서콘센트, 전선에서 변압기, 발전소까지 전기가 온 곳을 따라 올라가면서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생각을 열며 시작할 수 있었다. 풍력발전소, 화력발전소 등등 모두 터빈이 돌아가면서 전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위해서는 석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200년 전 산업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증기기관이었다는 역사는 알고 있었지만, 증기기관은 석탄으로 물을 끓이는 것이었기 때문에 석탄을 캐기 위해서 어린아이들도 탄광으로 들어가 위험한 현장에 노출되었다는 슬픈 역사에 대해서는 처음 알게 되었다. 어두운 탄광을 밝히기 위해 전등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탄광에 존재하는 메탄(CH4)이라는 폭발 가능성이 큰 기체 때문에 원인을 모르는 폭발 사고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사실은 특히나 충격적이었다. 강의를 진행하면서 볼 수 있었던 1812년 5월 영국 펠링 광산 폭발사고 사망자 명단에 10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는데, 특히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이런 슬프고 끔찍한 사고를 멈출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과학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과학자 험프리 데이비는 푸른색 불꽃이 일어난 뒤에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통해 추론하며, 철망으로 불을 감싸는 형태의 안전망을 발명했고, 그 이후로 폭발 사고는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과학은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그 힘이 매우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결국 전기는 석탄에서 왔다고 볼 수 있으며, 잘 분해되지 않는 리그닌으로 감싸진 식물이 죽어서 쌓인 고생대 석탄기에 쌓인 것인 것이 전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인간이 석탄과 석유 등의 자원을 다 쓰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떠오르며 환경과 기후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었다. 또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광합성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인간과 동물은 살아있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지만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죽어있는 것으로부터 살아있는 것을 만들어낸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것인데, 광합성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공존 방식이라는 설명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자연과학은 인간과 우주를 함께 이해한다는 말이 좋았다. 전기에서부터 시작해 작은 것부터 점점 개념을 확장하며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유익한 강의였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졌고, 이 세상 모든 원자는 별의 융합과 폭발을 통해서 생겨났다는 내용을 들으며 가슴이 찌릿했다. 금반지도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할 때 만들어진 것이라는 재밌는 비유를 통해서는 과학이 일상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었다.
김혜진의 를 읽고 - 딸과 어머니, 그리고 가족1. 딸과 어머니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는 남편을 여의고 남은 가족이라고는 30대 중반의 사회 초년생 딸 하나뿐인 중년 여성의 시점에서 쓰인 장편소설이다. 김혜진 작가의 현실적이고 생생한 감정 묘사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주인공인 어머니는 남편이 죽은 뒤, 딸을 위해 여러 일을 하며 열심히 딸을 키워냈다. 말 그대로 전형적인 ‘어머니’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 인물이다. 딸은 그런 어머니 밑에서 부족함 없는 교육을 받고 높은 학력을 가지고 있으나 대학교 시간 강사로 일하며 아직까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사회 초년생이다. 독립을 했으나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된 딸은 다시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때 그녀는 자신의 애인 레인을 함께 데려온다. 레인은 딸과 같은 성별을 가졌고, 어머니는 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힘들어하며 매우 보수적으로 경계하는 태도를 취한다. 그녀는 자신의 딸이 그저 평범하게 남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딸은 그런 평범한 삶만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진취적인 인물이다. 이상을 쫓고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딸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하게 해고를 당한 자신의 동료 강사를 위해 시위에 나서며 투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그저 보통 사람들처럼 본인의 인생을 챙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어머니는 자신이 생각하는 보통의 삶, 평범한 삶을 거부한 채로 자신만의 이상향을 원하는 것 같은 딸의 모습을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도 사실은 본인이 그렇게 원망하는 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둘은 매우 닮아 있었다. 주인공은 요양병원에서 ‘젠’이라는 인물의 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젠은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으로, 결혼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지만 젊은 시절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은 사람이었다.