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에서의 죽음 Der Tod in Venedig』(1912)작가: 토마스 만 Thomas Mann이 작품은 1912년에 발표된 토마스 만의 노벨레이다. 소설이라고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독일에서의 문학 분류 기준을 따르는 것인데, 독일에서 소설이라고 하면 ‘Roman’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표현으로는 장편소설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노벨레는 ‘Novelle’라고 하며 우리나라 표현으로는 단편소설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작품의 길이는 100쪽가량이니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하지만, 그 속에 담긴 주제와 이야기들은 쉽지만은 않다. 필자도 처음 책을 펼치고 읽었을 때는 어렵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해서 쉽게 이해하지 못했던 책이다. 그만큼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줄거리평생 문학가의 길을 걸어온 주인공 '아셴바흐'. 그는 꽤 저명한 작가로 인정받고, 귀족 칭호까지 받은 그런 작가였다. 평범한 일상을 지내오던 어느 날, 아셴바흐는 거리를 거닐다 어느 낯선 남자를 발견하게 되고 그를 관찰하게 된다. 그러다 그와 눈이 마주치게 되고 아셴바흐는 황급히 몸을 돌려 길을 가게 되는데, 그 낯선 남자를 만난 이후 그는 돌연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충동을 가지게 되고 베니스로 향하게 된다.베니스에 도착한 아셴바흐는 '리도'라는 섬에서 휴가를 즐기게 된다. 그러다 그는 미소년 '타치오'를 마주하게 되고 그를 사모하게 된다. 아셴바흐는 타치오에게서 탐미적인 욕구를 느끼게 되고, 그에게서 떨어지고 싶어 하지 않게 되는 지경까지 이른다. 하지만 그 사랑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닌 그의 내면에서 간직한다.베니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베니스에 이상한 분위기가 불어닥친다. 아셴바흐는 그것이 '콜레라'의 유행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주변에서 그에게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냐고 연신 질문을 했지만, 그는 베니스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베니스에서의 생활을 이어나가다 아셴바흐는 베니스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독후감이 책을 처음 읽은 사람이라면 상당히 난해하고 당혹스러운 소재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동성애’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에 와서야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이 작품은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인 1900년대에 발표되었다는 것에 충격을 더해주는 것이다.하지만 이 책에는 동성애말고도 다뤄지고 있는 주제들은 많다. 토마스 만의 작품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예술가의 고뇌, 문제성에 대한 주제들 그리고 철학자 니체가 발표했던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아폴론적인 것’의 대립 등 학술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가 많기에 그 가치가 높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필자는 이번 글에서 ‘예술가’에 대한 부분을 주제로 작성해보려 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예술가란 어떤 사람들인가? TV에 나와 자신의 노래를 발표하는 가수?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전달하는 작가들? 물론 이들 모두 예술가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쓰여지던 당시에 ‘예술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교양(도덕성)을 전하고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그런 존재들이었다. 지금 시대 예술가의 개념과 비슷하지만 다른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아셴바흐’ 역시 그런 예술가이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감각적인 글솜씨로 많은 명성을 얻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그의 글이 교과서에 등재되며 귀족 칭호도 부여받은 그런 인정받은 예술가였다. 그는 평생 절제되고, 모범이 되는 모습만 보여온 예술가였던 것이다.하지만 이 모습이 붕괴되는 것은 그가 베니스를 가서 미소년 ‘타치오’를 만나는 순간부터였다. 그는 폴란드계 소년인 타치오를 처음 보자마자 깊은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는 타치오를 통해 미적으로 완벽한 것에 대한 욕망을 느꼈고, 그것은 그의 생각과 말들을 통해 알 수 있다.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한 예술가가 미적인 것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통해 몰락(파멸)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결국 아셴바흐는 타치오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해 전염병(콜레라)가 돌고 있는 베니스에서 객사하고 만다. 그는 타치오가 존재하고 있는 베니스를 떠나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