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뇌를 부위별로 나눠 어떤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는지 전문 용어로 설명이 들어간다. 1부만 놓고 보면 이과스러운 전문 용어들이 나열되어 있지만 2부로 넘어가면 문과 감성이 슬쩍 고개를 내민다. 1부에서 소개한 뇌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어떻게 해야 우울함에 빠져 있는 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달리기가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단순히 뛰라고 하는게 아니라 구체적인 연구 사례를 들어 왜 달리기가 뇌에 우울증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지 효과적으로 설득한다.
은희경 작가의 대표작 ‘새의 선물’은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화려한 유럽풍의 멋진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는 카페 에서 연인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소설의 서두를 여는데 문장 조금만 읽어도 주인공 진희의 모습은 여간 평범치 않다.<중 략>잘 만든 소설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어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 내 머릿속 혹은 다른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진희와 그 가족들의 세계가 살아 숨시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도 마찬가지이다. 세상 어디선가 진희가 자아를 분리시키고 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자신에게 들이닥친 불행과 행운 사이에서 초연해지려고 하지 않을까.
인물들 간의 대사 속에 담긴 의도를 해석하는 재미도 상당하다. 신애기의 아버지가 문수에게 팥떡을 주는 장면에서 보이차를 권하며 이런 말을 한다. “가짜는요, 마실 때 몸이 거부합니다. 역겨운 향도 나고요. 빛 좋은 개살구죠.” 한 순간에 모시던 신이 떠나 가짜 무당이 되어버린 문수의 처지를 암시하는 대사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은 대사를 신애기와 문수가 처음과 마지막에 반복하는 구조를 취한 것도 인상적이다. 초반에 신애기가 문수를 마주하며 이렇게 조롱한다.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하면서 말이다. 엔딩 장면에서 문수가 굿을 마친 다음에 신애기의 대사를 똑같이 말하는데 수미상관 구조로 문수와 신애기의 처지가 뒤집혔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지만 문수의 대사가 신애기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향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낄낄 거리며 읽고 있는 당신은 진짜냐, 가짜냐 아니면 그것도 모르는 바보이냐 되물어 보는 것이 아닐까.
필수는 아니지만 작품 감상을 온전히 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저술한 올더스 헉슬리 작가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 알면 좋을 것이다. 헉슬리의 소설들은 대체적으로 재치와 풍자가 흥미롭게 표현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망라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덕, 문명, 속물 근성, 문화, 과학 등 헉슬리 작가의 지식이 그냥 잘난 체하는 식으로 나열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즉, 많은 것을 아는 천재가 이야기도 잘 푸는 사기캐 작가이지 않나 싶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를 집필할 당시를 보면 19세기에 진보와 기술, 과학의 발달로 ‘유토피아’ 세계관이 대두되었으나 20세기에 벌어진 두 차례의 끔찍한 세계대전으로 유토피아에 회의적인 세계관이 형성된다. 그래서 멋진 신세계의 제목 뿐만 아니라 내용 또한 인간의 낙원에 대한 동경이나 낙관적인 미래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디스포티아 적인 세계관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한강 작가 덕분인지 예전보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문화가 많아졌다. 망할 출근을 위해 지하철에 몸을 실으면 나와 마찬가지로 동태 눈깔 같은 죽은 눈으로 휴대폰만 뚫어져라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에는 책을 읽는 사람이 간간이 보이기도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도서관 가는 것을 좋아했던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괜히 텍스트힙이니 뭐시기 유행이 한다고 해서 유명하다 싶은 책들을 읽으면 바로 도망가기 십상이다. 한강 작가 책이라던가 유발 하라리 책이라던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책은 독서 초심자가 읽기에 쉽지 않은 난이도를 갖고 있다. 독서 경험과 근육이 많지 않은 초심자는 분량이 적은 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뭐, 시집도 좋고, 단편 소설도 좋고 관심 있는 작가가 쓴 에세이 집도 입문자용으로 추천한다. 그 중에서 단편 소설을 제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