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하고 세상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던 대단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요양 병원에서 기억을 잃어가며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가 힘든 초라한 늙은이일 뿐이다. 어머니는 젠을 돌보며 그녀에게 큰 애정을 느끼지만 동시에 자신도 저렇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기도 한다. 젠은 대단한 사람이었지만 요양병원에서의 대우는 그리 좋지 않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인터뷰를 하거나 사진을 찍어가며 병원 측으로 후원금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가 기억을 잃어갈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후원금이 줄어들었고 결국 병원에서는 젠이 ‘이용가치가 없는 치매 환자’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녀를 막 대한다. 이제 더 이상 그녀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지 병원은 그녀를 열악한 환경의 치매 병원으로 보내버린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저 잠잠하게, 고분고분하게 있으라는 동료의 말에도 불구하고 젠을 끝까지 변호하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같은 요양보호사 동료가 다른 사람들이 가만히 있는 것처럼 너도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것이 어딘가 익숙하게 들렸다. 어머니가 딸애에게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요구하던 모습과 겹쳐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딸이 그런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고 꿋꿋하게 사랑하는 동성 연인과 7년을 만나고, 당당하게 부조리에 맞서 싸운 것처럼 어머니도 비슷한 행동을 한다. 그녀는 젠을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위해 싸운다. 여기서 나는 어머니가 변화했다고 느꼈다. 딸이 애인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들어왔을 때 이 작은 동네에서 소문이 나지는 않을까, 사람들의 입에 이상한 말이 오르내리지는 않을까 계속 전전긍긍하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시시한 비난과 조롱을 피하자고 정말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싫다고, 더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젠이 아끼던 물건들을 쓰레기통에서 찾아낸다. 그러고는 젠이 있는 병원으로 거침없이 향한다. 어머니는 끝까지 딸과 딸의 애인에게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너희를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나는 분명 어머니에게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그들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어쨌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 알고리즘의 부정적 영향력1. 서론뉴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유튜브와 같이 다양한 OTT서비스(over-the-top service)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러한 OTT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이 볼 가능성이 큰 동영상을 추천하여 해당 이용자가 OTT 플랫폼을 지속해서 사용하도록 유도한다.알고리즘을 이용한 추천 서비스는 일상화되었고, 사람들은 자신이 선호할 만한 내용 안에서 한정적인 콘텐츠들을 접한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개인 맞춤 추천 서비스를 통해 기존 미디어에 비해 이용자의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우리가 경계할 점도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용자들이 확증 편향에 빠질 위험성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인 언어 선택에 의해 뉴스의 질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뉴스 채널의 신뢰성과 객관성이 문제가 되면서 가짜 뉴스의 범람 현상이 일어나고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미디어의 알고리즘 추천 방식에 대해 알아보고 이런 알고리즘이 사람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이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비판적인 관점에서 논의해보고자 한다.2. 미디어 알고리즘알고리즘은 통상 컴퓨터 혹은 디지털 대상이 수행할 일을 순차적으로 지시하는 명령어의 집합 또는 컴퓨터 하드웨어가 일정한 연산을 수행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미디어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레 미디어와의 결합을 이루게 되었다.미디어 알고리즘의 방식은 크게 협업 필터링과 콘텐츠 기반 필터링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협업 필터링이란 이용자들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호를 예측하는 기법이다. 즉, 대규모의 사용자 행동 정보를 분석하여 비슷한 성향의 사용자들이 기존에 좋아했던 항목을 추천하는 기술인 것이다. 이용자들의 정보를 모으면 모을수록 개인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이용자가 시청한 콘텐츠를 분석하여 해당 콘텐츠와 유사한 특성을 갖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다. 현재는 협업 필터링과 콘텐츠 기반 필터링을 섞은 시스템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다른 기술을 결합한 시스템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미디어 알고리즘은 개개인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분석하고 예측하여 추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알고리즘의 발전을 통해 정보는 늘어나고 정확도까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안에서만 한정적인 콘텐츠를 접하게 될 확률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미디어 알고리즘은 지금 우리의 일상 속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어디에서든지 미디어 알고리즘의 추천 시스템을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 내가 관심을 두던 제품의 광고를 띄워주고, 유튜브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상을 추천하며 카카오톡이 추천 친구를 알려주는 모든 것들을 그 예시로 들 수 있다. 