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읽고‘어딜 다녀왔다는 걸까? 무슨 사건이 있어서 오빠가 돌아왔다는 거지?’라는 호기심이 생겨 이 책을 선택해 읽었다. 는 김영하의 단편소설이다. 전문 고발 꾼 아버지, 어머니, 십 대 애인을 데리고 집에 돌아온 오빠, 그리고 엉망진창인 집안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로 자기 생각을 서술해가는 여중생 주인공이 등장한다. 과연 누가 정상일까.오빠가 돌아왔다. 옆에 못생긴 여자애 하나를 달고서였다. 첫 문장이었다. 아, 오빠가 애인을 데리고 집에 왔다는 소리구나. 화자는 오빠의 동생인, 집안에서 딸의 역할을 맡은 한 여중생이다. 이 책의 내용은 여중생이 하는 말이 되고, 이 말은 곧 이 책의 서술이 작가가 생각하는 여성의 사고회로라고 할 수도 있겠다. 처음부터 외모 평가를 하고, 오빠의 애인을 이겨 먹을 생각을 한다. 이야기 내내 주인공은 그녀를 한심하다는 듯 대하며 적대적인 자세를 취한다. 자신의 오빠의 애인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생각해보았지만 너무 근본이 없다고 느꼈다. 그녀는 주인공에게 처음부터 나쁘게 대한 것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딱히 잘못한 게 없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계속 적대적인 자세를 취하는 주인공을 보고, 엉망진창인 집에서 주인공 또한 비틀어져 버린 건지 작가가 가진 여성상이 단순히 여성은 낯선 여성을 적대적으로 대한다는 것에서 오는 것인지 고민을 했다.작품 속 오빠는 ‘나’의 팬티를 자꾸만 훔쳐 간다. 애인을 데려오기 전까지는 훔쳐 갔었다. 아빠는 ‘나’의 교복을 가져다 음흉한 용도로 사용하는 듯했다.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위에도 ‘나’는 냉소적인 말투로 담담하게 말한다. 체념한 것인지 그들에게서 오는 지원이 필요해서 참는 것인지 주인공은 정말 이것 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 대해 열은 내지만 전반적으로 냉소적인 자세를 띠고 있었다. 나였으면 이런 부정의 한 상황과 답답한 일에 대해 화를 내고 맞서서 싸울 방법을 생각했을 것 같은데 주인공은 약간 포기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안쓰러웠던 것 같다.그냥 책을 딱 보았을 때, 주인공이 자신이 이러한 집안에 소속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소개하는 듯했다. 내용을 쭉 볼 때,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한 부분도 없었다. 물론 그러한 배경이 있다고는 하지만 오빠는 아빠를 몽둥이로 패고, 아빠는 하는 일이라고는 민원 신고를 주야장천 하는 것뿐이다. 그나마 정상적인 것은 엄마였을까, 그러나 엄마도 결국 주인공의 서술에 따르면 남자가 그리워 다시 돌아와 집안에서 함께 지낸다. 그리고 그 오빠의 동생과 미성년자 애인. 주인공이 이 집안에 대해 불호를 드러내며 이야기가 서술되는데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그런데도 어찌어찌 ‘우리는 잘살아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마무리되는 것에서 정말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없었던 것 같다.집안을 소개하며 나오는 필요 없는 성관계 묘사나, 거친 말들. 예를 들면, “오빠 봐서 참는 줄 알아. 밤마다 헐떡대는 주제에 큰소리는.” 같은 대사. 뒤따라 나오는 ‘남자 맛은 일찍 알아서 오빠만 보면 침을 질질 흘리는 주제에 …’같은 서술. 이러한 필요 없을 법한 설정들에서 나오는 농도 짙은 불쾌감이 있었다. 그런데도 그런 설정이 현실에 아예 없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허무를 느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은 저런 사고방식을 갖지 않는다. 시대도 많이 변했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많이 바뀌어서 지금에서야 이 소설을 보는 동안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러한 설정은 이야기 진행에도 필요가 없다고 느껴져서 단순히 작가가 가진 잘못된 사고는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