특히 요즘 유튜브 댓글창에서는 ‘알고리즘에 의해 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추천수를 많이 받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미디어 알고리즘의 일상화는 우리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3. 미디어 알고리즘 경계 1: 수용자들의 확증편향 강화미디어의 디지털화로 인한 미디어 알고리즘의 발전은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실제로,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하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헤드라인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관심에 따라 제공된 미디어 데이터를 만나는 것은 오히려 기성 미디어 권력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디어 알고리즘이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 주목하고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첫 번째로 수용자들의 확증편향 강화 현상을 미디어 알고리즘의 추천 시스템에서 파생된 문제의 예시로 들 수 있다. 확증편향이란 인지적 편향의 일종으로,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등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려 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알고리즘 추천 방식은 이용자들의 확증편향을 강화시키는 큰 요인이다. 점점 발전하는 미디어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에 의해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상이나 광고 등을 쉽게 접하게 되었지만 이것은 곧 자신의 의견이나 취향과 반대되는 것들은 접하기 어려워졌다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확증편향은 효과적인 정보처리를 돕고, 확실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울 수도 있지만,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제한한다. 또한 확증편향 강화 현상이 심해지면 사회적으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편가르기 싸움을 하며 문제점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해결보다는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하게 되는 문제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이런 확증편향과 관련된 현상에는 ‘필터버블’이 있다. 미국의 시민운동가 엘리 프레이저는 추천 알고리즘으로 인해 나만의 세계에 갇혀버리는 ‘필터버블’이 일어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필터 버블은 개인화된 검색의 결과물 중 하나로, 사용자의 정보에 기반하여 웹사이트 알고리즘이 선별적으로 어느 정보를 사용자가 보고 싶어 하는지를 추측하며 그 결과 사용자들은 강제적으로 정보를 편식하게 되고, 문화적·이념적으로 고립되게 된다.4. 미디어 알고리즘 경계 2: 가짜 뉴스의 범람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는 문제도 미디어 알고리즘에 의한 확증편향의 영향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 가짜 뉴스는 민중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여,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만든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언론 기능의 수행을 저해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의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은 특정 정치 성향이 있는 사람에게 지속해서 해당 정치 성향에 우호적인 가짜 뉴스와 자극적인 제목들을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기능을 한다. 이처럼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점이 매우 크다. 가짜뉴스에서 제공되는 허위 정보로 인해 시민들이 정치를 불신하고, 이로 인해 정치참여의 효능감이 떨어져 정치 및 사회나 공공문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거짓 정보는 시민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선택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이다.또 이러한 현상은 사회의 분열을 촉진시키며 통합을 방해한다. 갈등과 분란을 조장하고 특정 개인과 집단을 공격하고 증오와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어 이념, 지역, 종교, 성별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짜뉴스가 많아질수록 언론의 신뢰도는 점점 떨어진다. 뉴스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고 이용자들에게 더 많이 우선적으로 노출되기 위해서는 클릭되는 횟수, 시간당 조회수와 같은 수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뉴스 내용의 질보다는 자극적인 썸네일이나 제목으로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는 것에 집중하게 만드는 부적절한 현상을 낳았다. 이렇게 더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콘텐츠를 계속해서 생산하게 되고, 그저 조회수를 늘리는 용도의 낚시성 기사도 늘어났다. 이처럼 미디어 알고리즘에 의한 가짜 뉴스의 범람은 언론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등 다방면으로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계속해서 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